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 use cookies to help make LingQ better. By visiting the site, you agree to our cookie policy.


image

Pachinko ⎟ Min Jin Lee ⎟ 파친코 ⟨2018 번역, 이미정 옮김⟩, 「 후원자 (도쿄, 1962년 3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 후원자 (도쿄, 1962년 3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

파친코. Book 2.

조국. 후원자. 도쿄, 1962년 3월.

"동생이 결혼했어?" 아키코가 물었다.

아키코의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밝게 빛났다.

"응, 결혼했어.

제수씨는 몇 달 후에 아이를 낳을 거야."

노아가 거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

"네 가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좀 더 말해 줘."

아키코가 간절하게 말했다.

노아는 옷을 입으려고 일어섰다.

아키코는 캐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사회학자가 되려고 훈련을 받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아키코에게 있어 가장 풀고 싶은 퍼즐은 자신의 연인이었다.

하지만 아키코가 질문을 하면 할수록

노아는 더욱 더 입을 꾹 다물었다.

노아가 간결하게 대답하면 아키코는

그의 인생이 마치 경이로운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그래서?" 라고 물었다.

그녀에게는 노아의 모든 것이 매혹적이었지만 노아는 매혹적인 대상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저 아키코와 함께 있고 싶을 뿐이었다.

노아는 아키코가 낯선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릴 때는 신경 쓰지 않았다.

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키코의 분석을 듣는 게

훨씬 더 흥미로웠다.

노아는 아키코의 첫 조선인 연인이었다.

아키코는 노아가 잠자리에서 조선어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조선어로 "프리티"는 어떻게 말해?"

몇 시간 전에도 아키코는 이런 질문을 했다.

"예-쁘-다." 노아는 아키코에게 말해주는 이 간단한 말이 낯설게 느껴졌아.

아키코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예쁘다'는 말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

'아-름-답-다'라고 말해야 했지만 노아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아키코는 뛰어난 사회학자라서

노아에게 '러브'를 조선어로 뭐라고 하는지 묻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노아는 분명히 그 말을 바로 번역해주지 못하고 주저할 테니까.

노아는 아키코의 표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김치를 팔다가 나중에는 설탕과자를 팔아

자신을 학교에 보내준 엄마나, 일제강점기에 투옥되어

모진 고문을 당해 사망한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러한 자신의 과거는 아주 오래전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노아가 자신의 과거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절대 아니었다. 다만 아키코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는 게 싫었다.

아키코는 미나미아자부에서 성장한 상류층 집안의 일본인 여자였고,

그녀의 아버지는 무역회사 사장이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특정 사람들만을 위한 비공개 클럽에서

국외 거주자들과 테니스를 즐겼다.

아키코는 거친 성관계를 즐겼고, 외국 서적과 수다 떨기를 좋아했다.

전에는 진지하게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노아는

꼬치꼬치 캐묻는 아키코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이리 와." 아키코가 하얀 속옷을 만지작거리면서 유혹적으로 말했다.

노아는 바닥에 깔린 요 위로 다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수업과 수업 사이의 빈 시간에 사랑을 나누고 나서

노아의 방에 나른하게 누워 있었다.

대학생이 쓰기에는 이례적으로 큰 노아의 방은

네모난 창이 두 개가 있어서 햇살이 스며들어왔고,

2인용 요와 베이지색 양탄자를 깔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디킨스, 톨스토이, 발자크, 위고의 두툼한 소설책들이

노아의 커다란 소나무 책상을 뒤덮고 있었다.

초록색 유리 갓에 감싸인 환상적인 전등은 꺼져 있었다.

노아는 이 방만큼 멋진 곳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이렇게 좋은 방을 말도 안 되는 싼값에 빌릴 수 있었던

자신의 행운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집주인은 한수의 친구였다.

우아하고 새로운 가구들이 딸린 이 방은

문학과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아주 이상적인 방이었다.

노아는 아버지의 낡은 가방에 옷만 챙겨 넣어 왔을 뿐이었다.

아키코는 도쿄의 집에서 산다고 해도

이렇게 좋은 방에 사는 학생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말했다.

아키코는 미나미아자부의 아름다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노아가 지내는 방에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방에서 살고 있었다.

아키코는 수업과 수업 사이 빈 시간에 항상 노아의 방에서 지냈다.

