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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무대: 2016 10월 - 11월, 비를 동반한 눈 (2016/11/18) (2)

비를 동반한 눈 (2016/11/18) (2)

시은 떡볶이 이인분.. 아니 오인분 포장해주세요.

현성 넵. (가고) 찬희 근데 너 떡볶이 포장은 왜 했어? 오인분씩이나.

시은 집에 가서 엄마랑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둘 거야.

찬희 왜?

시은 할아버지가 만든 음식일 수도 있으니까. 오래 아껴먹으려고.. 찬희 (찡한).. M브릿지 E가게에서 나오는 찬희 시은. 시은찬희 잘 먹었습니다.

현성 (뒤에서) 안녕히 가세요.

E문 닫히는 소리, 거리 찬희 (명함 주며) 야..이거 받아. 시은 뭐야 이게?

찬희 카운터에 있던 사장님 명함 집어왔어.

시은 오 땡큐.. (명함 보고 혼잣말) 김현성.. 핸드폰 번호도 적혔네.. (E조금 걷다가) 장씨 거기 학생들? (E다가오는) 시은 (흠칫) 예? 저희요?

장씨 방금 아트떡볶이에서 나왔죠?

찬희 예..왜 그러시는데요?

장씨 여기 사장 진짜 나쁜 사람이에요.. 상종도 해선 안 되는 인간 말종이라고요.. 찬희 (무슨 소린지..) 예? 장씨 그니까 앞으로 이 근처는 절대 얼씬도 하지 마요.

찬희 왜 저희한테 그런 말을... 장씨 학생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거 같으니까 걱정돼서 그러지. 찬희 나오는 손님마다 붙잡고 그러시는 거예요?

장씨 그게 왜요?

시은 (찬희 잡아끌며) 야.. 그냥 가자 찬희 영업방해하시는 거잖아요. 장씨 난 그냥 걱정돼서 충고하는 거예요.. 시은 상대하지 말고 그냥 가.. E시은, 찬희 끌고 가는. 찬희 (기분 나쁜)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겠네.

시은 정신이 좀 이상한가 봐.. M브릿지 E시은, 식탁에 떡볶이 포장 풀면서 시은 너무 맛있어서 엄마꺼도 포장해왔어. 효진 웬일로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어?

시은 빨리 먹어봐.

효진 (E쩝쩝) .. 시은 진짜 맛있지? 효진 그저 그래. 엄만 분식 별로 안 좋아한다니까.

시은 (하나 집어먹고) 난 너무너무 맛있는데 효진 나도 네 나이땐 좋아했어. 학교 끝나면 친구들이랑 맛집도 찾아다니고.

시은 엄마도 학교 나왔어?

효진 (웃음) 엄마는 학교도 안 나왔을 거 같아?

시은 엄마 졸업앨범을 본 적이 없으니까.. 효진 잃어버렸다니까.. 사진첩이랑 다 같이.. 시은 저번엔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버렸다고 했으면서. 효진 넌 기억력도 좋다 시은 엄마랑 우연쌤 공통점이 뭔지 알아? 비밀이 너무 많다는 거야.

효진 또 그 얘기야?

시은 내가 우연쌤 과거를 좀 캐봤는데. 우연쌤도 엄마처럼 과거를 꽁꽁 숨기고 사 는 거 같더라고.. 효진 얘가 진짜...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라니까.. 시은 엄마가 하도 아빠 얘길 안 해주니까 그러지. 효진 (조금 화나서) 죽은 사람 얘길 뭐 하러 해.

시은 막 엄청 유명한 사람이라 숨겨야 하는 거야? 아님 사기꾼이나 범죄자야?

효진 엄마 일어난다?

시은 이거 하나만 대답해줘.. 우연쌤 진짜로 아니야?..

효진 .. 시은 우연쌤은 진짜진짜 아니야? 효진 (단호한) 아니야.

시은 정말로?

효진 모든 걸 걸고 말하는데.. 아니야. 그 사람은.

(M)브릿지 시은 그 정도로 단호하게 말한 거 보면 진짜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럼 대체 무슨 사이지? 운동장에서 우연쌤 보고 왜 그렇게 놀란 거지?

찬희 (F)설마 학창시절에 우연쌤한테 돈 빼앗기셨나?

시은 뭐?

찬희 (F)너희 어머니 표정이 저승사자 본 표정이었다며.. 골목길에서 무서운 형들 만나도 그렇거든.. 근데 너 저번에 그 악플러 기억나? 시은 누구?

찬희 (F)우연쌤 맛집 후기 블로그에 악플 달던 장씨 말야.

시은 기억나. 왜?

찬희 (F) 나 지금 장씨랑 실시간으로 겁나 싸우고 있다.

시은 뭐?

찬희 (F)치고 박고 싸우는 게 아니라 댓글로 싸운다고.. 내가 댓글 단 거에 이 사람이 다시 재 댓글을 달았어. 내가 사장님이 대체 뭘 잘못했는지 설명해보라니까.. 여기선 말 못하고 만나면 얘기해주겠대. 시은 설마 진짜 만나려는 건 아니지?

