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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눈물의 고백, 스물 한 번째-189

눈물의 고백, 스물 한 번째-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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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고백, 스물 한 번째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구내 매점에서 간단한 양식으로 저녁을 때웠다. 김 선생이나 나나 입맛을 잃은 사람처럼 먹는 일에 그리 관심이 없었다. 그는 환자나 다름없는 사람이었고 나는 심적인 부담감 때문에 식욕이 일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와서는 아부다비에서 로마로 탈출하는 항로 시간을 재확인했다. 오지리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면 즉시 이태리 항공사에 가서 탈출 항로인 로마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할 예정이었다.

11월 19일. 아침식사는 원피스에 스웨터만 걸친 간편한 복장으로 호텔 식당에서 했다. 전에 빠리 여행때 사람들로 붐비던 큰 호텔에 비해 조용하고 아담해서 좋았다. 서양사람 7,8명만이 앉아 조용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큰 임무 수행을 앞두고 사람들과 부딪치기 싫은 우리들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 언제나 어느 장소에 들어서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동양인이 있는가?' 였다.

만일 조선 사람이나 일본인이 있으면 온통 신경은 그곳에만 쏠렸다. 이런 상황에서 식사를 하면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호텔 복도를 지나다가 서양 사람이 웃으며 ‘굳모닝' 하고 인사를 하는 것도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차츰 습관이 되어 이제는 우리가 먼저 굳모닝 하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는 양식으로 자신이 먹을 것을 직접 가져다 먹는 식이였다. 나는 접시에 빵과 햄을 가져다 잼과 버터를 발라 먹었다. 그런데 접대원이 단물을 마시는 식탁마다 찾아다니며 체크를 하는 것을 보고 단물 값은 따로 계산된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우리는 커피만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김 선생은 소화를 시키기 위해 침대에 누웠고 나는 재미도 없는 텔레비전만 건성으로 보았다. 30분쯤 지나 외출에 나섰다. 거리 안내도를 펼쳐 보며 주변 상점가를 둘러보았다. 어느 악세사리 상점 앞을 지나다가 김 선생은 내가 입고 있던 갈색 코트와 어울리는 귀걸이를 장비품으로 사라고 권했다. 우리는 상점에 들어가 금색에 밤색 무늬를 넣은 팽이 모양의 귀걸이를 한 쌍을 샀다.

비엔나의 명소인 오페라 극장 앞에 오니 해가 조금 나기 시작했다.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김 선생을 세워 놓고 렌즈를 들여다보니 거리가 짧아서 건물 전체가 사진기 속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대충 그냥 셔터를 눌렀다. 어차피 관광객으로 위장하기 위한 흉내일 뿐인데 그깟 기념사진이 뭐 그리 대수인가 하는 마음이었다. 그만큼 딴 일에는 관심도 성의도 없다는 증거였다. 관광을 한답시고 길거리를 나다니기는 하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냥 호텔 방에만 들어앉아 있으면 주변으로부터 의심을 살까봐 의무적으로 나다니는 신세였다.

점심때는 미리 보아 둔 호텔 뒤켠의 중국요리점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양식이 아닌 식사를 하게 되어 실컷 먹어보려고 코트까지 벗어 놓고 대들었다. 그런데 김 선생이 자기 생각만 하고 간단히 잡채밥만 주문하는 것이었다. 요리를 좀 시켜먹고 싶었으나 김 선생이 걸려서 그냥 참았다. 중국집을 나오다가 김 선생은 금세 위가 아파 못 걷겠다며 두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허리를 구부렸다. 겨우 조심조심 발을 떼며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음식을 더 시키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좀 괜찮으세요?”

오후 내내 휴식하며 김 선생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오지리 항공사에서 약속했던 오후 4시에 맞추어 호텔을 나왔다. 해가 짧아서 밖은 벌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했다.

