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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A collection of literary excerpts), 정지아, 「목욕 가는 날」 중에서

정지아, 「목욕 가는 날」 중에서

정지아, 「목욕 가는 날」 (중에서)

어머니의 주름진 몸은 비누칠 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십 겹으로 늘어진 뱃살이 밀가루 반죽인 양 밀렸다. 어머니가 내 손을 붙잡았다.

"아이, 비누칠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야. 혼자 헐란다. 이따 등이나 쪼깐 밀어주면 돼야. " 나는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뿌리쳤다. 살 한 겹을 한 손으로 붙잡아 한것 당긴 후에야 비누칠을 할 수 있었다. 나와 언니가 이 뱃속에서 열 달을 머물렀다. 있는 대로 팽창하여 두 생명을 품었던 뱃가죽이 팽창했던 그만큼 늘어진 것이리라. 한 겹 한 겹 젖혀가며 정성스레 비누칠을 했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 또한 내 벗은 몸을 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당신 몸에서 생명을 얻어 알몸으로 세상에 나온 딸이 당신 못 보게 몸도 마음도 꽁꽁 싸매고 저 혼자 살아온 지난 세월 동안, 어머니는 적적했을까, 쓸쓸했을까. 같은 어머니가 되고도 나는 아직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어머니 눈길은 때를 미느라 출렁이는 내 가슴을 향해 있었다.

"아이, 인자 니도 늙은 티가 난다이. 허기서 니가 올해 마흔여섯이제? 아이고, 징허게도 오래 살았다. 하도 몸이 안 좋아 니 국민학교 입학하는 것이나 보고 죽을랑가 어쩔랑가. 방긋방긋 웃는 니 얼굴만 보면 애가 탔는디 니가 벌써 마흔여섯이여이? " 내 손길이 허벅지를 향하자 어머니가 움찔 다리를 오므렸다. "아이, 인자 됐다, 내가 할란다, 이? " 갱년기 증상이 심해 여성호르몬을 복용한다는 언니는 애도 안 난 사람처럼 가슴이 풍만했다. "언니는 시집 한 번 더 가도 되겄네. 나 처녓적보담도 낫구만. " "썩을 년! 부작용이 월매나 심헌디. 돈도 수월찮아야. " 언니는 때 미는 사람처럼양손에 때수건을 끼고는 짝짝 경쾌하게 손뼉을 쳤다. "등이나 대그라. 엄마도 돌아앉으씨요. 나는 야 밀고 야는 엄마 말고, 그러믄 쓰겄네. " 망설이다가 나는 돌아앉았다. 누구에게 맨등을 보이고 돌아앉았던 적이 있었던가. 나는 잠시 생각했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언니의 손끝도 제법 야무졌다. 샤워타월로 대충 혼자 닦기만 했던 등이 따가울 지경이었다.

"워매! 가시내야. 니는 때도 안 밀고 사냐? 무슨 놈의 때가 국수가닥도 아니고 우동면발이네그랴. " "그만, 그만허소. 아파 죽겄네. " 언니가 착 소리가 나게 내 등짝을 후려쳤다. 때수건을 물에 헹구고 다시 한 번 손뼉을 친 언니가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엄마, 둘째 때 미는 솜씨가 워떻소? 나보다 낫소? 하기사 물어 뭣해. 뭔들 나보다 못하겄어? 엄마 죽고 못 사는 둘짼디. 헹, 나만 찬밥이제 이날 입때껏. " "아녀. 때 미는 솜씨는 니가 낫다. 둘째는 먼 길 오니라 힘들어 그렁가 영 힘이 없어서 못 쓰겄다. " 주름진 살이 밀려 아플까 조심한 것인데 어머니는 시원하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리라 짐작했던 어머니 마음이 오늘처럼 늘 헛다리를 짚었던 건 아니었을까. 알몸인 탓인지 시선 둘 데 없이 민망했다. 언니가 내 등짝을 두 번 탁탁 두드리고는 사내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가시내야, 오늘은 니가 찬밥이란다. 비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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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목욕 가는 날」 중에서 Jeong Ji-a|bathing||| 정지ア|入浴|行く|日|の中で Zheng Zheng, aus "Ein Tag in den Bädern" Josiah, from "A Day at the Bathhouse" ジョン・ジア、「入浴の日」より

