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의
늙어도 기억은 청춘이다.
누구는 ‘그래, 그랬었지' 하고 희미한 미소를 지을지 몰라도 누구는 ‘그 놈(년)이 그랬지' 하며 아직도 전투력을 불태운다. 특히나 사랑에 대한 기억은, 좀처럼 낡지도 늙어지지도 않아
언제나 확인하고 싶고, 그 끝을 알고 싶다.
그래봤자 특별한 게 없을 걸 알면서도...
한 때, 남 생각 안하고 미친 사랑을 했던 할머니와
그 주변 지인 네 명의 다른 할머니들 이야기다.
이젠 말 그대로 할머니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한 때 그녀는 ‘이 구역의 미친년은 단연코 나다' 활개를 치며 살았고, 지금은...그 업보를 된통 받고 있는 중이다.
사랑은 길고, 인생은 더 길다.
등장인물
남희(여, 70대)
땅 부잣집의 무남동녀 외딸이다.
세상 무서운 거 하나 없었고, 갖고 싶은 건 당연히 가졌다. 아버지가 골라 준 남자에게 시집을 갔지만 남편은 성에 차지 않았다. 당연히 다른 남자에게 눈이 갔고, 굳이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경자(여, 60대)
젊은 시절 식당을 하며 남희와 가까이 지냈다.
난데없이 남편과 붙어먹었다며 남희네 집에 쳐 들어온다.
미애(여, 60대)
젊은 날 남편과 사별 후 쭉 혼자 살았다.
남희가 좋아했던 성찬이 미애를 좋아했다.
선숙(여, 60대)
젊어서 어렵게 살아 남희가 많이 도와줬다.
지금은 자식들이 다 잘 돼 서울에서 잘 산다. 오랜만에 고향에 놀러온다.
정임(여, 60대)
어릴 때 남희와 같은 동네에서 컸다.
지금도 남희가 흉금을 털어놓는 유일한 상대다.
그 외 상철(경자 남편, 60대), 현만(종찬의 혼외자, 30대), 문흡(남희 시동생, 60대), 금주,(남희 동서, 60대), 문구(죽은 남희 남편, 40대), 시누(40대, 경자의 시누이), 택시기사, 경찰 등.
시그널&타이틀 E 농촌 주택 마당
경자 (소리)그래, 좋더냐, 좋아?
남의 남편하고 붙어먹으니까 좋아? 돈 좀 있 다고 눈에 뵈는 게 없었지? 니 것도 니것이고, 남의 것도 니것이고..어 디 또 그래봐라 또 그래 봐아~~! E 쾅 대문을 걷어차는.
남희 (남부끄럽고) 아니, 경자야...너 정말 왜 이러냐 아침 댓바람부터 남의 동네에 와서...내가 뭘 어쨌다고...
경자 내가 뭘 어째?
이 늙은이가 ... 니가 뭘 어쨌는지 어디 한번 다 물어 보리? 다 한번 물어 진짜?
남희 (뭐라고 하려다 입을 다물고)
경자 아고, 그래.
그래도 늙더니 털 난 양심이라도 좀 생기긴 생겼는 갑다. 입을 다무는 것이...
남희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써 사흘 연속 아침마다 와서 이러믄 내가 어 찌 산다니...
경자 왜?
뒤늦게 남이 부끄럽기라도 해? 동네 사람보기 부끄럽기라도 하냐 고? 뒤늦게....니가 이 동네 사람들 눈 아래로 요러고 보고 다닌 거 이 동네 사람들이 더 잘 알아, 이거 왜 이러셔...아고, 부끄런 걸 아는 년 이었구만, 이제 보니...
상철 (조심스럽게 다가오며)...저기..집에 가자고 그만 하고...
E 상철을 보고, 남희 놀라는.
경자 뭘 집에 가?
뭘 집에 가냐고? 아직 내 분이 안 풀렸는데에~~
상철 가, 가 제발...
경자 나가서 차에서 기다리라고 이 인간아!
