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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절망의 나날, 세 번째-99

절망의 나날, 세 번째-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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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날, 세 번째

나 혼자만 살아나 적들에게 둘러싸인 것을 생각하니 그저 암담할 뿐이었다.

나는 누군지 모를 어떤 분을 향해 죽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정성을 다해 간절히 빌었다.

‘아, 나의 짧은 인생, 여기에서 막을 내리는구나. 제발 고통 없이 죽어지는 행복이라도 마지막으로 베풀어 주시기를.......' 내가 그때 하나님을 믿었다면 하나님께 기도를 했겠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김일성만이 우리의 구원의 빛이었기 때문에 그저 막연한 신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수령님, 제게 힘을 주십시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이상스러웠다. 단 하루도 ‘위대한 수령 아버지'라는 말을 잊어본 적이 없는데도 그런 순간에는 그 말이 튀어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내 곁에는 흰 위생복에 모자를 쓴 간호사와 사복을 입은 여자가 밤낮으로 교대해 가며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었다. 무슨 지시가 있었는지 그들의 감시는 철두철미했으며 조그만 틈바구니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더구나 나를 살려내기 위한 보살핌은 의무감이라고만 생각해 버리기에는 심할 만큼 지극 정성이었다.

간호사 중에는 바레인 여자뿐 아니라 돈벌이를 하러 필리핀에서 온 여자도 있었는데 그들의 병 간호는 어느 쪽 사람이든 매한가지로 열심이었다.

내가 눈을 감은 채 오랫동안 눈을 뜨지 않거나 정신을 잠깐씩 잃으면 나를 흔들어대며 “마유미! 마유미!”하고 목이 쉬도록 이름을 불러 정신이 들도록 열심을 다했다. 내가 깨어나 눈을 뜨면 그들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반색을 했다. 부모형제도 꺼려 할 대소변까지 마다 않고 다 받아냈다. 먹은 것이 없어 대변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그들이 나를 살려내려는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면 그들의 친절과 정성이 넘칠수록 그들이 미웠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내가 저지른 범죄를 내 입을 통해 확인시키기 위해 나를 살려내려고 발버둥치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간병은 나를 내심 감동시키고 있었다.

‘나를 살려내라는 상부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저러겠지! ', ‘살려내서 자백을 받자는 거야! ' 감동되는 마음을 막아내기 위해 그런 생각들을 해보았지만 그들이 나를 대하는 그 순간순간만은 단지 한 인간의 생명을 살리려는 순수하고 헌신적인 마음가짐이 있음을 엿보았다. 나는 모질고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냉정하게 이성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당시 그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부정적으로만 여기고 감사할 줄 몰랐던 내 비뚤어진 심성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변변하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만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보면 글에서나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정신을 잃는 횟수도 줄어들고 몸은 어느 정도 회복 될 기미를 보였다. 정신이 들면서부터 온몸 어느 한군데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마디마디가 다 쑤시고 특히 무릎의 통증은 몸을 약간만 움직이려 해도 “아”하는 비명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심했다. 입안과 그 언저리는 헐고 깨물었던 혀는 침을 삼키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어 올라 쓰라렸다. 목숨은 살아났지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죽은 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다.

잠이 들면 악몽에 시달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다. 꿈에서 엄마, 아버지 그리고 동생들이 내가 폭파시킨 남조선 려객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내가 우물쭈물 망설이자 김승일은 내게 시한폭탄 라지오를 빨리 비행기 선반 위에 올려놓고 내리자고 나를 재촉했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절망의 나날, 세 번째-99 Tage der Verzweiflung, Dritte - 99 Days of Despair, Third - 99 絶望の日々、三度目の正直-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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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날, 세 번째

나 혼자만 살아나 적들에게 둘러싸인 것을 생각하니 그저 암담할 뿐이었다. 自分だけが生き残り、敵に囲まれていることを考えると、ただただ暗澹たる思いしかしない。

나는 누군지 모를 어떤 분을 향해 죽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정성을 다해 간절히 빌었다. 私は、誰だかわからないある方に向かって、死ぬチャンスをくれと、心をこめて懇願しました。

‘아, 나의 짧은 인생, 여기에서 막을 내리는구나. 제발 고통 없이 죽어지는 행복이라도 마지막으로 베풀어 주시기를.......' どうか苦しみなく死ぬ幸せを最後に与えてください.......' 내가 그때 하나님을 믿었다면 하나님께 기도를 했겠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김일성만이 우리의 구원의 빛이었기 때문에 그저 막연한 신을 찾고 있었다. もし私が当時神を信じていたら、神に祈りを捧げただろうが、私はそれまで金日成だけが私たちの救いの光だったので、ただ漠然と神を探していた。 그런데 ‘수령님, 제게 힘을 주십시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이상스러웠다. しかし、「受取人様、私に力をください」という気持ちが湧かないのは不思議でした。 단 하루도 ‘위대한 수령 아버지'라는 말을 잊어본 적이 없는데도 그런 순간에는 그 말이 튀어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一日たりとも「偉大なる領袖の父」という言葉を忘れたことがないのに、そのような瞬間にはその言葉が飛び出してこないからです。 내 곁에는 흰 위생복에 모자를 쓴 간호사와 사복을 입은 여자가 밤낮으로 교대해 가며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었다. 私の傍らには、白い衛生服に帽子をかぶった看護師と私服の女性が昼夜交代で監視を怠らない。 무슨 지시가 있었는지 그들의 감시는 철두철미했으며 조그만 틈바구니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どんな指示があったのか、彼らの監視は徹底的で、少しの隙も与えないように努めた。 더구나 나를 살려내기 위한 보살핌은 의무감이라고만 생각해 버리기에는 심할 만큼 지극 정성이었다. しかも、私を生かすための世話は、義務感だけでは済まされないほどの至極の心遣いであった。