찬희 (F)이미 내일 만나기로 했는데?

시은 만나서 어쩌려고?

찬희 (F)그냥 어떻게 생긴지 궁금해서.. 근데 내 생각엔 백퍼 안 나올 거 같아.

시은 왔는데 이상한 사람이면? 괜히 너한테 해꼬지라도 하면 어떡하게?

찬희 (F) 사람 많은 데서 만나면 돼.. 근데 넌 이사람 정체가 뭘 거 같아? 나는 초딩에 한표.

시은 아트 떡볶이 때문에 쫄딱 망한 경쟁 분식점 사장 아닐까?

찬희 (F)것도 말 되네.. 시은 아무튼 웬만하면 가지 마.. 찬희 (F)괜찮다니까. 멀리서 보고 이상한 사람 같으면 돌아갈 거야.

E지이잉 문자 도착음.

시은 잠깐만 (문자확인) 우연(E) 시은아 나 우연쌤이야. 지금 시간 괜찮으면 학교 근처로 잠깐 나올래?

M브릿지 E커피숍, 음악 흐르고.. 우연 나한테 물어볼 거 있다고? 시은 (음료수 마시다가 켁..) 예.. 우연 천천히 말해.. 시은 저. 그냥 다 솔직히 말할게요.

우연 그래.

시은 저에겐 출생의 비밀이 있어요.

우연 출생의 비밀?

시은 저희 엄마는 저를 열여섯살에 낳았대요.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열여섯살에 아이를 낳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흔한 일 은 아니잖아요.

우연 그렇지.. 시은 근데 저희 엄마는 한 번도 그 때 상황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없어요. 아주 기본적인 것도요. 아빠 사진도 본 적 없고.. 솔직히 저는 아빠가 진짜 돌 아가셨는지조차 의심스러워요.

우연 많이 답답했겠다.

시은 엄청요. 엄마는 맨날 저한테 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솔직히 저도 그만 하고 싶거든요. 우리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정말 돌아가셨을까. 왜 엄마는 아빠 얘기를 안 해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별의별 상상을 다하다보면 진짜 머리가 펑 터질 거 같아요. 제 자신이 너무 바보 같고요.

쌤, 혹시 이런 말 아세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다는 말.. 우연 지나친 호기심이 화를 초래한다는 거지? 시은 화를 초래한다. 전 그런 어려운 말 모르겠고, 알면 닥친다는 뜻이에요.

우연 (웃음) 맞아. 그 뜻이야.

시은 그니까.. 선생님이 곤란하시면 대답 안하셔도 돼요.

혹시 과거에.. 저희 엄마랑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누구였는지 아세요?

우연 미안한데 진짜 하나도 기억 안나.

시은 네... 우연 만약 안다고 해도 대답 못하고.. 너희 어머니 프라이버시니까.. 무슨 뜻인지 알지? 시은 그럼 다른 질문할게요. 그날 운동장에서 저희 엄마랑 무슨 얘기하셨어요?

우연 그것도 어머니께 물어봤으면 해.

시은 엄만 대답 안 해줘요.. 우연 그럼 나도 말 못해. 또 궁금한 거 있니?

시은 .. . 선생님 결혼하신 거는 아는데.. 아이도 있으세요?

우연 응, 아들 한 명.

시은 이름이 뭐예요?

우연 민준이. 완전 말썽꾸러기야. 근데 외동이라 많이 심심한지 형제 많은 친구들 을 그렇게 부러워해.. 시은 저도 동생 있으면 좋겠어요. 맨날 놀아주고 잘해줄 텐데.

우연 민준이는 누나보다는 형이 있었으면 좋겠나 봐.. 시은 네.. 우연 암튼 별로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하다. 용기내서 털어놨을 텐데.. M브릿지 E시은,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효진 왜 그렇게 축 쳐져서 들어와?.. 찬희랑 싸웠니?

시은 (기운 없는) 찬희 만나고 온 거 아냐.

효진 그럼 누구?

시은 있어. 다른 남자.

효진 찬희말고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어?

시은 응.. 근데 엄마는 왜 연애 안 해?

효진 (풋)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연애.. 시은 맨날 그 소리.. 엄마도 연애 좀 하고 그래.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엄마 정도면 남자들 줄 설걸.. 밖에 나가면 다 내 언닌 줄 알잖아. 실제로 언니뻘이기도 하고.. 효진 중학생 딸 둔 아줌마한테 누가 줄을 서.. 시은 내가 엄마한테 혹이라 이거지? 난 엄마 앞길 막을 생각 1도 없거든?

그니까 엄마도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 효진 엄마 생각도 해주고.. 다 컸네 우리 딸. 시은 엄마는 꿈이 뭐야?

효진 엄마 꿈은. 우리 시은이가 원하는 꿈 이루는 거.. 그게 엄마 꿈이야.

시은 (못 말린다는 듯) 에휴.. 효진 시시해? 엄마가 하는 건 다 답답하고 이해 안 가지?