E 가자고, 못 간다고 경자와 상철 다투는 소리 잦아지면.
M.
브릿지
남희 알고 보니 .. 그 숫기 없는 상철씨가 아침마다 경자를 태우고 온 거였 더라.
정임(F) (어이없는) 그 양반도 참 그 양반이우.
거길 가자고 한다고 그렇 게 싣고 가고...
남희 (속 터지고) 아니이, 그런 샌님하고 내가 뭘 어쨌다고.
경자 고것은 . 옛날부터 드샌 것은 알았지만 ... 참말로 나 못 살것다. 정임아...언제 또 쳐들어올까 심장이 떨리고..솔직히 상철씨는 내 스탈도 아닌 거 한 동네서 같이 큰 정임이 네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
정임(F) (웃고) 빈총도 안 맞는 것만 못하다구 했는데... 늙은이들이 힘 도 좋지.
남희 내가 너니까 얘기지만 ... 솔직히 내가 지들 식당에 보태 준 돈이 얼마 냐...지가 면서기월급만으로 그 많은 자식이랑 시동생들 건사 할 수 있 었것냐고?
정임(F) (농담)그렇게 따져보지 그랬수?
남희 아구 야, 그랬다간 불붙은 깻단마냥 더 덤비라고...
정임(F) 대꾸를 말아요.
제풀에 지치게 ...
남희 .그래야지 뭐....경찰 부를 입장도 못 되고.
말은 안 해도 우리 동네 사 람들 속으로 다 고소하다 할 것이다. 저거, 저거 저 늙은이 드디어 욕 좀 보누나. 하늘이 무심치는 않구나 ..
정임(F) 그 시절에 언니만큼 누리고 산 사람이 누가 있수, 땅부자 아버 지가 유일하게 떨군 자식, 살긴 시골에서 살아도 도시에서 옷이 며 신발이며 공수해서 입혀, 말 그대로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 고 큰, 살아있는 전설아니유...
남희 그럴거면 남편까지 좀 완벽하게 골라주고 가시던가.... 아버지 말이라 거역도 못 하고.. 그래도 우리아버지 살아 계실 때는 시키는 대로 직 장도 다니고 하더니 돌아가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농사꾼으로 주저앉 아 평생...아구, 넌 몰라...성에 안 차는 남편하고 같이 사는 게 어떤 건지...
정임(F) 아, 사교계 여왕 노릇했음 됐지, 다 가질라고 그래... 욕심이유, 그건 언니...
남희 알았어.
(웃는) 정임이 너라도 있어 이렇게 통화라도 하니까 내 속이 좀 풀린다. 고맙다. 정임아. 들어가라.
E 전화 끊는.
E 멀리서 삐그덕 대문 미는 소리.
선숙 (멀리서) 언니 있어요?..
언니?
남희 언니?
E 드르륵 미닫이 문 열고 나오는.
남희 누구?....아구 선숙아, 언제 왔어?
E 차 마시는.
남희 소식은 들었다.
사는 게 편하다면서...잘 됐다. 젊어 고생한 보람이 있 다.
선숙 애들이 착해요.
일찍들 자리도 잡았고.
남희 요즘 세상 그 복이면 다 지.
서울 서 언제 왔어? 자고 갈 거지?
선숙 며칠 됐어요.
경자네 집에 있어요.
남희 !
...너 구나. 경자 쏘삭인 게..
선숙 오해하지 마요.
언니...내가 언니랑 종찬씨 사이 심부름 했지 상철씨 사 이 왔다갔다 한 거 아니잖아요.
남희 !
...경자한테도 그렇게 말했어?
선숙 아주 안 했다고는 못 해요.
늙으니까 말이 자꾸 헛 나와서....근데 언 니, 늙은이들이 오랜만에 만나면 옛날 얘기 하는 거지 뭐해요? 안 그래 요? 우리가 새로 살 것도 아니고....
남희 그래도 난 네가 돈 받고 한 일은 좀 알아서 조심 할 줄 알았다.
늙은 이 치매 온 거 아니면..
