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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A collection of literary excerpts), 황정은, "옹기전" – Text to read

문학 (A collection of literary excerpts), 황정은, "옹기전"

Avanzado 1 de coreano lesson to practice 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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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옹기전"

“옹기전," 황정은

✤✤ 항아리를 주웠다. ✤✤

사금파리인 것처럼 바닥으로부터 한 귀퉁이가 드러나 있던 것을 파냈다. 조그맣고 귀여운 주둥이를 가지고 있었다. 깨진 데도 없이 온전했다. 부모님이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가져왔다. 항아리를 주웠어, 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재수없다고 말했다. 귀신이 붙는다고 난리였다. 어느 집에서 어떤 것을 봉해 묻어두었을 줄 알고 가져왔느냐며 당장 갖다버리라고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었다. 매도 맞았다. 맞은 것이 분하고 멀쩡한 항아리를 이제 와 버릴 수도 없어서 내 방에 숨겨두기로 마음먹었다. 닦고 보니 항아리는 반질반질 빛났다. 나중에 넣어둘 것이 생기면 넣어두어야지. 부모님이 뭐라든 나는 항아리를 주운 것이 기뻤다. 책상 밑에 넣어두고 발읃 그쪽에 두고 잤다. 밤에 그쪽에서 누군가 말했다. 서쪽에 다섯 개가 있어.

(중략)

잠들지 않은 참이라 분명히 들었다.

뒤집어쓴 이불을 내리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바깥에서 들어온 가로둥 불빛으로 머리맡 벽과 천장 일부가 비스듬하게 붉었다. 나머지 벽들은 어두웠다. 들림없이 이 벽들 안에서 누군가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일단 바깥을 의심했다.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니 밤이 고요힌데 두개골만한 것이 발치에 솟아 있었다. 설마 저것이 말했을까 싶어 창을 열고 골목을 내다보았다. 안개가 밤 불빛을 흩어놓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안개를 들이마셨다가 코가 젖었다. 안개에서 성냥을 문대는 둣한 냄새가 났다. 창을 닫고 항아리 앞으로 돌아왔다. 항아리가 진했다. 무서워서 잡고 싶진 않았으나 지금 잡아서 항아리라는 것을 확인해두지 못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아 두 손으로 항아리를 잡아보았다. 달랑 들어올려졌다. 거칠고 굵은 알갱이가 박힌 항아리 속을 엄지로 쓸어보았다. 도로 내려놓자 잘강, 하고 밑바닥에시 항아리가 작게 울렸다. 뭐야 항아리네.

이불 위를 엉금엉금 기어서 누웠던 자리로 돋아왔다.

그 밤에 항아리가 말했다.

서쪽에 다섯 개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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