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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A collection of literary excerpts),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오늘 제가 얘기 할 주제는요,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입니다.

이런 얘기를 꺼내면 이제 보통 분들이 다 긴장하고 약간 마음속에 저항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 예술이 밥 먹여주나, 그리고 지금 바쁜데 무슨 예술, 그 다음에 나는 학교도 가야 되고, 취직도 해야되고, 해야될 것도 많고, 애도 학원 보내야 되고, 바쁜데 예술은 무슨 예술이냐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수 백가지가 있습니다. 머리 속에서 막 떠오르죠?

될 수 없는 이유는 정말 많아요. 되야 할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생각해 보면. 왜 되야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되지 말아야 될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왜 사람들은 예술이란 말을 들으면 벌써 이렇게 거부감이 들기 시작할까요? 어쩌면 예술이라는 것이 엄청난 재능을 타고났거나, 아니면 전문적인 훈련을 아주 지독하게 받은 사람들만 하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이미 예술가의 길로부터 너무나 멀어진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오늘 제가 얘기할 주제입니다. 자,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납니다.

집에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뭐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애들이 하고 있는 거의 모든 행위들이 예술입니다. 벽에다가, 막 벽지에다가 크레용으로 그리고 테레비젼에서 뭐 나오면 손담비 춤 따라하고 그 다음에 뭐 손담비 춤이라고 사실 할 수가 없어요. 걔 나름의 어떤 춤이죠. 그런 어떤 이상한 춤을 추고, 또 노래를 부르고, 모든 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아마 그 수준이라는 것은, 그 예술의 수준이라는 것은 자기 애 아니면 사실 견디기 어려운, (웃음) 그런 수준의 예술을 하루 종일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모두가 아이들을 좀 피곤해 합니다.

자, 그.. 혼자 아이는 일인극을 막 하기도 하구요, 소꼽놀이라는게 사실은 일인극이고, 어떤 연극이기도 하죠.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나이를 좀 먹으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부모들이 대체로 아이가 처음 거짓말을 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아요. 충격을 받죠. "얘가 드디어 이... 본색이 드러났구나" 지 아빠 닮아가지고 "너 뭐가 될려고 그래" 막 이러면서 애를 괴롭히는데 어...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시작하는 순간은 스토리텔링의 시작입니다. (웃음)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얘길하고 있는 거에요. 놀라운 순간이에요. 경이로운 순간이에요. 부모들이 경축을 해야 됩니다. (웃음) (박수) "야! 우리 애가... (환호) 우리 애가 드디어 거짓말을 시작했구나!" 야.. 경축을 해야 됩니다. 어... 예를 들면, "엄마 나 오늘 놀이방에서 오다가 외계인 만났다?" 이러면 보통 엄마들은,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그러고 막 애를 괴롭히는데 그러지 말고, 이상적인 부모는 이런 부모입니다. "그래? 외계인? 어떻게 생겼는데? 외계인이 머라 그러디? 어디서 만났어?" "어, 슈퍼 앞에서." 뭐 이런 얘기들을 아이랑 주고 받으면 아이는 처음에 했던 말도 안되는 얘기를 책임지기 위해서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거고 스토리가 전개 되는 겁니다. 이것은 어... 물론 유치한 그런 스토리지만 한 문장에 의해서 다른 문장을 생각하고 다른 문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저같은 전문적인 작가의 일과 똑같은 일이에요, 사실은. 어.. 보통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롤랑 바르트가 플로베르의 소설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플로베르는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한 문장과 다른 문장을 연결했을 뿐이다."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 에로스, 그것이 이제 플로베르 소설의 본질이다 라고 얘길 했는데, 그렇습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앞의 한 문장을 쓴 다음에 그 다음, 그 문장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다음 문장을 쓰는 것이죠. 이걸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겁니다.

이 문장을 한번 보시죠. 네. 어디 문장인지 아시겠죠? 네...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첫 문장인데 저런 감당할 수 없는 문장을 써놓은 다음에 (웃음) 이 문장을 감당하기 위해서 써내려간 게 사실은 그.. 이.. 현대문학의 걸작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입니다. 별거 아니에요. 이 문장을 썼는데, 아버지한테 보여드리지 않았죠. 프란츠 카프카는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혼자 그 다음 문장을 써 내려 갔죠. 아버지한테 보여줬으면 아버지가, "얘가 드디어 미쳤구나." 그렇습니다. 예술은 어느 정도 미치는 거에요. 그리고 그 다음 문장을 감당해 가는 건데 이것은 아이가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런 일입니다. 거짓말을 시작한 아이, 그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자, 이제... 아이들은 예술을 합니다. 지칠줄 모르고 즐겁게 하죠. 제가 몇 일 전에 제주도에 갔다 왔는데, 아이들을 풀어놓으면, 이제 물에서 막 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죠. 근데 어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거기에서 산도 만들고 바다도... 바다는 아니죠. 산을 만들고, 뭐.. 이것저것 사람도 만들고, 개도 만들고, 이제.. 부모들은 말려요. "야 저거 파도가 오면 다 없어져." 다시 말해서 무용하다는 것이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건데 아이들은 그런건 상관하지 않아요. 만드는 순간이 즐거워요. 계속 그것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어.. 아이들은 뭐,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에요. 직장에서 상사가 시킨 것도 아니고 뭐, 누가 시킨 것도 없는데 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어렸을 때 원초적인 예술의 즐거움을 느껴본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거에요.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 한번 써보라고 주면 많은 학생들이 어렸을 때 경험한 원초적인 예술적 경험에 대해서 얘길합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워서 친구와 연탄곡을 치던 것. 그 담에, 말도 안되는 촌극을 친구와 같이 해서 바보가 됐던 경험, 뭐 이런거. 그 다음에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처음 인화하던 순간, 뭐 이런 경험들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여러분도 그런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때까지는 예술이 행복해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행복하지 않죠? 대부분은 힘듭니다.