선숙 돈 아니면 그런 일 안 했죠.
나도 언니...
남희 ...
선숙 참 종찬씨 죽은 거 알죠?
남희 !
죽었어? 언제..
선숙 한 두 세달 됐나.....우리 남편이 향우회에서 들었는데 쓰러져서 응급실 에 실려갔는데 ... 그대로 갔대요.
너무 늦게 발견돼서.
남희 ..그래...
선숙 그런데 사실은...
남희 뭐가 더 있어?
선숙 약을 먹었단 말이 있어요.
남희 !..자살 했다는 거야?
선숙 쉬쉬하는데 그렇다나 봐요.
그 사람 부인이 그 사람 바람기에 질려서 늙어서도 그 인간이랑 같이 살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이를 박박 갈 았잖아요, 왜....딸들 결혼하자마자 갈라서서 .. 일 당할 때까지 혼자였 대요.
남희 그래서 자..살했다고?
선숙 혼자 사는 남자, 그것도 가족들한테 외면받는 늙은이 보다 더 불쌍한 게 어딨어요?
안 그래요? 언니는 그래도 맘이 참 그렇겠어요. 언니 그 때 그 사람 쫓아 서울까지 갔잖아요. 형부랑 1년 동안 별거까지 하면 서....난 그 때 언니가 드디어 이혼을 하는구나 했었죠...
브리지
E 터미널 소음.
버스 문 열리면 사람들 내리는.
미애 어디 다녀오세요?
문흡 읍내 한의원에 좀... 무릎이 영 시원치가 않아서..
미애 요즘 촌에서 돈 버는 데는 한의원 만한 데가 없는 것 같아요.
문흡 두 말하면 입 아프죠.
늙은이들만 늙은이들만 사니...
미애 (웃는)그러게요...
문흡 촌에서 풀냄새 흙냄새가 아니라 늙은이 꼬랑내만 나게 생겼어요.
문흡, 미애 같이 웃는.
현만 저...실례합니다.
문흡, 미애 ?
현만 혹시 이 근처에 황남희씨 댁이 어딘지 아십니까?
여기 터미널에서 내 려 걸어가면 된다고 들었는데....
문흡 누군데 그 댁을 찾으시나.. 우리 형수님이신데...
현만 아,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아버님 소개로 왔습니다.
문흡 아버님?
현만 구, 종자 찬자 쓰시는 분이 제 아버지시거든요.
문흡 (심기 몹시 불편한 헛기침!
미애 !
(얼른) 아, 그래요.... (의아)그 댁 아드님?
현만 잘 아시나 봐요?
안 그래도 아버지가 서울 오기 전에 여기서 사셨다고 .. 친구분들 얘기 항상 하셨거든요.
문흡 (더 크게)으흠, 으흠! ... 저는 가 볼라니까....좀 가르쳐 주세요. (가 는)
미애 (곤란하지만) ... 따라오세요.
금방이에요.
현만 (좋아서) 감사합니다!
E 남희, 선숙 동네 골목길 걸어 나오는.
남희 서울 가기 전에 한번 더 와.
밥 해 줄 테니까.
선숙 그래요.
들어가요. 뭐 길 잃어버릴까 봐...
남희 알았어.
선숙 어, 저기 미애 아니에요?
맞죠? 미애야, 고미애!
미애(off) 어, 선숙아...(오는)
선숙 아구, 고향에 오니까 다 보는구나.. 잘 살았지?
미애 왔다는 말은 들었는데...더 젊어졌네.
선숙 젊어지기는...안 그래도 너한테 갈 생각이었는데 .. 과부는 구슬이 서 말이라더니...얼굴이 좋다.
(현만보고) 누구야?
아들? 손자?
미애 어?
아, 아니....
현만 안녕하세요?
선숙 그럼 누구?
미애 ....구,종찬씨 아드님이래요.
황남희씨댁 찾는다고...
남희 !
선숙 !
구종찬 아들? 그 집 딸만 셋인데...! 안 그류? 남희 언니?