아키코의 소지품이 노아의 책상과 욕실, 옷장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깔끔하다는 통념은 아키코에게 통하지 않았다.

아키코가 노력을 했지만

노아는 그렇게 빨리 다시 성관계를 가질 수가 없었다.

당황한 노아가 옷을 챙겨 입었다. 아키코도 일어나서 차 한 잔을 준비했다.

노아의 방에는 부엌이 없었지만 한수가 사준 전기 주전자가 있었다.

한수는 노아가 할 일은 공부뿐이라고 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배워.

모든 조선인들, 와세다대학에 갈 수 없는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서 배우는 거야."

한수는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수업료 전액을 내주었다.

노아는 돈 걱정 없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책을 읽고 또 읽었고, 찾을 수 있는 데까지 많은 비평과 논문을 공부 했다.

노아의 유일한 안식처는 사랑에 빠진 사랑스러운 여자 아키코였다.

아키코는 찬란하고 관능적이고 창의적인 여자였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아키코가 찻잎을 찻주전자에 넣으며 물었다.

"누구?" // "네 후원자, 고한수 말이야.

십 분 후에 날 내버려두고 그 사람을 만나러 갈 거잖아.

매달 첫날에 항상 그를 만나지 아마."

노아가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키코는 진작에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아키코는 한수를 만나고 싶어 했다.

아키코가 자기도 따라갈수 있는지 수차례 물었지만 노아는 매번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분은 우리 가족의 좋은 친구야.

말했잖아, 엄마와 할머니가 일본에 오기 전부터 알았던 사람이라고.

부산에서 멀지 않은 제주도 출신이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잘생겼어?" // "뭐?" // "너 처럼 말이야. 조선 남자들은 진짜 잘생겼어."

노아가 미소를 지었다.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모든 조선 남자가 잘 생긴 것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든 조선 남자가 못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냥 남자일 뿐이었다.

아키코는 조선인들과

다른 외국인들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일반화하기를 좋아했다.

반면 부유한 일본인들을 거칠게 비난했다.

아키코는 찻잔을 내려놓고 장난스럽게 노아를 요 위로 밀어 눕혔다.

그러고는 노아를 올라타고 셔츠를 벗었다.

아키코는 하얀색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있었다.

노아는 아키코가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키코의 검은 머리카락이 얼굴 주변에서

다채롭게 반짝거리는 깃털처럼 느껴졌다.

"너와 비슷한 사람이야?" 아키코가 살을 맞대고 문질렀다.

"아니, 그렇지 않아. 우리는 완전히 달라."

노아는 자기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의아해하면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키코를 부드럽게 밀어냈다.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한수 사장님은 너그러운 분이야.

전에도 말했지만 아들이 없고 딸들은 대학에 가기 싫어해.

그래서 날 후원해주시는 거지. 그분한테 받은 돈은 다 갚을 거야.

한수 사장님은 어려울 때 우리 가족을 도와주셨어.

그분은 내 후원자일 뿐이야. 그게 전부지."

"왜 돈을 갚아야 해?" 그 사람 부자 아니야?"

"몰라." 노아는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려 갔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내가 받는 건 빚이야. 그러니까 내가 갚을 거야."

"나와 계속 있고 싶지 않아?"

아키코가 브래지어를 벗어 샴페인 잠만 한 가슴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무 유혹적인데. 하지만 지금은 가봐야 해. 내일 만나자. 알겠지?"

다시 발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관계를 가질 시간이 없다고 노아는 생각했다.

"나도 같이 따라가서 그 사람을 만나볼 수는 없어?

자기 가족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그 사람은 우리 가족이 아니야. 모르겠어. 나도 네 가족을 만나지 못했잖아."

"우리 엄마와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잖아.

그분들은 인종차별 주의자야. 정말이야." 아키코가 말했다.

"아, 그럼, 내일 보자. 문 잠그고 가." 노아가 말했다.

초밥집은 노아의 집에서 1킬로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삼나무로 새롭게 인테리어를 해서 깨끗하고 신선한 나무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한수는 매달 이 식당의 조용한 뒷방에서 노아를 만나는 걸 좋아했다.

일본의 외진 어촌 마을 여러 곳에서 공수해온 이례적으로 맛있는 음식들을

순서대로 날라다주는 종업원들 외에는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 곳이었다.

