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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34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Episode 34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안녕하세요. 김영하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네, 어느새 이, 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는 서른네 번째 에피소드가 되었고요. 네, 현존하는 한국어 최고의 수면 팟캐스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네, 제가 지인한테 들으니까 이 팟캐스트를 수면용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그래요. 낮에는 재미있는 거 하다가 밤에는 조용히 잠들기 위하여 그냥 이걸 들으시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어, 자극적인 내용을 피하고 갑자기 소리를 확 지른다거나 어, 이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네, 잠을 잘 잔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죠. 자, 그, 어, 저도 자기 전에 뭐, 대체로 책을 읽는 편입니다. 잠자리 들고 가는 책은 아무래도 좀 무거운 것은 곤란하겠죠. 네, 그렇다고 너무 재미있어도 안 되고요. 그래서 적당한 수준에서 늘 고르게 되는데 한동안 제가 그, 잠자리에서 읽었던 책이 바로 오늘 제가 소개할 그, 책입니다.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산책이라는 책인데요, 네, 이 빌 브라이슨이라는 저자는 원래 제가 좀, 어, 좋아했던, 그런, 어, 작가입니다. 에세이를 주로 쓰시죠. 어, 산문을 쓰시는데요, 여행기도 많이 쓰셨고 그 밖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같은, 어, 좀, 과학 저술과 인문 저술의 중간 정도에 있는 그런 글을 쓰셨는데 이 분의 문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시 유머러스하다는 것이죠. 네, 아무리 무거운 얘기를 쓸 때도 유머를 장착하는 네, 그런 분입니다.

이 분은 어, 미국의 아주 시골에서 태어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오와라는 데인데요. 저도 아이오와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몇 달 머문 적이 있는데. 네, 거기는 그, 옥수수밭이 계속되죠. 옥수수밭, 옥수수밭, 옥수수밭, 가끔가다 콩밭, 다시 옥수수밭, 옥수수밭, 이렇게 어, 펼쳐지는 아주 지루한 곳이고요. 그, 아이오와 시티라는 곳은 아이오와 대학이 있는 곳인데, 제가 머물던 곳입니다. 거기에는 인구가 한 5만 정도 되는 작은 이제, 도시인데요, 많은 작가들이 살고 있습니다. 작가, 저술가, 뭐 학자, 이런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살아서 인구 대비 아마 가장 많은 작가가 있는 도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아이오와에 상당히 그, 유서 깊고 그, 평판이 높은 아이오와 라이팅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어, 작가들이 이제, 모여들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겠죠 주로. 이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글을 쓰는데 별로 할 것이 없는 도시기 때문에 어, 몇 발자국 걸어나가면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몇 발자국 걸어나가면 뭐, 옥수수밭입니다. 그래서 그냥 앉아서 글을 쓰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글쓰기에 최적의 도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그런 도시인데요, 이 아이오와를 배경으로 한 뭐 유명한 영화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있죠. 네, 일생을 무료하게 보내던 한 여자분이 어, 멀리서 찾아온 내셔널 지오그래픽이였나요, 네, 그 기자, 어, 사진가를 보고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그런 영환데, 소설도 있었죠. 아이오와에 가면, 어,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네, 권태와 이 무료가 주 전체를 지배하고 있죠.

이 빌브라이슨은 아이오와주의 그, 주도인 디모인에서 태어났는데요. 그, 대학을 좀 다니다가 한 2학년 때인가요 금방 그만뒀습니다. 그만두고 넉 달간에 걸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고 첫 번째 기착지가 영국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영국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어, 어떻게 보자면 영국에서 자기의 또 다른 정체성을 발견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영국인들이야말로 이, 날카로운 풍자와 이, 재치를 선호하는 그런 국민들이고 백인,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도들이 많은 아이오와보다는 이 영국이 이 빌 브라이슨에게는 뭐 더 잘 맞았을 것 같습니다. 이, 그, 처음에 아마 뭐 정신병원인가요? 아마 영국의 어떤 정신병원에 일자리를 얻어서 또 잠깐 있었다가 다시 나중에 그, 스티븐 카츠라는 이 인물은 나중에 빌 브라이슨의 에세이에 자주 등장하게 돼요. 특히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정말 그, 웃긴 좀, 책이 하나 있는데 애팔래치아 트레일 애팔래치아 산맥을 등산하는 그런 내용인데 이, 스티븐 카츠라는 인물, 물론 가명이고요, 사실 저는 이 인물 자체가 어떤, 그, 가상의 인물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사실 하고 있습니다. 이 인물은 언제나 이, 그, 작가의 좀, 원초적인 욕망을 표현하는 인물인데요. 예를 들면 뭐, 배고프다, 다리 아프다, 여행 다닐 때 늘 투덜대고, 뭐, 야 저 여자 예쁘지 않냐, 뭐 주로 이런 얘기를 하는 친구예요. 같이 따라 댕기고 고등학교 동창으로 나오고 있지만 사실은 만들어진 인물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저는 지금도 갖고 있습니다. 하여튼 이 스티븐 카츠라는 인물과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뭐, 주거니 받거니 하고 그러는 것이 상당히 그, 재미있습니다. 이 카츠라는 어, 어쨌든 친구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고 그 경험이 이, 그, 발칙한 유럽 산책, 원래 영문 제목은 뭐, 이런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Neither Here nor There>라고 해서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다 뭐, 이런 제목인데 하여간 이 책의 어떤 일부를 이루게 됩니다. 하여간 이, 그, 빌 브라이슨은 여행을 다니면서 온갖 곳에서 투덜거리고 예를 들면 뭐, 이, 불만을 말하고 또, 그것들을 희화화하고 이런 어, 여행입니다. 여행에서 뭘 배우고 느끼고 어, 그러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죠.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도 출간이 돼 있습니다마는 마크 트웨인의 어, <19세기 세계일주>인가요, 그 책의 맥을 잇는 여행가 저술이라고 어, 할 수가 있겠습니다. 네, 제가 한동안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을 그, 침대에 가져가서 읽은 것은 네, 웃기기 때문입니다. 자기 전에는 뭘 배워 봐야 금방 잊어버리고요, 어, 스토리를 따라가다가는 아침이 되면 다시 되새겨야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짤막한 도시, 도시, 도시, 도시마다의 에피소드가 있으니까 그걸 따라가다가 그냥 잠들면 어, 꿈자리도 뒤숭숭하지 않고 또 요새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이 좀 어두운 내용이어서 어, 소설을 쓰다가 그냥 잠이 들면 꿈자리가 뒤숭숭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기 전에는 좀 유쾌한 책을 읽어 보자 이런 생각에서 음, 가져왔는데 역시 효과가 좀 있었습니다. 이 풍자라는 것은 그 어떤 대상을 단순히 비꼬는 것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어, 말을 중립적인 형태의 언사로 표현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 우리나라 이, 문학에서는 풍자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어, 부정적인 말을 그대로 부정적으로 하는 문화, 예를 들어서 뭔가에 대해서 욕하고 싶으면 그냥 욕을 하는 거죠. 네, 그리고 비판하고 싶으면 그대로 직설적으로 비판하면 되는 이, 문화이기 때문에 굳이 풍자나 비아냥의 그, 문체를 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반면 이, 영국이나 이, 프랑스 이런 문화권에서는 가능하면 대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고 그것을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얼핏 긍정적으로 들리는 말로 바꿔서 말하는 것을 더 높게 평가하는 그런 오랜 그, 문체적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 부정적인 자기의 생각을 어떤 대상에 대해서 그대로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그것은 무례하거나 아니면은 문학적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요. 이런 문화 속에서는 가능하면 어,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얼핏 긍정적으로 어, 들릴 수 있는 말로 자기의 부정적인 언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비꼰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런 뜻이죠. 근데 뭐 우리 한국인들은 워낙 인제 좀 뭐랄까 감정적이고 어떤 직설적이죠. 그래서 그냥 어, 시원하게 말해버리는 쪽을 선택하는데 빌 브라이슨은 정확히 그 반대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서 얘기할 때 가능하면 비유를 동원하거나 아니면 돌려서 말하거나 비꼬는 어, 사람이고요.

놀라운 것은 보통 어, 그런 문체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저자는 사람들의 미움을 받기가 쉬운데 이상하게도 빌 브라이슨은 미워할 수가 없는 그런 어, 저자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데 그 비꼼과 풍자의 대상에 늘 자기 자신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조차도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고 또 자기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카츠라는 친구에 대해서도 어, 그런 어, 어 그, 비아냥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편안한 희극적인 주인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어, 어떤 편안한 즐거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균형을 맞추기는 대단히 어렵죠. 어, 남을 웃기면서도 또 동시에 자기 자신을 희화화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죠. 어쨌든 이, 그, 빌 브라이슨은 나중에 영국에서 무슨 상도 받아요. 뭐, 영국 문화를 뭐, 존중했다던가 뭐 하여튼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어쨌건 영국인들이 볼 때 어, 미국인을 무척 이제 뭐, 낮게 보잖아요. 일종의 명예 영국인이다 라고 유명을 한 그런 사람입니다. 너는 저, 그, 천박한 미국에 살고 있지만 아직 영국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사람이다 뭐, 하여튼 이런 뉘앙스의 상이 아닐까 저도 혼자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 오늘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중에서 한 몇 부분을 읽겠습니다. 먼저, 그, 읽을 부분은 스웨덴의 예테보리 편입니다.

(음악)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에 외레순드를 가로지르는 페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자 다시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나는 암회색 바다를 보거나 KNF의 스칸디나비아 남부 지도를 보고 여행 계획을 짜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도에서 보면 덴마크는 딱딱한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깨진 접시 조각 같다. 깊은 만과 전갈 꼬리처럼 생긴 반도 그리고 바다 안에 자리 잡은 또 다른 바다로 구성된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 여러 촌락과 도시는 에레스쾨빙, 스케르베크, 홀스텐브로, 그리고 대체 무슨 뜻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은 걸까 호기심을 자아내는 미델파르트 등 꽤 다정스럽게 들렸다. 그리고 이런 촌락 수십 곳에서부터 아늑하게 동떨어져 보이는 안홀트와 엔델라베까지 붉은 점선이 나 있었으며, 발트해 연안에 표표히 떠있어 덴마크보다 오히려 폴란드에 더 가까운 북단의 보른홀름까지 점선이 이어져 있었다. 나는 갑자기 조그만 섬마을에 모두 가보고 싶었다. 물론 이 많은 섬들을 다 둘러볼 시간은 없다. 하긴 살면서 언제 시간이 많은 적이 있었던가. 커피 한 잔도 마실 시간도 없지 않은가.

서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245km 떨어진 예테보리로 우리를 데려갈 붉은 갈색 기차가 헬싱보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낮은 산, 붉은 축사, 겨자색 조그만 군청 건물이 있는 촌락들,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한 소나무 숲, 미늘 벽으로 된 주말 별장, 개인용 소형 후드, 뒤집힌 보트, 이런 아름다운 풍광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기차는 이따금씩 해안 근처로 방향을 바꾸어 나무들 사이로 차가운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잠시 후 빗줄기가 창문에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스웨덴 사람 특유의 금발을 하고 금속 테 안경을 쓰고 머리를 하나로 묶은, 볕에 보기 좋게 그을린 젊은 남자와 함께 앉았다. 그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갔다가 예테보리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실은 전 여자 친구가 더 맞는 말인데다, 그는 그녀를 만나보고 왔다고 할 수 없었다. 도착해보니 여자 친구가 카펫을 파는 모로코 상인과 함께 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 남자가 페르시아 검을 휘두르며 스웨덴 남자에게 당장 제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거시기를 짤라 버리겠다고 위협했다나. 수천km 떨어진 곳에 아무 소득 없이 다녀온 점을 가만하면 젊은 남자는 상당히 평온해 보였고, 기차 여행 내내 다리를 꼬고 앉아 엄청나게 큰 통에 담긴 보라색 요거트를 계속 퍼먹으면서 토마스 만의 소설을 읽었다.