프랑스의 작가 미쉘 뜨루니에가 명언을 남겼는데요. 에.. 좀 짓궂은 코멘트죠.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그쵸? (웃음) 본성에 맞으면 왜 피곤해요? 노는거 피곤하지 않아요. 노는건 밤새 놀 수 있어요. 일을 밤새 하면 잔업수당을 받아야죠. 왜? 힘드니까. 몸도 축나구요. 자... 아이들은 대체로 자기 즐거움을 위해서 예술을 합니다. 놀이로서 하는거죠.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아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분 아시죠? 이 분은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전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났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인데 이런 소년은 뭐 몇 백년 전 일이니까 예외로 합시다. 자,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이런 예술, 이 행복한 놀이가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학원을 가야 되고, 학교를 가야 되고, 숙제를 해야 되고, 어... 물론 피아노 레슨, 발레 레슨 같은 걸 받긴 하지만 더 이상 재미가 없습니다. 해야 되고 경쟁이 개입하고... 재미 없죠? 그..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서도 집에 벽에 색칠같은 걸 계속 하다가는 엄마한테 대단히 크게 야단을 맞게 될 겁니다. 자, 이.. 꼭 그런 것 뿐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예술가스럽게 행동하면 점점 누군가가 우리를 견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탄압을 하게 되고, 어.. 올바르게 행동할 것에 대해 자꾸 요구받게 됩니다.

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면, 중학교 2학년때 학교에서 그.. 경복궁으로 사생 대회를 갔는데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오셔가지고 "너 뭐... 지금 뭐 하고 있냐?" 그래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까만색만 쓰고 있어?" 그래서, 까만 색으로 책을 열심히 칠하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어... 제가 이제 말씀 드렸죠. "어두운 밤에 까마귀가 나무 위에 앉아 있다"고 그랬더니 선생님이 "어 그래 영하는 참... 그림에는 재능이 없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있구나?" 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이리 나와! 이 자식아!" 딱 그래 가지고 (웃음) "이리 나와!" 딱 그래 가지고 지금 경복궁, 뭐 이런.. 경회루 이런걸 그려야 되는데 혼자 까만색을 계속 칠하고 있으니까 저를 끌고 나가셨어요. 거기 여중생들도 많이 와있었는데 한마디로 개망신이었죠.

저의 그런 어떤 해명, 설명 뭐 이런 것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고 어, 저는 아주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어... 이상적인 선생님이라면 제가 아까 첨에 말씀드린 것처럼 했겠죠. 저의 어떤, 그림의 재능은 없구나, 김영하란 애가 하지만 얘가 좀 말을 지어내는 재주가 있구나 라고 해서 격려를 해줬을텐데, 그런 선생님은 매우 드물죠. 나중에 제가 이제 유럽의 현대 미술관에 철이 들어서 대학생이 된 이후에 가 보니까 억울하더라구요. 이런 그림들이 걸려있어요. (웃음) (환호)

아니.. 이런 분들은 바젤 이런데 막 걸려있는데 말이죠. 저는 왜 두들겨 맞고, (웃음) 그림을 입에 물고 경복궁 앞에 서 있어야 했는지. 이거 보세요. 이거 황토벽지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죠. 그리고, 현대 미술이란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물론 이 분들은 저처럼 뭐, 까마귀 어쩌고 이런 그.. 촌스런 얘긴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제목이 다 무제에요. 언타이틀 이런건데. 어쨌거나, 현대 미술이라는 것은, 20세기 현대 미술은 이상한 짓을 하나 해놓고 나서, 그 빈공간을 설명과 해석으로 채우는 작업이에요. 제가 했던 거랑 본질적으로 비슷해요. 저는 뭐, 물론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예를 들면, 뭐 더 유명한 분을 보자면..

네. 이거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인데 자전거 안장에다가 핸들을 붙여놓고 황소 머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럴듯 하죠? 예, 그 다음에, 어... 변기를 갖다 놓고 샘이다. 레디메이드 샘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뒤샹같은 예를 봐도, 이 설명과 이상한 짓의 간극을 메우는 것. 스토리로 메운다는 것. 이런 것이 사실은 현대 미술이 했던 일인데 피카소는 아예 말로도 남겼습니다. "나는 내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네, 경회루 안 그려도 된다는건데, 이 말을 제가 중2때 알았으면 선생님이랑 한번 해 봤을텐데. 불행하게도 우리 안에 어린 예술가들은 우리가 예술의 압제자들과 맞서 싸우기 전에 이미 질식해서 죽어버립니다. 이미 갇혀버려요. 그게 우리의 비극입니다.

