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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생활기 - 자유조선방송,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2화 콜롬비아 미주리 대학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2화 콜롬비아 미주리 대학

제2화 콜롬비아 미주리 대학 드디어 비행기가 미국 시카코 공항에 착륙했다. 그토록 입이 닳도록 증오 하던 미국 땅을 밟는 느낌이란 참 묘하기만 하다.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장애인들의 휠채어를 직접 밀어주며 도와주는 공항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또 직원 여럿이 돌아다니며 질서를 세우기도 하고 손님들을 도와주느라 열심이다. 우리한테도 한 흑인 여성이 다가와서 뭐라 말을 건네는데, 알아들을 순 없지만 그의 서슴없는 얼굴표정과 부드러운 손짓, 몸짓에서 오랜 친구와 마주하고 있는 것같은 편한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 대한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너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건 아닌지, 나름의 절제가 필요할 듯 하다.

심사를 무사히 마친 우리는 마중나온 안내자와 통역원과 함께 미국 중부에 위치한 미주리주에 도착했다. 숙소를 잡기 위해 호텔에 들어갔는데, 무조건 방에 사람 한명씩만 들였다. 같은 여자끼리나 남자끼리 들어가도 안된다고 한다. 그걸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미국 법이라고 하니 참 별일도 다 있다.

.... 다음 날 아침, 미국에서의 첫 일정이 시작됐다. 콜롬비아 미주리대학 견학부터 시작하여 오늘부터 일주일간 미주리대학에서 강의가 진행된다. 12시간이라는 시차 때문에 피곤할텐데도 눈들은 모두 초롱초롱 정기가 돌았다. 미국의 것을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돌아가는 최고도의 렌즈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4대 이름있는 대학에 꼽힌다는 콜롬비아 미주리대학, 담장도 없이 완전 개방되어 있는 대학은 너무 커서 버스로 이동하며 설명을 들어야 했다. 학생들도 자가용을 타고 와서 주차해놓고는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니, 대학부지가 얼마나 큰지 짐작케 한다.

차창을 스치며 지나가는 건물들에는 대학의 상징으로 사나운 호랑이상이 여기 저기에 붙어있다.

통역원 : 고려대학만 호랑이가 아니라 ... 고려호랑이보다 더 무섭게 생겼죠?...

야구와 축구, 배구를 비롯해 여러 체육시설들도 있고, 또 창업을 지원하는 센터와 의료봉사시설, 누군가가 기증했다는 조각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학교내 건물들은 연신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백년 전 초기 이민자들이 살았다는 집들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통역원 : 아주 오래된 동네에 와 있습니다. 집의 모양을 봐서 적어도 백년된 집들인데요... 그러다 문득 성조기가 보여 물어보니, 엊그제 일어난 보스턴 테러로 사망한 사람들을 위해 띄운 것이라고 한다. 곳곳에 걸린 성조기 하나 둘 발견할 때마다 침묵이 흘렀다. 사람이 죽었다고 온 나라가 깃발까지 내걸고 추모하는 미국을 바라보며 우리 탈북기자들 모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 미주리대학 견학을 마치고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다. 글로벌 저널리스트, 즉 공익을 위한 기자로써의 책임과 역할, 윤리, 그리고 기자는 세계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강의 내용은 탈북기자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진리로 간직됐으리라.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오늘 날 무릇 기자만이 아닌, 세상 누구든 그런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겠는가, 강의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미주리 신문사 대학생 기자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신문기자로써의 실력을 완만히 갖추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그들은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게 너무나도 많았다.

통역원 : 여러분 하고 있는 일을 정통으로 질문하시는데, ... 북한 사회나 체제를 변혁시키려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까? ... 대학생들은 진지했다. 우릴 보고 북한 체제 변화를 바란다면 왜 행동가로 나서지 않고 기자가 되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우리의 이야기에 머리를 끄떡이기도 하고, 신기함과 가끔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중간에 엉뚱한 질문도 나왔다.

통역원 : 미국 음식 좋아합니까?

