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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hinko ⎟ Min Jin Lee ⎟ 파친코 ⟨2018 번역, 이미정 옮김⟩, 「 새로운 보스 (1955년 10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 새로운 보스 (1955년 10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

파친코. Book 2. 조국. 새로운 보스.

1955년 10월.

모자수는 좋아하는 만화책과 낡은 동전,

아버지의 안경 같은 특별한 물건들을 넣어 들어온

트렁크 뚜껑 안쪽에 레슬링 선수 역도산의 사진을 붙혀 놓았다.

조선인 레슬링 선수 역도산과 달리

모자수는 상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싫었고,

너무 오랫동안 몸싸움을 하는 것도 싫었다.

역도산은 가라테의 손으로 내리치는 기술로 유명했는데,

모자수도 그와 비슷하게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줄 알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자수는 수도 없이 자주 아이들을 때렸고, 그 이유도 참으로 다양했다.

자기한테 욕을 한다고, 친구 하루키를 놀린다고,

쓰루하시 역에서 설탕과자를 파는 엄마와 할머니를 괴롭힌다고 아이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쯤 되자 선자는 선생님들과 상담교사들, 화난 학부모들에 경고와 방문을 받는 데 익숙해졌다.

아들이 싸우지 않게 말릴 방법이 없었다.

선자는 모자수가 심각한 문제에 처하거나 나쁜 아이들과 다투게 될까 봐 두려웠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요셉과 노아가 모자수를 붙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 모자수는 한동안 싸우지 않고 잠잠하게 지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흥분할 일이 생기면 맞을 짓을 한 아이를 또 두들겨 팼다.

선자가 왜 그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모자수에게서는 항상 두 가지 대답이 나왔다.

먼저 모자수는 가족들을 부끄럽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자는 모자수를 믿었다.

열여섯 살이 된 모자수는 천성적으로 폭력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으며 싸움을 피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시비를 건 상대에게 먼저 주먹을 날려 빨리 상황을 종료시켰다.

모자수는 몇몇 남자아이들의 코를 부러뜨려고,

많은 아이들의 눈을 멍들게 했다.

이제 학교에서 모자수를 괴롭히는 아이는 바보이거나

새로 전학 온 뭘 잘 모르는 말썽꾸러기뿐이었다.

교사들도 모자수의 물리적 힘을 존중 했고,

모자수가 자신의 힘을 남용하지 않고 혼자 지내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모자수는 말썽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방과 후에 종종 엄마가 있는 시장에 갔다.

경희는 요셉과 함께 집에 머물렀고,

노아는 모자수가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주기를 바랐다.

가게를 살 돈이 모이자

다들 모자수가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서 가게를 운영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모자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시장에서 일하는 것은 여자들 일이었고, 엄마를 존경하기는 하지만

남은 평생 동안 설탕과자를 만들거나 붕어빵을 팔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군말 없이 난로에 넣을 석탄을 나르면서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드렸다.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해서 늘 지쳐있던 선자와 양지는

수레를 집까지 끌어주는 튼튼한 남자가 있어서 한결 편했다.

하지만 4시에서 7시 사이에는 모자수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모자수가 없어도 선자와 양진이

설탕과자를 만들고 손님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 시간에는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어느 늦은 가을날 오후였다. 시장 경기가 굉장히 나빠져서 시장 사람들은

손님들이 너무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모자수는 시장 저쪽에서 김밥 좀 먹고 오겠다고 말했고,

아무도 그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모자수는 양말을 파는 소녀 지아키를 만나러 갔다.

지아키는 전쟁 통에 부모를 잃은 열여덟 살 먹은 일본 여자애였는데

커다란 양말 가게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일했다.

자그마하지만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지아키는 끼가 많은 여자였다.

또래 여자아이들을 아주 싫어했고,

시장에서 일하는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했다.

지아키는 자기가 두 살 더 많다고 모자수를 놀렸지만

남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잘생긴 모자수를 좋아했다.