보통 두 남자는 노아의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토록 경이롭고 전설적인 대학에 다니는 게 어떤 기분인지 한수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수는 조선어 와 일본어를 읽고 쓰는 법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가정교사들을 고용해서

어려운 일본어와 조선어 신문을 읽을 때 필요한 한자를 배웠다.

한수는 부자들과 힘있는 자들, 용감한 자들을 많이 알았지만

글을 잘 쓸 수 있는 교육받은 사람들을 가장 존경했다.

그런 사람들의 잘 정리된 사상과 당면 문제에 대한 식견을 존경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저널리스트들과 교우 관계를 맺었다.

한수는 민족주의자들과 종교, 심지어는 사랑도 믿지 않았지만

교육의 힘은 믿었다.

무엇보다 인간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어떤 낭비도 혐오했고, 세 딸들이 싸구려 보석과 사사로운 것들에 사로잡혀

학교를 그만뒀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방치한 아내를 경멸했다.

딸들은 건전한 정신과 무한한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내는 딸들이 그런 것들을 쓰레기처럼 던져버리게 만들었다.

한수는 그렇게 딸들을 잃어버렸지만 이제는 노아가 있었다.

노아가 영어를 아주 아름답게 읽고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

노아가 아는 영어라는 언어는 이 세상에서 필수적인 것이었다.

노아는 한수에게 책을 추천했고, 한수는 그 책들을 읽었다.

아들이 아는 것을 자신도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젊은 아들의 남다른 학문에 관한 힘은 한수가 키워줘야 하는 것이었다.

한수는 노아가 졸업하고 나서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 몰랐다.

노아에게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 게 분명했기 때문에

한수는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한수는 노아를 후원하고 싶었다.

노아가 원하는 방식대로 후원해주고 싶었다.

두 사람은 낮은 아카시아 나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성게를 좀 더 먹어. 주방장이 어젯밤에 홋카이도에서 공수해온거야." 한수가 말했다.

한수는 자신이 일상적으로 먹는 귀한 것들을

가난한 학생인 노아에게 먹이고 싶었다.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몫을 먹었다.

원래 노아는 그런 식으로 음식을 먹지 않았고 그런 음식을 먹어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품위 있는 일본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들의 예의범절을 실수 없이 흉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음식이 나오든 감사하게 먹었다.

하지만 사실은 영양가 많은 소박한 음식을 빨리 먹어 치우는 걸 더 좋아했다.

대부분의 조선인 노동자들처럼 말이다.

맛있는 음식은 단지 필수적인 연료의 불과했고,

일하러 가기 전에 빨리 먹어치워야 하는 것이었다.

부유한 일본인들은 향이 강한 음식을

많이 빨리 먹는 것을 천박하다고 생각했다.

노아는 자신의 후원자 앞에서는

그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지배층 일본인 흉내를 냈다.

하지만 실상은 음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랫동안 앉아서 식사하는 것도 싫어했다.

아키코는 노아의 그런 태도를 놀렸지만 두 사람은 호화로운 레스토랑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노아의 그런 습관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노아는 한수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지만

술을 마시며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은 지루한 일이었다.

한수는 술을 많이 마시고도 건설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지만

노아는 술 자체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노아는 전날 밤에 마신 술에 취해서 길가에 잠든 남자들을 넘어 다니며 학교에 갔다.

이카이노에서 경리로 일할 때는 많은 아버지들이 집세를 갚지 못해서

가족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러한 문제의 시작은 급여일에 먹기 시작한 술 몇 잔이었다.

겨울이면 항상 알코올에 중독된 집 없는 조선인들이 스미다강 근처에서 얼어 죽었다.

노아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한수는 사케나 소주 몇 병은 거뜬하게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노아는 조선식 전통에 따라 연장자의 술잔을 비는 대로

채워주면서 그 귀한 식사 시간을 보냈다.

노아는 사케 잔에 사케를 따르다가

장지문을 부드럽게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들어와요." 한수가 말했다.

"신례합니다, 사장님." 화장을 하지 않은 여종업원이 말했다.

"무슨 일이죠?" 한수가 말했다.

노아는 예의 바른 여자처럼 행동하는 여종업원에게 미소를 지었다.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아가씨가 계셔서요."

"그래요? 나한테?"

"네." 여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아주 좋은 일이군." 한수가 말했다.