시은 엄마는 나 낳은 거 후회한 적 없어?

효진 왜 없겠어. 요새도 이틀에 한 번 꼴로 내다버리고 싶구만.. 시은 나만 없으면 엄마도 행복하게. 평범하게 살텐데.

효진 시은아.

시은 응?

효진 엄마는 지금도 너무너무 행복해. 그러니까 혹이라는 단어 쓰지 마.. 엄마 마음 아프니까.. 시은 알겠어.. M브릿지 E찬희 커피숍 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E낮게 깔리는 음악소리 E저벅저벅 걸어오는 소리 찬희 혹시.. 아저씨 맞으세요? 장씨 아, 예.. 찬희 늦어서 죄송합니다. 수업 끝나고 오느라고.. 장씨 나도 방금 왔어요. 앉아요.

찬희 (앉는) 근데..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생각난) 맞다. 그때..?

장씨 날 알아요?

찬희 아트떡볶이 앞에 서계시던 분이죠? 저랑 제 친구한테 다시는 가게 근처에 얼 씬도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장씨 기억은 안 나지만 나 맞을 겁니다. 허구헌날 거기 찾아가니까.

찬희 (황당한) 아저씨 진짜 대박이네요.. 장씨 가게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사람 같다 이거죠? 찬희 그러다 고소당하실 거 같은데.. 사장님이 그냥 보고만 계세요?

장씨 이미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해서 벌금 여러 번 냈어요. 그래서 이젠 인터넷에 직접적으로 그놈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안 써요. 그건 그렇고.. 날 왜 보자고 했어요?

찬희 아저씨가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사장님이 뭘 잘못했는지 직접 만나면 얘기해 주겠다고.. 장씨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구만. 나이가.. 찬희 열여섯살이요. 중학교 3학년.. 장씨 열여섯 .. 내 딸이 딱 그 나이였어. 그놈한테 당했을 때가.. 찬희 네? 장씨 아트떡볶이 사장놈..성범죄 전과자예요.. 그것도 가장 악독한 아동성범폭행범.. 찬희 ! 장씨 원래는 미술학원 원장이었어요. 내 딸 포함해서 그 학원에 다니던 여학생들 대부분을 건드렸는데 알려진 피해자만 다섯 명이에요.. 그 중에 한 명은 임신 해서 출산까지 했구요.

찬희 (충격에 말이 안 나오는).. 장씨 못 믿겠으면 뉴스 검색해봐요..다 나오니까.. 그놈은 깜빵 갔다가 딱 2년 살고 나왔어요. 그 후 소식도 모르고 살다가 얼마 전에야 그 놈이 여기서 애들 상 대로 장사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맘 같아선 가게 들어가서 다 때려 부수고 싶은데 도저히 못 들어가겠더라고.. 내가 그놈을 때려죽일 거 같아서..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구헌날 가게 앞을 어슬렁대고 있다보면 어린 학생들이 가게에서 나오는 게 보이고.. 나도 모르게 다가가서 한마디씩 하게 돼요.. 다시는 여기 얼씬도 하지 말라고... 물론 손님들이야 내 말을 콧 구멍으로도 안 듣겠지만 가게 앞에 상주하는 미친 놈 보기 싫어서라도 안 올수 있으니까요. M브릿지 E 아파트 단지. 효진, 수거함에 쓰레기봉투 휙 던지는 E효진 돌아서서 걸어오는 효진 (어둠 속에 있는 찬희를 보고) 너.. 찬희니? 찬희 (평소와 다른) 안녕하세요.

효진 여기서 뭐해? 시은이 보러 온 거 아니야?

찬희 실은.. 아줌마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효진 나한테? 찬희 .. 효진 시은이가 들으면 안 되는 얘기야? 찬희 네.. 효진 심각한 얘긴가 보네... 여기선 좀 그러니까. 자리부터 옮기자.. 찬희 (E따라가는) -우연, 현성과 조심스럽게 전화 통화 우연 (F)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소문이요?

현성 그 때 일에 대해서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봐. 금세 묻힐 거 같기도 한데.. 혹시라도 너희학교까지 소문날까봐 염려돼서.. 우연 (F)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게 소문인 거 몰라요? 조금이라두 알려지면 저 계속 학교 다니기 힘들어요 학부모들도 가만 있지 않을 거고.. 현성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걱정 마라. 절대 너한테 피해 안 줄게..약속 하마.. 우연 거기다 와이프까지 알게 되면..(생각만 해도 아찔) 현성 좀 진정하고.. 별일 없을 거야. 우연 됐으니까 빨리 가게 정리하세요.

현성 우연아.. (결심한 듯) 알겠다. 네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할게.. M브릿지 E현관키 여는 소리. '삐삐빅.. 삐~' E효진, 현관 들어오는 시은 왜 이렇게 늦게 와? 쓰레기 버리러 간 거 아니었어?

효진 응. . 오다가 누굴 좀 만나서.. 시은 엄마? 효진 응?

시은 (의미심장한) 짐 싸다가.. 내가 뭘 발견했게?