다만 모자수가 조선인인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모자수와 데이트를 했다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 쫓겨날 게 분명했으니까.

모자수와 지아키는 둘 다 그 사실을 알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건 문제될 게 없었다.

지아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면

지아키 혼자 남아서 가게를 보다가 문을 닫았다.

모자수나 다른 남자 아이들은 그때 지아키를 만나러 왔다.

지아키는 잘난 체하는 여자아이들이 싫어서

몇 년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고,

지아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학교를 끝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지아키를 다다미 공장 사장의 둘째 아들과 결혼시키려고 했는데

지아키는 그 남자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아키는 말을 그럴듯하게 잘하고 옷을 잘입는 멋쟁이가 좋았다.

지아키는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기는 했지만

아직 순진해서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지아키는 양말 가게를 물려받을 예정이었고

상당히 예뻐서 원한다면 어떤 남자든 만날 수 있었다.

자기 가치를 확실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가 매달리는 걸 제일 좋아했다.

모자수가 양말 가게 문을 두드리고는,

아직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지아키에게 건넸다.

지아키는 웃으며 입술을 핥았다.

그런 다음 음미하듯 냄새를 맡다가 한 입 살짝 깨물어 막았다.

"맛있네! 정말 맛있어! 고마워.

잘생긴 젊은 남자가 달콤한 빵 도 주고, 넌 정말 완벽해."

모자수가 미소를 지었다.

지아키는 사랑스러웠지만

지아키를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자아키는 많은 남자아이들과 시시덕거린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하지만 모자수는 그럼에도 지아키와 함께 있는 게 즐거웠다.

게다가 지아키가 다른 남자아이랑 있는 모습을 보지도 못해서

그 소문이 사실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아키는 귀여웠고, 분홍빛 립스틱을 바르고 있어서

그 작은 입술은 달콤해 보였다.

"장사는 어땠어? 모자수가 물었다.

"나쁘지 않았어.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이번 주에는 이미 충분히 벌었거든.

할아버지가 그러셨어."

"신발 파는 여자가 우리를 보고 있어." 모자수가 말했다.

와타나베 씨는 지아키 가게 맞은편에서

신발 가게를 하고 있는 지아키 할머니의 친한 친구였다.

"아, 저 늙은 박쥐. 저 아줌마 정말 싫어.

또 나에 관해서 뭐라고 할머니한테 일러바치려고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 하지만 신경 안 써."

"나와 이야기하면 네가 곤란해지는 거 아냐?"

"아냐. 네가 계속 나한테 달콤한 빵을 주면 곤란해지지만." 지아키가 말했다.

"뭐, 그럼 그만 가져 올게."

"그건 안 돼!" 지아키가 빵을 한 입 더 먹으면서

고집스러운 어린 소녀처럼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회사원처럼 차려 입은 젊은 남자가 가게 앞에 멈춰 섰고,

두 사람은 고개를 들어 손님맞이를 준비했다.

지아키는 모자수에게 가게 구석에 있는 빈 의사를 몸짓으로 가리켰고,

모자수는 거기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었다.

"뭘 도와드릴까요?" 지아키가 손님에게 물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게에 있을 때도 왔던 남자였는데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또 검정 양말을 보고 싶으세요?"

"절 기억하세요?" 남자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럼요. 오늘 아침에 오셨잖아요."

"당신처럼 예쁜 아가씨가 절 기억하고 있다니 기분이 좋은데요.

이렇게 다시 찾아와서 당신을 만나다니 기쁘네요."

모자수가 신문에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많이 필요하세요?" /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나요?"

"손님 사이즈로 스무 켤레는 있어요."

지아키가 말했다. 양말 열 켤레를 사는 사람이 가끔 있었다.

한번은 대학 기숙사에 있는 아들에게 주려고

양말 두 상자를 사간 엄마도 있었다.

"그럼 두 켤레 주세요. 하지만 아가씨가 신겨주신다면 더 살 수 있어요."