이렇게 어린 예술가가 갇혀 있거나 추방되거나 죽어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의 욕망이 사라지진 않아요. 우리는 자기를 표현하고 싶고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데 이렇게 됨으로서 자꾸, 다소 음습한 양상으로 예술적 욕망이 드러나게 되는데 노래방에 가서 꼭 이런 노래 부르는 분들 있어요. 쉬스곤이나 호텔 캘리포니아 이런거 하 그 기타리프같은거 하면서 대부분은 민폐죠. 민폔데 그런 막 락커가 되는 분들이 계시죠. 아니면 무도장에서 스텝을 밟거나 또는 스토리텔링을 했으면 훨씬 즐거웠을 분들이 어.. 밤 새 악플을 단다거나 뭐 이런 음습한 방향으로 글쓰기가 나타나게 됩니다.

가끔 그래서 애들 노는거 봐주시다가 자기가 더 흥분하는 아빠들이 있어요. 레고 블럭, 뭐 프라 모델 이런거 하다가 (웃음) "가만 있어봐. 아빠가 할께" 이렇게 하고서는 애는 벌써 흥미를 잃고 딴 데 갔는데 아빠 혼자 뭐 성도 만들고, 뭐 다 만들고 있어요. 이런 우리 마음속 예술적 충동이 억눌렸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나타납니다. 대체로 시기심으로 나타납니다. 이 노래 있죠?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왜 좋아요? 텔레비젼에는 우리가 되고 싶은, 우리가 하고 싶은, 그러나 하지 못한 것들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고 뿐만 아니라, 그걸 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맹렬하게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리모콘을 든 독재자가 되서 욕을 하기 시작하죠. "야 저게 연기냐? 발연기다, 뭐 저런.. 저게 노래냐? 뭐, 노래도 못하는게 무슨 가수냐?" 뭐 이런 얘기들을 이제 하게 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시기심이란 것은, 우리가 사악해서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이런 어린 예술가들이 갇혀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라고 저는 이제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자신의 예술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장 텔레비젼을 끄고 인터넷 접속을 끄고, 끊고 일어나서 뭔가를 시작하면 됩니다. 어.. 제가 연극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뭐 제가 가르친 과목은 아니지만, 연극학이라는 과목이 있었어요. 이 과목은, 연극원에 들어온 학생들 모두가 연극을 한 편 올려야 되요. 단, 연기로 들어온 학생들은 예를, 연기를 해선 안돼요. 그 학생들은 예를 들면 극작을 한다거나, 글을 잘 써서 들어온 학생들은 무대 미술을 한다거나, 무대 미술을 하러 들어온 학생들은 연기를 한다거나 해서 연극을 만드는 겁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나중엔 너무너무 즐거워요. 연극시켜가지고 싫어하는 사람들 거의 못 봤어요. 학교, 군대, 심지어 정신병원에서도 아마 시키면 대단히 즐겁게 할 겁니다. 저는 군대에서도 봤고, 여러 곳에서 연극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그 다음에, 제가 이런 경험도 있는데 글 쓰기 수업을 할 때, 학생들한테 이렇게 과제를 내줍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모여있죠? 그런데 글을 쓰는.. 글이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많아요. 미술하는 학생들, 음악하는 학생들, 많죠. 이 학생들은 글을 자기가 못 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백지를 나눠주고 주제를 하나 줍니다. 예를 들면, 주제는 뭐 간단한 거에요. 어렸을 때 가장 불행했던 경험에 대해서 써라. 대신에 미친 듯이 써야 되요. 미친듯이. 제가 다니면서 독려합니다. 독려해서 "빨리 써!" 이렇게. 미친듯이 두 시간이면 두 시간, 한 시간이면 한 시간 동안. 처음에 한 5분정도만 상을 가다듬고 써내려 가는 거에요.

제가 이렇게 미친듯이 글쓰기 수업을 시키는 이유는 천천히 쓰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요, 우리 마음속에 예술가의 악마가 나타납니다. 이 악마는 글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수백 가지 이유 니가 글을 쓸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들을 얘기하면서 "남들이 너를 비웃을거야. 이건 글이 아니야! 이게 문장이냐? 글씨를 봐라!" 뭐 여러가지 말들을 합니다. 이 악마가 따라오지 못하게 빨리 달려야 되요. 제가 한예종에서 봤던 정말 좋은 글들은 시간을 충분히 준 과제에서 본 게 아니라 학생들이 그렇게 40분동안,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제 앞에서 연필로 쓴 글들에서 발견했던 거에요. 그 학생들이 어떤 몰아지경에 빠져요. 나중에 30분 40분 되면은 뭘 쓰는지도 모르고 막 씁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우리를 방해하는 악마가 나타나지 않죠.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아니라 되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드는 거에요. 될 수 없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게 해서 예술가가 된겁니다. 자 이제 우리가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우고 자기 예술을 시작하려고 할 때, 이제 적들이 바깥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웃음) 그 다음에 배우자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그들은 여러분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니에요. 악마에요. (웃음) 악마입니다. 잠시 변신해서 우리 지구에 내려와서 여러분의 예술가 행을, 예술가가 되려는 걸 막고있는 사람들인데 이 분들에게는 마법의 질문이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우리가 "나 연극을 좀 해볼까봐, 뭐 구청에서 하는 연극 무슨 학교가 있는데 가볼까봐" 라든가 "이태리 가곡을 배울까봐." 그러면, "어 그래? 연극?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마법의 질문이에요.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이렇게 물어봅니다. (웃음)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는게 아니죠. 예술은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것은 우리 영혼을 구원하고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에요. 술과 약물의 도움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자기 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런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담대하게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 그냥 즐거워서 하는거야, 재밌어서 하는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 "내가 좀 먼저 할께" 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 된다는 겁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어떤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인데 이 정체성 중에 하나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는 거에요.