효진 뭐?

시은 (E졸업앨범 들어보이며) 짜잔.. 효진 ? 뭐야 그게?

시은 엄마 중학교 졸업앨범.. 버렸다며?

효진 그걸 어떻게.. 시은 엄마짐에서 찾았어. 효진 엄마 물건을 왜 뒤져.. 시은 그러게 잘 좀 숨겨놓던가. 효진 (손 내밀며)이리 줘.. 시은 이거 진짜 엄마꺼 맞아? 좀 이상하던데.. 효진 ? 시은 아무리 찾아도 이 안에 엄마 사진이 없던데?

개명했을리는 없고.. 엄마 설마 유령이야?

효진 (E탁! 빼앗고) 장난할 기분 아니야.

시은 역시 대답 안 해줄지 알았어.

효진 시은아.. 시은 화난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어차피 기대도 안 했으니까.

난.. 엄마가 이사가자면 이사가고,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그러면 되는 거지?

이제 익숙해졌어.

(방으로 가며) 나 먼저 잘래.. 엄마두 그만 쉬어.

효진 (따라가며) 시은아.. 엄마는.. E시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간다. '탁' 소리내며 닫히는 문. 효진 (E다가가 방문 똑똑) 잠깐 들어가도 돼?

시은 (누운채) 잘래. 자고 나면 기분 좋아져.. 효진 실은 엄마가.. 할 말이 있어. 시은 (귀찮은) 내일 해. 잘 거야.

효진 엄마가.. 오늘 지나면 용기가 사라질거 같아서 그래.. 시은 (조용) .. 효진 졸업앨범에 왜 엄마 사진이 없는지 말해줄게.. 시은 . 효진 엄마는 졸업사진을 못 찍었어. 그 전에 무슨 일이 생겨서 이사 가야 했거든.. 시은 들어와. E효진, 문 열고 들어가는. 닫히는 문. M. 브릿지 E거리, 가게 문 열고 나오는 손님 두명. E장씨, 접근하는.

장씨 두 분.. 방금 아트떡볶이에서 나왔죠?

손님 예 그런데요?

장씨 학생들인 거 같은데.. 아트떡볶이 사장이 진짜 나쁜 사람이거든요.. 그니까.. 앞으로는 여기 오지 마요. 손님1,2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웃음) 하하... 장씨 나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진짜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내 말 가볍게 듣지 말고.. 손님 저희가 지금 바빠서요.. (무시하고 가는) E문 벌컥 열고 뛰어나오는 현성, 장씨 멱살 잡는 장씨 허억.. 현성 너지? 네가 더러운 소문 흘리고 다녔지?

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언제까지 가만있을 줄 알았어?

장씨 미친 놈이... 이거 안 놔?

현성 그러게 개과천선해서 잘 살아보려는 사람을 왜 건드려?

나 망하면.. 당신은 무사할 줄 알아?

내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르지? 나 혼자 안 죽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딸, 가족 모두 망하게 할 거야.

장씨 방금 뭐랬어.. 현성 그러니까 얌전히 잠자는 사자 콧털 건들지 말라고.. 장씨 다시 말해봐 내 딸한테 어쩐다고? (주먹 휘두르는) 현성 (E쓰러지는) 어쿠.... E손님들, 주민들 점점 모이는. '뭐 때문에 그러는데?' 쑤군거리는.. M브릿지 E포장마차 소음 E우연, 소주잔 들이키며 '캬~' 우연 엇 여기야.. 와줘서 고마워.. 안 올줄 알았는데. (크게) 여기 잔 하나만 더 주세요.

효진 (앉는) 나는 됐어.

우연 (다시 크게) 아니 안 주셔도 돼요.

효진 오래 못 앉아있어. 무슨 일인데.. 우연 며칠 전에 시은이 만났었어. 나한테 물어볼 거 있다고 해서.. 효진 시은이? 우연 걱정 안 해도 돼. 그날 운동장에서 얘기했던 대로난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어.

효진 .

우연 근데 시은이가 나를 자기 친부로 의심하는 거 같더라.. 효진 시은이 이제 다 알아. 진실이 뭔지. 다 얘기 했어.

우연 그랬구나. 시은이 반응은? 많이 충격 받았지?

효진 감당이 안 되나봐. 계속 울기만 해.. 우연 (술 한 잔 마시고, 깊은 숨 내쉬고) 미안하다.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어머니가 날 계속 설득하고... 아버지가 끔찍한 잘못을 저지른건 맞지만 이제 뉘우치고 새사람 됐으니까 그만 용서하라고.. 근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한테 이제 더는 안 봤으면 좋겠다고 못 박았는데도 계속 연락이 와. 효진 .. 우연 .. .그냥 여기 있어. 내가 학교 옮길게.

효진 고마워 우연 (술 한 잔) 나 궁금한 거 있는데 효진 뭐? 우연 그날 운동장에서.. 나 보고 왜 그렇게 놀랐어?

귀신이라도 본 사람 같던데.

효진 넌 줄 몰랐어.