정지아, 「목욕 가는 날」 (중에서) Jeong Ji-a|bathing||| 정지ア|入浴|行く|日|の中で ジョン・ジア、「入浴の日」 (より)

어머니의 주름진 몸은 비누칠 하기가 쉽지 않았다. |wrinkled||soaping up||| 母の|しわの寄った|体は|石鹸を塗ること|することが|簡単では|なかった 母のしわくちゃな体は石鹸を塗るのが簡単ではなかった。 수십 겹으로 늘어진 뱃살이 밀가루 반죽인 양 밀렸다. |layers||belly fat|flour|dough||was pushed 数十|重なって|伸びた|腹の脂肪が|小麦粉|生地のように|ように|押し出された 何十層にも重なったお腹の肉は小麦粉の生地のように押し出された。 어머니가 내 손을 붙잡았다. 母が私の手をつかんだ。

"아이, 비누칠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야. 「ああ、石鹸を塗るくらいは私もできるべきだ。」 혼자 헐란다. 一人でやるから。 이따 등이나 쪼깐 밀어주면 돼야. 後で背中を少し押してくれればいい。 " 나는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뿌리쳤다. ||||shook off 私は|母の|手を|静かに|振り払った "私は母の手を静かに振り払った。 살 한 겹을 한 손으로 붙잡아 한것 당긴 후에야 비누칠을 할 수 있었다. ||||||doing|pulled||||| 肌|一つの|層を|一つの|手で|抑えて|一つのこと|引っ張った|後に|石鹸を塗ることを|する|できる|だった 肉の一層を片手で掴んで引っ張った後でなければ、石鹸を塗ることができなかった。 나와 언니가 이 뱃속에서 열 달을 머물렀다. |||womb||| 私と|姉が|この|お腹の中で|10|ヶ月を|滞在した 私と姉はこのお腹の中で十ヶ月を過ごした。 있는 대로 팽창하여 두 생명을 품었던 뱃가죽이 팽창했던 그만큼 늘어진 것이리라. ||expanding||||belly skin|expanded||stretched out|it must be ある|通りに|拡張して|二つの|命を|抱えていた|お腹の皮が|拡張した|それだけ|伸びた|だろう It swelled as it was, and stretched as the skin of the belly that bore the two lives swelled. あるがままに膨張して二つの命を抱えていたお腹の皮が膨張した分だけ伸びたのだろう。 한 겹 한 겹 젖혀가며 정성스레 비누칠을 했다. |layer|||peeling back|with care|| 一つの|層|一つの|層|めくりながら|心を込めて|石鹸を塗ることを|した 一枚一枚丁寧に剥がしながら、石鹸を塗った。 어머니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母は|そんな|私を|じっと|見つめて|いた 母はそんな私をじっと見つめていた。 어머니 또한 내 벗은 몸을 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naked||||| 母|も|私の|裸の|身体を|見た|ことは|本当に|久しぶりだった 母が私の裸を見たのは本当に久しぶりだった。 당신 몸에서 생명을 얻어 알몸으로 세상에 나온 딸이 당신 못 보게 몸도 마음도 꽁꽁 싸매고 저 혼자 살아온 지난 세월 동안, 어머니는 적적했을까, 쓸쓸했을까. ||||||||||||||wrapped up|||living|||||lonely|lonely あなたの|身体から|命を|得て|裸で|世界に|出た|娘が|あなた|できない|見ることを|身体も|心も|しっかりと|包んで|自分|一人で|生きてきた|過去の|時間|間|母は|寂しかったのだろうか|寂しかったのだろうか あなたの体から命を得て、裸でこの世に出てきた娘が、あなたに見せないように体も心も固く閉ざして一人で生きてきたこの年月の間、母は寂しかったのだろうか、孤独だったのだろうか。 같은 어머니가 되고도 나는 아직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to guess| 同じ|母親になって|なったのに|私は|まだ|母親の|心を|推測することを|難しかった 同じ母親になっても、私はまだ母の心を推し量ることが難しかった。 어머니 눈길은 때를 미느라 출렁이는 내 가슴을 향해 있었다. |||to avoid|trembling|||| 母親の|目線は|時を|見ているために|波打つ|私の|胸を|向かって|あった 母の視線は、時を経て揺れる私の胸に向かっていた。

