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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의 책읽는 밤 (Another Audio Book Collection), [KOR/ENG SUB] 그녀의 독보적인 목소리는 어디서 기인할 것일까 / 송가인 책_송가인 자서전 / 송가인이어라 / 송가인 노래 / 오디오북

[KOR/ENG SUB] 그녀의 독보적인 목소리는 어디서 기인할 것일까 / 송가인 책_송가인 자서전 / 송가인이어라 / 송가인 노래 / 오디오북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인상 깊게 들었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노래가 '무명배우'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듣자마자 마음이 울컥했다.

나 또한 무명 가수로 오랫동안 지내왔기 때문이었다.

마치 내 인생 주제곡 같았기에 꼭 내가 부르고 싶었다.

누구보다 잘 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만약 내가 무명시절을 겪지 않았다면?

밝음에 취해 그늘의 어둑함을 알지 못했다면?

그토록 절절한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긴 어렵지 않았을까

안녕하세요. 레오의 책읽는 밤

오늘 읽어드릴 책은 《송가인이어라》

‘이면을 배운다는 것'이라는 소제목입니다.

그럼 책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면을 배운다는 것

소리 공부를 할 때 ‘이면'에 맞게 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소리를 내는 대목이 어떤 상황인지 실제인 양 느껴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익숙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설정은 동일해도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가는 대목과

별주부가 토끼를 잡으러 가는 대목의 심정은

육지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심정과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심정만큼이나 다르다. 한쪽은 한 생명을 살리려고 스스로 죽으러 가는 길이요, 다른 한쪽은 한 생명을 죽이려고 명령에 의해 잡으러 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가 그 경험을 해본 적이 없으니 심청이나 별주부가 어떤 마음인지 도통 알 도리가 없었다.

또한 《춘향가》에서 내가 특장으로 삼았던 대목은 ‘이별가'였는데, 《춘향가》중에서 가장 애절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춘향이의 마음을 완벽하게 헤아리기는 쉽지 않았다.

춘향이의 마음은 춘향이의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춘향이에게 공감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춘향이고 떠나가는 이몽룡을 향해 애절한 심경을 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잡을 수도, 놓아줄 수도 없는 이별의 이면을 생각하는 일은 어려웠지만, 머릿속에 장면을 떠올리며 수없이 연습하다 보니

종국에는 호흡을 할 때 들숨 날숨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만큼이나 자연스러워졌다. 소리는 기본적으로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다.

외로우면서도 고단한 작업이다.

직접 체험해야 하지만 결코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이론으로 안다고 해도 바로 소리로 나오지도 않는다.

한번 듣고 단박에 척 해내면 얼마나 좋으련마는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될 때까지 해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아' 소리 하나에도 수없이 많은 꺾임이 있고, 그 꺾임마다 느낌이 다르다.

기쁨의 탄성, 배신의 아픔, 분노의 절규, 슬픔의 탄식 등 장면 마다, 대목마다 다르게 쓰인다. 한 가지를 깨우치는 데도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 목을 어떻게 여는지, 내 몸에서 나오는 소리 길을 열어젖히는 연습을 수천 번, 수만 번 해보면서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일찌감치 명창 반열에 오른 대가들도 하면 할수록 소리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겸손해질 수밖에 없고, 소리를 대하는 태도를 거듭 생각할 수밖에 없다. 평생에 걸쳐 목을 만들어야 하고 마음을 만들어야 한다. 마음을 헤아리고 심정을 느끼며 그 상황의 이면을 생각하는 습관은 선생님께 배운 바도 크지만, 혼자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을 수없이 보내면서 터득하기도 했다. 산 공부를 할 때 외따로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연습을 하다 보면 저쪽에서 누군가의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춘향이일 때도 있었고, 심청이일 때도 있었다. 어사또가 출두하는 장면인가 하면 심 봉사가 눈 뜨는 대목일 대도 있었다. 자신이 부를 때는 잘 몰라도 남의 소리를 들으면 선명하게 알게 되는 법인지, ‘저기선 저 감정이 아닌데'라든가

‘아, 어쩌면 딱 내 마음 같냐'라는 식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누구의 소리도 미치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연습을 했다. 혼자 연습을 하다가 문득 멈추면, 자연의 소리가 들렸다.