그가 이 식당에서 식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비서가 은밀한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했다.

회사에서는 보통 남자들에게 그런 심부름을 시켰으니까.

한수의 운전사와 경호원은 식당 바깥을 지키고 있었다.

위험한 사람이라면 그들이 저지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신원이 확실한 사람이 분명했다.

종업원이 문을 닫고 나갔고, 몇 분 후에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노아가 일어나서 직접 문을 열었다.

다리를 좀 펴니까 기분이 나아졌다.

"아키코." 순간적으로 노아의 입이 딱 벌어졌다.

"안녕." 아키코가 종업원 옆에 서서 안으로 들여보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 친구니, 노아?" 한수가 일본인처럼 보이는

매력적인 여자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네." // "어서 들어와서 앉아요. 날 만나고 싶었다고?"

"노아가 저보고 잠깐 들러서 자기 후원자에게 인사를 하라고 해서 왔어요."

아키코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맞아요." 노아는 왜 아키코에게 맞장구를 쳐주고 있는지 몰랐지만 달리 보라고 할 말이 없었다.

"아키코가 올 거라고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아냐. 네 친구를 만나서 아주 기쁘구나. 같이 식사하지."

한수는 아직 문 옆에 서 있는 여종업원을 올려다보았다.

"노아의 친구에게 식사와 사케 잔을 갖다줘요."

한수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노아가 여자친구를 자신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니 기분이 좋았다.

한수는 아키코를 환대해주고 싶었다.

즉시 식사와 사케 잔이 아키코 앞에 놓였다.

주방장은 투명한 영국 소금이 뿌려진 튀긴 굴 요리를 직접 가져왔다.

노아는 한수의 잔을 채워주었고, 한수는 아키코에게 술 잔을 따라주었다.

"새 친구를 위하여!" 한수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 후원자 (도쿄, 1962년 3월) 」 Pachinko 파친코 [Book 2. 조국] "Der Patron (Tokio, März 1962)" Pachinko [Buch 2. Mutterland] Pachinko [Buch 2. "Patron (Tokyo, March 1962)" Pachinko [Book 2. Fatherland] Pachinko [Book 2. Fatherland]. "El Patrón (Tokio, marzo de 1962)" Pachinko [Libro 2. Motherland] Pachinko [Libro 2. Motherland "Покровитель (Токио, март 1962 г.)" Пачинко [Книга 2. Родина] Пачинко [Книга 2.

🎵

파친코. Book 2.

조국. 후원자. 도쿄, 1962년 3월.

"동생이 결혼했어?" 아키코가 물었다.

아키코의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밝게 빛났다.

"응, 결혼했어.

제수씨는 몇 달 후에 아이를 낳을 거야."

노아가 거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

"네 가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좀 더 말해 줘."

아키코가 간절하게 말했다.

노아는 옷을 입으려고 일어섰다.

아키코는 캐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사회학자가 되려고 훈련을 받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아키코에게 있어 가장 풀고 싶은 퍼즐은 자신의 연인이었다.

하지만 아키코가 질문을 하면 할수록

노아는 더욱 더 입을 꾹 다물었다.

노아가 간결하게 대답하면 아키코는

그의 인생이 마치 경이로운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그래서?" 라고 물었다.

그녀에게는 노아의 모든 것이 매혹적이었지만 노아는 매혹적인 대상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저 아키코와 함께 있고 싶을 뿐이었다.

노아는 아키코가 낯선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릴 때는 신경 쓰지 않았다.

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키코의 분석을 듣는 게

훨씬 더 흥미로웠다.

노아는 아키코의 첫 조선인 연인이었다.

아키코는 노아가 잠자리에서 조선어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조선어로 "프리티"는 어떻게 말해?"

몇 시간 전에도 아키코는 이런 질문을 했다.

"예-쁘-다." 노아는 아키코에게 말해주는 이 간단한 말이 낯설게 느껴졌아.

아키코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예쁘다'는 말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

'아-름-답-다'라고 말해야 했지만 노아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아키코는 뛰어난 사회학자라서

노아에게 '러브'를 조선어로 뭐라고 하는지 묻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노아는 분명히 그 말을 바로 번역해주지 못하고 주저할 테니까.