항공사 문을 들어서니 전날 예약 받은 남자 사무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all ok " 라며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표시를 했다. 지금 돈을 지불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라고 한다. 우리는 오지리화 31,300실링에 상당하는 미화를 지불하고 비엔나-베오그라드-바그다드-아부다비-바레인으로 연결되는 항공권 2매를 구입했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눈물의 고백, 스물 한 번째-189 Confessions in Tears, Twenty-First - 189 Исповедь слез, двадцать один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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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고백, 스물 한 번째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구내 매점에서 간단한 양식으로 저녁을 때웠다. 김 선생이나 나나 입맛을 잃은 사람처럼 먹는 일에 그리 관심이 없었다. キム先生も私も、味覚を失った人のように、食べることにはあまり興味がなかった。 그는 환자나 다름없는 사람이었고 나는 심적인 부담감 때문에 식욕이 일지 않았다. 彼は患者同然の人であり、私は精神的な負担感から食欲が湧かなかった。 방으로 돌아와서는 아부다비에서 로마로 탈출하는 항로 시간을 재확인했다. 部屋に戻り、アブダビからローマへの脱出航路時間を再確認。 오지리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면 즉시 이태리 항공사에 가서 탈출 항로인 로마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할 예정이었다. 王子航空で航空券を購入したら、すぐにイタリアの航空会社に行き、脱出ルートであるローマ行きの航空券を購入する予定だった。

11월 19일. 아침식사는 원피스에 스웨터만 걸친 간편한 복장으로 호텔 식당에서 했다. 朝食はワンピースのセーターだけの簡単な服装でホテルのレストランで食べました。 전에 빠리 여행때 사람들로 붐비던 큰 호텔에 비해 조용하고 아담해서 좋았다. 以前、旅行に行った時、人で賑わっていた大きなホテルに比べ、静かでこじんまりとしていて良かったです。 서양사람 7,8명만이 앉아 조용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欧米人7,8人だけが座って静かに食事をしていました。 큰 임무 수행을 앞두고 사람들과 부딪치기 싫은 우리들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 大きな任務を控えて、人とぶつかりたくない私たちにはぴったりでした。 언제나 어느 장소에 들어서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동양인이 있는가?' いつもどの場所に入るときに一番気になるのは、「東洋人がいるかどうか」です。 였다.

만일 조선 사람이나 일본인이 있으면 온통 신경은 그곳에만 쏠렸다. もし朝鮮人や日本人がいれば、そこばかりに神経が集中する。 이런 상황에서 식사를 하면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このような状況で食事をすると、食事が口に入るのか鼻に入るのか分からないほどでした。 호텔 복도를 지나다가 서양 사람이 웃으며 ‘굳모닝' 하고 인사를 하는 것도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차츰 습관이 되어 이제는 우리가 먼저 굳모닝 하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는 양식으로 자신이 먹을 것을 직접 가져다 먹는 식이였다. 食事は洋食で、自分が食べるものを自分で持ってきて食べるというスタイルだった。 나는 접시에 빵과 햄을 가져다 잼과 버터를 발라 먹었다. 私は皿にパンとハムを取り、ジャムとバターを塗って食べました。 그런데 접대원이 단물을 마시는 식탁마다 찾아다니며 체크를 하는 것을 보고 단물 값은 따로 계산된다는 것을 눈치챘다. しかし、ホステスがハニーウォーターを飲むテーブルごとに回ってチェックをしているのを見て、ハニーウォーター代は別料金であることに気づきました。 그래서 우리는 커피만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김 선생은 소화를 시키기 위해 침대에 누웠고 나는 재미도 없는 텔레비전만 건성으로 보았다. 食事を終えて部屋に上がり、キム先生は消化をさせるためにベッドに横たわり、私は面白くもないテレビを乾いた目で見ていました。 30분쯤 지나 외출에 나섰다. 거리 안내도를 펼쳐 보며 주변 상점가를 둘러보았다. ストリートマップを広げて、周辺の商店街を見渡す。 어느 악세사리 상점 앞을 지나다가 김 선생은 내가 입고 있던 갈색 코트와 어울리는 귀걸이를 장비품으로 사라고 권했다. あるアクセサリーショップの前を通ったとき、キム先生は私が着ていた茶色のコートとおそろいのイヤリングを装備品として買うように勧めてくれた。 우리는 상점에 들어가 금색에 밤색 무늬를 넣은 팽이 모양의 귀걸이를 한 쌍을 샀다. 私たちはお店に入り、金色に栗色の模様が入ったコマ型のイヤリングを購入しました。

