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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39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 Part 6

Episode 39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 Part 6

"당신이 고양이를 갖다주지 않았으면 빌어먹을 고양이도 안 치었을 거잖아!" 그는 발륨을 챙겨서 나갔다. 그날 밤, 헨리는 데니즈의 소파에 앉아 그녀가 흐느끼는 동안 손을 놓고 앉아있었다. 그녀의 작은 어깨를 감싸 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저 무릎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로 있을 뿐이었다. 식탁에 놓인 작은 등이 빛났다. 그녀는 헨리의 흰 손수건에 코를 풀고 말했다.

"오, 헨리, 헨리." 어떤 헨리를 뜻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를 올려다보는 데니즈의 작은 눈은 퉁퉁 부어서 거의 감은 듯 했다. 그녀는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가를 눌렀다.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다시 안경을 썼다. "죄송해요." 그녀가 속삭였다.

"뭐가?"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서요." "아니, 아니야." 헨리는 데니즈를 아이처럼 재웠다. 그녀는 고분고분 화장실에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와서는 이불을 턱까지 당겨 덮고 누웠다. 그느 침대 모서리에 앉아 진정제가 듣기 시작할 때까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꺼풍이 끔벅거리더니 그녀가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웅얼거렸다. 좁은 도로를 따라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창을 짓누르는 어둠이 으스스하게 살아 있는 듯 했다. 그는 먼 북쪽으로 가 작은 집에서 데니즈와 사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북쪽 어디라도 일자리는 구할 수 있을 터이다. 그녀가 아이를 가질 수도 있겠지. 아빠를 좋아할 어린 딸 아이를. 여자아이들은 아빠를 좋아하니까.

"그래 좀 들어보자. '과부 위로꾼'아. 미망인은 어떠시던?" 어둠 속에서 올리브가 침대에서 물었다.

"힘들어 하지." "안 힘든 사람이 어딨어." 다음 날 그와 데니즈는 친밀한 침묵 속에서 일했다. 그녀는 계산대에, 그는 안쪽 조제실에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데니즈가 그에게 기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그녀가 슬리퍼스가 된 긋, 또는 그가 고양이가 된 듯 두 사람의 내면은 서로에게 부비대고 있었다. 하루일과가 끝날 때 그가 말했다.

"내가 자네를 돌봐줄게." 그의 목소리는 일렁이는 감정으로 충만했다. 데니즈는 그의 앞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헨리는 그녀의 외투를 여며주었다.

그때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기억나는게 별로 없었다. 토니 쿠지오가 그녀를 몇 번 찾아갔다는 것, 그녀가 토니에게 이혼하지 말라고, 이혼하면 다시는 성당에서 결혼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는 것. 밤늦게 데니즈의 작은 아파트에 앉아 그녀에게 용서를 비는 토니를 생각하자 가슴을 찌르던 질투와 분노. 자신을 둘러싸고 미로처럼 뻗어나가던 끈적끈적한 거미줄 속에서 익사하는 듯하던 느낌. 데니즈가 계속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던 마음. 그리고 데니즈는 그를 계속 사랑했다. 헨리가 빨간 벙어리 장갑을 집어 데니즈가 손을 집어넣도록 잡아주었을 때 그녀의 눈빛에서 알 수 있었다.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쓰라리고 격렬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데니즈," 어느 날 저녁 양국을 닫으며 그가 불렀다. "자네한테도 친구가 필요해." 그녀의 얼굴이 새빨게졌다. 데니즈는 전에 없이 거친 동작으로 외투를 입었다. "저 친구 있어요." 그녀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

"물론 있겠지. 하지만 동네 친구 말이야." 약국 안 쪽에서 그녀가 핸드백을 가져올 때까지 그는 입구에서 기다렸다. '커뮤니티 센터에 스퀘어 댄스를 배우러 가면 어때? 올리브하고 나하고 전에 다녔거든. 좋은 사람들이 많아." 젖은 얼굴로 헨리를 지나치는 데니즈의 머리 꼭대기가 그의 눈높이에 닿았다. "어쩌면 스퀘어 댄스는 구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군." 그가 주차장에서 서툴레 농을 했다.

"제가 구식인걸요."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렸다.

"그렇지," 그도 그녀 만큼이나 조용히 말했다. "나도야." 어두운 밤을 달려 집으로 가면서 헨리는 커뮤니티 센처에 데니즈를 데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파트너를 빙글 돌려주세요. 그다음에 하나 둘.." 얼굴에 흐드러지듯 미소가 번지고, 발로 박자를 맞추고, 작은 손을 허리에 얹은 데니즈. 아니, 그건 견딜 수 없었다. 헨리는 자신이 한 말에 데니즈가 갑작스레 화난 모습을 보이자 덜컥 겁이 났다.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녀를 안을 수도, 젖은 이마에 키스할 수도, 슬리퍼스가 죽던 밤처럼 소녀 같은 플란넬 파자마를 입은 그녀 곁에서 잠들 수도 없었다. 올리브를 떠난다는 건 제 다리 한쪽을 촙으로 썰어내는 것만큼이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데니즈 역기 이혼한 개신교 남자는 원치 않을 테고, 그 역시 그녀의 천주교를 받아들일 수 없을 터였다.

