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 우리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은 과연 언제였을까
조윤희
어떤 마음들이 저 돌담을 쌓아 올렸을까 화가 났던 돌, 쓸쓸했던 돌, 눈물 흘렸던 돌, 슬펐던 돌, 안타까웠던 돌, 체념했던 돌 그런 돌들을 차곡차곡 올려놓았을까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을 때로는 발길질에 채였을 어느 순간 차였다는 사실도 잊은 채 제자리 지키고 있었을 조금은 흙 속에 제 몸을 숨겼을 심연 속에서 푸른 눈을 뜨고 있었을 그런 것들을 일으켜 세웠을까 저자거리를 헤매이던 마음들이 그 바람 불던 거리에서 자꾸만 넘어지던 마음들이 자기 몸을 세우듯 돌을 쌓아 올려 돌담을 세워 태풍에도 끄떡없는 울타리를 만들었을까 하나하나의 돌멩이들이 채워 논 풍경 그 돌담 밖으로 목련꽃 봉오리 벙그러질 때 그리운 추억의 이름으로 견고해지는 봉인 아름다운 시절을 소망하는 합장하는 손들
[시_ 조윤희 - 1955년 전남 장흥 출생.
시집 『모서리의 사랑』『얼룩무늬 저 여자』 등이 있음.
낭송_ 이제야 - 2012년 《애지》로 등단. 산문집 『안녕, 오늘』『그곳과 사귀다』가 있음. ]
저작자 표시 YES
상업적 이용 YES
컨텐츠 변경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