엥엘홀름에서 승객 두 명이 우리 칸에 합류했다. 퉁명스러워 보이는 검은 옷차림의 나이 든 아주머니는 1937년부터 웃어본 일이라곤 없는 사람 같았는데, 내 얼굴을 수배 용의자 포스터에서 보기라도 한 듯 여행 내내 나를 주시했다. 또 한 사람은 아주 꼬장꼬장해 보이는 노인이었는데 최근에 퇴직한 전직 교장 선생님 같았다. 나는 처음부터 이 노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젊은 스웨덴 남자가 앉아 있던 자리에는 원래 교장의 자리였다. 교장은 젊은 남자를 비키게 했을 뿐 아니라, 자기 자리 위 수화물 칸에 있던 젊은이의 짐을 모두 반대편으로 옮기라고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뭐란 말인가. 그러던 교장은 오랫동안 요란스럽게 자기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방에서 접힌 신문과 자두가 담긴 봉지를 꺼내더니 가방을 짐칸에 올려놓고는 좌석에 뭔가 불쾌한 게 떨어져 있지 않나 세세히 살핀 다음 손등으로 좌석을 털어 내고 재킷과 그 안에 입은 상의를 의식이라도 치르듯 조심스럽게 접었다. 그런 다음, 젊은이나 내게는 일언반구 없이 아주머니에게만 양해를 구한 후 창문을 조절했다. 그러더니 잊어버린 물건이 있었는지 서류가방을 다시 꺼내 손수건을 한 번 들여다본 후 창문을 다시 조절했다. 교장이 몸을 구부릴 때마다 그의 엉덩이가 내 얼굴 앞에서 춤을 추었다. 권총 한 자루를 그토록 갈망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주변을 돌아볼 때마다 이 할망구는 저승사자처럼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침은 그렇게 지나갔다. 나는 침을 흘리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졸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졸음이 많아지는 것 같다. 잠에서 깨어보니 나와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이 모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교장은 입을 한껏 벌린 채 드르렁거리며 코를 골고 있었다. 순간 열차의 움직임과 함께 내 발이 흔들릴 때마다 교장에게 닿아 그의 군청색 바지를 더럽히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뿐만아니라 내 발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면 그의 무릎에서 발목까지 그 자국이 길게 늘어나 바지에 흥미로운 자취를 남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고개를 아주 약간 돌리자 그 할망구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즉시 자는 척하기 시작했다. 할망구가 찍소리라도 냈다가는 내 재킷으로 덮어씌워 질식이라도 시킬 참이었다. 그러나 할망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후는 그렇게 갔다. 나는 전날 가벼운 저녁을 먹은 후 아무것도 먹지 않아 무엇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심지어 토사물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 역사상 유일한 음식인 우리 할머니의 ‘크림에 버무린 햄과 다진 당근' 같은 음식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후 늦게 역무원이 커피와 간식거리를 담은 삐걱대는 손수레를 밀며 나타났다. 모두들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고 음식의 가격을 열심히 살폈다. 내 수중에 스웨덴 돈이라고는 24크로네밖에 없었다. 그 정도면 용돈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돈으로는 별로 든 것도 없고 빵도 한쪽밖에 없는 샌드위치밖에 살 수가 없었다. 아래쪽 빵만 있는 햄버거 위에 시든 상추 한 조각과 구슬 크기 만한 미트볼 여덟 개가 얹혀있는 샌드위치였다. 스웨덴에서 뭔가를 사 먹는다는 건 가슴이 미어지는 경험의 연속이다. 나는 샌드위치를 사서 셀로판지를 조심스럽게 벗겨 냈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내 입에 가져가는 순간 기차가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렸다. 역무원의 손수레에 든 음료수병들이 서로 부딪치며 소리를 냈고 샌드위치에 있던 미트볼은 불붙은 배에서 탈출하는 선원들처럼 모조리 빵에서 뛰쳐나갔다. 나는 미트볼이 바닥에 떨어져 여덟 조각이 먼지투성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망연자실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했지만 검은 옷의 할망구는 내게 더욱 경멸조의 눈길을 보냈다. 교장은 번쩍이는 그의 구두에 미트볼이 닿지 않도록 발을 슬쩍 치웠다. 스웨덴 젊은이와 역무원만이 안 됐다는 내색을 하면서 내가 미트볼을 주워 올려 재떨이에 넣을 때 미트볼의 위치를 가리켜주었다. 나는 멍하니 시든 상추와 말라빠진 빵조각을 씹으면서 어디라도 좋으니 지금 이 순간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공상을 했다. ‘두 시간 반만 참으면 돼.' 나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그러고 나서 저 할망구를 당장 자리에서 끌어내 창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그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그 할망구를 째려보았다.

기차는 여섯 시가 막 지나서 예테보리에 닿았다.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보도블록을 두들겨댔고, 급류를 이루면서 도로의 배수구로 흘렀다. 나는 재킷을 머리 위에 뒤집어쓰고 역 광장으로 내달렸다. 달리는 트랜 전차를 요행히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커다란 물웅덩이를 비켜 주차된 차량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왔다. 가로등 기둥과 쇼핑 나온 노인 두 분을 머리로 받을 뻔하기도 했다. 나는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킥오프라도 하는 시카고 베어스팀 풋볼 선수처럼 질주를 멈출 수가 없다. 발에 나타나는 투렛 증후군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헐떡대고 온통 비에 젖은 채 발에 닿는 첫 호텔에 돌진해 들어갔다. 나는 빗물을 뚝뚝 흘리면서 셔츠 소맷자락으로 안경에 서린 김을 닦은 후 안경을 다시 쓰다가 너무 고급 호텔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화단에는 야자수도 심어져 있고 없는 게 없었다. 나는 잠시 뺑소니를 칠까도 생각해 봤지만, 생쥐 같은 젊은 프런트 직원이 내가 카펫이라도 옆구리에 둘둘 말아서 훔쳐가지 않을까 감시하는 듯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눈에 띄자 갑자기 목에 힘이 들어갔다. 아직 여드름도 안 가시고 착탈식 넥타이 따위나 매고 있는 열아홉 살 애송이 녀석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망신이 아닌가. 프런트 데스크로 저벅저벅 걸어가서 1인실 객실 숙박료가 하루에 얼마냐고 당당하게 물었다. 애송이가 말한 금액은 현찰로 계산한다면 돈을 담을 손수레라도 가지고 은행에 다녀와야 할 액수였다. “아, 그렇군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물었다. “개인 욕실과 컬러 TV도 있겠군요?” “물론이지요.” “샤워 캡도 무료고요?” “예, 손님.” “개수대 옆에는 등나무 바구니에 무료 샤워 젤과 면도용 크림도 담겨 있나요?” “물론입니다, 손님.” “휴대용 반짇고리도요? 바지 다리미는?” “있습니다, 손님.” “헤어드라이어는요?” “비치돼 있습니다, 손님.” 나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매직 와이프에서 나온 일회용 구두 스펀지는 없겠지?” “물론 있습니다, 손님.” 젠장. 이 중 하나는 없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러면 너털웃음 한번 웃어주고 한심하다는 듯 머리를 흔들면서 나오려고 했건만! 그런데 전부 다 있다니. 줄행랑을 놓을 게 아니면 투숙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국 나는 투숙하기로 했다. 방은 쾌적하고 비즈니스맨용 객실 같은 분위기였지만, 작았고 전등은 20촉짜리에 불과했다. 유럽인들은 이렇게 어두운 등으로는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걸 도대체 언제 깨우칠는지! 그리고 작은 TV와 시계 겸 라디오, 샤워기가 딸린 괜찮은 욕실이 있었다. 나는 욕실의 로션이란 로션은 모조리 내 배낭에 털어 넣고 등나무 바구니까지 넣었다. 안 될 게 뭐람? 그리고 방에서는 성냥갑과 필기도구, 공짜이거나 들고 갈 수 있는 물건은 모조리 챙겼다. 그런 다음에야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예테보리 탐험에 나섰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저 유명한 리세베리 공원 쪽으로 걸어가 볼까 했지만 억수 같이 쏟는 비 때문에 200m도 못 가서 돌아와야 했다. 다시 시내로 터덜터덜 걸어서 주요 상점가를 둘러보았다. 비를 덜 맞으려고 빗물이 흐르는 상점 차양에서 다른 차양으로 전속력으로 철퍼덕거리며 이동했다. 제대로 된 식당 하나면 족했는데, 하나도 없는 듯했다. 나는 비에 쫄딱 젖었고 추워서 떨고 있었으며 하릴없이 호텔로 돌아가 어떤 가격의 아무 음식이라도 먹으려던 참이었다. 그때 실내 쇼핑센터가 눈에 띄었고, 나는 개처럼 몸을 털며 그리로 돌진해 들어갔다. 상점은 대부분 울워스 비슷하게 밋밋한 곳이었지만, 그 안에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곳이 근사한 저녁 산책 코스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말이 많아지고 보기 안 좋은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런 단계의 취객들은 금세 친구가 되거나, 아니면 싸움을 걸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 옷에 토악질을 하기 십상이라, 나는 안전거리를 두기로 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관해서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공공장소에서 취객들을 아주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두 나라는 은행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맥주 한 병 사기도 어려울 만큼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곳이 아닌가. 게다가 들어서는 정부마다 필사적으로 반음주 정책을 실시해서 음주에 드는 비용과 노력을 무색케 해버렸는데도, 역이건 공원 벤치건 쇼핑센터건 가는 곳마다 심하게 취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두 나라는 인생의 즐거움이란 즐거움은 모두 쥐어짜 없애버리자고 작정이라도 한 듯하다. 소득세율과 부가가치세율은 세계 최고에, 무자비한 음주 관련법, 밋밋하기 짝이 없는 술집, 맛도 멋도 없는 음식점에다가 TV는 또 어떤가, 네브라스카 같은 산간벽지에 처박혀, 두어 주 동안 지내는 것만큼이나 재미가 없다. 게다가 물가는 어찌나 비싼지 초콜릿 바를 하나 사면 거슬러주는 잔돈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그보다 조금이라도 더 비싼 물건을 사면 통한의 눈물이 절로 나온다. 겨울에는 뼈가 으스러질 듯 춥고, 다른 계절에는 좀 나은가 하면 연중 내내 비가 온다. 이 두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곤 상점도 다 문을 닫고 불도 반쯤 꺼져 있는 쇼핑센터의 진열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이 붙은 정원용 수레며 플라스틱 가구 따위를 구경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입법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가장 공허하고 제한적인 법률로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다. 가령 노르웨이에서는 술잔이 바닥나기 전에 바텐더가 술을 더 따라 주는 것이 불법이다. 이게 대관절 법으로 정해야 할 만한 일인가? 노르웨이에서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제과점에서 빵을 굽는 것도 불법이다. 그것참 고마운 법이 아닌가? 양심 없는 노르웨이 제빵사가 주말에 구운 빵을 신선한 빵인 양 속여 팔지 못하게 해주니 말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터무니없고 무의미하다 못해 초현실적인 법은 차량 운전자에게 가장 해가 강렬한 여름 오후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주행하도록 정하고 있는 스웨덴 법이다. 이런 법을 생각해 낸 사람은 누군지 정말 만나보고 싶다. ‘따분한 생활권장부' 장관쯤 되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스웨덴에 여행하러 갔는데, 보행자들이 모두 광부들이 쓰는 전등을 머리에 착용하고 있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나는 쇼핑센터 지하에 있는 피자헛에서 저녁을 먹었다. 손님이라고는 나 혼자였고 읽을거리를 갖고 가지 않았던 터라, 텅 빈 주변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물 한 잔을 마시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관한 수수께끼를 지어내며 피자를 기다렸다. 문제: 스웨덴에서는 벽 한 면을 칠하는 데 사람이 몇 명이나 필요할까? 답: 27명. 한 명은 페인트칠하는 데, 그리고 나머지 26명은 구경꾼들을 정렬시키는 데 필요하다. 문제: 노르웨이 사람들은 뿅 가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 답: 담배 끝에 붙은 필터를 떼어낸다. 문제: 스웨덴에서 집에 전투 경찰을 출동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답: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된다. 문제: 스웨덴 사람의 식생활에는 주식이 두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청어인데 나머지 하나는 무엇인가? 답: 역시 청어. 문제: 지중해 해변에서 노르웨이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은? 답: 방한 부츠를 신은 사람을 찾는다. 그러면서 반쯤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혼자 킬킬대고 웃었다. 비에 흠뻑 젖은 옷을 입은 채 낯선 나라의 텅 빈 음식점에서 1인분에 25달러나 하는 피자를 기다리며 혼자 앉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는가. 피자를 먹고, 저녁 시간을 조금이라도 활용하기 위해서 다음 날 스톡홀름으로 가는 아침 고속 열차표를 사러 역으로 나갔다. 스웨덴에서는 아무 열차나 집어타면 되는 게 아니고 심사숙고한 다음에 표를 예매해야 한다. 매표소에는 번호표를 나눠주는 기계가 있어, 번호를 받고 나서 번호가 창구에 표시되면 용무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진행 중인 번호는 391번이었는데, 내 번호는 차례가 제일 나중인 415번이었다. 20분 동안 기다렸는데도 번호는 393번까지밖에 진행되지 않아서, 나는 눈요깃거리 잡지나 보려고 역에 있는 신문 가판대로 갔다. 그러나 가판대는 문을 닫았고, 나는 두어 개 여행사의 관광 포스터나 보다가 다시 매표소로 돌아왔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내가 없는 사이에 순번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415번은 이미 표시되었다 사라지고 없어 번호를 다시 뽑아야 했다. 이번에는 432번이라 적힌 표를 뽑아들고 앉아 반 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내 번호가 표시되자 나는 창구로 가서 다음 날 아침 10시 5분 스톡홀름행 표를 달라고 했다. 직원은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난 영어를 말하지 못합니다.” 이런 황망할 데가 있나. “스웨덴 사람들은 다들 영어를 하던데요.” 나는 무기력하게 항거했다. 그는 더 슬프게 말했다. “난 못합니다. 제발 3번 창구로 가십시오.” 그는 구석에 있는 창구를 가리켰다. “저 여자가 영어를 매우 잘 말합니다.” 나는 3번 창구로 가서 다음 날 아침 스톡홀름행 표를 달라고 했다. 여직원은 내 손에 쥔 구겨진 번호를 보더니 자기 창구 위쪽에 표시된 번호를 가리켰다. “번호가 틀렸는데요. 지금 번호는 436번입니다.” 여직원이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머리가 희끗하고 사나워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자기 자리에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일어나 나를 향해 돌진해 왔다. 나는 자기네 나라 말밖에 못하는 남자 직원과의 문제를 설명하려 했지만, 창구 여직원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번호를 다시 받으세요. 그러면 내가 다시 부를 수도 있겠지요. 지금은 이 여자 분 순서입니다.” “왜 엉뚱한 창구에서 야단이쇼?” 나이 든 아주머니는 귀가 잘 안 들리는 사람처럼 고함을 쳤다. “지금은 내 차례요.” 여자는 이렇게 덧붙인 다음, ‘외국인들은 원래 이렇게 멍청한가? '에 동의를 구하는 듯한 오만한 표정으로 좌중을 쓱 둘러보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번호표 기계로 가서 다시 번호를 받았다. 실은 번호표를 세 개나 뽑았다. 세 개 중에 적어도 하나는 써먹을 수 있겠지. 다시 새로운 자리에 앉아서 번호판을 보았다. 어허, 참 재미있어 죽을 지경이군! 결국 다시 내 차례가 되었지만, 스웨덴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못하는 아까 그 남자의 창구인 5번으로 다시 가라니! 그 번호는 구겨버리고 다음 번호가 호출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다음 번호도 그 남자 차지였다. 나는 창구로 부랴부랴 달려가 제발 내 마지막 남은 번호는 부르지 말아 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마지막 번호를 호출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또 번호표를 받고 다시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발 부탁입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일 아침 10시 5분 발 스톡홀름행 편도 표만 있으면 된단 말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는 말했다. 나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듯이! 그리고 돈을 받고 표를 내주었다. 스웨덴의 자살률이 왜 그리 높은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음악)