비엔나의 명소인 오페라 극장 앞에 오니 해가 조금 나기 시작했다. ウィーンの名所であるオペラ座の前に来ると、少し日が差してきました。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김 선생을 세워 놓고 렌즈를 들여다보니 거리가 짧아서 건물 전체가 사진기 속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대충 그냥 셔터를 눌렀다. オペラ劇場を背景に写真を撮ろうとキム先生を立たせてレンズを覗き込むと、距離が短くて建物全体がカメラの中に入らなかったが、大まかにシャッターを押した。 어차피 관광객으로 위장하기 위한 흉내일 뿐인데 그깟 기념사진이 뭐 그리 대수인가 하는 마음이었다. どうせ観光客になりすますためのフリに過ぎないのに、そんな記念写真なんて大したことないだろうという気持ちでした。 그만큼 딴 일에는 관심도 성의도 없다는 증거였다. それだけ他のことには関心も誠意もない証拠だった。 관광을 한답시고 길거리를 나다니기는 하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観光と称して街を歩き回るが、目もくれなかった。 그냥 호텔 방에만 들어앉아 있으면 주변으로부터 의심을 살까봐 의무적으로 나다니는 신세였다. ただホテルの部屋に閉じこもっていると周囲から疑われることを恐れて、義務的に出かける羽目になった。

점심때는 미리 보아 둔 호텔 뒤켠의 중국요리점으로 들어갔다. 昼食は、あらかじめ見ておいたホテルの裏手にある中華料理店に入りました。 오랜만에 양식이 아닌 식사를 하게 되어 실컷 먹어보려고 코트까지 벗어 놓고 대들었다. 久しぶりに洋食以外の食事をすることになり、コートまで脱いで思いっきり食べてみようと思い立ちました。 그런데 김 선생이 자기 생각만 하고 간단히 잡채밥만 주문하는 것이었다. ところが、キム先生は自分のことばかり考えて、簡単に雑炊だけを注文していたのです。 요리를 좀 시켜먹고 싶었으나 김 선생이 걸려서 그냥 참았다. 料理を頼みたかったのですが、キム先生がかかっていたので我慢しました。 중국집을 나오다가 김 선생은 금세 위가 아파 못 걷겠다며 두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허리를 구부렸다. 中華料理店を出ると、キム先生はすぐにお腹が痛くて歩けないと、両手でお腹を抱えて腰をかがめた。 겨우 조심조심 발을 떼며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やっと慎重に足を離して、歩いてホテルに戻った。 음식을 더 시키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食べ物を追加で頼まなければよかったと思いながら、私は残念な気持ちを和らげました。

“좀 괜찮으세요?”

오후 내내 휴식하며 김 선생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午後はずっと休んで、キム先生が回復するのを待ちました。 오지리 항공사에서 약속했던 오후 4시에 맞추어 호텔을 나왔다. 해가 짧아서 밖은 벌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했다. 日が短いので、外はもう土砂降りになっています。

항공사 문을 들어서니 전날 예약 받은 남자 사무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all ok " 라며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표시를 했다. 지금 돈을 지불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라고 한다. 今すぐお金を払って航空券を買えという。 우리는 오지리화 31,300실링에 상당하는 미화를 지불하고 비엔나-베오그라드-바그다드-아부다비-바레인으로 연결되는 항공권 2매를 구입했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