제가 뉴욕에 갔는데 택시를 탔어요. 택시 이제 뒷 좌석에 타죠. 타면 이 앞에 붙어있는데. 그.. 연극 뭐 관련한 게 붙어있어요 . 그래서 "이게 뭐냐?" 그랬더니, 자기 프로필이래요. "당신 그럼 뭐냐?" 그랬더니 연극배우래요. 택시기사지만 연극을 해요. 그래서 "무슨 배역을 주로 하냐?" 그랬더니 자랑스럽게 자기는 리어왕을 한대요. 오 리어왕.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리어왕의 멋진 대사죠? 바로 그런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이에요. 이 사람이 낮에는 골프 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이고,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 배우이고, 은행원이면서 화가, 그러면서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해 나가는 것이죠.

1990년에 현대 무용의 전설적인 거장인 마사 그레엄이 한국에 왔어요. 김포공항에 휠체어를 타고 이 90이 넘은 이 거장이 입국하는 장면을 봤는데 기자가 물어 봤어요. 기자들은 보통 이제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죠. "무용을 잘 할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웃음) "한국의 무용학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예 거장인데. 이게 48년도에 찍은 사진인데 벌써 이때도 이미 거장이셨는데 90년에 그렇게 물어봤던 겁니다. 자. 그랬더니 이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JUST DO IT" (웃음) 야... 감동적이었어요. 그 딱 세 단어를 얘기하고는 바로 입국장을 나가셨는데 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술가가 되자, 당장. 지금 당장입니다. 어떻게? JUST DO IT 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Youngha Kim: Let's be artists, now! Youngha Kim: ¡Conviértete en artista, ya!

오늘 제가 얘기 할 주제는요,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입니다. The topic I'm going to talk about today is, let's become an artist, right now!

이런 얘기를 꺼내면 이제 보통 분들이 다 긴장하고 약간 마음속에 저항을 하기 시작합니다. When I say this, everyone in general is nervous and starts to resist a bit in my mind. 어, 예술이 밥 먹여주나, 그리고 지금 바쁜데 무슨 예술, 그 다음에 나는 학교도 가야 되고, 취직도 해야되고, 해야될 것도 많고, 애도 학원 보내야 되고, 바쁜데 예술은 무슨 예술이냐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Uh, art feeds me, and what kind of art I'm busy right now, then I have to go to school, get a job, there's a lot to do, and I have to spend mourning academies, but you're busy, but you'll think what kind of art is art. 지금 당장 우리가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수 백가지가 있습니다. There are hundreds of reasons why we can't be artists right now. 머리 속에서 막 떠오르죠? It just pops up in your head?

될 수 없는 이유는 정말 많아요. There are so many reasons why it can't be. 되야 할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생각해 보면. I'm not sure why it should be, if you think about it. 왜 되야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되지 말아야 될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I'm not sure why it should be, but there are so many reasons why it shouldn't be anyway. 왜 사람들은 예술이란 말을 들으면 벌써 이렇게 거부감이 들기 시작할까요? Why do people already start feeling so rejected when they hear the word art? 어쩌면 예술이라는 것이 엄청난 재능을 타고났거나, 아니면 전문적인 훈련을 아주 지독하게 받은 사람들만 하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이미 예술가의 길로부터 너무나 멀어진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Maybe you think that art is something that only people who are born with tremendous talent or who have been trained very badly. I think it might be possible, but I don't think it is. 그게 오늘 제가 얘기할 주제입니다. That's the topic I'm going to talk about today. 자,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납니다. Now, we are all born artists.

집에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뭐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If you have children at home, you'll soon find out. 애들이 하고 있는 거의 모든 행위들이 예술입니다. Almost everything kids do is art. 벽에다가, 막 벽지에다가 크레용으로 그리고 테레비젼에서 뭐 나오면 손담비 춤 따라하고 그 다음에 뭐 손담비 춤이라고 사실 할 수가 없어요. On the wall, on the wallpaper, with crayons, and when something comes out from the TV, I can't say that it is a Son Dambi dance. 걔 나름의 어떤 춤이죠. It's her own dance. 그런 어떤 이상한 춤을 추고, 또 노래를 부르고, 모든 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Some kind of strange dance, and they sing, and they bother everyone. 아마 그 수준이라는 것은, 그 예술의 수준이라는 것은 자기 애 아니면 사실 견디기 어려운, (웃음) 그런 수준의 예술을 하루 종일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모두가 아이들을 좀 피곤해 합니다. Probably at that level, the level of the art is hard to bear unless it's narcissistic, (laughs) Because I'm doing that level of art all day, in fact, everyone gets tired of kids.