대답 : 노우! 하하하 (웃음소리) 정말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그 속에서도 진중함을 잃지 않는 대학생들의 눈동자들은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세계를 내려다보며 문제의 암덩어리를 하나 하나 꼬집어내는 도사들 같이 보인다. 나라와 인종은 서로 달라도 한 자리에 모여앉아 세상을 향한 선의의 도전에 나선 그들의 모습에서, 보다 더 밝아질 내일의 세상을 읽을 수 있었다.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2화 콜롬비아 미주리 대학 Featured - Life in the U.S., Part 2 University of Missouri at Columbia

제2화 콜롬비아 미주리 대학 드디어 비행기가 미국 시카코 공항에 착륙했다. 그토록 입이 닳도록 증오 하던 미국 땅을 밟는 느낌이란 참 묘하기만 하다.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장애인들의 휠채어를 직접 밀어주며 도와주는 공항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또 직원 여럿이 돌아다니며 질서를 세우기도 하고 손님들을 도와주느라 열심이다. 우리한테도 한 흑인 여성이 다가와서 뭐라 말을 건네는데, 알아들을 순 없지만 그의 서슴없는 얼굴표정과 부드러운 손짓, 몸짓에서 오랜 친구와 마주하고 있는 것같은 편한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 대한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너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건 아닌지, 나름의 절제가 필요할 듯 하다.

심사를 무사히 마친 우리는 마중나온 안내자와 통역원과 함께 미국 중부에 위치한 미주리주에 도착했다. 숙소를 잡기 위해 호텔에 들어갔는데, 무조건 방에 사람 한명씩만 들였다. 같은 여자끼리나 남자끼리 들어가도 안된다고 한다. 그걸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미국 법이라고 하니 참 별일도 다 있다.

.... 다음 날 아침, 미국에서의 첫 일정이 시작됐다. 콜롬비아 미주리대학 견학부터 시작하여 오늘부터 일주일간 미주리대학에서 강의가 진행된다. 12시간이라는 시차 때문에 피곤할텐데도 눈들은 모두 초롱초롱 정기가 돌았다. 미국의 것을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돌아가는 최고도의 렌즈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4대 이름있는 대학에 꼽힌다는 콜롬비아 미주리대학, 담장도 없이 완전 개방되어 있는 대학은 너무 커서 버스로 이동하며 설명을 들어야 했다. 학생들도 자가용을 타고 와서 주차해놓고는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니, 대학부지가 얼마나 큰지 짐작케 한다.

차창을 스치며 지나가는 건물들에는 대학의 상징으로 사나운 호랑이상이 여기 저기에 붙어있다.

통역원 : 고려대학만 호랑이가 아니라 ... 고려호랑이보다 더 무섭게 생겼죠?...

야구와 축구, 배구를 비롯해 여러 체육시설들도 있고, 또 창업을 지원하는 센터와 의료봉사시설, 누군가가 기증했다는 조각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학교내 건물들은 연신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백년 전 초기 이민자들이 살았다는 집들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통역원 : 아주 오래된 동네에 와 있습니다. 집의 모양을 봐서 적어도 백년된 집들인데요... 그러다 문득 성조기가 보여 물어보니, 엊그제 일어난 보스턴 테러로 사망한 사람들을 위해 띄운 것이라고 한다. 곳곳에 걸린 성조기 하나 둘 발견할 때마다 침묵이 흘렀다. 사람이 죽었다고 온 나라가 깃발까지 내걸고 추모하는 미국을 바라보며 우리 탈북기자들 모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 미주리대학 견학을 마치고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다. 글로벌 저널리스트, 즉 공익을 위한 기자로써의 책임과 역할, 윤리, 그리고 기자는 세계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강의 내용은 탈북기자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진리로 간직됐으리라.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오늘 날 무릇 기자만이 아닌, 세상 누구든 그런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겠는가, 강의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미주리 신문사 대학생 기자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신문기자로써의 실력을 완만히 갖추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그들은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게 너무나도 많았다.

통역원 : 여러분 하고 있는 일을 정통으로 질문하시는데, ... 북한 사회나 체제를 변혁시키려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까? ... 대학생들은 진지했다. 우릴 보고 북한 체제 변화를 바란다면 왜 행동가로 나서지 않고 기자가 되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우리의 이야기에 머리를 끄떡이기도 하고, 신기함과 가끔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중간에 엉뚱한 질문도 나왔다.

통역원 : 미국 음식 좋아합니까?

대답 : 노우! 하하하 (웃음소리) 정말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그 속에서도 진중함을 잃지 않는 대학생들의 눈동자들은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세계를 내려다보며 문제의 암덩어리를 하나 하나 꼬집어내는 도사들 같이 보인다. 나라와 인종은 서로 달라도 한 자리에 모여앉아 세상을 향한 선의의 도전에 나선 그들의 모습에서, 보다 더 밝아질 내일의 세상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