네, 비를 쫄딱 맞고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이 스웨덴 사람들의 지나치게 진지한 모습, 이 바른 생활의 모습 이런 것들을 이, 비웃으면서 동시에 또 어… 날카로운 관찰들을 보여주고 있죠? 네, 이거보다 훨씬 뭐 심한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이 소설에 등장합니다만 네 이 부분… 재밌습니다. 빌 브라이슨은 엄숙한 나라 예를 들면 독일이라던가, 이런 게르만 족, 국가들에 가서는 그들의 이 그 지나치게 엄숙한 태도를 이제 그 조롱하기도 하고요. 그런가 하면 또 라틴 계열의 국가들 이탈리아라던가 그런데 가서는 엄청난 말도 안 되는 일들 북새통 비합리 이런 것에 당황하기도 하는데 어쨌건 이 빌 브라이슨이 계속해서 포착하고 있는 것은 여행자들이 겪게 되는 그 말도 안 되는 일들입니다. 여행자는 그 나라에 살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관습과 충돌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여행자들은 여러 가지 태도를 취하게 되죠. 예를 들면 거기서 배울 점을 찾는 사람들이 있구요. 이런 게 이제 유길준의 서유견문 이래로 많은 여행기의 어떤 문체적 태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가 하면 빌 브라이슨처럼 완전히 국외자의 자세에서 그것들을 네,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참 이상하다. 그리고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오해들이 있습니다만 이 오해에 주눅들기 보다는 네, 그것을 자기 멋대로 상상할 수 있는 어, 일종의 기회로 삼는 것이죠. 네 그런 이 빌 브라이슨의 여행태도 대단히 좀 귀엽습니다. 이 대단히 좀 뚱뚱한 분이거든요. 뚱뚱하고 어 누가 봐도 이렇게 크게 매력이 있는 그런 어… 남자는 아닌데 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유럽인들이 미국 관광객에 대해서 갖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철없고 좀 지나치게 말하자면 먹는거 좋아하고요. 뚱뚱하고 어, 유럽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려 들지않고, 네 그것들에 대해서 이 계속 투덜대기만 하는 어떤 미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빌 브라이슨이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이런 사람이니까 우리가 좀 더 편하게 감정 이입해서 이 사람의 여행기를 읽을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네 두 번째로 읽을 부분은요, 네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도착한 이, 빌 브라이슨의 이야깁니다.

(음악)

나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열차를 타고 피렌체로 갔다. 기차는 다리에 쥐가 난 육상 선수처럼 경치를 가르며 주행하는 내내 다리를 절었고, 간이식당도 없었다. 열차 안은 처음에는 붐비더니 오후가 저녁이 되고, 저녁이 까만 밤으로 기울자 승객이 점점 줄더니 결국은 서류 더미에 싸인 기업가 한 사람과 노틀담의 꼽추 닮은 사람 경연 대회라도 참가하는 길인 듯한 남자 한 사람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 기차는 몇 킬로미터마다 지난 몇 주 동안 기차가 선 적이 없어 승강장에까지 풀이 무성하게 자란 어두운 역에 멈추었고, 역시 아무도 내리거나 타지 않았다. 때로는 기차가 칠흑 같은 시골 한복판에 멈춘 후 그 상태로 머물러 있곤 했다. 너무 오래 서 있어서 혹시 기관사가 주변 풀밭에 소변이라도 보러 가다가 우물에 빠진 것 아닌가 걱정되기도 했다. 얼마 있다 보면 기차는 한 30m쯤 뒤로 주행하다가 멈추고, 그러다가 다시 가만히 서 있곤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객차를 들썩일 만큼 쿵 하는 큰 소리가 나고, 창문이 깨질 것 같은 소리가 난 다음에는 평행한 옆 철로 위로 다른 기차가 쌩하고 지나간다. 밝은 불빛이 번쩍이고, 그 안에 탄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즐기면서 카드놀이도 하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유럽 대륙을 횡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잠시 눈에 들어온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고요만이 흐르고 열차가 황량한 다음 역을 향해 다시 기어갈 힘을 모을 때까지 우리는 또다시 영원의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아 기다렸다.

우리가 피렌체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훌쩍 넘었다. 나는 너무도 배고프고 지쳐서 발에 차이는 어떤 호사라도 누려야 마땅한 기분이었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역사 주변의 음식점들이 모두 닫혀 있는 걸 보자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었다. 스낵바 하나에 아직 불이 켜져 있었고, 나는 양송이와 살라미, 올리브 오일이 듬뿍 올라간, 대형 쓰레기통 뚜껑만한 피자를 꿈꾸면서 서둘러 그리로 갔다. 그러나 내가 도착했을 때 스낵바 주인은 이미 문을 닫아걸고 있었다. 나는 풀이 죽어 반 블록도 못 가서 발에 걸리는 첫 번째 호텔에 들어갔다. 호텔은 멋대가리 없는 현대식 콘크리트 박스였다. 바깥에서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데다, 이토록 멋없는 호텔에 돈을 벌어주는 것은 내 여행 원칙에 전면 배치되었지만, 나는 피곤하고 배가 고팠다. 게다가 소변이 엄청나게 급했고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싶었기에 도저히 내 원칙을 고수할 수가 없었다. 호텔 프런트 직원은 1인실 하나에 말도 안 되는 액수를 제시했지만, 나는 승복하는 의미의 손짓으로 그 가격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112세 된 노인장 짐꾼께서 세상에서 제일 느린 승강기로 나를 친히 방까지 안내하셨다. 5층까지 가는 데 이틀은 족히 걸리는 속도로 올라가면서 그분에게 듣자니 식당은 닫았고 룸서비스도 없다고 했다. 노인장은 꽤 자랑스럽게 이 말을 했다. 그러나 바가 닫으려면 앞으로 35분이 남았으니 거기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노인은 흥겹게 손가락을 흔들어 보이셨고, 그건 이 정보에 전혀 신빙성이 없다는 뜻이었다. 나는 소변이 너무 급했고, 바가 문 닫기 전에 그리로 달려가야 했건만, 노인장은 샤워실과 TV가 어디에 있고 수납공간이 어디 인지를 알려주면서 그를 꼭 따라오도록 했다. “감사합니다. 영감님이 아니셨으면 제가 저런 걸 어떻게 찾겠습니까?” 나는 1,000리라쯤 되는 지폐 뭉치를 노인의 주머니에 찔러드리며 그를 거의 문밖으로 떠밀다시피 내보냈다. 무례를 범하고 싶진 않았지만 나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 후버 댐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기분이었다. 5초만 더 있었다가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털썩 떨어져 물을 뿜어대는 소방 호스 짝이 날 뻔했다. 그런 사태는 간신히 모면했지만 얼마나 시원했던지.