자, 그.. 혼자 아이는 일인극을 막 하기도 하구요, 소꼽놀이라는게 사실은 일인극이고, 어떤 연극이기도 하죠. Now, that... a child alone can block a one-person drama, and it's actually a one-person drama and some kind of play.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나이를 좀 먹으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And when some children get older, they start to lie. 이... 부모들이 대체로 아이가 처음 거짓말을 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아요. This... There are many mothers whose parents usually remember the moments when their child first lied. 충격을 받죠. I am shocked. "얘가 드디어 이... 본색이 드러났구나" 지 아빠 닮아가지고 "너 뭐가 될려고 그래" 막 이러면서 애를 괴롭히는데 "He's finally revealed this... true color." He looks like his dad, "What are you going to be?" 어...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시작하는 순간은 스토리텔링의 시작입니다. The moment children begin to lie is the beginning of storytelling. (웃음)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얘길하고 있는 거에요. (Laughter) You're talking about something you didn't see. 놀라운 순간이에요. It's an amazing moment. 경이로운 순간이에요. It's a phenomenal moment. 부모들이 경축을 해야 됩니다. Parents should celebrate. (웃음) (박수) "야! 우리 애가... (환호) 우리 애가 드디어 거짓말을 시작했구나!" My kid... (Cheers) My kid has finally started lying!" 야.. 경축을 해야 됩니다. Hey... we have to celebrate. 어... 예를 들면, "엄마 나 오늘 놀이방에서 오다가 외계인 만났다?" Uh... For example, "Mom, did I meet an alien on the way home from the playground today?" 이러면 보통 엄마들은,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그러고 막 애를 괴롭히는데 그러지 말고, 이상적인 부모는 이런 부모입니다. In this way, usually mothers say, "I'm talking useless," and just torment the child. Instead, the ideal parent is such a parent. "그래? "Really? 외계인? 어떻게 생겼는데? What does it look like? 외계인이 머라 그러디? What is an alien? 어디서 만났어?" Where did you meet?" "어, 슈퍼 앞에서." 뭐 이런 얘기들을 아이랑 주고 받으면 아이는 처음에 했던 말도 안되는 얘기를 책임지기 위해서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것이죠. Well, when you exchange these stories with your child, the child will say the next thing to take responsibility for the nonsense that he said at first. 그리고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거고 스토리가 전개 되는 겁니다. And then you talk and the story unfolds. 이것은 어... 물론 유치한 그런 스토리지만 한 문장에 의해서 다른 문장을 생각하고 다른 문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저같은 전문적인 작가의 일과 똑같은 일이에요, 사실은. This is uh... Of course, it's the same thing as a professional writer like me to think of different sentences and think of different sentences by only one childish storage, in fact. 어.. 보통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Uh... it's usually essentially no different. 롤랑 바르트가 플로베르의 소설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Roland Barthe said about Flaubert's novel. "플로베르는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한 문장과 다른 문장을 연결했을 뿐이다." "Flaubert didn't write a novel, he just linked one sentence with another."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 에로스, 그것이 이제 플로베르 소설의 본질이다 라고 얘길 했는데, 그렇습니다. Between that sentence and the sentence I said that Eros, that is now the essence of the Flaubert novel, yes. 소설은 기본적으로 앞의 한 문장을 쓴 다음에 그 다음, 그 문장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다음 문장을 쓰는 것이죠. A novel is basically writing the first sentence, then writing the next sentence without violating that sentence. 이걸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겁니다. We keep connecting this over and over again.

이 문장을 한번 보시죠. 네. 어디 문장인지 아시겠죠? You know where the sentence is? 네...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첫 문장인데 저런 감당할 수 없는 문장을 써놓은 다음에 (웃음) 이 문장을 감당하기 위해서 써내려간 게 사실은 그.. 이.. 현대문학의 걸작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입니다. 별거 아니에요. No big deal. 이 문장을 썼는데, 아버지한테 보여드리지 않았죠. 프란츠 카프카는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Franz Kafka didn't get along with his father. 혼자 그 다음 문장을 써 내려 갔죠. I wrote the next sentence to myself. 아버지한테 보여줬으면 아버지가, "얘가 드디어 미쳤구나." If I showed it to my dad, he'd say, "He's finally lost his mind." 그렇습니다. That's right. 예술은 어느 정도 미치는 거에요. Art is crazy to some degree. 그리고 그 다음 문장을 감당해 가는 건데 이것은 아이가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런 일입니다. And then you're going through the next sentence, which is not that different from what a child would do. 거짓말을 시작한 아이, 그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The child who started lying, he is taking his first steps as a storyteller. 자, 이제... 아이들은 예술을 합니다. 지칠줄 모르고 즐겁게 하죠. They work tirelessly to entertain. 제가 몇 일 전에 제주도에 갔다 왔는데, 아이들을 풀어놓으면, 이제 물에서 막 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죠. I was on Jeju Island a few days ago, and when you let the kids out, they're just playing in the water now, but most of them... they love the water. 근데 어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But some kids spend a lot of time in the sand. 거기에서 산도 만들고 바다도... 바다는 아니죠. They make mountains there, and oceans... Not the ocean. 산을 만들고, 뭐.. 이것저것 사람도 만들고, 개도 만들고, 이제.. 부모들은 말려요. You build mountains, you build people, you build dogs, and now... Parents say no. "야 저거 파도가 오면 다 없어져." 다시 말해서 무용하다는 것이죠. In other words, it's useless. 쓸데없는 짓이라는 건데 아이들은 그런건 상관하지 않아요. 만드는 순간이 즐거워요. 계속 그것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어.. 아이들은 뭐,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에요. Uh. Kids, well, they don't do it because someone told them to. 직장에서 상사가 시킨 것도 아니고 뭐, 누가 시킨 것도 없는데 합니다. It's not like my boss at work told me to do it, or anything.