노아는 아키코의 표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김치를 팔다가 나중에는 설탕과자를 팔아

자신을 학교에 보내준 엄마나, 일제강점기에 투옥되어

모진 고문을 당해 사망한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러한 자신의 과거는 아주 오래전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노아가 자신의 과거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절대 아니었다. 다만 아키코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는 게 싫었다. It was never that. He just disliked receiving Akiko's immature curious scrutiny.

아키코는 미나미아자부에서 성장한 상류층 집안의 일본인 여자였고,

그녀의 아버지는 무역회사 사장이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특정 사람들만을 위한 비공개 클럽에서

국외 거주자들과 테니스를 즐겼다.

아키코는 거친 성관계를 즐겼고, 외국 서적과 수다 떨기를 좋아했다.

전에는 진지하게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노아는

꼬치꼬치 캐묻는 아키코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이리 와." 아키코가 하얀 속옷을 만지작거리면서 유혹적으로 말했다.

노아는 바닥에 깔린 요 위로 다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수업과 수업 사이의 빈 시간에 사랑을 나누고 나서

노아의 방에 나른하게 누워 있었다.

대학생이 쓰기에는 이례적으로 큰 노아의 방은

네모난 창이 두 개가 있어서 햇살이 스며들어왔고,

2인용 요와 베이지색 양탄자를 깔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디킨스, 톨스토이, 발자크, 위고의 두툼한 소설책들이

노아의 커다란 소나무 책상을 뒤덮고 있었다.

초록색 유리 갓에 감싸인 환상적인 전등은 꺼져 있었다.

노아는 이 방만큼 멋진 곳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이렇게 좋은 방을 말도 안 되는 싼값에 빌릴 수 있었던

자신의 행운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집주인은 한수의 친구였다.

우아하고 새로운 가구들이 딸린 이 방은

문학과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아주 이상적인 방이었다.

노아는 아버지의 낡은 가방에 옷만 챙겨 넣어 왔을 뿐이었다.

아키코는 도쿄의 집에서 산다고 해도

이렇게 좋은 방에 사는 학생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말했다.

아키코는 미나미아자부의 아름다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노아가 지내는 방에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방에서 살고 있었다.

아키코는 수업과 수업 사이 빈 시간에 항상 노아의 방에서 지냈다.

아키코의 소지품이 노아의 책상과 욕실, 옷장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깔끔하다는 통념은 아키코에게 통하지 않았다.

아키코가 노력을 했지만

노아는 그렇게 빨리 다시 성관계를 가질 수가 없었다.

당황한 노아가 옷을 챙겨 입었다. 아키코도 일어나서 차 한 잔을 준비했다.

노아의 방에는 부엌이 없었지만 한수가 사준 전기 주전자가 있었다.

한수는 노아가 할 일은 공부뿐이라고 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배워.

모든 조선인들, 와세다대학에 갈 수 없는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서 배우는 거야."

한수는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수업료 전액을 내주었다.

노아는 돈 걱정 없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책을 읽고 또 읽었고, 찾을 수 있는 데까지 많은 비평과 논문을 공부 했다.

노아의 유일한 안식처는 사랑에 빠진 사랑스러운 여자 아키코였다.

아키코는 찬란하고 관능적이고 창의적인 여자였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아키코가 찻잎을 찻주전자에 넣으며 물었다.

"누구?" // "네 후원자, 고한수 말이야.

십 분 후에 날 내버려두고 그 사람을 만나러 갈 거잖아.

매달 첫날에 항상 그를 만나지 아마."

노아가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키코는 진작에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아키코는 한수를 만나고 싶어 했다.

아키코가 자기도 따라갈수 있는지 수차례 물었지만 노아는 매번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분은 우리 가족의 좋은 친구야.

말했잖아, 엄마와 할머니가 일본에 오기 전부터 알았던 사람이라고.

부산에서 멀지 않은 제주도 출신이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잘생겼어?" // "뭐?" // "너 처럼 말이야. 조선 남자들은 진짜 잘생겼어."

노아가 미소를 지었다.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모든 조선 남자가 잘 생긴 것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든 조선 남자가 못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냥 남자일 뿐이었다.

아키코는 조선인들과

다른 외국인들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일반화하기를 좋아했다.

반면 부유한 일본인들을 거칠게 비난했다.

아키코는 찻잔을 내려놓고 장난스럽게 노아를 요 위로 밀어 눕혔다.

그러고는 노아를 올라타고 셔츠를 벗었다.