현만 처음 뵙겠습니다.
구현만이라고 합니다.
선숙 어머, 어머...남희언니 혹시...(뭐라고 더 하고 싶지만 꿀꺽 참고)
M.
긴장감 있는 브리지
E 왁자하게 음식 먹는.
(식당 룸 정도)
경자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들으라는 듯)다 늙어서 아들 찾아 좋것다, 좋것어!
(E 요란하게 맥주 따라 들이키는)
선숙 나도 진짜 놀라긴 했다.
구종찬이 아들이라는 말에...미애 너도 놀랐 지?
미애 놀라기는....
경자 뭘 놀라냐?
그럴 줄 몰랐어? 그것들...좋아 미치던 그 잘 난 인물 둘이 반반씩 닮았것다? 닮았지?
E 방문 열고 정임 들어오는.
정임 벌써 시작한 거야... 아구 야 뭘 이리 많이두 시켰누?
경자 야, 넌 오란지가 언젠데 이제 와?
시원하게 맥주 한잔 해.
E 맥주 따라주는.
정임 오자마자, 술은....(마시는) 아구, 시원하고 맛나기는 하다.
경자 거기엔 대도 못 하게 맛난 소식 있는 거 알지?
정임 (픽) 신났네.
방경자 여사!
경자 아고 그래, 나 신난다.
신나. 하늘이 무심치는 않지, 않아. 지가 그리 더런 짓을 해 놓고 아닌 척 살믄 진짜 아닌 게 될 줄 알았것지. 아니 택도 ?는 소리다. 황남희...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디..
정임 아주 남희 언니 아들로 판명 난 분위기네.
선숙 난 그래도 그냥 소문이려니 했었는데...
경자 얘 봐라...지가 황남희랑 구종찬이 사이에 방자랑 향단이 노릇 한 거 사람이믄 다 아는 디..남의 집 봉창 뚫는 소리하고 있네.
선숙 그래도 애는....
경자 아 1년이나 서울가서 있다 왔잖어?
남편이랑 자식들은 다 여 있는디... 구종찬 그 인간 서울로 뜨자마자....
미애 ... 애까지 낳지는 않았을 거야.
정임 그래 그건 아니다.
아무리 황남희라도..
E 컵 쾅 놓는.
경자 왜 다 그 년 편이야?
아니면? 아니면 그 아들 놈이 황남희를 왜 찾아 오는데....왜 찾아 오느냐고? 다 늙어빠진 이 시점에...!
남희 나를...왜 찾아 온 건지?
현만 저 사실 ... 혼외잡니다.
남희 ...
현만 아버지께서 생전에 고향 얘기를 자주 하셨었거든요.
아버지 인생에서 가장 좋고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남희 늙으면 그렇지요.
뭐....
현만 사실 제가 ... 생모랑은 일찍이 헤어져서 아버지랑 ... 저를 사랑해 주 는 사람이 어릴 때부터 아버지 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니까 마음이 너무도 허해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놈 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아버지가 지금이라도 고향에 가면 황남희만은 잘 왔다고 해 줄 거라고 하셨던 게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실롄 줄 알면서도 이렇게 무작정 찾아뵀습니다.
남희 그렇게 ... 말 하던가요?
현만 네.
남희 ... 생모는..어머니는 누군지 ... 알아요?
현만 아뇨...낳기만 하고 개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남희 ....생모에 대해서 아버지한테 뭐 들은 말은...
현만 그리워하지 말라고...그럴 가치가 없는 여자라고 하셨습니다.
남희 ...그래요.
저기 ... 오늘이 여기 5일장이라 내가 잠깐 장에 좀 갔다와야 해서..
현만 아, 네...저 신경쓰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전 동네 구경이나 좀 하고 있겠습니다.
M.
브릿지
E 시장소음.
미애 장에 오셨네요?
남희 어..
미애 모임에 안 오셔서.. 장에 안 오셨나보다 했네요.
남희 내가 가면 안주 거리가 없잖아.