아마 여러분들도 어렸을 때 원초적인 예술의 즐거움을 느껴본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거에요. I'm sure you've had moments as a child where you've felt the primal joy of art.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 한번 써보라고 주면 많은 학생들이 어렸을 때 경험한 원초적인 예술적 경험에 대해서 얘길합니다. When I ask students at school to write about their happiest moment, many of them talk about a primal artistic experience they had as a child. 처음 피아노를 배워서 친구와 연탄곡을 치던 것. 그 담에, 말도 안되는 촌극을 친구와 같이 해서 바보가 됐던 경험, 뭐 이런거. Or the experience of making a fool of yourself with a friend in a ridiculous skit, or something like that. 그 다음에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처음 인화하던 순간, 뭐 이런 경험들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And then we talk a lot about the first time we developed a picture with a film camera, and the first time we printed it, and all that kind of stuff. 여러분도 그런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I'm sure you have moments like that too. 이때까지는 예술이 행복해요. Until then, art makes me happy.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행복하지 않죠? That... work is not happy, is it? 대부분은 힘듭니다. Most of them are hard.

프랑스의 작가 미쉘 뜨루니에가 명언을 남겼는데요. 에.. 좀 짓궂은 코멘트죠. Eh. That's a pretty nasty comment.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Work is not in our nature.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The proof is in the pudding." 그쵸? (웃음) 본성에 맞으면 왜 피곤해요? (Laughs) Why get tired if it's in your nature? 노는거 피곤하지 않아요. I don't get tired of playing. 노는건 밤새 놀 수 있어요. You can play all night. 일을 밤새 하면 잔업수당을 받아야죠. 왜? 힘드니까. 몸도 축나구요. I'm soaking wet. 자... 아이들은 대체로 자기 즐거움을 위해서 예술을 합니다. So... Kids usually do art for their own enjoyment. 놀이로서 하는거죠. We do it for fun.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닙니다. You don't paint to deliver to a client or play the piano to support your family. 물론 그런 아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분 아시죠? You know this guy, right? 이 분은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전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났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인데 이런 소년은 뭐 몇 백년 전 일이니까 예외로 합시다. This is Wolfgang Amadeus Mozart, who traveled all over Europe performing to support his family, but let's make an exception for a boy like this, because that was hundreds of years ago. 자,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이런 예술, 이 행복한 놀이가 끝이 납니다. But at some point, our art, this happy play, comes to an end. 아이들은 학원을 가야 되고, 학교를 가야 되고, 숙제를 해야 되고, 어... 물론 피아노 레슨, 발레 레슨 같은 걸 받긴 하지만 더 이상 재미가 없습니다. Kids have to go to academy, they have to go to school, they have to do homework, uh... Sure, they take piano lessons, ballet lessons and stuff like that, but it's not fun anymore. 해야 되고 경쟁이 개입하고... 재미 없죠? You have to do it, there's competition... It's not fun, is it? 그..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서도 집에 벽에 색칠같은 걸 계속 하다가는 엄마한테 대단히 크게 야단을 맞게 될 겁니다. But if you're in elementary school and you're still coloring the walls at home, you're going to get a really big scolding from your mom. 자, 이.. 꼭 그런 것 뿐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예술가스럽게 행동하면 점점 누군가가 우리를 견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Now, it's not necessarily that, but the older we get, the more artistically we act, the more we think that someone is keeping tabs on us. 탄압을 하게 되고, 어.. 올바르게 행동할 것에 대해 자꾸 요구받게 됩니다.