모자수는 신문을 접고 남자를 힐끗 쳐다봤지만

남자는 모자수의 짜증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럼 두 켤레 포장해드릴게요." 지아키가 말했다.

"이름이 뭐예요?

"지아키예요."

"제게도 지아키라는 사촌이 있어요. 세상에, 아가씨는 정말 아름다워요.

남자친구 있어요?"

지아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없어요? 그럼 제 여자친구가 돼야겠는데요."

남자가 지아키의 손에 돈을 올려 꼭 쥐어줬다.

지아키는 남자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남자는 예전에도 상대해봐서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떠보고 있음을 알았다.

지아키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모자수가 질투를 했지만 지아키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목욕탕에 갈 때면 나이든 아줌마들이

항상 지아키의 봉긋하게 솟은 동그란 가슴을 보고 타고 났다고 부러웠했다.

남자는 지아키가 의도한 바로 그곳을 쳐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recording error correction)

"근사한데요. 오늘 밤에 어디로 데리러 갈까요?

닭꼬치를 대접할게요."

"싫어요." 지아키가 돈을 현금보관함에 넣으면서 말했다. "아저씨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이런, 튕기는 거야?"

"아저씨는 제 타입이 아니에요."

지아키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

"타입을 찾기에는 너무 어려 보이는데.

난 돈을 잘 벌고, 밤일도 잘 해."

남자가 지아키를 잡아당겨서 두 손으로

지아키의 등을 꽉 끌어안았다. "등이 탄력 있고 멋진데.

젖가슴도 아주 좋아. 가게 문 닫고 같이 가자고, 응?"

모자수는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최대한 세게 남자의 입을 정통으로 후려갈겼다.

남자가 넘어졌고, 입술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모자수는 손가락 마디가 욱신거리는 것으로 봐

남자의 이가 몇 개는 부러졌다고 확신했다.

"양말 갖고 꺼져." 모자수가 말했다.

남자는 다른 누군가의 피라도 되는 것처럼 파란 셔츠와 바지에 묻은 자신의 피를 바라봤다.

"경찰을 부르겠어."

"그래요. 경찰을 불러요." 지아키가 남자에게 말했다.

지아키는 지금 막 달려오고 있는 신발 가게 아주머니에게

미친 듯이 손을 흔들었다.

"모자수, 빨리 가. 빨리 여기서 나가.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모자수는 지아키가 시키는 대로 빠르게 양말 가게를 나갔다.

경찰이 바로 모자수를 찾아왔다.

모자수는 몇 분 전에 피 묻은 손으로 돌아와

지아키네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와 할머니에게 막 말한 참이었다.

경찰이 정황을 확인했다.

"아주머니 아들이 양말을 사려는 신사 분을 때렸습니다.

이런 행동에는 합당한 설명이 필요해요.

젊은 아가씨는 그 남자가 자신을 추행하려고 해서 아주머니 아들이 자기를 보호해주려고 하다 그랬다고 했지만

손님은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요."

경찰이 말했다.

파친코 게임장 사장인 고로 씨가 오후 간식을 먹으러

설탕과자 수레 쪽으로 오다가 경찰을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안녕하세요, 경관님." 고로 씨가 선자에게 윙크를 했다.

"별일 없죠?" 고로 씨가 물었다.

모자수는 수레 옆의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자수가 어떤 남자한테 붙잡힌 양말 가게 아가씨를 구해줬다 하네예.

그 남자 얼굴을 때렸나 봅니더."

선자가 조용히 말했다. 선자는 고개를 높이 들었고,

모자수의 죄를 인정하는 꼴이 될까 봐 사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장이 거세게 뛰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심장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우리 모자수는 그냥 아가씨를 도와준 깁니더."

양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자수의 등을 두드렸다.

"그랬어요?" 고로 씨가 웃으면 말했다. "그게 맞나요, 경관님?"

