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nge Loop #7 (Korean Repetitive Listening) – 여행자
안녕하세요, 스펀지마인드의 존슨입니다.
이번 여름에는 저희 가족끼리 여행을 좀 다녀왔습니다. Lake Tahoe 라는 곳이었는데요, 정말 잊지 못할 만큼 재미있는 여행이었어요. 제트스키도 타고, 보트에 매달린 낙하산도 타고, 깊은 호수 한 가운데서 수영도 하고, 진짜 재미있는 거 많이 해봤어요. 물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구요. 아마 저희 가족이 같이 간 여행중에 최고로 즐거운 여행이었던 거 같애요.
근데 한가지 옥의 티라면 근처 곳곳에 났던 산불이었어요. 여행 기간 중 절반은 연기가 하늘에 자욱했습니다. 그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이렇게 일찍, 이렇게 크게 산불이 나기 시작한 해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처음에 도착했을 때 너무 연기가 심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근데 산불지도를 보니까 미국 서부지역 전체가 불바다였어요. 캘리포니아, 네바다, 오레곤, 워싱턴, 콜로라도, 그냥 지도 전체가 빨간색이었어요.
그래도 저희 가족들은 ‘놀아야겠다', 요 집념 하나를 가지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공기상태에 신경 끄고 놀았어요. 그렇게 놀고 나서 집에 돌아왔는데, 여기도 산불인 거에요, 저희집 근처도. 사실 그리 놀랍지는 않은 일입니다. 해가 갈수록 더 건조해지고 더 뜨거워지니까.
우리가 소비자로서 하는 모든 일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밥 한 끼 먹으려면, 어디 한번 가려면, 시원하려면, 따뜻하려면, 반드시 어디선가 이산화탄소가 발생돼요. 이게 너무 많이 나오니까 지구가 더워지는 거죠. 우리는 쾌락의 가격을 온도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사는 걸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재미있는 거 많이 하고 살고 싶어요.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거도 먹고, 가끔은 전기 많이 드는 오디오로 음악도 듣고, 이것저것 하면서 살고 싶어요.
현대인은 다 소비자입니다. 그러나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오직 소비자로서만 매일매일을 산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계속될 거 같애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질 거 같습니다.
저는 요즘 이런 생각 많이 해요. 나도 이젠 '소비자'가 아니라 '여행자'로서 살아야 할 때가 왔구나. 이 세상은 내 소유물이 아니라 잠시 거쳐가는 길이구나. 이 길을 즐기는 건 좋지만 잘 보존해서 다음 여행자들에게 넘겨줘야 할 의무가 나한테 있구나, 이런 생각들을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저녁노을을 참 좋아합니다. 근데 이 노을이란 게 참 신기해요. 날씨가 아주 맑은 날보다는 공기 중에 뭐가 떠 있는 날의 노을이 더 아름답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본 노을이 참 많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봤던 노을이 최고였어요. 자욱한 연기를 배경으로 해서 그 위에 해가 지니까 그 색깔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예쁘더라고요.
이걸 보고 있으니까 무슨 생각이 들었냐하면, 누가 내가 버린 쓰레기를 가지고 멋진 예술품을 만들어서 나한테 준 거 같았어요. ‘아, 내가 아무리 지구한테 못되게 굴어도 지구는 나한테 항상 좋은 선물을 주려고 하는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할게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