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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로 읽다, #1 -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른다

#1 -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른다

안녕하세요.

수다로 읽다의 진행자입니다. 어, 오늘은 수다로 읽다의 첫 시간인데요.

우선 만나서 반갑습니다. 첫 시간이니만큼 방송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이 방송은 소설가 김영하 씨의 팟캐스트를 듣고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김영하 씨는 예전부터 낭독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여줬어요. 글을 모두가 알지 못 했던 과거에는 일상적인 풍경이었던 책을 함께 읽는 낭독이라는 문화가, 요새는 흔치 않게 되버린 걸 안타까워 하면서 자신의 신간 소설을 낭독회와 함께 발표하기도 하구요. 그런 식으로 낭독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그런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최근에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책을 읽어주고 계시더라구요. (‘계시더라고요'가 맞는 표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요'를 씁니다.) 그래서 저도 참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따라하게 됐습니다. 저는 책 뿐만 아니라 칼럼이나 기사 등 잡다한 글을 읽고 잠깐 얘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 글을 읽어주고 그걸 듣는다는 건 참 호사스런 취미인 것 같아요. 우선은 인건비가 들어가잖아요. 참 멋있죠? 기품 있고. 하, 저만 그런가요. 전에 <책 읽어주는 여자 - 더 리더 The Reader> 라는 그런 영화도 개봉을 했었는데 외국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기도 하는가 보죠. 사실 우리는 어렸을 때 이런 호사를 누린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시잖아요. 뭐, 연기도 하시구요. 그런 식으로 누려왔지만 이제는 쉽지가 않죠. 이제는 그렇게 할려면 벼룩시장(생활정보신문)에 광고를 내면 할 수 있을까요. 돈도 들고 쉽지 않겠죠. 그래서 제 방송이 반의 반이나마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부담 없이 편하게 들어주세요. 오늘 읽어드릴 글은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른다는 글입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른다

데모니, 공부니, 연애니, 여행이니 온갖 일을 했지만 정작 제대로 한 일은 하나도 없는 상태로 스무 살을 보내고 나니 방과 후 학교 건물 모퉁이를 돌아 소각장이 있는 뒤쪽 공터로 들어간 것처럼 갑자기 한없이 조용하기만 한 스물한 살 시절이 찾아왔다. 스물한 살은 내게 아무런 기억도 남겨놓지 않았다. 왜냐하면 스물 한 살에 내가 했던 일들은 이미 스무 살에 한 번씩 다 겪어본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데모나 공부나 연애나 여행이나, 그 어떤 것이나. 그러고 나니 권태라는 게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도무지 환승역 같은 시간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루함을 견딜 수 없어 누군가 버리고 간 신문을 집어 들고 대충 훑어본다거나 평소에는 잘 들여다보지 않는 광고판의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다거나 신문 가판대에 서서 믿지 못할 헤드라인을 뽑아놓은 주간 신문의 표지를 바라보며 내용을 상상한다거나. 환승역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개 그런 일들로 채워지는데, 내게는 스물한 살이 꼭 그랬다. 하루는 지루함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 서울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개포동까지 걸어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개포동은 내가 사는 동네 앞을 지나는 버스의 종점이었다. 자로 지도를 재보고 얼추 거리를 계산해보니 해가 지기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반나절은 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아침에 하숙집을 나서서 걸어갔다가는 그만 압구정동에서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힘들어서, 정말 힘들어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루를 보내는 일이 그처럼 힘들다는 걸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그 무렵 만난 소설 속의 주인공 중의 하나가 바로 구보 씨다. 우리나라에는 1930년대 작가로만 알려져 있는 박태원의 중편 소설<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구보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유학까지 다녀온 청년이건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밤이면 원고를 쓴다는 핑계로 늦게 잠들어 아침 열한 시나 정오가 되어야만 자리에서 일어난다. 요즘에도 이런 청년이 많은데, 구보 씨는 그런 청년들의 원조 격이다. 말하자면 식민지 조선의 ‘폐인‘(요즘 말로)이라고나 할까. 이 소설은 소설가 구보 씨가 정오 가까운 시간에 일어나 다음날 새벽 두 시까지 서울 안을 헤매고 다닌 얘기를 담고 있다. 시시각각 구보 씨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념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리얼리즘 소설이 흔하던 당시의 시각에서 보자면 흔치 않은 소설이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읽어도 너무나 세련된 내성 소설처럼 느껴진다. 예컨데 이런 식이다. “어머니는 다시 바느질을 하며, 대체, 그 애는, 매일, 어딜, 그렇게, 가는, 겐가, 하고 그런 것을 생각하여 본다“는 식이다. 어머니의 탐탁치 못한 심정과 자기도 모르게 내쉬었을 법한 한숨이 이 많은 쉼표 속에 숨어 있다. 구보 씨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야만 하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혹자는 일제시대라는 것을, 또 혹자는 대공황에 영향 받은 당시의 경제 사정을 얘기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해방이 됐다고 해도, 또 경제가 호황을 누린다고 해도 구보 씨가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구보 씨가 너무 권태롭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두 번째로 들어간 다방에서 만난, 신문사에 다니는 시인은 구보 씨에게 최근 그가 발표하는 작품이 나이, 분수보다 엄청나게 늙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구보 씨는 이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다. 그러자 벗은 구보 씨가 실제로 늙지는 않았으면서 늙음을 가장한다고 고쳐 말한다. 구보 씨는 뭐라고 항변하지도 못하다가 결국 이 대화가 얼마나 권태로운지 깨닫게 된다. 구보 씨는 자신이 젊은이인지 늙은이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얼마나 젊은지 모를 때, 젊은이는 대개 권태를 느낀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도 있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그걸 아는 사람이 오히려 더 이상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너무 건강하지 않은가? 지금도 서울 거리에서는 또 다른 구보 씨들이 배회하고 있을 것이다. 하루를 보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들은 알 것이다. 어차피 권태를 피할 길이 없다면 그 권태를 맘껏 누리는 일도 권할 만하다.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르고 사는 게 가장 자연스러우니까. 물 론 조금만 있으면 그 때 자신이 얼마나 젊었었는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출처: 김연수(소설가) / 고전에서 만난 사람12 / 샘터 2003.12. 네 잘 들으셨는지요.