"음, 가게의 젊은 아가씨가 그렇게 말했고,

와타나베 씨도 그 아가씨 이야기가 옳다고 했어요.

맞은 남자가 그 사실을 부인하지만

다른 가게 주인들도 그 남자가 이 시장에서 일하는 젊은 아가씨들을 종종 괴롭히는 쓰레기 같은 인간 이라고 하더군요."

경찰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렇지만 그 남자가 자기 턱이 부서진 것 같다고 했어요.

아랫니 두 개가 부러졌고요.

나쁜 짓을 했다고 그냥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이 젊은이한테 경고해주고 싶었어요.

그럴 때는 경찰을 불러야죠." 이 말에 모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자수는 전에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경찰을 부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자수는 아버지가 무고하게 투옥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에는 노아가 일본에 있는 조선인들을 더 이상 일본 시민이 아니니까

문제를 일으켰다가는 추방당할 수 있다고 모자수에게 경고했다.

노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찰을 존중해야 하고,

무례하게 굴거나 나쁜 짓을 하는 경찰도 공손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아가 조선인들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모자수는 또다시 문제를 일으켜서 기분이 착잡했고,

실망한 노아의 얼굴을 마주보기가 두려웠다.

고로는 자신이 이 시장에서 제일 좋아하는 선자 아주머니와 모자수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경관님, 제가 이 가족을 잘 압니다.

아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죠.

모자수는 착한 아이에요.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모자수?" 고르가 모자수를 똑바로 쳐다봤다.

"네." 모자수가 대답했다.

경찰은 시민이 자기 손으로 직접 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말했고,

모자수와 선자, 고로는 경찰이 천황폐하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이 떠난 후, 고로는 중절모자로 무자수의 뒤통수를 가볍게 때렸다.

모자수가 움찔했지만 당연히 아프지는 않았다.

"대체 이 녀석을 어떡할 겁니까?"

고로는 화도 났지만 재미있어 하면서 선자에게 물었다.

선자가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타인에게 그 해답을 물어보고 싶었다.

요셉과 노아가 화를 내겠지만 뭔가 다른 방법을 강구 해야 했다.

"아저씨가 도와주실 수 있을까예?" 선자가 물었다.

"모자수를 데려가서 일 좀 시켜주실라예?

돈은 많이 안 줘도 . . . "

고로는 손을 흔들어 선자의 말을 가로 막더니 모자수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바로 그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 녀석아, 내 말 잘 들어. 넌 내일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내 밑에서 일하는 거야.

너의 엄마한테는 너 같은 게 필요 없어. 학교에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나서 내 가게로 와.

아주 열심히 일해야 할 거야. 네가 일한 만큼 봉급을 주마. 난 직원들 돈을 훔치는 사람이 아냐.

넌 일한 만큼 받는 거야. 알겠어? 그리고 그 양말 파는 여자애 근처에 얼씬대지도 마. 걘 문제아야."

"아저씨 가게 남자아이가 필요한가예?" 선자가 물었다.

"물론이죠. 근데 싸움은 용납 못합니다.

꼭 싸움질을 해야 남자가 되는 게 아니니까요."

고로는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가 안타까워 이렇게 말했다.

"남자가 된다는 건 자기 성질을 통제할 줄 안다는 거야.

넌 네 가족을 돌봐야지. 훌륭한 남자는 그렇게 하는 거야. 알겠어?

"아저씨, 이 녀석한테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모자수는 열심히 일 . . . "

"그건 두고 봐야죠." 고로가 선자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모자수를 파친코 소년으로 만들 겁니다.

거리의 부랑아가 되지 않게 해야죠."

모자수가 의자에서 일어나 새로운 자신의 사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 새로운 보스 (1955년 10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Neuer Boss (Oktober 1955)" Pachinko [Buch 2. Mutterland] Pachinko [Buch 2. Mutterland "The New Boss (October 1955)" Pachinko [Book 2. Motherland] Pachinko [Book 2. "Nuevo jefe (octubre de 1955)" Pachinko [Libro 2. Motherland] Pachinko [Libro 2. Motherland "Новый босс (октябрь 1955)" Пачинко [Книга 2. Родина] Пачинко [Книга 2. Родин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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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Book 2. 조국. 새로운 보스.