간호사 중에는 바레인 여자뿐 아니라 돈벌이를 하러 필리핀에서 온 여자도 있었는데 그들의 병 간호는 어느 쪽 사람이든 매한가지로 열심이었다. 看護師の中には、バーレーンの女性だけでなく、お金を稼ぐためにフィリピンから来た女性もいたのですが、彼らの病気の看護は、どちらの人にとっても熱心なものでした。

내가 눈을 감은 채 오랫동안 눈을 뜨지 않거나 정신을 잠깐씩 잃으면 나를 흔들어대며 “마유미! 私が目を閉じたまま長時間目を開けなかったり、一瞬意識を失ったりすると、私を振り回して「マユミ!」と声をかけてくれます! 마유미!”하고 목이 쉬도록 이름을 불러 정신이 들도록 열심을 다했다. マユミ!」と喉が休まるように名前を呼んで、気合を入れようと頑張った。 내가 깨어나 눈을 뜨면 그들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반색을 했다. 私が目を覚ますと、彼らは自分のことのように喜んで喜んでくれた。 부모형제도 꺼려 할 대소변까지 마다 않고 다 받아냈다. 親兄弟も嫌がる大便・小便まで全て受け止めた。 먹은 것이 없어 대변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食べたものがないので、便というほどのものはなかったのですが。

그들이 나를 살려내려는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면 그들의 친절과 정성이 넘칠수록 그들이 미웠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彼らが私を生き延びさせようとする理由と目的を考えると、彼らの優しさと優しさに溢れているほど、私は彼らを憎んだが、それも束の間だった。 내가 저지른 범죄를 내 입을 통해 확인시키기 위해 나를 살려내려고 발버둥치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간병은 나를 내심 감동시키고 있었다. 私が犯した犯罪を私の口から確認させるために、私を生き返らせようと必死になっていることを知りつつも、彼らの看病は私を内心感動させていた。

‘나를 살려내라는 상부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저러겠지! 俺を生き返らせろという上層部の命令を果たすためだろう!」! ', ‘살려내서 자백을 받자는 거야! ' ', '生け捕りにして自白させよう!'......。 감동되는 마음을 막아내기 위해 그런 생각들을 해보았지만 그들이 나를 대하는 그 순간순간만은 단지 한 인간의 생명을 살리려는 순수하고 헌신적인 마음가짐이 있음을 엿보았다. 感動する心を抑えるために、そんなことを考えてみたが、彼らが私に接するその瞬間だけは、ただ一人の人間の命を救おうとする純粋で献身的な心構えを垣間見ることができた。 나는 모질고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냉정하게 이성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私は冷静に理性を保つために、厳しい、毒のある心を食べなければならないと、冷静に努力した。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당시 그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부정적으로만 여기고 감사할 줄 몰랐던 내 비뚤어진 심성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변변하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感謝の言葉を一言も伝えられなかったことが悔やまれるほどです。 다시 만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보면 글에서나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もう二度と会える状況でもないので、文章でもいいからお礼を言いたい。

그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정신을 잃는 횟수도 줄어들고 몸은 어느 정도 회복 될 기미를 보였다. 彼らの血のにじむような努力のおかげで、精神を失う回数も減り、身体はある程度回復の兆しを見せた。 정신이 들면서부터 온몸 어느 한군데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目が覚めてから、全身どこも痛くないところがなかった。 마디마디가 다 쑤시고 특히 무릎의 통증은 몸을 약간만 움직이려 해도 “아”하는 비명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심했다. 全身の節々がしびれ、特に膝の痛みは、体を少し動かしただけで「あー」という悲鳴が出るほどひどかった。 입안과 그 언저리는 헐고 깨물었던 혀는 침을 삼키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어 올라 쓰라렸다. 口の中とその辺りはゆるく、噛んだ舌は唾液を飲み込むのが難しいほど腫れて苦い。 목숨은 살아났지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죽은 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다. 命は助かったが、肉体的、精神的な苦痛は死んだも同然だと改めて思った。

잠이 들면 악몽에 시달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다. 眠りにつくと悪夢に悩まされ、冷や汗が全身を濡らす。 꿈에서 엄마, 아버지 그리고 동생들이 내가 폭파시킨 남조선 려객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夢の中で、母と父と弟たちが、私が爆破した南朝鮮の旅客機に一緒に乗っていた。 내가 우물쭈물 망설이자 김승일은 내게 시한폭탄 라지오를 빨리 비행기 선반 위에 올려놓고 내리자고 나를 재촉했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