이 글은 2003년에 샘터에 실린 <고전에서 만난 사람> 꼭지의 글입니다. 어떠신가요. 음, 이 글은 소설가 김연수 씨가 쓴 글인데요. 본문에 나온 노래는 이상은 씨의 <언젠가는> 입니다. 그 뒤 가사는 이건데요.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하면 사랑이 보이지 않네. 네, 공감이 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실 거라고 생각 하는데요. 그래서 인간은 후회하는 동물이죠. 어리석구요. 어, 요새 종종 접하는 글 중에 하나가 계몽적인 글입니다.

요새 서점에 가득한 게, 가득한 그, 자기계발서라고 하죠. 이런 것들이 그런 대표적인 글들인데. 뭐, 꿈을 꾸면 이루어지고 또 어떤 건 간절히 바라면 하늘이 도와준다. 뭐, 이런, 황당한 책도 있더라구요. 이글은 그런 그런 계몽적인 글의 반대편에 있는 글입니다. 권태로우면 권태를 마음껏 누리라는 이런 불순한 글인데요. 옛날(군사독재 시절)이라면 잡혀갔을 지도 모르는 불건전한 글이죠. 하지만 저는 이런 게 더 좋아요. 뭐 어쩌겠습니까.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본인이 마음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럴 때는 괜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보다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르는 게, 원래 그렇더라고 하는 게 더 힘을 줄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또 권태롭게 좀 살면 어떻습니까. 하하. 어, 오늘 방송은 방금 나온 <언젠가는>이라는 노래 가사를, 전체를 읽어드리면서 끝맺으려고 합니다. 아마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다면 한 번 찾아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노래 참 좋습니다. 그러 면 이 가사를, 전문을 읽어드리면서 오늘 방송은 마치겠습니다. <언젠가는> – 이상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 가는 건 한 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젊은 날엔 젊음을 잊었고 사랑할 땐 사라이 흔해만 보였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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