나는 잽싸게 세수를 한 다음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서둘러 승강기로 달려갔다. 승강기는 아직도 내려가는 중이었다. 다운 단추를 누르고는 시계를 쳐다본다. 과히 나쁘지 않다. 바가 문 닫으려면 아직 25분이 남았으니 맥주 한 잔과 아무 스낵이나 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단추를 다시 누르고, ‘엘리베이터 송'을 허밍으로 부르면서 시간을 죽인다. 뺨을 부풀렸다 말았다 하면서 의심스런 눈길로 목을 복도 거울에 비춰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승강기가 오지 않자 비상계단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한 번에 계단 두 개씩 뛰어 내려간다. 나라는 존재는 맥주와 샌드위치 생각에만 온통 몰두해 있는데, 맨 아래층까지 내려가 보니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고 이탈리아 어로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화재 발생 시 시체 적재소.'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1층으로 다시 올라갔다. 역시 문이 잠겨 있다. 작은 창문을 통해 아직 바가 열려 있고, 어둡고 편안한 가운데 손님이 많은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게다가 각 테이블마다 땅콩과 피스타치오가 담긴 조그만 그릇이 놓여 있다. 저거면 충분해! 문을 두들겨도 보고, 손톱으로 긁어도 봤지만 아무도 내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2층으로 올라갔고, 천만다행으로 그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나는 바로 승강기로 가서 내려가는 단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눌렀다. 잠시 후, 올라가는 단추에 불이 들어오더니 문이 열리고 똑같은 푸른색 양복을 입은 일본 남자 셋이 안에 들어 있다. 내려가는 승강기만을 숨죽이며 고대하고 있던 나는 그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타지 않는 것뿐이라고, 내가 동승하지 않는 것은 진주만 공습이나 뭐 그런 것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우리는 목례를 교환했고 문은 닫혔다. 내려가는 단추를 다시 누르자 문이 바로 다시 열리고 또다시 세 일본 남자가 보였다. 나는 이 짓을 네 번이나 반복하고서야 승강기에게 올라가라고 저들이 내린 명령을 내가 본의 아니게 계속 취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뒤로 물러난 다음 이들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나는 정확히 2분을 기다렸다가 호흡을 가다듬고 남아 있는 여행자 수표를 세어 본 다음, 엘리베이터 송을 다시 한 번 부르고 시계를 보았다. 이제 바가 문 닫으려면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내려가는 단추를 다시 눌렀다.

문이 바로 열렸고 3명의 일본 남자는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었다. 나는 충동적으로 승강기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중이 더해져 발동이 걸렸는지, 우리는 평상시 속도로, 그러니까 1초당 1cm 정도의 속도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승강기는 아주 작았다. 우리는 서로 너무 가까이 서 있었고, 아마 어떤 나라에서는 불법인 만큼 너무 가깝게, 그들과 거의 코를 맞대고 서 있다 보니 뭔가 인사말이라도 건네야 할 듯했다. “사업차 오셨나 봐요?” 내가 물었다. 셋 중 한 사람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까딱했다. “이탈리아 출장 오셨어요?”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멍청한 질문이었다. 휴가 중이라면 누가 푸른 양복 따위를 입고 있겠는가? 남자는 다시 고개를 까딱했고, 나는 그제야 이 사람이 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할 줄 아세요?” “아…, 노.” 두 번째 남자가 확실히 모르겠다는 듯이 약간 갸웃하면서 답했다. 나는 그제야 이 세 남자가 엄청나게 술이 취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남자를 쳐다보자 그는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목례를 했다. “아래층 바에 가보셨어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게 틀림없는 가벼운 목례가 또 이어졌다. 나는 이 일방통행식 대화를 다소 즐기기 시작했다. “약주를 좀 하신 것 같군요. 이렇게 말하는 게 실례가 안 된다면 말입니다. 그렇다고 승강기 안에서 오늘 드신 저녁 식사를 확인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군요.” 나는 명랑하게 말했다. 승강기는 계속 엉금엉금 기다가 마침내 덜커덕 섰다. “다 왔네요. 여러분. 8층입니다. 이오지마에 다 왔습니다.” 셋은 복도에서 일제히 나를 돌아보며 동시에 말했다. “본 조르노.” “여러분도 매우 본 조르노 하세요.” 나는 황급히 이렇게 답하고 얼른 1층을 수십 번 눌렀다. 문 닫기 2분 전에야 간신히 바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바는 사실상 이미 문을 닫았다. 지나치게 부지런한 웨이터가 견과류가 든 안주 접시를 모두 가져가 버렸고 피아니스트도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어쨌든 바에서는 아무 스낵도 팔지 않았으니 별 상관도 없었다. 나는 방으로 터덜터덜 돌아와 미니바를 샅샅이 뒤져 각각 땅콩이 열네 개쯤 든 은박 봉지 두 개를 찾아냈다. 다시 뒤져봤지만 음료수와 술이 든 병은 많았으나 먹을 거라곤 그게 다였다. 먹는다는 기쁨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느껴보려고 서서 땅콩을 한 번에 하나씩 집어 먹다가 무심결에 미니바 요금표가 눈에 들어왔다. 이 땅콩만 한 봉지 하나가 4달러 80센트나 되었다.

(음악)

네, 이 빌 브라이슨의 이 여행기를 읽는다는 것은 뭐 피렌체라던가 로마라던가 스톡홀롬이라던가 베를린이라던가 이런 도시에 대해서 실제적인 정보를 얻는 것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뭐 어떤 감동적인 이 수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아닙니다. 네, 이 사람이 떠드는 이 스탠딩 코미디에 가까운 네, 너스레를 보는 것이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빌 브라이슨이 이 고생하는 모습 어, 말도 안 되는 진짜 봉변을 당한다거나 인제 이런 일을 겪는 것을 보면서도 여행을 가려는 우리의 의지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아, 저런 것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가봐야 되겠다, 가서 겪어야 되겠다, 어쩐지 일상에서 우리의 이 안전한 우리가 잘 아는 세계에서 겪을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멋진 세계가 저기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다는 것이죠. 그런 게 되게 흥미롭습니다. 여행지를 멋지게 묘사한다고 해서 우리가 거기에 가고 싶어지는 건 아닙니다. 또 여행지를 끔찍하게 그린다고 해서 우리가 그 여행지를 가기 싫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언제나 이 글이라는 것은 이런 예기치 않은 효과들을 불러일으키죠. 이런 것이 바로 문체의 어떤 마력이랄까요. 그런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이탈리아에 가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요. 사람의 기억은 과거의 일일수록 더 오래된 일일수록 더 아름답게 윤색해서 기억을 한다고 하죠, 네 그런것이야 말로 우리가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뭔가를 겪어내야 할 그런 이유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어떤 일을 겪든지 우리의 뇌는 우리의 영혼은 그것을 더 멋지게 더 근사하게 더 환상적으로 이 기억해 줄 것이 분명하죠. 우리가 지금 하지 말아야 될 것은 그렇다면 기억할 거리가 전혀 없는 반복적인 그야말로 하던 일을 안전한 일을 계속 하는 것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산책 보면서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그, 이 책은 21세기 북스에서 나왔구요 네, 번역은 권상민씨가 하셨네요. 네, 오늘 어,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온 국민의 수면 팟캐스트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구요, 에, 수면 팟캐스트답게 마지막 곡은 에, 핑크마티니가 노래합니다. lullaby, 자장가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Episode 34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Episode 34 - Bill Bryson “Strolling in Europe”

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Time to read the book by Kim Young-ha

안녕하세요. 김영하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네, 어느새 이, 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는 서른네 번째 에피소드가 되었고요. 네, 현존하는 한국어 최고의 수면 팟캐스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Yes, I am taking the place as the best Korean sleeping podcast in existence. 네, 제가 지인한테 들으니까 이 팟캐스트를 수면용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그래요. 낮에는 재미있는 거 하다가 밤에는 조용히 잠들기 위하여 그냥 이걸 들으시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분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어, 자극적인 내용을 피하고 갑자기 소리를 확 지른다거나 어, 이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네, 잠을 잘 잔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죠. 자, 그, 어, 저도 자기 전에 뭐, 대체로 책을 읽는 편입니다. 잠자리 들고 가는 책은 아무래도 좀 무거운 것은 곤란하겠죠. 네, 그렇다고 너무 재미있어도 안 되고요. 그래서 적당한 수준에서 늘 고르게 되는데 한동안 제가 그, 잠자리에서 읽었던 책이 바로 오늘 제가 소개할 그, 책입니다.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산책이라는 책인데요, 네, 이 빌 브라이슨이라는 저자는 원래 제가 좀, 어, 좋아했던, 그런, 어, 작가입니다. 에세이를 주로 쓰시죠. 어, 산문을 쓰시는데요, 여행기도 많이 쓰셨고 그 밖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같은, 어, 좀, 과학 저술과 인문 저술의 중간 정도에 있는 그런 글을 쓰셨는데 이 분의 문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시 유머러스하다는 것이죠. 네, 아무리 무거운 얘기를 쓸 때도 유머를 장착하는 네, 그런 분입니다.

이 분은 어, 미국의 아주 시골에서 태어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오와라는 데인데요. 저도 아이오와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몇 달 머문 적이 있는데. 네, 거기는 그, 옥수수밭이 계속되죠. 옥수수밭, 옥수수밭, 옥수수밭, 가끔가다 콩밭, 다시 옥수수밭, 옥수수밭, 이렇게 어, 펼쳐지는 아주 지루한 곳이고요. 그, 아이오와 시티라는 곳은 아이오와 대학이 있는 곳인데, 제가 머물던 곳입니다. 거기에는 인구가 한 5만 정도 되는 작은 이제, 도시인데요, 많은 작가들이 살고 있습니다. 작가, 저술가, 뭐 학자, 이런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살아서 인구 대비 아마 가장 많은 작가가 있는 도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아이오와에 상당히 그, 유서 깊고 그, 평판이 높은 아이오와 라이팅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어, 작가들이 이제, 모여들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겠죠 주로. 이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글을 쓰는데 별로 할 것이 없는 도시기 때문에 어, 몇 발자국 걸어나가면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몇 발자국 걸어나가면 뭐, 옥수수밭입니다. It's a city where people like this gather and write, but there's not much to do, so, uh, if you walk a few steps, to exaggerate, if you walk a few steps, well, it's a cornfield. 그래서 그냥 앉아서 글을 쓰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글쓰기에 최적의 도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그런 도시인데요, 이 아이오와를 배경으로 한 뭐 유명한 영화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있죠. 네, 일생을 무료하게 보내던 한 여자분이 어, 멀리서 찾아온 내셔널 지오그래픽이였나요, 네, 그 기자, 어, 사진가를 보고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그런 영환데, 소설도 있었죠. 아이오와에 가면, 어,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네, 권태와 이 무료가 주 전체를 지배하고 있죠.