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면, 중학교 2학년때 학교에서 그.. 경복궁으로 사생 대회를 갔는데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I was working hard on my own drawing. 그랬더니 선생님이 오셔가지고 "너 뭐... 지금 뭐 하고 있냐?" 그래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So I'm "painting hard." "그런데 왜 까만색만 쓰고 있어?" "But why are they wearing black?" 그래서, 까만 색으로 책을 열심히 칠하고 있었어요. So, I was working hard on my book in black. 그랬더니, 어... 제가 이제 말씀 드렸죠. "어두운 밤에 까마귀가 나무 위에 앉아 있다"고 그랬더니 선생님이 "어 그래 영하는 참... 그림에는 재능이 없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있구나?" 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이리 나와! 이 자식아!" 딱 그래 가지고 (웃음) "이리 나와!" 딱 그래 가지고 지금 경복궁, 뭐 이런.. 경회루 이런걸 그려야 되는데 혼자 까만색을 계속 칠하고 있으니까 저를 끌고 나가셨어요. 거기 여중생들도 많이 와있었는데 한마디로 개망신이었죠.

저의 그런 어떤 해명, 설명 뭐 이런 것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고 어, 저는 아주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어... 이상적인 선생님이라면 제가 아까 첨에 말씀드린 것처럼 했겠죠. 저의 어떤, 그림의 재능은 없구나, 김영하란 애가 하지만 얘가 좀 말을 지어내는 재주가 있구나 라고 해서 격려를 해줬을텐데, 그런 선생님은 매우 드물죠. 나중에 제가 이제 유럽의 현대 미술관에 철이 들어서 대학생이 된 이후에 가 보니까 억울하더라구요. 이런 그림들이 걸려있어요. (웃음) (환호)

아니.. 이런 분들은 바젤 이런데 막 걸려있는데 말이죠. 저는 왜 두들겨 맞고, (웃음) 그림을 입에 물고 경복궁 앞에 서 있어야 했는지. 이거 보세요. 이거 황토벽지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죠. 그리고, 현대 미술이란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물론 이 분들은 저처럼 뭐, 까마귀 어쩌고 이런 그.. 촌스런 얘긴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제목이 다 무제에요. 언타이틀 이런건데. 어쨌거나, 현대 미술이라는 것은, 20세기 현대 미술은 이상한 짓을 하나 해놓고 나서, 그 빈공간을 설명과 해석으로 채우는 작업이에요. 제가 했던 거랑 본질적으로 비슷해요. 저는 뭐, 물론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예를 들면, 뭐 더 유명한 분을 보자면..

네. 이거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인데 자전거 안장에다가 핸들을 붙여놓고 황소 머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럴듯 하죠? 예, 그 다음에, 어... 변기를 갖다 놓고 샘이다. 레디메이드 샘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뒤샹같은 예를 봐도, 이 설명과 이상한 짓의 간극을 메우는 것. 스토리로 메운다는 것. 이런 것이 사실은 현대 미술이 했던 일인데 피카소는 아예 말로도 남겼습니다. "나는 내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네, 경회루 안 그려도 된다는건데, 이 말을 제가 중2때 알았으면 선생님이랑 한번 해 봤을텐데. 불행하게도 우리 안에 어린 예술가들은 우리가 예술의 압제자들과 맞서 싸우기 전에 이미 질식해서 죽어버립니다. 이미 갇혀버려요. 그게 우리의 비극입니다.

이렇게 어린 예술가가 갇혀 있거나 추방되거나 죽어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의 욕망이 사라지진 않아요. 우리는 자기를 표현하고 싶고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데 이렇게 됨으로서 자꾸, 다소 음습한 양상으로 예술적 욕망이 드러나게 되는데 노래방에 가서 꼭 이런 노래 부르는 분들 있어요. 쉬스곤이나 호텔 캘리포니아 이런거 하~~ 그 기타리프같은거 하면서 대부분은 민폐죠. 민폔데 그런 막 락커가 되는 분들이 계시죠. 아니면 무도장에서 스텝을 밟거나 또는 스토리텔링을 했으면 훨씬 즐거웠을 분들이 어.. 밤 새 악플을 단다거나 뭐 이런 음습한 방향으로 글쓰기가 나타나게 됩니다.

