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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생활기 - 자유조선방송,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4화 아미쉬와 째즈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4화 아미쉬와 째즈

신기한 구경거리 났다. 혀에 기름칠이라도 한 듯 굴려대는 소리는 들을 수록 신기하고 우스웠다. 그 옆에서 보좌하는 남자들도 똑같이 길다란 턱수염을 드리우고 갓 모자를 쓰고 있었다.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100년 전 관습대로 살아간다는 아미쉬 사람들, 오늘도 자신들이 직접 재배했다는 식물들을 구경 온 관광객들에게 경매로 팔고 있단다.

꽃과 화분들이 주런히 진열된 매장을 둘러보는데 빨간 도마도가 딱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익숙한 도마도의 진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톡 쏘는 듯 후각을 자극하는 도마도 특유의 진한 향기는 10년이 지나도 잊어먹지 않았다. 북한을 떠난 이후론 무엇이든 개량과 잡종 때문에 제 맛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었는데, 이건 정말 원체 도마도 씨종자가 분명했다. 한 입 꾹 씹으면 새콤 달콤한 빨간 도마도 물과 함께 시큼한 군침이 쫙 솟구치는 ~ 아, 상상만해도 미칠지경이다.

무조건 도마도를 사야지, 하고 맘먹고 기다리고 섰는데, 인제야 겨우 저쪽 끝에서 혀를 굴리는 남자를 당초에 기다릴 시간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백개도 넘는 식물들을 다 거치고 오려면 해가 다 떨어질 것 같았다. 결국은 끝내 못사고 돌아서야만 했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울적하니 차창을 내다보니 시커먼 두루마리를 두르고 두건을 머리에 쓴 여자들이 마차를 타고 지나간다. 저 멀리에선 턱수염을 길게 드리우고 넓은 갓 모자를 쓴 남자의 모습도 보였다.

통역원 : 모자창이 얼마 돼야 된다. 이것을 가지고 논쟁을 해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들의 가장 큰 벌은 왕따,부부간에 같이 밥도 안먹어요. 참회를 해야 용서해주는거죠... 알면 알수록 정말 신기한 사람들이다. 여자들은 8학년까지만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그거면 세상 살아가는데 필요한 걸 다 배운다고 한다니 참 기가 막힌다. 자동차와 전기, 전화도 쓰지 않는 그들의 세계를 어찌 이해해야 하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이 하늘 아래, 그것도 미국 땅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아미쉬는 어떻게 살든, 도마도를 사지 못해 속이 알찌근해 죽을 맛이다. 에이~ 저녁엔 째즈공연 본다고 하니 그거나 보며 마음 달래야겠다.

무대에 나온 남녀 두 배우의 자연스런 대화에 사람들은 흠뻑 빠졌다. 더구나 관객들과 속삭이 듯이, 때로는 박력있게 웨쳐대는 여가수의 카리스마는 공연장 전체를 압도했다. 이런 공연은 난생처음이다.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다. 물론 관객들과 자연스런 소통에 대해 이젠 많이 익숙된 편이긴 하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또 이렇게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느껴보니 희한한 별세계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더욱이 여가수의 나이 70이 넘는다는 말에, 입이 딱 벌어졌다.

뭔 말인지 몰라도 관객들 웃으면 나도 같이 웃고, 박수치면 같이 박수치고, 소리지르면 같이 소릴 막 질러댔다.

째즈란 음악이 이렇게 신나는 줄은 미처 몰랐다. 그동안 말은 들어봤어도 원래 익숙되지 않았던 선율이라 들을려고도 않았었다. 오늘 보니 여간 흥이나는게 아니다. 문득 째즈에 미쳐 탈북했다는 한 탈북예술인 생각이 났다. 물론 사실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화가 나올 정도의 음악이란 것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도마도 때문에 뒤틀렸던 기분이 째즈음악 덕분에 확 돌아왔다. 정말이지 미국에 있는 순간 순간들이 모두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간들이란 걸 새삼스레 느낀다.