이 빌브라이슨은 아이오와주의 그, 주도인 디모인에서 태어났는데요. 그, 대학을 좀 다니다가 한 2학년 때인가요 금방 그만뒀습니다. 그만두고 넉 달간에 걸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고 첫 번째 기착지가 영국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영국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어, 어떻게 보자면 영국에서 자기의 또 다른 정체성을 발견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영국인들이야말로 이, 날카로운 풍자와 이, 재치를 선호하는 그런 국민들이고 백인,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도들이 많은 아이오와보다는 이 영국이 이 빌 브라이슨에게는 뭐 더 잘 맞았을 것 같습니다. Because the British are the kind of people who prefer this, sharp sarcasm, lice, and wit, and I think this England would have been a better fit for this Bill Bryson than Iowa, which has a lot of whites and devout Christians. 이, 그, 처음에 아마 뭐 정신병원인가요? 아마 영국의 어떤 정신병원에 일자리를 얻어서 또 잠깐 있었다가 다시 나중에 그, 스티븐 카츠라는 이 인물은 나중에 빌 브라이슨의 에세이에 자주 등장하게 돼요. 특히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정말 그, 웃긴 좀, 책이 하나 있는데 애팔래치아 트레일 애팔래치아 산맥을 등산하는 그런 내용인데 이, 스티븐 카츠라는 인물, 물론 가명이고요, 사실 저는 이 인물 자체가 어떤, 그, 가상의 인물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사실 하고 있습니다. 이 인물은 언제나 이, 그, 작가의 좀, 원초적인 욕망을 표현하는 인물인데요. This character is always a character who expresses the original desires of Lee, He, and the artist. 예를 들면 뭐, 배고프다, 다리 아프다, 여행 다닐 때 늘 투덜대고, 뭐, 야 저 여자 예쁘지 않냐, 뭐 주로 이런 얘기를 하는 친구예요. 같이 따라 댕기고 고등학교 동창으로 나오고 있지만 사실은 만들어진 인물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저는 지금도 갖고 있습니다. They follow along and come out as high school classmates, but I still have doubts about whether they are actually made-up characters. 하여튼 이 스티븐 카츠라는 인물과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뭐, 주거니 받거니 하고 그러는 것이 상당히 그, 재미있습니다. 이 카츠라는 어, 어쨌든 친구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고 그 경험이 이, 그, 발칙한 유럽 산책, 원래 영문 제목은 뭐, 이런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Neither Here nor There>라고 해서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다 뭐, 이런 제목인데 하여간 이 책의 어떤 일부를 이루게 됩니다. therefore It is neither here nor there. 하여간 이, 그, 빌 브라이슨은 여행을 다니면서 온갖 곳에서 투덜거리고 예를 들면 뭐, 이, 불만을 말하고 또, 그것들을 희화화하고 이런 어, 여행입니다. 여행에서 뭘 배우고 느끼고 어, 그러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죠.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도 출간이 돼 있습니다마는 마크 트웨인의 어, <19세기 세계일주>인가요, 그 책의 맥을 잇는 여행가 저술이라고 어, 할 수가 있겠습니다. In that sense, it can be said that Mark Twain's <Around the World in the 19th Century> is also published in Korea. 네, 제가 한동안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을 그, 침대에 가져가서 읽은 것은 네, 웃기기 때문입니다. 자기 전에는 뭘 배워 봐야 금방 잊어버리고요, 어, 스토리를 따라가다가는 아침이 되면 다시 되새겨야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짤막한 도시, 도시, 도시, 도시마다의 에피소드가 있으니까 그걸 따라가다가 그냥 잠들면 어, 꿈자리도 뒤숭숭하지 않고 또 요새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이 좀 어두운 내용이어서 어, 소설을 쓰다가 그냥 잠이 들면 꿈자리가 뒤숭숭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기 전에는 좀 유쾌한 책을 읽어 보자 이런 생각에서 음, 가져왔는데 역시 효과가 좀 있었습니다. 이 풍자라는 것은 그 어떤 대상을 단순히 비꼬는 것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어, 말을 중립적인 형태의 언사로 표현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 우리나라 이, 문학에서는 풍자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어, 부정적인 말을 그대로 부정적으로 하는 문화, 예를 들어서 뭔가에 대해서 욕하고 싶으면 그냥 욕을 하는 거죠. 네, 그리고 비판하고 싶으면 그대로 직설적으로 비판하면 되는 이, 문화이기 때문에 굳이 풍자나 비아냥의 그, 문체를 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반면 이, 영국이나 이, 프랑스 이런 문화권에서는 가능하면 대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고 그것을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얼핏 긍정적으로 들리는 말로 바꿔서 말하는 것을 더 높게 평가하는 그런 오랜 그, 문체적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On the other hand, in cultures such as Lee, England, and France, there is a long-standing stylistic tradition that, if possible, avoids using negative words about an object and places a higher value on the use of neutral or at first glance positive-sounding words. 그러니까 어, 부정적인 자기의 생각을 어떤 대상에 대해서 그대로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그것은 무례하거나 아니면은 문학적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요. 이런 문화 속에서는 가능하면 어,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얼핏 긍정적으로 어, 들릴 수 있는 말로 자기의 부정적인 언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비꼰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런 뜻이죠. 근데 뭐 우리 한국인들은 워낙 인제 좀 뭐랄까 감정적이고 어떤 직설적이죠. But, we Koreans are so emotional and direct in a way. 그래서 그냥 어, 시원하게 말해버리는 쪽을 선택하는데 빌 브라이슨은 정확히 그 반대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서 얘기할 때 가능하면 비유를 동원하거나 아니면 돌려서 말하거나 비꼬는 어, 사람이고요. When talking about something, use analogies whenever possible, or turn around or sarcastic uh, people.

놀라운 것은 보통 어, 그런 문체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저자는 사람들의 미움을 받기가 쉬운데 이상하게도 빌 브라이슨은 미워할 수가 없는 그런 어, 저자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데 그 비꼼과 풍자의 대상에 늘 자기 자신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조차도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고 또 자기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카츠라는 친구에 대해서도 어, 그런 어, 어 그, 비아냥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편안한 희극적인 주인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어, 어떤 편안한 즐거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균형을 맞추기는 대단히 어렵죠. 어, 남을 웃기면서도 또 동시에 자기 자신을 희화화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죠. 어쨌든 이, 그, 빌 브라이슨은 나중에 영국에서 무슨 상도 받아요. 뭐, 영국 문화를 뭐, 존중했다던가 뭐 하여튼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어쨌건 영국인들이 볼 때 어, 미국인을 무척 이제 뭐, 낮게 보잖아요. 일종의 명예 영국인이다 라고 유명을 한 그런 사람입니다. 너는 저, 그, 천박한 미국에 살고 있지만 아직 영국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사람이다 뭐, 하여튼 이런 뉘앙스의 상이 아닐까 저도 혼자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 오늘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중에서 한 몇 부분을 읽겠습니다. 먼저, 그, 읽을 부분은 스웨덴의 예테보리 편입니다.

(음악)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에 외레순드를 가로지르는 페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자 다시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나는 암회색 바다를 보거나 KNF의 스칸디나비아 남부 지도를 보고 여행 계획을 짜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도에서 보면 덴마크는 딱딱한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깨진 접시 조각 같다. 깊은 만과 전갈 꼬리처럼 생긴 반도 그리고 바다 안에 자리 잡은 또 다른 바다로 구성된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 It is divided into thousands of fragments consisting of a deep bay, a peninsula shaped like a scorpion tail, and another sea nestled within the ocean. 여러 촌락과 도시는 에레스쾨빙, 스케르베크, 홀스텐브로, 그리고 대체 무슨 뜻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은 걸까 호기심을 자아내는 미델파르트 등 꽤 다정스럽게 들렸다. 그리고 이런 촌락 수십 곳에서부터 아늑하게 동떨어져 보이는 안홀트와 엔델라베까지 붉은 점선이 나 있었으며, 발트해 연안에 표표히 떠있어 덴마크보다 오히려 폴란드에 더 가까운 북단의 보른홀름까지 점선이 이어져 있었다. 나는 갑자기 조그만 섬마을에 모두 가보고 싶었다. 물론 이 많은 섬들을 다 둘러볼 시간은 없다. 하긴 살면서 언제 시간이 많은 적이 있었던가. In fact, when have you had a lot of time in your life? 커피 한 잔도 마실 시간도 없지 않은가.

서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245km 떨어진 예테보리로 우리를 데려갈 붉은 갈색 기차가 헬싱보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낮은 산, 붉은 축사, 겨자색 조그만 군청 건물이 있는 촌락들,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한 소나무 숲, 미늘 벽으로 된 주말 별장, 개인용 소형 후드, 뒤집힌 보트, 이런 아름다운 풍광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기차는 이따금씩 해안 근처로 방향을 바꾸어 나무들 사이로 차가운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잠시 후 빗줄기가 창문에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스웨덴 사람 특유의 금발을 하고 금속 테 안경을 쓰고 머리를 하나로 묶은, 볕에 보기 좋게 그을린 젊은 남자와 함께 앉았다. 그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갔다가 예테보리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실은 전 여자 친구가 더 맞는 말인데다, 그는 그녀를 만나보고 왔다고 할 수 없었다. 도착해보니 여자 친구가 카펫을 파는 모로코 상인과 함께 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 남자가 페르시아 검을 휘두르며 스웨덴 남자에게 당장 제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거시기를 짤라 버리겠다고 위협했다나. 수천km 떨어진 곳에 아무 소득 없이 다녀온 점을 가만하면 젊은 남자는 상당히 평온해 보였고, 기차 여행 내내 다리를 꼬고 앉아 엄청나게 큰 통에 담긴 보라색 요거트를 계속 퍼먹으면서 토마스 만의 소설을 읽었다. The young man seemed quite serene given that he had traveled thousands of miles away with no income, and he sat cross-legged throughout the train journey, reading Thomas Mann's novels while continuing to drank the purple yoghurt from the huge jug.