두 사람은 날이 갈수록 서로에게 말을 아꼈다. 이제 그녀는 힐난조의 냉담한 태도만을 보였다. 헨리는 그 녀로 하여금 무엇을 기대하게 만들었던가? 그러나 데니즈가 토니 쿠지오의 방문을 언급하거나 포틀랜드에서 영화를 봤다는 소식을 노골적으로 전할 땐 헨리도 싸늘한 태도로 대답을 대신 했다. 이런 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이를 악물어야 했다. "이제 보니 스퀘어 댄스는 너무 재미가 없었던가 보군?" 사랑싸움이라는 말이 머리를 스치자 그는 진저리를 쳤다.

그런가 하면 데니즈는 갑자기 입을 열기도 했다. 그무렵 새로운 태도로 접근하며 그녀의 말을 경청하던 거대한 제리 매카시에게 하는 말이 분명했지만 기실은 헨리더러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헨리를 쳐다보며 두 손을 긴장한 듯 마주 잡는 그녀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아주 어릴 때, 아프시키 전에, 크리스마스마다 특별한 쿠키를 구워 주셨어. 프로스팅을 입히고 스프링클을 뿌려서 쿠키를 장식했지. 가끔은 그때가 제일 재미있던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경 너머 눈을 깜빡이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그때, 남편의 죽음으로 데니즈가 소녀성의 죽음까지 절감하게 되었다는 걸 헨리는 알 수 있었다. 데니즈는 이제 그녀가 알던 유일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고 상실을 애도하고 있었다. 데니즈라는 소녀는 사라지고 이제는 혼란스러운 젊은 미망인만 남았다. 그럴 때면 그녀와 눈을 마주친 그의 눈길이 부드러워졌다.

이런 주기가 반복되었다. 그는 약사가 된후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수면제를 허용하고 매일 바지 주머니에 수면제를 한 알씩 챙겨 넣었다.

"준비 다 됐어, 데니즈?" 가게를 닫을 시간이면 그는 데니즈에게 물었다. 그러면 그녀는 조용히 외투를 가져오거나 부드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준비 다 됐어요. 헨리. 하루가 또 갔네요." 찬송가를 부르려고 일어선 데니지 포스터가 고개를 돌리고 그를 보며 생극 웃는다.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찬송가집을 펼친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가사가, 차나송가를 부르는 몇 안 되는 교인의 목소리가 희망을 주기도 하고 몹시 슬프기게도 만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은 배우는 거야." 그해 봄, 데니즈가 약국 안쪽 조제실로 찾아왔을 때 그가 말했다. 찬송가집을 다시 제자리에 놓고 좌석에 앉으면서 헨리는 데니즈를 마지막으로 봤던 때를 생각한다. 그들은 제리의 부모를 만나러 올라오면서 아기였던 폴을 데리고 헨리의 집에 들렀다. 헨리의 기억에 남겨진 것은 이랬다. 데니즈는 매일 밤마다 소파에서 잠들어 그렇게 밤을 지새우는 적도 있다며 제리가 냉소 섞인 말을 했다. 그대 고개를 돌리고 창밖으로 바다를 내다보던 데니즈는 어깨를 옹송그리고 있어 얇은 터틀넥 스웨터에 작은 가슴이 간신히 표시가 날까 말까 한 자세였지만 배는 불룩했다. 마치 농구공을 반으로 잘라 삼킨 듯했다. 그녀는 예전의 소녀가 아니라 (소녀로 머무는 소녀는 없다) 어머니였고, 고단했다. 둥글던 뺨은 배가 부풀면서 동시에 꺼져버려 그녀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이 벌써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제리가 날카롭게 말했다.

"데니즈, 똑바로 서. 어깨 좀 펴라구." 그는 헨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데체 몇 번이나 말을 해야 해?" "차우더 좀 들게." 헨리가 권했다.

"올리브가 간밤에 만들었어." 하지만 그들은 길을 재촉해야 했다. 그들이 떠나자 헨리는 이들의 방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놀랍게도 올리브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데니즈의 손길 덕에 제리가 그런 사내로, 큰 체격에 깔끔한 남자오 자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는 더이상 그다지 뚱뚱하지도 않고, 그저 연봉이 상당하며 때로 올리브가 헨리에게 말하듯 아내에게 호령하는 덩치 큰 사내가 되어 있었다. 헨리는 그후 데니즈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분명 이 근방에 왔을 텐데. 헨리에게 보내는 생일 카드에서 데니즈는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몇 년 후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알려싿. 데니즈는 물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왔을 터였다. 그녀가 그를 생각했을까? 그녀와 제리는 헨리 시보도의 무덤에 찾아갔을까?

"데이지 처럼 상큼해 보이는데." 그가 교회 밖 주차장에서 데이지 포스터에게 말한다. 그건 두 사람 사이의 농담이다. 헨리는 데이지에게 벌써 몇 년이나 그렇게 말해왔다.

"올리브는 어때요?" 데이지의 푸른 눈은 여전히 크고 사랑스럽고,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올리브는 잘 있지. 스토브 불 안 꺼지게 집에서 잘 지키고 있어. 데이지는 어때? 새로운 소식이라도?" "애인이 생겼어요." 그녀가 한 손을 입에 가져가며 나지막이 대답한다.

"그래? 데이지, 잘 됐군." "히스위크에서 보혐영업을 하는 사람인데, 금요일 밤이면 저하고 춤을 추러 가요." "오, 정말 잘 됐어." 헨리가 다시 말했다. "애인하고 우리집에 저녁 들러 한번 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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