1955년 10월.

모자수는 좋아하는 만화책과 낡은 동전,

아버지의 안경 같은 특별한 물건들을 넣어 들어온

트렁크 뚜껑 안쪽에 레슬링 선수 역도산의 사진을 붙혀 놓았다.

조선인 레슬링 선수 역도산과 달리

모자수는 상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싫었고,

너무 오랫동안 몸싸움을 하는 것도 싫었다.

역도산은 가라테의 손으로 내리치는 기술로 유명했는데,

모자수도 그와 비슷하게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줄 알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자수는 수도 없이 자주 아이들을 때렸고, 그 이유도 참으로 다양했다.

자기한테 욕을 한다고, 친구 하루키를 놀린다고,

쓰루하시 역에서 설탕과자를 파는 엄마와 할머니를 괴롭힌다고 아이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쯤 되자 선자는 선생님들과 상담교사들, 화난 학부모들에 경고와 방문을 받는 데 익숙해졌다.

아들이 싸우지 않게 말릴 방법이 없었다.

선자는 모자수가 심각한 문제에 처하거나 나쁜 아이들과 다투게 될까 봐 두려웠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요셉과 노아가 모자수를 붙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 모자수는 한동안 싸우지 않고 잠잠하게 지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흥분할 일이 생기면 맞을 짓을 한 아이를 또 두들겨 팼다.

선자가 왜 그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모자수에게서는 항상 두 가지 대답이 나왔다.

먼저 모자수는 가족들을 부끄럽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자는 모자수를 믿었다.

열여섯 살이 된 모자수는 천성적으로 폭력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으며 싸움을 피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시비를 건 상대에게 먼저 주먹을 날려 빨리 상황을 종료시켰다.

모자수는 몇몇 남자아이들의 코를 부러뜨려고,

많은 아이들의 눈을 멍들게 했다.

이제 학교에서 모자수를 괴롭히는 아이는 바보이거나

새로 전학 온 뭘 잘 모르는 말썽꾸러기뿐이었다.

교사들도 모자수의 물리적 힘을 존중 했고,

모자수가 자신의 힘을 남용하지 않고 혼자 지내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모자수는 말썽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방과 후에 종종 엄마가 있는 시장에 갔다. I often went to the market with my mom after school

경희는 요셉과 함께 집에 머물렀고,

노아는 모자수가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주기를 바랐다.

가게를 살 돈이 모이자

다들 모자수가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서 가게를 운영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모자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시장에서 일하는 것은 여자들 일이었고, 엄마를 존경하기는 하지만

남은 평생 동안 설탕과자를 만들거나 붕어빵을 팔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군말 없이 난로에 넣을 석탄을 나르면서

엄마와 할머니를 도와드렸다.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해서 늘 지쳐있던 선자와 양지는

수레를 집까지 끌어주는 튼튼한 남자가 있어서 한결 편했다.

하지만 4시에서 7시 사이에는 모자수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모자수가 없어도 선자와 양진이

설탕과자를 만들고 손님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 시간에는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어느 늦은 가을날 오후였다. 시장 경기가 굉장히 나빠져서 시장 사람들은

손님들이 너무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I lived with the sound of not having too many guests.

모자수는 시장 저쪽에서 김밥 좀 먹고 오겠다고 말했고,

아무도 그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모자수는 양말을 파는 소녀 지아키를 만나러 갔다.

지아키는 전쟁 통에 부모를 잃은 열여덟 살 먹은 일본 여자애였는데

커다란 양말 가게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일했다.

자그마하지만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지아키는 끼가 많은 여자였다. with a small but curvy body, Chiyaki was a flirt

또래 여자아이들을 아주 싫어했고,

시장에서 일하는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했다.