엥엘홀름에서 승객 두 명이 우리 칸에 합류했다. 퉁명스러워 보이는 검은 옷차림의 나이 든 아주머니는 1937년부터 웃어본 일이라곤 없는 사람 같았는데, 내 얼굴을 수배 용의자 포스터에서 보기라도 한 듯 여행 내내 나를 주시했다. The blunt-looking, black-clad old woman, who seemed like she had never smiled since 1937, stared at me throughout the trip as if she had seen my face on a wanted suspect poster. 또 한 사람은 아주 꼬장꼬장해 보이는 노인이었는데 최근에 퇴직한 전직 교장 선생님 같았다. 나는 처음부터 이 노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젊은 스웨덴 남자가 앉아 있던 자리에는 원래 교장의 자리였다. 교장은 젊은 남자를 비키게 했을 뿐 아니라, 자기 자리 위 수화물 칸에 있던 젊은이의 짐을 모두 반대편으로 옮기라고 말했다. The principal not only got the young man out of the way, but also told him to move all of the young man's luggage from the luggage compartment above his seat to the other side. 굳이 그럴 필요가 뭐란 말인가. 그러던 교장은 오랫동안 요란스럽게 자기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Then the principal began to organize his belongings in a noisy manner for a long time. 가방에서 접힌 신문과 자두가 담긴 봉지를 꺼내더니 가방을 짐칸에 올려놓고는 좌석에 뭔가 불쾌한 게 떨어져 있지 않나 세세히 살핀 다음 손등으로 좌석을 털어 내고 재킷과 그 안에 입은 상의를 의식이라도 치르듯 조심스럽게 접었다. I took out a folded newspaper and a bag of prunes from the bag, put the bag in the luggage compartment, carefully inspected whether there was anything unpleasant on the seat, then brushed the seat off with the back of my hand, and carefully folded the jacket and the shirt inside it as if it were a ceremony. . 그런 다음, 젊은이나 내게는 일언반구 없이 아주머니에게만 양해를 구한 후 창문을 조절했다. Then, without saying a word to the young man or me, he only asked the aunt for his consent, and then adjusted the window. 그러더니 잊어버린 물건이 있었는지 서류가방을 다시 꺼내 손수건을 한 번 들여다본 후 창문을 다시 조절했다. 교장이 몸을 구부릴 때마다 그의 엉덩이가 내 얼굴 앞에서 춤을 추었다. 권총 한 자루를 그토록 갈망했던 적이 없었다. I've never craved so much for a pistol. 그리고 내가 주변을 돌아볼 때마다 이 할망구는 저승사자처럼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침은 그렇게 지나갔다. 나는 침을 흘리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졸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졸음이 많아지는 것 같다. 잠에서 깨어보니 나와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이 모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교장은 입을 한껏 벌린 채 드르렁거리며 코를 골고 있었다. 순간 열차의 움직임과 함께 내 발이 흔들릴 때마다 교장에게 닿아 그의 군청색 바지를 더럽히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Every time my foot swayed with the movement of the train, I noticed that it reached the principal and was staining his navy blue pants. 뿐만아니라 내 발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면 그의 무릎에서 발목까지 그 자국이 길게 늘어나 바지에 흥미로운 자취를 남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Not only that, but I also learned that moving my feet carefully would elongate the marks from his knees to his ankles, leaving an interesting mark on his pants. 그러면서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고개를 아주 약간 돌리자 그 할망구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즉시 자는 척하기 시작했다. 할망구가 찍소리라도 냈다가는 내 재킷으로 덮어씌워 질식이라도 시킬 참이었다. If the old man made a squeak, he would cover me with my jacket and suffocate. 그러나 할망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후는 그렇게 갔다. 나는 전날 가벼운 저녁을 먹은 후 아무것도 먹지 않아 무엇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심지어 토사물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 역사상 유일한 음식인 우리 할머니의 ‘크림에 버무린 햄과 다진 당근' 같은 음식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후 늦게 역무원이 커피와 간식거리를 담은 삐걱대는 손수레를 밀며 나타났다. Late in the afternoon a station attendant showed up, pushing a creaking cart full of coffee and snacks. 모두들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고 음식의 가격을 열심히 살폈다. 내 수중에 스웨덴 돈이라고는 24크로네밖에 없었다. I had only 24 Swedish kroner in my hand. 그 정도면 용돈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돈으로는 별로 든 것도 없고 빵도 한쪽밖에 없는 샌드위치밖에 살 수가 없었다. 아래쪽 빵만 있는 햄버거 위에 시든 상추 한 조각과 구슬 크기 만한 미트볼 여덟 개가 얹혀있는 샌드위치였다. It was a sandwich with a slice of shredded lettuce and eight marble-sized meatballs on top of a hamburger with just the bottom bread. 스웨덴에서 뭔가를 사 먹는다는 건 가슴이 미어지는 경험의 연속이다. Buying and eating something in Sweden is a series of heartbreaking experiences. 나는 샌드위치를 사서 셀로판지를 조심스럽게 벗겨 냈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내 입에 가져가는 순간 기차가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렸다. 역무원의 손수레에 든 음료수병들이 서로 부딪치며 소리를 냈고 샌드위치에 있던 미트볼은 불붙은 배에서 탈출하는 선원들처럼 모조리 빵에서 뛰쳐나갔다. Drink bottles in the station attendant's carts clashed against each other, and the meatballs in the sandwich ran out of the bread like sailors escaping from a burning boat. 나는 미트볼이 바닥에 떨어져 여덟 조각이 먼지투성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망연자실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했지만 검은 옷의 할망구는 내게 더욱 경멸조의 눈길을 보냈다. 교장은 번쩍이는 그의 구두에 미트볼이 닿지 않도록 발을 슬쩍 치웠다. 스웨덴 젊은이와 역무원만이 안 됐다는 내색을 하면서 내가 미트볼을 주워 올려 재떨이에 넣을 때 미트볼의 위치를 가리켜주었다. Showing that he wasn't the only Swedish young man and the station attendant, he pointed to the location of the meatballs as I picked them up and put them in the ashtray. 나는 멍하니 시든 상추와 말라빠진 빵조각을 씹으면서 어디라도 좋으니 지금 이 순간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공상을 했다. ‘두 시간 반만 참으면 돼.' 나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그러고 나서 저 할망구를 당장 자리에서 끌어내 창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그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그 할망구를 째려보았다.

기차는 여섯 시가 막 지나서 예테보리에 닿았다.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보도블록을 두들겨댔고, 급류를 이루면서 도로의 배수구로 흘렀다. 나는 재킷을 머리 위에 뒤집어쓰고 역 광장으로 내달렸다. 달리는 트랜 전차를 요행히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커다란 물웅덩이를 비켜 주차된 차량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왔다. He managed to narrowly dodge the running Tran tank, swerve out of a large puddle of water, and barely make his way through the parked cars. 가로등 기둥과 쇼핑 나온 노인 두 분을 머리로 받을 뻔하기도 했다. I almost got my head on a lamppost and two old people who went shopping. 나는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킥오프라도 하는 시카고 베어스팀 풋볼 선수처럼 질주를 멈출 수가 없다. 발에 나타나는 투렛 증후군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헐떡대고 온통 비에 젖은 채 발에 닿는 첫 호텔에 돌진해 들어갔다. 나는 빗물을 뚝뚝 흘리면서 셔츠 소맷자락으로 안경에 서린 김을 닦은 후 안경을 다시 쓰다가 너무 고급 호텔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화단에는 야자수도 심어져 있고 없는 게 없었다. There were palm trees planted in the flower bed and nothing was missing. 나는 잠시 뺑소니를 칠까도 생각해 봤지만, 생쥐 같은 젊은 프런트 직원이 내가 카펫이라도 옆구리에 둘둘 말아서 훔쳐가지 않을까 감시하는 듯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눈에 띄자 갑자기 목에 힘이 들어갔다. I thought for a moment of being hit and run, but when I noticed that the young mouse-like front desk clerk was watching me as if I was going to steal a carpet by rolling it around my side, I suddenly felt a pain in my neck. 아직 여드름도 안 가시고 착탈식 넥타이 따위나 매고 있는 열아홉 살 애송이 녀석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망신이 아닌가. Wouldn't it be disgraceful if a 19-year-old kid who hasn't gotten rid of acne yet and is wearing a removable tie makes it uncomfortable? 프런트 데스크로 저벅저벅 걸어가서 1인실 객실 숙박료가 하루에 얼마냐고 당당하게 물었다. 애송이가 말한 금액은 현찰로 계산한다면 돈을 담을 손수레라도 가지고 은행에 다녀와야 할 액수였다. The amount the kid said was the amount that would have to be taken to the bank with even a cart to hold the money if calculated in cash. “아, 그렇군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물었다. “개인 욕실과 컬러 TV도 있겠군요?” “물론이지요.” “샤워 캡도 무료고요?” “예, 손님.” “개수대 옆에는 등나무 바구니에 무료 샤워 젤과 면도용 크림도 담겨 있나요?” “물론입니다, 손님.” “휴대용 반짇고리도요? 바지 다리미는?” “있습니다, 손님.” “헤어드라이어는요?” “비치돼 있습니다, 손님.” 나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매직 와이프에서 나온 일회용 구두 스펀지는 없겠지?” “물론 있습니다, 손님.” 젠장. “Isn’t there a disposable shoe sponge from the Magic Wife?” “Of course it is, sir.” shit. 이 중 하나는 없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러면 너털웃음 한번 웃어주고 한심하다는 듯 머리를 흔들면서 나오려고 했건만! Then I laughed out loud and tried to come out shaking my head as if I was pathetic! 그런데 전부 다 있다니. 줄행랑을 놓을 게 아니면 투숙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국 나는 투숙하기로 했다. 방은 쾌적하고 비즈니스맨용 객실 같은 분위기였지만, 작았고 전등은 20촉짜리에 불과했다. The room was pleasant and had the atmosphere of a business man's room, but it was small and the light was only 20 poles. 유럽인들은 이렇게 어두운 등으로는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걸 도대체 언제 깨우칠는지! 그리고 작은 TV와 시계 겸 라디오, 샤워기가 딸린 괜찮은 욕실이 있었다. 나는 욕실의 로션이란 로션은 모조리 내 배낭에 털어 넣고 등나무 바구니까지 넣었다. I threw all the lotion called lotion in the bathroom into my backpack and even put it in a rattan basket. 안 될 게 뭐람? 그리고 방에서는 성냥갑과 필기도구, 공짜이거나 들고 갈 수 있는 물건은 모조리 챙겼다. 그런 다음에야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예테보리 탐험에 나섰다. Only then did he grab his hungry stomach and set out on an expedition to Gothenburg.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저 유명한 리세베리 공원 쪽으로 걸어가 볼까 했지만 억수 같이 쏟는 비 때문에 200m도 못 가서 돌아와야 했다. 다시 시내로 터덜터덜 걸어서 주요 상점가를 둘러보았다. 비를 덜 맞으려고 빗물이 흐르는 상점 차양에서 다른 차양으로 전속력으로 철퍼덕거리며 이동했다. 제대로 된 식당 하나면 족했는데, 하나도 없는 듯했다. 나는 비에 쫄딱 젖었고 추워서 떨고 있었으며 하릴없이 호텔로 돌아가 어떤 가격의 아무 음식이라도 먹으려던 참이었다. 그때 실내 쇼핑센터가 눈에 띄었고, 나는 개처럼 몸을 털며 그리로 돌진해 들어갔다. 상점은 대부분 울워스 비슷하게 밋밋한 곳이었지만, 그 안에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곳이 근사한 저녁 산책 코스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말이 많아지고 보기 안 좋은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런 단계의 취객들은 금세 친구가 되거나, 아니면 싸움을 걸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 옷에 토악질을 하기 십상이라, 나는 안전거리를 두기로 했다. Drunk people at this stage are likely to quickly become friends, fight, or even spit on my clothes, so I decided to keep a safe distance.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관해서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공공장소에서 취객들을 아주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두 나라는 은행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맥주 한 병 사기도 어려울 만큼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곳이 아닌가. These two countries boast such high prices that it is difficult to even buy a bottle of beer without a bank loan. 게다가 들어서는 정부마다 필사적으로 반음주 정책을 실시해서 음주에 드는 비용과 노력을 무색케 해버렸는데도, 역이건 공원 벤치건 쇼핑센터건 가는 곳마다 심하게 취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In addition, despite the desperate anti-drinking policies that governments have enacted, which have overshadowed the cost and effort of drinking, wherever they go, benches, park benches, or shopping centers, heavily intoxicated people stand out. 아무래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두 나라는 인생의 즐거움이란 즐거움은 모두 쥐어짜 없애버리자고 작정이라도 한 듯하다. These two countries seem to have decided to squeeze out all the joys of life. 소득세율과 부가가치세율은 세계 최고에, 무자비한 음주 관련법, 밋밋하기 짝이 없는 술집, 맛도 멋도 없는 음식점에다가 TV는 또 어떤가, 네브라스카 같은 산간벽지에 처박혀, 두어 주 동안 지내는 것만큼이나 재미가 없다. Income tax and value-added tax rates are among the highest in the world, ruthless drinking laws, plain pubs, tasteless restaurants, and what about TV? It's not as fun as spending a couple of weeks in a remote Nebraska. 게다가 물가는 어찌나 비싼지 초콜릿 바를 하나 사면 거슬러주는 잔돈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그보다 조금이라도 더 비싼 물건을 사면 통한의 눈물이 절로 나온다. 겨울에는 뼈가 으스러질 듯 춥고, 다른 계절에는 좀 나은가 하면 연중 내내 비가 온다. Winters are bone-chilling, other seasons are better, and it rains all year round. 이 두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곤 상점도 다 문을 닫고 불도 반쯤 꺼져 있는 쇼핑센터의 진열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이 붙은 정원용 수레며 플라스틱 가구 따위를 구경하는 것이다. One of the funniest things to do in both countries is to browse the astronomical garden carts and plastic furniture in the showcases of shopping centers that are half-lit and with all the shops closed.