특집-생활기 미국편, 제4화 아미쉬와 째즈 Featured - Life in America, Part 4: The Amish and Chaz

신기한 구경거리 났다. 혀에 기름칠이라도 한 듯 굴려대는 소리는 들을 수록 신기하고 우스웠다. 그 옆에서 보좌하는 남자들도 똑같이 길다란 턱수염을 드리우고 갓 모자를 쓰고 있었다.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100년 전 관습대로 살아간다는 아미쉬 사람들, 오늘도 자신들이 직접 재배했다는 식물들을 구경 온 관광객들에게 경매로 팔고 있단다.

꽃과 화분들이 주런히 진열된 매장을 둘러보는데 빨간 도마도가 딱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익숙한 도마도의 진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톡 쏘는 듯 후각을 자극하는 도마도 특유의 진한 향기는 10년이 지나도 잊어먹지 않았다. 북한을 떠난 이후론 무엇이든 개량과 잡종 때문에 제 맛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었는데, 이건 정말 원체 도마도 씨종자가 분명했다. 한 입 꾹 씹으면 새콤 달콤한 빨간 도마도 물과 함께 시큼한 군침이 쫙 솟구치는 ~ 아, 상상만해도 미칠지경이다.

무조건 도마도를 사야지, 하고 맘먹고 기다리고 섰는데, 인제야 겨우 저쪽 끝에서 혀를 굴리는 남자를 당초에 기다릴 시간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백개도 넘는 식물들을 다 거치고 오려면 해가 다 떨어질 것 같았다. 결국은 끝내 못사고 돌아서야만 했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울적하니 차창을 내다보니 시커먼 두루마리를 두르고 두건을 머리에 쓴 여자들이 마차를 타고 지나간다. 저 멀리에선 턱수염을 길게 드리우고 넓은 갓 모자를 쓴 남자의 모습도 보였다.

통역원 : 모자창이 얼마 돼야 된다. 이것을 가지고 논쟁을 해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들의 가장 큰 벌은 왕따,부부간에 같이 밥도 안먹어요. 참회를 해야 용서해주는거죠... 알면 알수록 정말 신기한 사람들이다. 여자들은 8학년까지만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그거면 세상 살아가는데 필요한 걸 다 배운다고 한다니 참 기가 막힌다. 자동차와 전기, 전화도 쓰지 않는 그들의 세계를 어찌 이해해야 하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이 하늘 아래, 그것도 미국 땅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아미쉬는 어떻게 살든, 도마도를 사지 못해 속이 알찌근해 죽을 맛이다. 에이~ 저녁엔 째즈공연 본다고 하니 그거나 보며 마음 달래야겠다.

무대에 나온 남녀 두 배우의 자연스런 대화에 사람들은 흠뻑 빠졌다. 더구나 관객들과 속삭이 듯이, 때로는 박력있게 웨쳐대는 여가수의 카리스마는 공연장 전체를 압도했다. 이런 공연은 난생처음이다.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다. 물론 관객들과 자연스런 소통에 대해 이젠 많이 익숙된 편이긴 하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또 이렇게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느껴보니 희한한 별세계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더욱이 여가수의 나이 70이 넘는다는 말에, 입이 딱 벌어졌다.

뭔 말인지 몰라도 관객들 웃으면 나도 같이 웃고, 박수치면 같이 박수치고, 소리지르면 같이 소릴 막 질러댔다.

째즈란 음악이 이렇게 신나는 줄은 미처 몰랐다. 그동안 말은 들어봤어도 원래 익숙되지 않았던 선율이라 들을려고도 않았었다. 오늘 보니 여간 흥이나는게 아니다. 문득 째즈에 미쳐 탈북했다는 한 탈북예술인 생각이 났다. 물론 사실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화가 나올 정도의 음악이란 것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도마도 때문에 뒤틀렸던 기분이 째즈음악 덕분에 확 돌아왔다. 정말이지 미국에 있는 순간 순간들이 모두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간들이란 걸 새삼스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