아키코는 하얀색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있었다.

노아는 아키코가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키코의 검은 머리카락이 얼굴 주변에서

다채롭게 반짝거리는 깃털처럼 느껴졌다.

"너와 비슷한 사람이야?" 아키코가 살을 맞대고 문질렀다. “Is he like you?” Akiko rubbed against him.

"아니, 그렇지 않아. 우리는 완전히 달라."

노아는 자기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의아해하면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키코를 부드럽게 밀어냈다.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한수 사장님은 너그러운 분이야.

전에도 말했지만 아들이 없고 딸들은 대학에 가기 싫어해.

그래서 날 후원해주시는 거지. 그분한테 받은 돈은 다 갚을 거야.

한수 사장님은 어려울 때 우리 가족을 도와주셨어.

그분은 내 후원자일 뿐이야. 그게 전부지." He's just my supporter. That's all."

"왜 돈을 갚아야 해?" 그 사람 부자 아니야?"

"몰라." 노아는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려 갔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내가 받는 건 빚이야. 그러니까 내가 갚을 거야."

"나와 계속 있고 싶지 않아?"

아키코가 브래지어를 벗어 샴페인 잠만 한 가슴을 드러내며 말했다. Akiko said while taking off her bra to reveal her breasts the size of champagne glasses.

"너무 유혹적인데. 하지만 지금은 가봐야 해. 내일 만나자. 알겠지?"

다시 발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관계를 가질 시간이 없다고 노아는 생각했다.

"나도 같이 따라가서 그 사람을 만나볼 수는 없어?

자기 가족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그 사람은 우리 가족이 아니야. 모르겠어. 나도 네 가족을 만나지 못했잖아."

"우리 엄마와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잖아.

그분들은 인종차별 주의자야. 정말이야." 아키코가 말했다.

"아, 그럼, 내일 보자. 문 잠그고 가." 노아가 말했다.

초밥집은 노아의 집에서 1킬로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삼나무로 새롭게 인테리어를 해서 깨끗하고 신선한 나무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한수는 매달 이 식당의 조용한 뒷방에서 노아를 만나는 걸 좋아했다.

일본의 외진 어촌 마을 여러 곳에서 공수해온 이례적으로 맛있는 음식들을

순서대로 날라다주는 종업원들 외에는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 곳이었다.

보통 두 남자는 노아의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토록 경이롭고 전설적인 대학에 다니는 게 어떤 기분인지 한수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수는 조선어 와 일본어를 읽고 쓰는 법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가정교사들을 고용해서

어려운 일본어와 조선어 신문을 읽을 때 필요한 한자를 배웠다.

한수는 부자들과 힘있는 자들, 용감한 자들을 많이 알았지만

글을 잘 쓸 수 있는 교육받은 사람들을 가장 존경했다.

그런 사람들의 잘 정리된 사상과 당면 문제에 대한 식견을 존경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저널리스트들과 교우 관계를 맺었다.

한수는 민족주의자들과 종교, 심지어는 사랑도 믿지 않았지만

교육의 힘은 믿었다.

무엇보다 인간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어떤 낭비도 혐오했고, 세 딸들이 싸구려 보석과 사사로운 것들에 사로잡혀

학교를 그만뒀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방치한 아내를 경멸했다.

딸들은 건전한 정신과 무한한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The daughters had a sound mind and boundless wealth.

아내는 딸들이 그런 것들을 쓰레기처럼 던져버리게 만들었다.

한수는 그렇게 딸들을 잃어버렸지만 이제는 노아가 있었다.

노아가 영어를 아주 아름답게 읽고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

노아가 아는 영어라는 언어는 이 세상에서 필수적인 것이었다.

노아는 한수에게 책을 추천했고, 한수는 그 책들을 읽었다.

아들이 아는 것을 자신도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젊은 아들의 남다른 학문에 관한 힘은 한수가 키워줘야 하는 것이었다. Lim, about the young son's unique academic skills, was something that Hansoo had to nurture.

한수는 노아가 졸업하고 나서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 몰랐다.

노아에게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 게 분명했기 때문에

한수는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한수는 노아를 후원하고 싶었다. Hansoo didn't want to do Noah after him.

노아가 원하는 방식대로 후원해주고 싶었다.