바람 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렸다.

산속의 햇빛은 맑고 맑아서 나뭇잎에 닿을 때마다 쟁강쟁강 튀는 소리가 났다. 나뭇가지에 앉았던 새들이 후르르 날아가면 고요하던 하늘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춘향이의 슬픈 감정에 잠겨 있을 땐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가 눈물 소리처럼 들렸고, 춘향이의 설레는 감정을 표현할 땐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나뭇잎 하나하나에 말을 걸며 내 마음이 어떤지 묻는 것 같았다. 어떤 날은 소리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소리인지, 소리가 나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몰입한 날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는 충만함을 느꼈다.

아마 산 공부를 한 만큼 내 마음의 깊이도 한층 깊어졌을 것이다.

소리의 이면을 깨우쳐준 또 다른 공신은 산속의 나무들이었다.

살아 있는 나무의 가지들은 《춘향가》에 나오는 춘향이 허리처럼 낭창낭창 유연했다. 그러나 죽은 나뭇가지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딱딱하고 굳은 모습이었다. 이상하게도 그게 꼭 고집스러운 마음 같아 보였다.

살아 있다는 건 유연한 것이고, 죽은 것은 굳은 것일까.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혼자 고집을 부리기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되도록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측면에서 이면을 생각하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연함은 소리를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목이 뻣뻣하게 굳어있으면 소리가 나오다가도 도로 들어가고 만다. 분명히 내 귀로 듣긴 들었는데 이 소리가 어디로 갔는지 안 들어올 때가 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막상 해보면 그 소리가 아닌 것이다. 그래도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탁 뚫릴 때가 있는데 그때 느끼는 희열감은 정말 말로는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이면을 조금이나마 깨달은 날도 그랬다.

아, 그때 춘향이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심청이 마음이 이랬겠구나! 도무지 알 수 없던 마음이 소리를 통해 이해되고 공감될 때면 천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시원했다. 마음을 알고 부를 때와 모르고 부를 때 나오는 소리는 감정의 깊이 면에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노래를 부를 때 이면을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보니 트로트를 부를 때도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심정으로 불러야 하는지 무대에 서기 전부터 감정이입이 된다.

가수로 걸어 나와 무대에 선 후에야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노래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타인의 아픔이나 슬픔 등 감정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공감 능력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노래를 부를 때마다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그런 듯하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경우가 있고,

울고 있어도 눈물 안에 기쁨의 씨앗이 담겨 있는 경우가 있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곡만 들으면 신나는 노래인가 싶어도 가사가 절절한 이별을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처량하게 불러야 할까, 경쾌하게 불러야 할까?

이면을 생각하지 않으면 표정이든 목소리든 맛깔 나는 표현이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 《미스트롯》에서 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인상 깊게 들었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노래가 ‘무명배우'다. 윤명선 선생님이 작사와 작곡을 하시고 김정묵 선생님이 편곡을 해주신 노래인데 한 남자의 인생에서 무명 배우가 아닌 주연 배우가 되고 싶은 어느 여인의 애달픈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이 노래를 처음 듣자마자 마음이 울컥했다.

나 또한 무명 가수로 오랫동안 지내왔기 때문이었다.

마치 내 인생의 주제곡 같았기에 꼭 내가 부르고 싶었다. 누구보다 잘 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만약 내가 무명 시절을 겪지 않았다면, 햇빛의 밝음에 취해 그늘의 어둑함을 알지 못했다면 그토록 절절한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긴 어렵지 않았을까.

‘무명배우'가 많은 분들의 심금을 울렸다면

내가 노래를 잘해서라기보다는 저마다 자기 인생의 이면을 생각하고 떠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삶에서 무명 배우인 때가 있었을 테니. 네, 가수로 초대를 받아 무대에 선 후에야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에서부터 이미 그 노래의 주인공으로 이입이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관객들에게 그 애절한 마음과 주인공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던 것 같습니다. 오늘 레오의 책읽는 밤, 송가인 지음의 《송가인이어라》를 읽어드렸습니다. 오늘 저녁도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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