게다가 이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입법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가장 공허하고 제한적인 법률로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다. Moreover, they are shackling themselves with the most empty and restrictive laws in the world, making you wonder what they were thinking and enacting. 가령 노르웨이에서는 술잔이 바닥나기 전에 바텐더가 술을 더 따라 주는 것이 불법이다. 이게 대관절 법으로 정해야 할 만한 일인가? Is this something that should be decided by the large-joint method? 노르웨이에서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제과점에서 빵을 굽는 것도 불법이다. 그것참 고마운 법이 아닌가? 양심 없는 노르웨이 제빵사가 주말에 구운 빵을 신선한 빵인 양 속여 팔지 못하게 해주니 말이다. A conscientious Norwegian baker won't let you fool you into selling weekend bread as if it were fresh bread.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터무니없고 무의미하다 못해 초현실적인 법은 차량 운전자에게 가장 해가 강렬한 여름 오후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주행하도록 정하고 있는 스웨덴 법이다. However, the most absurd, meaningless, and surreal law, to say the least, is a Swedish law that requires motorists to drive with their headlights on even in broad daylight on a summer afternoon when the sun is strongest. 이런 법을 생각해 낸 사람은 누군지 정말 만나보고 싶다. ‘따분한 생활권장부' 장관쯤 되지 않을까 싶다. I wonder if it would be the Minister of 'Bored Life Rights'. 나중에 스웨덴에 여행하러 갔는데, 보행자들이 모두 광부들이 쓰는 전등을 머리에 착용하고 있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 같다. Later, I went on a trip to Sweden, and I wouldn't be surprised if all the pedestrians were wearing miners' lamps on their heads. 결국 나는 쇼핑센터 지하에 있는 피자헛에서 저녁을 먹었다. 손님이라고는 나 혼자였고 읽을거리를 갖고 가지 않았던 터라, 텅 빈 주변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물 한 잔을 마시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관한 수수께끼를 지어내며 피자를 기다렸다. I was the only guest and didn't bring anything to read, so I stared at the empty surroundings, drank a glass of water, invented riddles about the Scandinavian Peninsula and waited for the pizza. 문제: 스웨덴에서는 벽 한 면을 칠하는 데 사람이 몇 명이나 필요할까? 답: 27명. 한 명은 페인트칠하는 데, 그리고 나머지 26명은 구경꾼들을 정렬시키는 데 필요하다. 문제: 노르웨이 사람들은 뿅 가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 답: 담배 끝에 붙은 필터를 떼어낸다. 문제: 스웨덴에서 집에 전투 경찰을 출동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Question: What is the fastest way to get a combat cop to your home in Sweden? 답: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된다. 문제: 스웨덴 사람의 식생활에는 주식이 두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청어인데 나머지 하나는 무엇인가? 답: 역시 청어. 문제: 지중해 해변에서 노르웨이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은? 답: 방한 부츠를 신은 사람을 찾는다. 그러면서 반쯤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혼자 킬킬대고 웃었다. 비에 흠뻑 젖은 옷을 입은 채 낯선 나라의 텅 빈 음식점에서 1인분에 25달러나 하는 피자를 기다리며 혼자 앉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는가. 피자를 먹고, 저녁 시간을 조금이라도 활용하기 위해서 다음 날 스톡홀름으로 가는 아침 고속 열차표를 사러 역으로 나갔다. 스웨덴에서는 아무 열차나 집어타면 되는 게 아니고 심사숙고한 다음에 표를 예매해야 한다. 매표소에는 번호표를 나눠주는 기계가 있어, 번호를 받고 나서 번호가 창구에 표시되면 용무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There is a machine that distributes numbered tickets at the ticket office, so after receiving a number, when the number is displayed at the window, you can see the business. 진행 중인 번호는 391번이었는데, 내 번호는 차례가 제일 나중인 415번이었다. 20분 동안 기다렸는데도 번호는 393번까지밖에 진행되지 않아서, 나는 눈요깃거리 잡지나 보려고 역에 있는 신문 가판대로 갔다. 그러나 가판대는 문을 닫았고, 나는 두어 개 여행사의 관광 포스터나 보다가 다시 매표소로 돌아왔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내가 없는 사이에 순번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415번은 이미 표시되었다 사라지고 없어 번호를 다시 뽑아야 했다. 이번에는 432번이라 적힌 표를 뽑아들고 앉아 반 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내 번호가 표시되자 나는 창구로 가서 다음 날 아침 10시 5분 스톡홀름행 표를 달라고 했다. 직원은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난 영어를 말하지 못합니다.” 이런 황망할 데가 있나. “스웨덴 사람들은 다들 영어를 하던데요.” 나는 무기력하게 항거했다. 그는 더 슬프게 말했다. “난 못합니다. 제발 3번 창구로 가십시오.” 그는 구석에 있는 창구를 가리켰다. “저 여자가 영어를 매우 잘 말합니다.” 나는 3번 창구로 가서 다음 날 아침 스톡홀름행 표를 달라고 했다. 여직원은 내 손에 쥔 구겨진 번호를 보더니 자기 창구 위쪽에 표시된 번호를 가리켰다. “번호가 틀렸는데요. 지금 번호는 436번입니다.” 여직원이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머리가 희끗하고 사나워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자기 자리에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일어나 나를 향해 돌진해 왔다. Now the number is 436.” While the female employee was talking, an old woman with gray hair and a fierce appearance got up from her seat with her buttocks shaking and rushed towards me. 나는 자기네 나라 말밖에 못하는 남자 직원과의 문제를 설명하려 했지만, 창구 여직원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번호를 다시 받으세요. 그러면 내가 다시 부를 수도 있겠지요. 지금은 이 여자 분 순서입니다.” “왜 엉뚱한 창구에서 야단이쇼?” 나이 든 아주머니는 귀가 잘 안 들리는 사람처럼 고함을 쳤다. “지금은 내 차례요.” 여자는 이렇게 덧붙인 다음, ‘외국인들은 원래 이렇게 멍청한가? '에 동의를 구하는 듯한 오만한 표정으로 좌중을 쓱 둘러보았다. ' He looked around the crowd with an arrogant expression as if asking for consent. 나는 어쩔 수 없이 번호표 기계로 가서 다시 번호를 받았다. 실은 번호표를 세 개나 뽑았다. 세 개 중에 적어도 하나는 써먹을 수 있겠지. 다시 새로운 자리에 앉아서 번호판을 보았다. 어허, 참 재미있어 죽을 지경이군! 결국 다시 내 차례가 되었지만, 스웨덴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못하는 아까 그 남자의 창구인 5번으로 다시 가라니! 그 번호는 구겨버리고 다음 번호가 호출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다음 번호도 그 남자 차지였다. But the next number was also owned by that man. 나는 창구로 부랴부랴 달려가 제발 내 마지막 남은 번호는 부르지 말아 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마지막 번호를 호출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또 번호표를 받고 다시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발 부탁입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일 아침 10시 5분 발 스톡홀름행 편도 표만 있으면 된단 말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는 말했다. 나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듯이! 그리고 돈을 받고 표를 내주었다. 스웨덴의 자살률이 왜 그리 높은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음악)

네, 비를 쫄딱 맞고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이 스웨덴 사람들의 지나치게 진지한 모습, 이 바른 생활의 모습 이런 것들을 이, 비웃으면서 동시에 또 어… 날카로운 관찰들을 보여주고 있죠? Yes, while muttering in the rain, these Swedes being overly serious, the way they live a good life. Are you showing sharp observations? 네, 이거보다 훨씬 뭐 심한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이 소설에 등장합니다만 네 이 부분… 재밌습니다. 빌 브라이슨은 엄숙한 나라 예를 들면 독일이라던가, 이런 게르만 족, 국가들에 가서는 그들의 이 그 지나치게 엄숙한 태도를 이제 그 조롱하기도 하고요. 그런가 하면 또 라틴 계열의 국가들 이탈리아라던가 그런데 가서는 엄청난 말도 안 되는 일들 북새통 비합리 이런 것에 당황하기도 하는데 어쨌건 이 빌 브라이슨이 계속해서 포착하고 있는 것은 여행자들이 겪게 되는 그 말도 안 되는 일들입니다. On the other hand, Latin countries such as Italy, etc. However, when I go there, I am bewildered by the enormous absurdity and irrationality. However, what this Bill Bryson continues to capture is the nonsense that travelers experience. 여행자는 그 나라에 살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관습과 충돌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여행자들은 여러 가지 태도를 취하게 되죠. 예를 들면 거기서 배울 점을 찾는 사람들이 있구요. 이런 게 이제 유길준의 서유견문 이래로 많은 여행기의 어떤 문체적 태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가 하면 빌 브라이슨처럼 완전히 국외자의 자세에서 그것들을 네,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This can now be said to be a certain stylistic attitude of many travelogues since Gil-Jun Yoo's Journey to the West, while saying yes, it's strange, from the attitude of a completely outsider like Bill Bryson. 참 이상하다. 그리고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오해들이 있습니다만 이 오해에 주눅들기 보다는 네, 그것을 자기 멋대로 상상할 수 있는 어, 일종의 기회로 삼는 것이죠. 네 그런 이 빌 브라이슨의 여행태도 대단히 좀 귀엽습니다. 이 대단히 좀 뚱뚱한 분이거든요. 뚱뚱하고 어 누가 봐도 이렇게 크게 매력이 있는 그런 어… 남자는 아닌데 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유럽인들이 미국 관광객에 대해서 갖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철없고 좀 지나치게 말하자면 먹는거 좋아하고요. 뚱뚱하고 어, 유럽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려 들지않고, 네 그것들에 대해서 이 계속 투덜대기만 하는 어떤 미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빌 브라이슨이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이런 사람이니까 우리가 좀 더 편하게 감정 이입해서 이 사람의 여행기를 읽을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Yes, since he is such a person, I wonder if we can read this person's travel story with more empathy.

네 두 번째로 읽을 부분은요, 네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도착한 이, 빌 브라이슨의 이야깁니다.

(음악)

나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열차를 타고 피렌체로 갔다. 기차는 다리에 쥐가 난 육상 선수처럼 경치를 가르며 주행하는 내내 다리를 절었고, 간이식당도 없었다. The train limped all the way through the scenery like an athlete with cramped legs, and there was no eatery. 열차 안은 처음에는 붐비더니 오후가 저녁이 되고, 저녁이 까만 밤으로 기울자 승객이 점점 줄더니 결국은 서류 더미에 싸인 기업가 한 사람과 노틀담의 꼽추 닮은 사람 경연 대회라도 참가하는 길인 듯한 남자 한 사람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 The train was crowded at first, and then the afternoon turned into evening, and as the evening turned to black night, the number of passengers decreased. Eventually, an entrepreneur wrapped in a pile of papers and a man who seemed to be taking part in the Hunchback of Notre Dame contest. There were only three of me left. 기차는 몇 킬로미터마다 지난 몇 주 동안 기차가 선 적이 없어 승강장에까지 풀이 무성하게 자란 어두운 역에 멈추었고, 역시 아무도 내리거나 타지 않았다. Every few kilometers, the train stopped at a dark station, overgrown with grass, even to the platform, as no train had stopped in the last few weeks, and again no one got off or boarded. 때로는 기차가 칠흑 같은 시골 한복판에 멈춘 후 그 상태로 머물러 있곤 했다. 너무 오래 서 있어서 혹시 기관사가 주변 풀밭에 소변이라도 보러 가다가 우물에 빠진 것 아닌가 걱정되기도 했다. 얼마 있다 보면 기차는 한 30m쯤 뒤로 주행하다가 멈추고, 그러다가 다시 가만히 서 있곤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객차를 들썩일 만큼 쿵 하는 큰 소리가 나고, 창문이 깨질 것 같은 소리가 난 다음에는 평행한 옆 철로 위로 다른 기차가 쌩하고 지나간다. 밝은 불빛이 번쩍이고, 그 안에 탄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즐기면서 카드놀이도 하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유럽 대륙을 횡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잠시 눈에 들어온다. Bright lights flicker, and I catch a glimpse of the people inside enjoying dinner, playing cards, and having a good time traversing the European continent at lightning speed. 그런 다음에는 다시 고요만이 흐르고 열차가 황량한 다음 역을 향해 다시 기어갈 힘을 모을 때까지 우리는 또다시 영원의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아 기다렸다.