두 사람은 낮은 아카시아 나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성게를 좀 더 먹어. 주방장이 어젯밤에 홋카이도에서 공수해온거야." 한수가 말했다.

한수는 자신이 일상적으로 먹는 귀한 것들을

가난한 학생인 노아에게 먹이고 싶었다.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몫을 먹었다.

원래 노아는 그런 식으로 음식을 먹지 않았고 그런 음식을 먹어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품위 있는 일본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들의 예의범절을 실수 없이 흉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음식이 나오든 감사하게 먹었다.

하지만 사실은 영양가 많은 소박한 음식을 빨리 먹어 치우는 걸 더 좋아했다.

대부분의 조선인 노동자들처럼 말이다.

맛있는 음식은 단지 필수적인 연료의 불과했고,

일하러 가기 전에 빨리 먹어치워야 하는 것이었다.

부유한 일본인들은 향이 강한 음식을

많이 빨리 먹는 것을 천박하다고 생각했다.

노아는 자신의 후원자 앞에서는

그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지배층 일본인 흉내를 냈다.

하지만 실상은 음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랫동안 앉아서 식사하는 것도 싫어했다.

아키코는 노아의 그런 태도를 놀렸지만 두 사람은 호화로운 레스토랑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노아의 그런 습관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노아는 한수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지만

술을 마시며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은 지루한 일이었다.

한수는 술을 많이 마시고도 건설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지만

노아는 술 자체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노아는 전날 밤에 마신 술에 취해서 길가에 잠든 남자들을 넘어 다니며 학교에 갔다.

이카이노에서 경리로 일할 때는 많은 아버지들이 집세를 갚지 못해서

가족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러한 문제의 시작은 급여일에 먹기 시작한 술 몇 잔이었다. The start of that problem was a few drinks they started drinking on payday.

겨울이면 항상 알코올에 중독된 집 없는 조선인들이 스미다강 근처에서 얼어 죽었다.

노아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한수는 사케나 소주 몇 병은 거뜬하게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노아는 조선식 전통에 따라 연장자의 술잔을 비는 대로

채워주면서 그 귀한 식사 시간을 보냈다.

노아는 사케 잔에 사케를 따르다가

장지문을 부드럽게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들어와요." 한수가 말했다.

"신례합니다, 사장님." 화장을 하지 않은 여종업원이 말했다.

"무슨 일이죠?" 한수가 말했다.

노아는 예의 바른 여자처럼 행동하는 여종업원에게 미소를 지었다.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아가씨가 계셔서요."

"그래요? 나한테?"

"네." 여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아주 좋은 일이군." 한수가 말했다.

그가 이 식당에서 식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비서가 은밀한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했다.

회사에서는 보통 남자들에게 그런 심부름을 시켰으니까.

한수의 운전사와 경호원은 식당 바깥을 지키고 있었다.

위험한 사람이라면 그들이 저지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신원이 확실한 사람이 분명했다.

종업원이 문을 닫고 나갔고, 몇 분 후에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노아가 일어나서 직접 문을 열었다.

다리를 좀 펴니까 기분이 나아졌다.

"아키코." 순간적으로 노아의 입이 딱 벌어졌다.

"안녕." 아키코가 종업원 옆에 서서 안으로 들여보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 친구니, 노아?" 한수가 일본인처럼 보이는

매력적인 여자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네." // "어서 들어와서 앉아요. 날 만나고 싶었다고?"

"노아가 저보고 잠깐 들러서 자기 후원자에게 인사를 하라고 해서 왔어요."

아키코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맞아요." 노아는 왜 아키코에게 맞장구를 쳐주고 있는지 몰랐지만 달리 보라고 할 말이 없었다.

"아키코가 올 거라고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아냐. 네 친구를 만나서 아주 기쁘구나. 같이 식사하지."

한수는 아직 문 옆에 서 있는 여종업원을 올려다보았다.

"노아의 친구에게 식사와 사케 잔을 갖다줘요."

한수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노아가 여자친구를 자신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니 기분이 좋았다.

한수는 아키코를 환대해주고 싶었다.

즉시 식사와 사케 잔이 아키코 앞에 놓였다.

주방장은 투명한 영국 소금이 뿌려진 튀긴 굴 요리를 직접 가져왔다.

노아는 한수의 잔을 채워주었고, 한수는 아키코에게 술 잔을 따라주었다.

"새 친구를 위하여!" 한수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