"아이, 인자 니도 늙은 티가 난다이. |||||showing ああ|今|君も|老いた|兆しが|見える 「ああ、もうお前も年を取ったな。」 허기서 니가 올해 마흔여섯이제? |||forty-six now お腹が空いて|君が|今年|46歳だね お前は今年46歳になるのか?」 아이고, 징허게도 오래 살았다. |so long|| ああ|ひどく|長く|生きた ああ、長生きしたなあ。 하도 몸이 안 좋아 니 국민학교 입학하는 것이나 보고 죽을랑가 어쩔랑가. |||||elementary school|entering school|||I might die|I might あまりに|体が|よくない|好き|君が|小学校|入学する|ことや|見て|死ぬか|どうするか 体調が悪くて、君が小学校に入学するのを見て死ぬかどうか悩んでいる。 방긋방긋 웃는 니 얼굴만 보면 애가 탔는디 니가 벌써 마흔여섯이여이? ||||||I was worried|||forty-six にこにこ|笑っている|君の|顔だけ|見ると|子供が|焦っていたが|君が|もう|46歳だ ニコニコ笑っている君の顔を見ると、心配になるけど、君はもう46歳なの? " 내 손길이 허벅지를 향하자 어머니가 움찔 다리를 오므렸다. |touch||toward||flinched||tightened up 私の|手が|太ももに|向かうと|母が|びくっと|足を|すぼめた "私の手が太ももに向かうと、母がびくっとして足を閉じた。 "아이, 인자 됐다, 내가 할란다, 이? ||||I will do it| ああ|今|なった|私が|するつもりだ|これ "ああ、今はできる、私がやるんだ、これ? " 갱년기 증상이 심해 여성호르몬을 복용한다는 언니는 애도 안 난 사람처럼 가슴이 풍만했다. ||severe||taking hormones|||||||was full 更年期|症状が|ひどくなり|女性ホルモンを|飲んでいるという|姉は|子供も|ない|生まれた|人のように|胸が|豊かだった "更年期の症状がひどくて女性ホルモンを服用している姉は、子供を産んでいない人のように胸が豊満だった。 "언니는 시집 한 번 더 가도 되겄네. ||||||I guess it's okay 姉は|再婚|一度|回|さらに|行っても|いいだろう "姉はもう一度結婚してもいいんじゃない? 나 처녓적보담도 낫구만. |last year|better than 私は|昨年よりも|良くなった 私の若い頃よりも良いくらいだ。 " "썩을 년! rotten| 腐る|年 " "腐った女!" 부작용이 월매나 심헌디. |so severe|serious 副作用が|どれほど|深刻だ 副作用がどれほどひどいか。 돈도 수월찮아야. |not easy お金も|簡単ではない お金も簡単には手に入らない。 " 언니는 때 미는 사람처럼양손에 때수건을 끼고는 짝짝 경쾌하게 손뼉을 쳤다. |||like a person||wearing|clap clap|cheerfully|clapping hands| 姉は|汚れ|こする||汚れタオルを|はめて|パチパチ|軽快に|手を叩いて|叩いた "姉は垢を落とす人のように両手に垢タオルを持って、パチパチと軽快に手を叩いた。 "등이나 대그라. |back or shoulder 背中や|それに対して "背中や大グラ。 엄마도 돌아앉으씨요. |turn around お母さんも|振り向いてください お母さんも振り返っている。 나는 야 밀고 야는 엄마 말고, 그러믄 쓰겄네. ||||||then|I will do it 私は|君を|押して|君は|お母さん|以外|そうしたら|書くつもりだ 私はお前を押し出して、お母さん以外は、そうすればいいんだ。 " 망설이다가 나는 돌아앉았다. hesitating||I turned away ためらって|私は|振り向いた "ためらって、私は振り返った。 누구에게 맨등을 보이고 돌아앉았던 적이 있었던가. |back||turned away||I had 誰に|背中を|見せて|振り返って座った|時が|あったか 誰に背中を向けて座ったことがあっただろうか。 나는 잠시 생각했다. 私は|しばらく|考えた 私はしばらく考えた。 기억이 나지 않았다. 記憶が|思い出せない|なかった 思い出せなかった。 언니의 손끝도 제법 야무졌다. |fingertips||skillful 姉の|指先も|かなり|しっかりした 姉の指先もなかなかしっかりしていた。 샤워타월로 대충 혼자 닦기만 했던 등이 따가울 지경이었다. a shower towel||||||stinging|was so bad シャワータオルで|ざっと|一人で|拭くだけ|した|背中が|痛くなる|状態だった シャワータオルで適当に一人で拭いただけだった背中が痛いほどだった。