신나게 씹어댔지?...아주 귀따가워 죽겠 어.
미애 (픽 웃는) 저도 일찍 나와서...
남희 ...자기는...
미애 ?
남희 왜 재혼 안 했어?
미애 네?
(웃는) 뜬금없이 왜 물으세요?
남희 항상 궁금했거든.
그 좋은 나이에 ... 왜 재혼 안 했는지. 자기 좋아하 던 남자들도 꽤 있었던 걸로 아는데.
미애 (또 웃는) 그랬어요?
.... 남자 없어도 살 만 하던데요.
남희 뭐 재혼한 여자들은 남자에 환장해 하나
미애 ... 남편보다 더 좋은 남자가 없더라구요.
누가 들으면 얼마나 대단한 남자랑 살았다고 그러나 흉보겠지만 그 땐...그랬어요. 마음이..나 좋다 고 하면 이상하게 더 싫고...내 새끼들 생각밖에 안 나고...이렇게 늙어 쭈그러지고 나니까 좀 즐길 걸 그랬나 싶기는 하더라고요. 헤헤헤..
남희 웃기는...
미애 재혼 하세요.
고생을 안 하셔서 그런지 아직도 고우세요.
남희 차라리 욕을 해.
미애 (웃는) 가세요.
(가는)
남희 그 때..자기 제주도 친정 갔을 때...
미애 !네?
남희 구종찬이 따라 갔던 거 알아.
미애 !
남희 나한테 다 얘기 하...
미애 (O.L) 일거리 알아보러 간 거예요!
애들 데리고 먹고 살아야 했으니 까..지금이야 제주도가 좋지만 그 때야 어디 그랬나요? 아무래도 뭍이 낫겠다 싶어 다시 온 거고...
남희 알지.
그럼...
미애 아신다니...먼저 가 볼게요.
(가는)
남희 ...
(회상)
E 80년대 유행가가 나오는 다방.
종찬 그게 왜 궁금한데?
젊은 남희 구종찬, 나 궁금해 할 자격 있어.
종찬 (웃는) 피차, 떳떳치 못 한 사이가 뭔 자격씩이나..
젊은 남희 말 잘하네.
그래, 가족한테 떳떳치 못한 인간 되면서도 .... 그럼 최소한 우리 둘 사이는 신의를 지켜야 되는 거 아냐?
종찬 당신이랑 나 같은 사이는 상대가 언제든지 또 ...다른 상대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만나는 거지.
난 당신만을 죽을 때까지 사 랑 할 거예요하는 인간들 못 되잖아. 알면서 그런다.
젊은 남희 유부녀 보다는 과부가 낫다는 거야?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라?
종찬 (훗) 꼭 주인이 없어서 그러나... 좋은데 주인도 없는 거지...
젊은 남희 개새끼!
걔는 너 같은 거 관심 없어! 제주도 아니라 아메리카엘 쫓아 가 봐라. 종찬 어딜 가든 내 자유야.
젊은 남희 제주도에서 뭐 했어?
그 촌년이랑 뭐 했냐고?
종찬 그니까 그게 왜 궁금하냐고?
조강지처라도 돼? 진짜 마누라도 아무 소 리도 안하는구만.
젊은 남희 (소리)니 마누라야 예시당초 너한테 오만정이 다 떨어진지 오래 니까 그런거고, 나는....
종찬 돈하고 자존심 빼면 시체인 황남희로 남아.
구질하게 굴지 말고. 이러 면 내가 좋아 한 황남희 안 같지.
젊은 남희 길바닥에서 개처럼 죽을 새끼!
너 땜에 내가, 내가....
종찬 왜 내 탓을 해?
자기 좋아서 자기 좋을 대로 산 여자가...
(다시 현재)
금주 (OFF)형님!
(오는)
형님!
남희 어, 동서 장에 왔어?
금주 아고, 형님...(말끝을 흐리는)
남희 왜?
금주 형님 집에 누가 왔다면서요?
남희 근데?
금주 아니이, 온 사방에 소문이 벌써 낭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