지아키는 자기가 두 살 더 많다고 모자수를 놀렸지만

남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잘생긴 모자수를 좋아했다.

다만 모자수가 조선인인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모자수와 데이트를 했다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 쫓겨날 게 분명했으니까.

모자수와 지아키는 둘 다 그 사실을 알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건 문제될 게 없었다.

지아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면

지아키 혼자 남아서 가게를 보다가 문을 닫았다.

모자수나 다른 남자 아이들은 그때 지아키를 만나러 왔다.

지아키는 잘난 체하는 여자아이들이 싫어서

몇 년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고,

지아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학교를 끝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지아키를 다다미 공장 사장의 둘째 아들과 결혼시키려고 했는데

지아키는 그 남자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아키는 말을 그럴듯하게 잘하고 옷을 잘입는 멋쟁이가 좋았다.

지아키는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기는 했지만

아직 순진해서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지아키는 양말 가게를 물려받을 예정이었고

상당히 예뻐서 원한다면 어떤 남자든 만날 수 있었다.

자기 가치를 확실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가 매달리는 걸 제일 좋아했다.

모자수가 양말 가게 문을 두드리고는,

아직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지아키에게 건넸다.

지아키는 웃으며 입술을 핥았다.

그런 다음 음미하듯 냄새를 맡다가 한 입 살짝 깨물어 막았다.

"맛있네! 정말 맛있어! 고마워.

잘생긴 젊은 남자가 달콤한 빵 도 주고, 넌 정말 완벽해."

모자수가 미소를 지었다.

지아키는 사랑스러웠지만

지아키를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자아키는 많은 남자아이들과 시시덕거린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하지만 모자수는 그럼에도 지아키와 함께 있는 게 즐거웠다.

게다가 지아키가 다른 남자아이랑 있는 모습을 보지도 못해서

그 소문이 사실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아키는 귀여웠고, 분홍빛 립스틱을 바르고 있어서

그 작은 입술은 달콤해 보였다.

"장사는 어땠어? 모자수가 물었다.

"나쁘지 않았어.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이번 주에는 이미 충분히 벌었거든.

할아버지가 그러셨어."

"신발 파는 여자가 우리를 보고 있어." 모자수가 말했다.

와타나베 씨는 지아키 가게 맞은편에서

신발 가게를 하고 있는 지아키 할머니의 친한 친구였다.

"아, 저 늙은 박쥐. 저 아줌마 정말 싫어.

또 나에 관해서 뭐라고 할머니한테 일러바치려고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 하지만 신경 안 써."

"나와 이야기하면 네가 곤란해지는 거 아냐?"

"아냐. 네가 계속 나한테 달콤한 빵을 주면 곤란해지지만." 지아키가 말했다.

"뭐, 그럼 그만 가져 올게."

"그건 안 돼!" 지아키가 빵을 한 입 더 먹으면서

고집스러운 어린 소녀처럼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회사원처럼 차려 입은 젊은 남자가 가게 앞에 멈춰 섰고,

두 사람은 고개를 들어 손님맞이를 준비했다.

지아키는 모자수에게 가게 구석에 있는 빈 의사를 몸짓으로 가리켰고,

모자수는 거기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었다.

"뭘 도와드릴까요?" 지아키가 손님에게 물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게에 있을 때도 왔던 남자였는데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또 검정 양말을 보고 싶으세요?"

"절 기억하세요?" 남자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럼요. 오늘 아침에 오셨잖아요."

"당신처럼 예쁜 아가씨가 절 기억하고 있다니 기분이 좋은데요.

이렇게 다시 찾아와서 당신을 만나다니 기쁘네요."

모자수가 신문에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많이 필요하세요?" /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나요?"

"손님 사이즈로 스무 켤레는 있어요."

지아키가 말했다. 양말 열 켤레를 사는 사람이 가끔 있었다.