우연 응?

효진 너희 아버지인줄 알았어.


비를 동반한 눈 (2016/11/18) (2)

시은 떡볶이 이인분.. 아니 오인분 포장해주세요.

현성 넵. (가고) 찬희 근데 너 떡볶이 포장은 왜 했어? 오인분씩이나.

시은 집에 가서 엄마랑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둘 거야.

찬희 왜?

시은 할아버지가 만든 음식일 수도 있으니까. 오래 아껴먹으려고.. 찬희 (찡한).. M브릿지 E가게에서 나오는 찬희 시은. 시은찬희 잘 먹었습니다.

현성 (뒤에서) 안녕히 가세요.

E문 닫히는 소리, 거리 찬희 (명함 주며) 야..이거 받아. 시은 뭐야 이게?

찬희 카운터에 있던 사장님 명함 집어왔어.

시은 오 땡큐.. (명함 보고 혼잣말) 김현성.. 핸드폰 번호도 적혔네.. (E조금 걷다가) 장씨 거기 학생들? (E다가오는) 시은 (흠칫) 예? 저희요?

장씨 방금 아트떡볶이에서 나왔죠?

찬희 예..왜 그러시는데요?

장씨 여기 사장 진짜 나쁜 사람이에요.. 상종도 해선 안 되는 인간 말종이라고요.. 찬희 (무슨 소린지..) 예? 장씨 그니까 앞으로 이 근처는 절대 얼씬도 하지 마요.

찬희 왜 저희한테 그런 말을... 장씨 학생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거 같으니까 걱정돼서 그러지. 찬희 나오는 손님마다 붙잡고 그러시는 거예요?

장씨 그게 왜요?

시은 (찬희 잡아끌며) 야.. 그냥 가자 찬희 영업방해하시는 거잖아요. 장씨 난 그냥 걱정돼서 충고하는 거예요.. 시은 상대하지 말고 그냥 가.. E시은, 찬희 끌고 가는. 찬희 (기분 나쁜)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겠네.

시은 정신이 좀 이상한가 봐.. M브릿지 E시은, 식탁에 떡볶이 포장 풀면서 시은 너무 맛있어서 엄마꺼도 포장해왔어. 효진 웬일로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어?

시은 빨리 먹어봐.

효진 (E쩝쩝) .. 시은 진짜 맛있지? 효진 그저 그래. 엄만 분식 별로 안 좋아한다니까.

시은 (하나 집어먹고) 난 너무너무 맛있는데 효진 나도 네 나이땐 좋아했어. 학교 끝나면 친구들이랑 맛집도 찾아다니고.

시은 엄마도 학교 나왔어?

효진 (웃음) 엄마는 학교도 안 나왔을 거 같아?

시은 엄마 졸업앨범을 본 적이 없으니까.. 효진 잃어버렸다니까.. 사진첩이랑 다 같이.. 시은 저번엔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버렸다고 했으면서. 효진 넌 기억력도 좋다 시은 엄마랑 우연쌤 공통점이 뭔지 알아? 비밀이 너무 많다는 거야.

효진 또 그 얘기야?

시은 내가 우연쌤 과거를 좀 캐봤는데. 우연쌤도 엄마처럼 과거를 꽁꽁 숨기고 사 는 거 같더라고.. 효진 얘가 진짜...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라니까.. 시은 엄마가 하도 아빠 얘길 안 해주니까 그러지. 효진 (조금 화나서) 죽은 사람 얘길 뭐 하러 해.

시은 막 엄청 유명한 사람이라 숨겨야 하는 거야? 아님 사기꾼이나 범죄자야?

효진 엄마 일어난다?

시은 이거 하나만 대답해줘.. 우연쌤 진짜로 아니야?..

효진 .. 시은 우연쌤은 진짜진짜 아니야? 효진 (단호한) 아니야.

시은 정말로?

효진 모든 걸 걸고 말하는데.. 아니야. 그 사람은.

(M)브릿지 시은 그 정도로 단호하게 말한 거 보면 진짜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럼 대체 무슨 사이지? 운동장에서 우연쌤 보고 왜 그렇게 놀란 거지?

찬희 (F)설마 학창시절에 우연쌤한테 돈 빼앗기셨나?

시은 뭐?

찬희 (F)너희 어머니 표정이 저승사자 본 표정이었다며.. 골목길에서 무서운 형들 만나도 그렇거든.. 근데 너 저번에 그 악플러 기억나? 시은 누구?

찬희 (F)우연쌤 맛집 후기 블로그에 악플 달던 장씨 말야.

시은 기억나. 왜?

찬희 (F) 나 지금 장씨랑 실시간으로 겁나 싸우고 있다.

시은 뭐?

찬희 (F)치고 박고 싸우는 게 아니라 댓글로 싸운다고.. 내가 댓글 단 거에 이 사람이 다시 재 댓글을 달았어. 내가 사장님이 대체 뭘 잘못했는지 설명해보라니까.. 여기선 말 못하고 만나면 얘기해주겠대. 시은 설마 진짜 만나려는 건 아니지?