우리가 피렌체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훌쩍 넘었다. 나는 너무도 배고프고 지쳐서 발에 차이는 어떤 호사라도 누려야 마땅한 기분이었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역사 주변의 음식점들이 모두 닫혀 있는 걸 보자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었다. 스낵바 하나에 아직 불이 켜져 있었고, 나는 양송이와 살라미, 올리브 오일이 듬뿍 올라간, 대형 쓰레기통 뚜껑만한 피자를 꿈꾸면서 서둘러 그리로 갔다. 그러나 내가 도착했을 때 스낵바 주인은 이미 문을 닫아걸고 있었다. 나는 풀이 죽어 반 블록도 못 가서 발에 걸리는 첫 번째 호텔에 들어갔다. I couldn't even walk half a block out of grass to enter the first hotel I stepped into. 호텔은 멋대가리 없는 현대식 콘크리트 박스였다. 바깥에서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데다, 이토록 멋없는 호텔에 돈을 벌어주는 것은 내 여행 원칙에 전면 배치되었지만, 나는 피곤하고 배가 고팠다. It looks expensive from the outside, and making money for such a lousy hotel was completely against my travel principles, but I was tired and hungry. 게다가 소변이 엄청나게 급했고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싶었기에 도저히 내 원칙을 고수할 수가 없었다. 호텔 프런트 직원은 1인실 하나에 말도 안 되는 액수를 제시했지만, 나는 승복하는 의미의 손짓으로 그 가격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112세 된 노인장 짐꾼께서 세상에서 제일 느린 승강기로 나를 친히 방까지 안내하셨다. 5층까지 가는 데 이틀은 족히 걸리는 속도로 올라가면서 그분에게 듣자니 식당은 닫았고 룸서비스도 없다고 했다. It took me two days to get to the 5th floor, and I heard from him that the restaurant was closed and there was no room service. 노인장은 꽤 자랑스럽게 이 말을 했다. 그러나 바가 닫으려면 앞으로 35분이 남았으니 거기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노인은 흥겹게 손가락을 흔들어 보이셨고, 그건 이 정보에 전혀 신빙성이 없다는 뜻이었다. The old man waved his fingers with excitement, which meant that the information had no credibility at all. 나는 소변이 너무 급했고, 바가 문 닫기 전에 그리로 달려가야 했건만, 노인장은 샤워실과 TV가 어디에 있고 수납공간이 어디 인지를 알려주면서 그를 꼭 따라오도록 했다. “감사합니다. 영감님이 아니셨으면 제가 저런 걸 어떻게 찾겠습니까?” 나는 1,000리라쯤 되는 지폐 뭉치를 노인의 주머니에 찔러드리며 그를 거의 문밖으로 떠밀다시피 내보냈다. If not for you, how would I find something like that?” I poked the old man's pocket with a wad of bills of about 1,000 lira and almost pushed him out the door. 무례를 범하고 싶진 않았지만 나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 후버 댐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기분이었다. 5초만 더 있었다가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털썩 떨어져 물을 뿜어대는 소방 호스 짝이 날 뻔했다. If he stayed for five more seconds, he could not bear the weight and fell and nearly broke the fire hose that spewed water. 그런 사태는 간신히 모면했지만 얼마나 시원했던지.

나는 잽싸게 세수를 한 다음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서둘러 승강기로 달려갔다. 승강기는 아직도 내려가는 중이었다. 다운 단추를 누르고는 시계를 쳐다본다. 과히 나쁘지 않다. 바가 문 닫으려면 아직 25분이 남았으니 맥주 한 잔과 아무 스낵이나 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There are still 25 minutes before the bar closes, so that's plenty of time for a beer and any snack. 단추를 다시 누르고, ‘엘리베이터 송'을 허밍으로 부르면서 시간을 죽인다. 뺨을 부풀렸다 말았다 하면서 의심스런 눈길로 목을 복도 거울에 비춰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I spent some time looking at my neck in the hallway mirror with suspicious eyes, saying that I had puffed up my cheeks. 그래도 승강기가 오지 않자 비상계단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한 번에 계단 두 개씩 뛰어 내려간다. 나라는 존재는 맥주와 샌드위치 생각에만 온통 몰두해 있는데, 맨 아래층까지 내려가 보니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고 이탈리아 어로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화재 발생 시 시체 적재소.' 'Fire burial place.'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1층으로 다시 올라갔다. 역시 문이 잠겨 있다. 작은 창문을 통해 아직 바가 열려 있고, 어둡고 편안한 가운데 손님이 많은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게다가 각 테이블마다 땅콩과 피스타치오가 담긴 조그만 그릇이 놓여 있다. 저거면 충분해! 문을 두들겨도 보고, 손톱으로 긁어도 봤지만 아무도 내 소리를 듣지 못했다. I knocked on the door and saw, scratched with my nails, but no one heard me. 그래서 다시 2층으로 올라갔고, 천만다행으로 그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나는 바로 승강기로 가서 내려가는 단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눌렀다. 잠시 후, 올라가는 단추에 불이 들어오더니 문이 열리고 똑같은 푸른색 양복을 입은 일본 남자 셋이 안에 들어 있다. 내려가는 승강기만을 숨죽이며 고대하고 있던 나는 그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타지 않는 것뿐이라고, 내가 동승하지 않는 것은 진주만 공습이나 뭐 그런 것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I was looking forward to the elevator going down, and I did my best to explain that they were going in a different direction than I wanted, so I just didn't get on. 우리는 목례를 교환했고 문은 닫혔다. 내려가는 단추를 다시 누르자 문이 바로 다시 열리고 또다시 세 일본 남자가 보였다. 나는 이 짓을 네 번이나 반복하고서야 승강기에게 올라가라고 저들이 내린 명령을 내가 본의 아니게 계속 취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뒤로 물러난 다음 이들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나는 정확히 2분을 기다렸다가 호흡을 가다듬고 남아 있는 여행자 수표를 세어 본 다음, 엘리베이터 송을 다시 한 번 부르고 시계를 보았다. I waited exactly two minutes, took a breath, counted the remaining traveler's checks, sang the elevator song again, looked at the clock. 이제 바가 문 닫으려면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내려가는 단추를 다시 눌렀다.

문이 바로 열렸고 3명의 일본 남자는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었다. 나는 충동적으로 승강기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중이 더해져 발동이 걸렸는지, 우리는 평상시 속도로, 그러니까 1초당 1cm 정도의 속도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승강기는 아주 작았다. 우리는 서로 너무 가까이 서 있었고, 아마 어떤 나라에서는 불법인 만큼 너무 가깝게, 그들과 거의 코를 맞대고 서 있다 보니 뭔가 인사말이라도 건네야 할 듯했다. “사업차 오셨나 봐요?” 내가 물었다. 셋 중 한 사람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까딱했다. “이탈리아 출장 오셨어요?”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멍청한 질문이었다. 휴가 중이라면 누가 푸른 양복 따위를 입고 있겠는가? 남자는 다시 고개를 까딱했고, 나는 그제야 이 사람이 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할 줄 아세요?” “아…, 노.” 두 번째 남자가 확실히 모르겠다는 듯이 약간 갸웃하면서 답했다. 나는 그제야 이 세 남자가 엄청나게 술이 취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남자를 쳐다보자 그는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목례를 했다. “아래층 바에 가보셨어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게 틀림없는 가벼운 목례가 또 이어졌다. 나는 이 일방통행식 대화를 다소 즐기기 시작했다. “약주를 좀 하신 것 같군요. 이렇게 말하는 게 실례가 안 된다면 말입니다. Unless it's rude to say this. 그렇다고 승강기 안에서 오늘 드신 저녁 식사를 확인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군요.” 나는 명랑하게 말했다. 승강기는 계속 엉금엉금 기다가 마침내 덜커덕 섰다. The elevator continued to wait, and finally it clattered to a standstill. “다 왔네요. 여러분. 8층입니다. 이오지마에 다 왔습니다.” 셋은 복도에서 일제히 나를 돌아보며 동시에 말했다. “본 조르노.” “여러분도 매우 본 조르노 하세요.” 나는 황급히 이렇게 답하고 얼른 1층을 수십 번 눌렀다. 문 닫기 2분 전에야 간신히 바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바는 사실상 이미 문을 닫았다. I barely managed to get into the bar two minutes before closing, but the bar was practically already closed. 지나치게 부지런한 웨이터가 견과류가 든 안주 접시를 모두 가져가 버렸고 피아니스트도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어쨌든 바에서는 아무 스낵도 팔지 않았으니 별 상관도 없었다. 나는 방으로 터덜터덜 돌아와 미니바를 샅샅이 뒤져 각각 땅콩이 열네 개쯤 든 은박 봉지 두 개를 찾아냈다. 다시 뒤져봤지만 음료수와 술이 든 병은 많았으나 먹을 거라곤 그게 다였다. 먹는다는 기쁨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느껴보려고 서서 땅콩을 한 번에 하나씩 집어 먹다가 무심결에 미니바 요금표가 눈에 들어왔다. 이 땅콩만 한 봉지 하나가 4달러 80센트나 되었다.

(음악)

네, 이 빌 브라이슨의 이 여행기를 읽는다는 것은 뭐 피렌체라던가 로마라던가 스톡홀롬이라던가 베를린이라던가 이런 도시에 대해서 실제적인 정보를 얻는 것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뭐 어떤 감동적인 이 수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아닙니다. 네, 이 사람이 떠드는 이 스탠딩 코미디에 가까운 네, 너스레를 보는 것이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빌 브라이슨이 이 고생하는 모습 어, 말도 안 되는 진짜 봉변을 당한다거나 인제 이런 일을 겪는 것을 보면서도 여행을 가려는 우리의 의지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But what's interesting is that watching this Bill Bryson suffer, uh, real, absurd or something like this doesn't diminish our will to travel at all. 오히려 아, 저런 것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가봐야 되겠다, 가서 겪어야 되겠다, 어쩐지 일상에서 우리의 이 안전한 우리가 잘 아는 세계에서 겪을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멋진 세계가 저기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다는 것이죠. 그런 게 되게 흥미롭습니다. 여행지를 멋지게 묘사한다고 해서 우리가 거기에 가고 싶어지는 건 아닙니다. 또 여행지를 끔찍하게 그린다고 해서 우리가 그 여행지를 가기 싫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언제나 이 글이라는 것은 이런 예기치 않은 효과들을 불러일으키죠. Also, just because a place is terribly painted doesn't mean we don't want to go there, and always writing this article provokes these unexpected effects. 이런 것이 바로 문체의 어떤 마력이랄까요. 그런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이탈리아에 가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요. 사람의 기억은 과거의 일일수록 더 오래된 일일수록 더 아름답게 윤색해서 기억을 한다고 하죠, 네 그런것이야 말로 우리가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뭔가를 겪어내야 할 그런 이유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어떤 일을 겪든지 우리의 뇌는 우리의 영혼은 그것을 더 멋지게 더 근사하게 더 환상적으로 이 기억해 줄 것이 분명하죠. 우리가 지금 하지 말아야 될 것은 그렇다면 기억할 거리가 전혀 없는 반복적인 그야말로 하던 일을 안전한 일을 계속 하는 것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 이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산책 보면서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Thinking that what we shouldn't do now, then, is to keep doing safe things that are repetitive and have nothing to do with nothing to remember. 그, 이 책은 21세기 북스에서 나왔구요 네, 번역은 권상민씨가 하셨네요. 네, 오늘 어,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온 국민의 수면 팟캐스트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구요, 에, 수면 팟캐스트답게 마지막 곡은 에, 핑크마티니가 노래합니다. lullaby, 자장가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