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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생활기 - 자유조선방송, 제104화 나라언니

제104화 나라언니

오늘은 나라언니랑 오래만에 저녁 식사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와서 회사 사무실 빼고는 그나마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친한 척이라도 하는 한국 사람이 나라 언니가 유일하다.

한 아파트에 사는 언니를 처음 만난 것은 엘레베이터에서였다. 언닐 만나는 것도 너무 웃기게 만나서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린다.

지난 해 봄이던가!? 그 날따라 늦잠 자다나니 부랴부랴 출근하느라 헤덤비며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는데 그 때 나라 언니가 바로 그 안에 타고 있었다. 언니는 사람이 들어오든 말든 상관없이 손에 든 핸드폰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그런가부다 하고 난 1층에 다달아 문이 열리자마자 튀여 나왔는데, 폰에 정신을 팔고 있던 언니가 미처 나오지도 못한 사이에 1층에서 기다리던 할아버지 한분이 커다란 짐짝을 들이밀고 들어 가셨다.

엘리베이터 문은 서서히 닫히는데, 그제야 정신이 든 언니가 고래 고래 부르는 소리가 났다.

나라 : 이보세요~ 이보세요~

다급한 소리에 걸음 멈추고 뒤돌아보니 승강기문은 사정없이 닫혀버리고 뭔 말이 많냐는 듯 덜커덕! 윙~ 소릴 내며 올라가버렸다.

그만에야 난 출근 늦다는 생각도 다 잊고 다시 가 서서 언제면 엘레베이터가 서려나 보니, 무정한 승강기는 25층 꼭대기까지 죄다 올라가버렸다. 그제야 안타까이 소리치는 언니가 자꾸 생각나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누구도 없었기 망정이지 바보처럼 혼자 키득거리는 날 보는 이가 있었다면, 정신이상 온 사람 보듯 이상하게 쳐다봤을 것이다.

엘레베이터가 어느덧 1층까지 다 내려와 문이 열리는 순간 언니를 마주보는데, 초면인 것도 다 잊고 서로 한참이나 웃으며,애매한 짐꾼 아저씨만 입에 올리며 웃겨라 노닥거렸다.

가만보니 언니 성격이 서글서글하니 좋았다. 초면에 그렇게 웃고 떠들기도 쉽지만은 않으니까,

그렇게 인연이 된 언니와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눈다. 우연히 미용실에 가서도 만나고, 시장에서도 만나서 그동안 어지간히 친분이 쌓여졌다. 이젠 이렇게 가끔씩 만나 식사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라언니!~, 가만 생각해보니 참 이름도 특이하다. 한국사람들은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북한 식 이름은 영옥이, 순희,명희, 선희 등등 순한데가 있다면, 남한은 나라, 다빈이, 가윤이, 다해, 슬기 등 특유의 색갈이 있다. 뭔가 생신한 멋?이 있는 것 같기두 한데, 왠지 꼭 북한 이름 속에 들어가지 않으려구 용을 쓰며 빠져나온 글자들 같다. ㅎㅎ

어쨌든, 오랜만에 언니와 만나 맥주 한잔 마시는 시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제104화 나라언니 Episode 104 Nara

오늘은 나라언니랑 오래만에 저녁 식사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와서 회사 사무실 빼고는 그나마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친한 척이라도 하는 한국 사람이 나라 언니가 유일하다.

한 아파트에 사는 언니를 처음 만난 것은 엘레베이터에서였다. 언닐 만나는 것도 너무 웃기게 만나서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린다.

지난 해 봄이던가!? 그 날따라 늦잠 자다나니 부랴부랴 출근하느라 헤덤비며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는데 그 때 나라 언니가 바로 그 안에 타고 있었다. 언니는 사람이 들어오든 말든 상관없이 손에 든 핸드폰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그런가부다 하고 난 1층에 다달아 문이 열리자마자 튀여 나왔는데, 폰에 정신을 팔고 있던 언니가 미처 나오지도 못한 사이에 1층에서 기다리던 할아버지 한분이 커다란 짐짝을 들이밀고 들어 가셨다.

엘리베이터 문은 서서히 닫히는데, 그제야 정신이 든 언니가 고래 고래 부르는 소리가 났다.

나라 : 이보세요~ 이보세요~

다급한 소리에 걸음 멈추고 뒤돌아보니 승강기문은 사정없이 닫혀버리고 뭔 말이 많냐는 듯 덜커덕! 윙~ 소릴 내며 올라가버렸다.

그만에야 난 출근 늦다는 생각도 다 잊고 다시 가 서서 언제면 엘레베이터가 서려나 보니, 무정한 승강기는 25층 꼭대기까지 죄다 올라가버렸다. 그제야 안타까이 소리치는 언니가 자꾸 생각나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누구도 없었기 망정이지 바보처럼 혼자 키득거리는 날 보는 이가 있었다면, 정신이상 온 사람 보듯 이상하게 쳐다봤을 것이다.

엘레베이터가 어느덧 1층까지 다 내려와 문이 열리는 순간 언니를 마주보는데, 초면인 것도 다 잊고 서로 한참이나 웃으며,애매한 짐꾼 아저씨만 입에 올리며 웃겨라 노닥거렸다.

가만보니 언니 성격이 서글서글하니 좋았다. 초면에 그렇게 웃고 떠들기도 쉽지만은 않으니까,

그렇게 인연이 된 언니와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눈다. 우연히 미용실에 가서도 만나고, 시장에서도 만나서 그동안 어지간히 친분이 쌓여졌다. 이젠 이렇게 가끔씩 만나 식사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라언니!~, 가만 생각해보니 참 이름도 특이하다. 한국사람들은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북한 식 이름은 영옥이, 순희,명희, 선희 등등 순한데가 있다면, 남한은 나라, 다빈이, 가윤이, 다해, 슬기 등 특유의 색갈이 있다. 뭔가 생신한 멋?이 있는 것 같기두 한데, 왠지 꼭 북한 이름 속에 들어가지 않으려구 용을 쓰며 빠져나온 글자들 같다. ㅎㅎ

어쨌든, 오랜만에 언니와 만나 맥주 한잔 마시는 시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