찬희 (F)이미 내일 만나기로 했는데?

시은 만나서 어쩌려고?

찬희 (F)그냥 어떻게 생긴지 궁금해서.. 근데 내 생각엔 백퍼 안 나올 거 같아.

시은 왔는데 이상한 사람이면? 괜히 너한테 해꼬지라도 하면 어떡하게?

찬희 (F) 사람 많은 데서 만나면 돼.. 근데 넌 이사람 정체가 뭘 거 같아? 나는 초딩에 한표.

시은 아트 떡볶이 때문에 쫄딱 망한 경쟁 분식점 사장 아닐까?

찬희 (F)것도 말 되네.. 시은 아무튼 웬만하면 가지 마.. 찬희 (F)괜찮다니까. 멀리서 보고 이상한 사람 같으면 돌아갈 거야.

E지이잉 문자 도착음.

시은 잠깐만 (문자확인) 우연(E) 시은아 나 우연쌤이야. 지금 시간 괜찮으면 학교 근처로 잠깐 나올래?

M브릿지 E커피숍, 음악 흐르고.. 우연 나한테 물어볼 거 있다고? 시은 (음료수 마시다가 켁..) 예.. 우연 천천히 말해.. 시은 저. 그냥 다 솔직히 말할게요.

우연 그래.

시은 저에겐 출생의 비밀이 있어요.

우연 출생의 비밀?

시은 저희 엄마는 저를 열여섯살에 낳았대요.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열여섯살에 아이를 낳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흔한 일 은 아니잖아요.

우연 그렇지.. 시은 근데 저희 엄마는 한 번도 그 때 상황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없어요. 아주 기본적인 것도요. 아빠 사진도 본 적 없고.. 솔직히 저는 아빠가 진짜 돌 아가셨는지조차 의심스러워요.

우연 많이 답답했겠다.

시은 엄청요. 엄마는 맨날 저한테 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솔직히 저도 그만 하고 싶거든요. 우리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정말 돌아가셨을까. 왜 엄마는 아빠 얘기를 안 해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별의별 상상을 다하다보면 진짜 머리가 펑 터질 거 같아요. 제 자신이 너무 바보 같고요.

쌤, 혹시 이런 말 아세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다는 말.. 우연 지나친 호기심이 화를 초래한다는 거지? 시은 화를 초래한다. 전 그런 어려운 말 모르겠고, 알면 닥친다는 뜻이에요.

우연 (웃음) 맞아. 그 뜻이야.

시은 그니까.. 선생님이 곤란하시면 대답 안하셔도 돼요.

혹시 과거에.. 저희 엄마랑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누구였는지 아세요?

우연 미안한데 진짜 하나도 기억 안나.

시은 네... 우연 만약 안다고 해도 대답 못하고.. 너희 어머니 프라이버시니까.. 무슨 뜻인지 알지? 시은 그럼 다른 질문할게요. 그날 운동장에서 저희 엄마랑 무슨 얘기하셨어요?

우연 그것도 어머니께 물어봤으면 해.

시은 엄만 대답 안 해줘요.. 우연 그럼 나도 말 못해. 또 궁금한 거 있니?

시은 .. . 선생님 결혼하신 거는 아는데.. 아이도 있으세요?

우연 응, 아들 한 명.

시은 이름이 뭐예요?

우연 민준이. 완전 말썽꾸러기야. 근데 외동이라 많이 심심한지 형제 많은 친구들 을 그렇게 부러워해.. 시은 저도 동생 있으면 좋겠어요. 맨날 놀아주고 잘해줄 텐데.

우연 민준이는 누나보다는 형이 있었으면 좋겠나 봐.. 시은 네.. 우연 암튼 별로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하다. 용기내서 털어놨을 텐데.. M브릿지 E시은,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효진 왜 그렇게 축 쳐져서 들어와?.. 찬희랑 싸웠니?

시은 (기운 없는) 찬희 만나고 온 거 아냐.

효진 그럼 누구?

시은 있어. 다른 남자.

효진 찬희말고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어?

시은 응.. 근데 엄마는 왜 연애 안 해?

효진 (풋)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연애.. 시은 맨날 그 소리.. 엄마도 연애 좀 하고 그래.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엄마 정도면 남자들 줄 설걸.. 밖에 나가면 다 내 언닌 줄 알잖아. 실제로 언니뻘이기도 하고.. 효진 중학생 딸 둔 아줌마한테 누가 줄을 서.. 시은 내가 엄마한테 혹이라 이거지? 난 엄마 앞길 막을 생각 1도 없거든?

그니까 엄마도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 효진 엄마 생각도 해주고.. 다 컸네 우리 딸. 시은 엄마는 꿈이 뭐야?

효진 엄마 꿈은. 우리 시은이가 원하는 꿈 이루는 거.. 그게 엄마 꿈이야.

시은 (못 말린다는 듯) 에휴.. 효진 시시해? 엄마가 하는 건 다 답답하고 이해 안 가지?

시은 엄마는 나 낳은 거 후회한 적 없어?