가끔 그래서 애들 노는거 봐주시다가 자기가 더 흥분하는 아빠들이 있어요. 레고 블럭, 뭐 프라 모델 이런거 하다가 (웃음) "가만 있어봐. 아빠가 할께" 이렇게 하고서는 애는 벌써 흥미를 잃고 딴 데 갔는데 아빠 혼자 뭐 성도 만들고, 뭐 다 만들고 있어요. 이런 우리 마음속 예술적 충동이 억눌렸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나타납니다. 대체로 시기심으로 나타납니다. 이 노래 있죠?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왜 좋아요? 텔레비젼에는 우리가 되고 싶은, 우리가 하고 싶은, 그러나 하지 못한 것들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고 뿐만 아니라, 그걸 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맹렬하게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리모콘을 든 독재자가 되서 욕을 하기 시작하죠. "야 저게 연기냐? 발연기다, 뭐 저런.. 저게 노래냐? 뭐, 노래도 못하는게 무슨 가수냐?" 뭐 이런 얘기들을 이제 하게 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시기심이란 것은, 우리가 사악해서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이런 어린 예술가들이 갇혀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라고 저는 이제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자신의 예술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장 텔레비젼을 끄고 인터넷 접속을 끄고, 끊고 일어나서 뭔가를 시작하면 됩니다. 어.. 제가 연극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뭐 제가 가르친 과목은 아니지만, 연극학이라는 과목이 있었어요. 이 과목은, 연극원에 들어온 학생들 모두가 연극을 한 편 올려야 되요. 단, 연기로 들어온 학생들은 예를, 연기를 해선 안돼요. 그 학생들은 예를 들면 극작을 한다거나, 글을 잘 써서 들어온 학생들은 무대 미술을 한다거나, 무대 미술을 하러 들어온 학생들은 연기를 한다거나 해서 연극을 만드는 겁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나중엔 너무너무 즐거워요. 연극시켜가지고 싫어하는 사람들 거의 못 봤어요. 학교, 군대, 심지어 정신병원에서도 아마 시키면 대단히 즐겁게 할 겁니다. 저는 군대에서도 봤고, 여러 곳에서 연극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그 다음에, 제가 이런 경험도 있는데 글 쓰기 수업을 할 때, 학생들한테 이렇게 과제를 내줍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모여있죠? 그런데 글을 쓰는.. 글이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많아요. 미술하는 학생들, 음악하는 학생들, 많죠. 이 학생들은 글을 자기가 못 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백지를 나눠주고 주제를 하나 줍니다. 예를 들면, 주제는 뭐 간단한 거에요. 어렸을 때 가장 불행했던 경험에 대해서 써라. 대신에 미친 듯이 써야 되요. 미친듯이. 제가 다니면서 독려합니다. 독려해서 "빨리 써!" 이렇게. 미친듯이 두 시간이면 두 시간, 한 시간이면 한 시간 동안. 처음에 한 5분정도만 상을 가다듬고 써내려 가는 거에요.

제가 이렇게 미친듯이 글쓰기 수업을 시키는 이유는 천천히 쓰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요, 우리 마음속에 예술가의 악마가 나타납니다. 이 악마는 글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수백 가지 이유 니가 글을 쓸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들을 얘기하면서 "남들이 너를 비웃을거야. 이건 글이 아니야! 이게 문장이냐? 글씨를 봐라!" 뭐 여러가지 말들을 합니다. 이 악마가 따라오지 못하게 빨리 달려야 되요. 제가 한예종에서 봤던 정말 좋은 글들은 시간을 충분히 준 과제에서 본 게 아니라 학생들이 그렇게 40분동안,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제 앞에서 연필로 쓴 글들에서 발견했던 거에요. 그 학생들이 어떤 몰아지경에 빠져요. 나중에 30분 40분 되면은 뭘 쓰는지도 모르고 막 씁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우리를 방해하는 악마가 나타나지 않죠.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아니라 되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드는 거에요. 될 수 없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게 해서 예술가가 된겁니다. 자 이제 우리가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우고 자기 예술을 시작하려고 할 때, 이제 적들이 바깥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웃음) 그 다음에 배우자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그들은 여러분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니에요. 악마에요. (웃음) 악마입니다. 잠시 변신해서 우리 지구에 내려와서 여러분의 예술가 행을, 예술가가 되려는 걸 막고있는 사람들인데 이 분들에게는 마법의 질문이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우리가 "나 연극을 좀 해볼까봐, 뭐 구청에서 하는 연극 무슨 학교가 있는데 가볼까봐" 라든가 "이태리 가곡을 배울까봐." 그러면, "어 그래? 연극?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마법의 질문이에요.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이렇게 물어봅니다. (웃음)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는게 아니죠. 예술은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것은 우리 영혼을 구원하고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에요. 술과 약물의 도움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자기 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런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담대하게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 그냥 즐거워서 하는거야, 재밌어서 하는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 "내가 좀 먼저 할께" 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 된다는 겁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어떤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인데 이 정체성 중에 하나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는 거에요.

제가 뉴욕에 갔는데 택시를 탔어요. 택시 이제 뒷 좌석에 타죠. 타면 이 앞에 붙어있는데. 그.. 연극 뭐 관련한 게 붙어있어요 . 그래서 "이게 뭐냐?" 그랬더니, 자기 프로필이래요. "당신 그럼 뭐냐?" 그랬더니 연극배우래요. 택시기사지만 연극을 해요. 그래서 "무슨 배역을 주로 하냐?" 그랬더니 자랑스럽게 자기는 리어왕을 한대요. 오 리어왕.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리어왕의 멋진 대사죠? 바로 그런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이에요. 이 사람이 낮에는 골프 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이고,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 배우이고, 은행원이면서 화가, 그러면서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해 나가는 것이죠.

1990년에 현대 무용의 전설적인 거장인 마사 그레엄이 한국에 왔어요. 김포공항에 휠체어를 타고 이 90이 넘은 이 거장이 입국하는 장면을 봤는데 기자가 물어 봤어요. 기자들은 보통 이제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죠. "무용을 잘 할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웃음) "한국의 무용학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예 거장인데. 이게 48년도에 찍은 사진인데 벌써 이때도 이미 거장이셨는데 90년에 그렇게 물어봤던 겁니다. 자. 그랬더니 이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JUST DO IT" (웃음) 야... 감동적이었어요. 그 딱 세 단어를 얘기하고는 바로 입국장을 나가셨는데 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술가가 되자, 당장. 지금 당장입니다. 어떻게? JUST DO IT 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