한번은 대학 기숙사에 있는 아들에게 주려고

양말 두 상자를 사간 엄마도 있었다.

"그럼 두 켤레 주세요. 하지만 아가씨가 신겨주신다면 더 살 수 있어요."

모자수는 신문을 접고 남자를 힐끗 쳐다봤지만

남자는 모자수의 짜증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럼 두 켤레 포장해드릴게요." 지아키가 말했다.

"이름이 뭐예요?

"지아키예요."

"제게도 지아키라는 사촌이 있어요. 세상에, 아가씨는 정말 아름다워요.

남자친구 있어요?"

지아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없어요? 그럼 제 여자친구가 돼야겠는데요."

남자가 지아키의 손에 돈을 올려 꼭 쥐어줬다.

지아키는 남자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남자는 예전에도 상대해봐서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떠보고 있음을 알았다.

지아키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모자수가 질투를 했지만 지아키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목욕탕에 갈 때면 나이든 아줌마들이

항상 지아키의 봉긋하게 솟은 동그란 가슴을 보고 타고 났다고 부러웠했다.

남자는 지아키가 의도한 바로 그곳을 쳐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recording error correction)

"근사한데요. 오늘 밤에 어디로 데리러 갈까요?

닭꼬치를 대접할게요."

"싫어요." 지아키가 돈을 현금보관함에 넣으면서 말했다. "아저씨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이런, 튕기는 거야?"

"아저씨는 제 타입이 아니에요."

지아키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

"타입을 찾기에는 너무 어려 보이는데.

난 돈을 잘 벌고, 밤일도 잘 해."

남자가 지아키를 잡아당겨서 두 손으로

지아키의 등을 꽉 끌어안았다. "등이 탄력 있고 멋진데. It's small, so I hugged her back tightly.

젖가슴도 아주 좋아. 가게 문 닫고 같이 가자고, 응?"

모자수는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최대한 세게 남자의 입을 정통으로 후려갈겼다.

남자가 넘어졌고, 입술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모자수는 손가락 마디가 욱신거리는 것으로 봐

남자의 이가 몇 개는 부러졌다고 확신했다.

"양말 갖고 꺼져." 모자수가 말했다.

남자는 다른 누군가의 피라도 되는 것처럼 파란 셔츠와 바지에 묻은 자신의 피를 바라봤다.

"경찰을 부르겠어."

"그래요. 경찰을 불러요." 지아키가 남자에게 말했다.

지아키는 지금 막 달려오고 있는 신발 가게 아주머니에게

미친 듯이 손을 흔들었다.

"모자수, 빨리 가. 빨리 여기서 나가.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모자수는 지아키가 시키는 대로 빠르게 양말 가게를 나갔다.

경찰이 바로 모자수를 찾아왔다.

모자수는 몇 분 전에 피 묻은 손으로 돌아와

지아키네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와 할머니에게 막 말한 참이었다.

경찰이 정황을 확인했다.

"아주머니 아들이 양말을 사려는 신사 분을 때렸습니다.

이런 행동에는 합당한 설명이 필요해요.

젊은 아가씨는 그 남자가 자신을 추행하려고 해서 아주머니 아들이 자기를 보호해주려고 하다 그랬다고 했지만

손님은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요."

경찰이 말했다.

파친코 게임장 사장인 고로 씨가 오후 간식을 먹으러

설탕과자 수레 쪽으로 오다가 경찰을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안녕하세요, 경관님." 고로 씨가 선자에게 윙크를 했다.

"별일 없죠?" 고로 씨가 물었다.

모자수는 수레 옆의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자수가 어떤 남자한테 붙잡힌 양말 가게 아가씨를 구해줬다 하네예.

그 남자 얼굴을 때렸나 봅니더."

선자가 조용히 말했다. 선자는 고개를 높이 들었고,

모자수의 죄를 인정하는 꼴이 될까 봐 사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장이 거세게 뛰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심장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우리 모자수는 그냥 아가씨를 도와준 깁니더."