효진 왜 없겠어. 요새도 이틀에 한 번 꼴로 내다버리고 싶구만.. 시은 나만 없으면 엄마도 행복하게. 평범하게 살텐데.

효진 시은아.

시은 응?

효진 엄마는 지금도 너무너무 행복해. 그러니까 혹이라는 단어 쓰지 마.. 엄마 마음 아프니까.. 시은 알겠어.. M브릿지 E찬희 커피숍 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E낮게 깔리는 음악소리 E저벅저벅 걸어오는 소리 찬희 혹시.. 아저씨 맞으세요? 장씨 아, 예.. 찬희 늦어서 죄송합니다. 수업 끝나고 오느라고.. 장씨 나도 방금 왔어요. 앉아요.

찬희 (앉는) 근데..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생각난) 맞다. 그때..?

장씨 날 알아요?

찬희 아트떡볶이 앞에 서계시던 분이죠? 저랑 제 친구한테 다시는 가게 근처에 얼 씬도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장씨 기억은 안 나지만 나 맞을 겁니다. 허구헌날 거기 찾아가니까.

찬희 (황당한) 아저씨 진짜 대박이네요.. 장씨 가게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사람 같다 이거죠? 찬희 그러다 고소당하실 거 같은데.. 사장님이 그냥 보고만 계세요?

장씨 이미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해서 벌금 여러 번 냈어요. 그래서 이젠 인터넷에 직접적으로 그놈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안 써요. 그건 그렇고.. 날 왜 보자고 했어요?

찬희 아저씨가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사장님이 뭘 잘못했는지 직접 만나면 얘기해 주겠다고.. 장씨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구만. 나이가.. 찬희 열여섯살이요. 중학교 3학년.. 장씨 열여섯 .. 내 딸이 딱 그 나이였어. 그놈한테 당했을 때가.. 찬희 네? 장씨 아트떡볶이 사장놈..성범죄 전과자예요.. 그것도 가장 악독한 아동성범폭행범.. 찬희 ! 장씨 원래는 미술학원 원장이었어요. 내 딸 포함해서 그 학원에 다니던 여학생들 대부분을 건드렸는데 알려진 피해자만 다섯 명이에요.. 그 중에 한 명은 임신 해서 출산까지 했구요.

찬희 (충격에 말이 안 나오는).. 장씨 못 믿겠으면 뉴스 검색해봐요..다 나오니까.. 그놈은 깜빵 갔다가 딱 2년 살고 나왔어요. 그 후 소식도 모르고 살다가 얼마 전에야 그 놈이 여기서 애들 상 대로 장사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맘 같아선 가게 들어가서 다 때려 부수고 싶은데 도저히 못 들어가겠더라고.. 내가 그놈을 때려죽일 거 같아서..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구헌날 가게 앞을 어슬렁대고 있다보면 어린 학생들이 가게에서 나오는 게 보이고.. 나도 모르게 다가가서 한마디씩 하게 돼요.. 다시는 여기 얼씬도 하지 말라고... 물론 손님들이야 내 말을 콧 구멍으로도 안 듣겠지만 가게 앞에 상주하는 미친 놈 보기 싫어서라도 안 올수 있으니까요. M브릿지 E 아파트 단지. 효진, 수거함에 쓰레기봉투 휙 던지는 E효진 돌아서서 걸어오는 효진 (어둠 속에 있는 찬희를 보고) 너.. 찬희니? 찬희 (평소와 다른) 안녕하세요.

효진 여기서 뭐해? 시은이 보러 온 거 아니야?

찬희 실은.. 아줌마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효진 나한테? 찬희 .. 효진 시은이가 들으면 안 되는 얘기야? 찬희 네.. 효진 심각한 얘긴가 보네... 여기선 좀 그러니까. 자리부터 옮기자.. 찬희 (E따라가는) -우연, 현성과 조심스럽게 전화 통화 우연 (F)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소문이요?

현성 그 때 일에 대해서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봐. 금세 묻힐 거 같기도 한데.. 혹시라도 너희학교까지 소문날까봐 염려돼서.. 우연 (F)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게 소문인 거 몰라요? 조금이라두 알려지면 저 계속 학교 다니기 힘들어요 학부모들도 가만 있지 않을 거고.. 현성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걱정 마라. 절대 너한테 피해 안 줄게..약속 하마.. 우연 거기다 와이프까지 알게 되면..(생각만 해도 아찔) 현성 좀 진정하고.. 별일 없을 거야. 우연 됐으니까 빨리 가게 정리하세요.

현성 우연아.. (결심한 듯) 알겠다. 네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할게.. M브릿지 E현관키 여는 소리. '삐삐빅.. 삐~' E효진, 현관 들어오는 시은 왜 이렇게 늦게 와? 쓰레기 버리러 간 거 아니었어?

효진 응. . 오다가 누굴 좀 만나서.. 시은 엄마? 효진 응?

시은 (의미심장한) 짐 싸다가.. 내가 뭘 발견했게?

효진 뭐?