"워매! Wow おいおい "おお! 가시내야. お前。 니는 때도 안 밀고 사냐? お前は垢も落とさずに生きているのか? 무슨 놈의 때가 국수가닥도 아니고 우동면발이네그랴. |||||udon noodles 何の|奴の|時が|麺の束も|ではなく|うどんの麺だなんて なんて奴の時がうどんの麺みたいだ。 " "그만, 그만허소. |stop it もう|やめてくれ "もう、もうやめて。 아파 죽겄네. |I'm dying 痛い|死にそうだ 痛くて死にそう。 " 언니가 착 소리가 나게 내 등짝을 후려쳤다. ||||||slapped 姉が|ぱちんと|音が|なるように|私の|背中を|叩いた "姉が優しく私の背中を叩いた。 때수건을 물에  헹구고 다시 한 번 손뼉을 친 언니가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clap||||| てぬぐいを|水で|洗って|もう一度|した|回|手を叩いて|叩いた|姉が|頭を|出しながら|声を上げた タオルを水で洗い流し、再び手を叩いた姉が顔を出して叫んだ。

"엄마, 둘째 때 미는 솜씨가 워떻소? |||the second|| お母さん|二番目|時|押す|腕前が|どうだった 「お母さん、二人目の時の腕前はどうだった?」 나보다 낫소? |better than me 私より|上手だった 私より上手だった?」},{ 하기사 물어 뭣해. by the way|| そもそも|聞く|何をした 뭔들 나보다 못하겄어? ||I can't do it 何が|私より|できないだろう 何が私より劣るというの? 엄마 죽고 못 사는 둘짼디. ||||only child お母さん|死んで|できない|生きる|2人目だから お母さんが死んで生きられない二人だよ。 헹, 나만 찬밥이제 이날 입때껏. ||leftover rice||until now ええ|私だけ|冷飯は|この日|入ってからずっと へん、私だけ冷飯を食べてきた。 " "아녀. そうじゃない " "じゃない。 때 미는 솜씨는 니가 낫다. |the best|skill|| 時|みる|技術は|君が|上手だ その時のマッサージの腕前は君が上だ。 둘째는 먼 길 오니라 힘들어 그렁가 영 힘이 없어서 못 쓰겄다. |||is coming|||||||I can't use 二番目は|遠い|道|来たので|疲れて|そうか|全然|力が|ないので|できない|書けない 二番目は遠い道を来たので大変で、全然力がなくて使えない。 " 주름진 살이 밀려 아플까 조심한 것인데 어머니는 시원하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will it hurt|careful|||not cool|| しわのある|肌が|押し寄せて|痛いかも|気をつけた|ことなのに|お母さんは|すっきりしない|ない|ようだった "しわのある肌が押し上げられて痛むかと気を使ったのだが、母はすっきりしなかったようだ。 그러리라 짐작했던 어머니 마음이 오늘처럼 늘 헛다리를 짚었던 건 아니었을까. |I had guessed|||like today||false hope|leaned||wasn't it そうなるだろうと|推測していた|お母さんの|心が|今日のように|いつも|無駄に|踏んでいた|ことは|ではなかったのか そうだろうと推測していた母の心が、今日のようにいつも無駄な足を踏んでいたのではなかっただろうか。 알몸인 탓인지 시선 둘 데 없이 민망했다. |perhaps because of|||||embarrassing 裸の|せいか|視線|置く|場所|なく|恥ずかしかった 裸だからか、視線をどこに向けていいかわからず恥ずかしかった。 언니가 내 등짝을 두 번 탁탁 두드리고는 사내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back|||||like a man|| 姉が|私の|背中を|||パンパン|叩いて|男のように|豪快に|笑った 姉が私の背中を二回叩いて、男のように豪快に笑った。

"가시내야, 오늘은 니가 찬밥이란다. |||leftover rice お前|今日は|お前が|冷たいご飯だよ "お嬢さん、今日はあなたが冷たいご飯だよ。 비켜라. Get out of the way どけ どい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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