양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자수의 등을 두드렸다.

"그랬어요?" 고로 씨가 웃으면 말했다. "그게 맞나요, 경관님?"

"음, 가게의 젊은 아가씨가 그렇게 말했고,

와타나베 씨도 그 아가씨 이야기가 옳다고 했어요.

맞은 남자가 그 사실을 부인하지만

다른 가게 주인들도 그 남자가 이 시장에서 일하는 젊은 아가씨들을 종종 괴롭히는 쓰레기 같은 인간 이라고 하더군요."

경찰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렇지만 그 남자가 자기 턱이 부서진 것 같다고 했어요.

아랫니 두 개가 부러졌고요.

나쁜 짓을 했다고 그냥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이 젊은이한테 경고해주고 싶었어요.

그럴 때는 경찰을 불러야죠." 이 말에 모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자수는 전에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경찰을 부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자수는 아버지가 무고하게 투옥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에는 노아가 일본에 있는 조선인들을 더 이상 일본 시민이 아니니까

문제를 일으켰다가는 추방당할 수 있다고 모자수에게 경고했다.

노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찰을 존중해야 하고,

무례하게 굴거나 나쁜 짓을 하는 경찰도 공손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아가 조선인들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모자수는 또다시 문제를 일으켜서 기분이 착잡했고,

실망한 노아의 얼굴을 마주보기가 두려웠다.

고로는 자신이 이 시장에서 제일 좋아하는 선자 아주머니와 모자수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경관님, 제가 이 가족을 잘 압니다.

아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죠.

모자수는 착한 아이에요.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모자수?" 고르가 모자수를 똑바로 쳐다봤다.

"네." 모자수가 대답했다.

경찰은 시민이 자기 손으로 직접 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말했고, Police have repeatedly said that citizens should not enforce laws with their own hands.

모자수와 선자, 고로는 경찰이 천황폐하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이 떠난 후, 고로는 중절모자로 무자수의 뒤통수를 가볍게 때렸다.

모자수가 움찔했지만 당연히 아프지는 않았다.

"대체 이 녀석을 어떡할 겁니까?"

고로는 화도 났지만 재미있어 하면서 선자에게 물었다.

선자가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타인에게 그 해답을 물어보고 싶었다.

요셉과 노아가 화를 내겠지만 뭔가 다른 방법을 강구 해야 했다.

"아저씨가 도와주실 수 있을까예?" 선자가 물었다.

"모자수를 데려가서 일 좀 시켜주실라예?

돈은 많이 안 줘도 . . . "

고로는 손을 흔들어 선자의 말을 가로 막더니 모자수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바로 그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 녀석아, 내 말 잘 들어. 넌 내일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내 밑에서 일하는 거야.

너의 엄마한테는 너 같은 게 필요 없어. 학교에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나서 내 가게로 와.

아주 열심히 일해야 할 거야. 네가 일한 만큼 봉급을 주마. 난 직원들 돈을 훔치는 사람이 아냐.

넌 일한 만큼 받는 거야. 알겠어? 그리고 그 양말 파는 여자애 근처에 얼씬대지도 마. 걘 문제아야."

"아저씨 가게 남자아이가 필요한가예?" 선자가 물었다.

"물론이죠. 근데 싸움은 용납 못합니다.

꼭 싸움질을 해야 남자가 되는 게 아니니까요."

고로는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가 안타까워 이렇게 말했다.

"남자가 된다는 건 자기 성질을 통제할 줄 안다는 거야.

넌 네 가족을 돌봐야지. 훌륭한 남자는 그렇게 하는 거야. 알겠어?

"아저씨, 이 녀석한테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모자수는 열심히 일 . . . "

"그건 두고 봐야죠." 고로가 선자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모자수를 파친코 소년으로 만들 겁니다.

거리의 부랑아가 되지 않게 해야죠."

모자수가 의자에서 일어나 새로운 자신의 사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