시은 (E졸업앨범 들어보이며) 짜잔.. 효진 ? 뭐야 그게?

시은 엄마 중학교 졸업앨범.. 버렸다며?

효진 그걸 어떻게.. 시은 엄마짐에서 찾았어. 효진 엄마 물건을 왜 뒤져.. 시은 그러게 잘 좀 숨겨놓던가. 효진 (손 내밀며)이리 줘.. 시은 이거 진짜 엄마꺼 맞아? 좀 이상하던데.. 효진 ? 시은 아무리 찾아도 이 안에 엄마 사진이 없던데?

개명했을리는 없고.. 엄마 설마 유령이야?

효진 (E탁! 빼앗고) 장난할 기분 아니야.

시은 역시 대답 안 해줄지 알았어.

효진 시은아.. 시은 화난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어차피 기대도 안 했으니까.

난.. 엄마가 이사가자면 이사가고,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그러면 되는 거지?

이제 익숙해졌어.

(방으로 가며) 나 먼저 잘래.. 엄마두 그만 쉬어.

효진 (따라가며) 시은아.. 엄마는.. E시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간다. '탁' 소리내며 닫히는 문. 효진 (E다가가 방문 똑똑) 잠깐 들어가도 돼?

시은 (누운채) 잘래. 자고 나면 기분 좋아져.. 효진 실은 엄마가.. 할 말이 있어. 시은 (귀찮은) 내일 해. 잘 거야.

효진 엄마가.. 오늘 지나면 용기가 사라질거 같아서 그래.. 시은 (조용) .. 효진 졸업앨범에 왜 엄마 사진이 없는지 말해줄게.. 시은 . 효진 엄마는 졸업사진을 못 찍었어. 그 전에 무슨 일이 생겨서 이사 가야 했거든.. 시은 들어와. E효진, 문 열고 들어가는. 닫히는 문. M. 브릿지 E거리, 가게 문 열고 나오는 손님 두명. E장씨, 접근하는.

장씨 두 분.. 방금 아트떡볶이에서 나왔죠?

손님 예 그런데요?

장씨 학생들인 거 같은데.. 아트떡볶이 사장이 진짜 나쁜 사람이거든요.. 그니까.. 앞으로는 여기 오지 마요. 손님1,2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웃음) 하하... 장씨 나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진짜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내 말 가볍게 듣지 말고.. 손님 저희가 지금 바빠서요.. (무시하고 가는) E문 벌컥 열고 뛰어나오는 현성, 장씨 멱살 잡는 장씨 허억.. 현성 너지? 네가 더러운 소문 흘리고 다녔지?

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언제까지 가만있을 줄 알았어?

장씨 미친 놈이... 이거 안 놔?

현성 그러게 개과천선해서 잘 살아보려는 사람을 왜 건드려?

나 망하면.. 당신은 무사할 줄 알아?

내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르지? 나 혼자 안 죽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딸, 가족 모두 망하게 할 거야.

장씨 방금 뭐랬어.. 현성 그러니까 얌전히 잠자는 사자 콧털 건들지 말라고.. 장씨 다시 말해봐 내 딸한테 어쩐다고? (주먹 휘두르는) 현성 (E쓰러지는) 어쿠.... E손님들, 주민들 점점 모이는. '뭐 때문에 그러는데?' 쑤군거리는.. M브릿지 E포장마차 소음 E우연, 소주잔 들이키며 '캬~' 우연 엇 여기야.. 와줘서 고마워.. 안 올줄 알았는데. (크게) 여기 잔 하나만 더 주세요.

효진 (앉는) 나는 됐어.

우연 (다시 크게) 아니 안 주셔도 돼요.

효진 오래 못 앉아있어. 무슨 일인데.. 우연 며칠 전에 시은이 만났었어. 나한테 물어볼 거 있다고 해서.. 효진 시은이? 우연 걱정 안 해도 돼. 그날 운동장에서 얘기했던 대로난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어.

효진 .

우연 근데 시은이가 나를 자기 친부로 의심하는 거 같더라.. 효진 시은이 이제 다 알아. 진실이 뭔지. 다 얘기 했어.

우연 그랬구나. 시은이 반응은? 많이 충격 받았지?

효진 감당이 안 되나봐. 계속 울기만 해.. 우연 (술 한 잔 마시고, 깊은 숨 내쉬고) 미안하다.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어머니가 날 계속 설득하고... 아버지가 끔찍한 잘못을 저지른건 맞지만 이제 뉘우치고 새사람 됐으니까 그만 용서하라고.. 근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한테 이제 더는 안 봤으면 좋겠다고 못 박았는데도 계속 연락이 와. 효진 .. 우연 .. .그냥 여기 있어. 내가 학교 옮길게.

효진 고마워 우연 (술 한 잔) 나 궁금한 거 있는데 효진 뭐? 우연 그날 운동장에서.. 나 보고 왜 그렇게 놀랐어?

귀신이라도 본 사람 같던데.

효진 넌 줄 몰랐어.

우연 응?

효진 너희 아버지인줄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