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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5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5

여기에 이르면, 미래는 나태이다

정결한 곤충은 건조함을 긁어대고

만상은 불타고 해체되어, 대기 속

그 어떤 알지 못할 엄숙한 정기에 흡수된다

삶은 부재에 취해 있어 가이 없고

고초는 감미로우며, 정신은 맑도다

감춰진 사자들은 바야흐로 이 대지 속에 있고

대지는 사자들을 덥혀주며 그들의 신비를 말리운다

저 하늘 높은 곳의 정오, 적연부동의 정오는

자신 안에서 스스로를 사유하고 스스로에 합치한다

완벽한 두뇌여, 완전한 왕관이여

나는 네 속의 은밀한 변화이다.

너의 공포를 저지하는 것은 오직 나뿐

이 내 뉘우침도, 내 의혹도, 속박도

모두가 네 거대한 금강석의 결함이어라

허나 대리석으로 무겁게 짓눌린 사자들의 밤에

나무뿌리에 감긴 몽롱한 사람들은

이미 서서히 네 편이 되어버렸다

사자들은 두터운 부재 속에 용해되었고

붉은 진흙은 하얀 종족을 삼켜버렸으며

살아가는 천부의 힘은 꽃 속으로 옮겨갔도다

어디 있는가 사자들의 그 친밀한 언어들은

고유한 기술은, 특이한 혼은

눈물이 솟아나던 곳에서 애벌레가 기어간다

간지린 소녀들의 날카로운 외침

눈, 이빨, 눈물 젖은 눈시울

불과 희롱하는 어여쁜 젖가슴

굴복하는 입술에 반짝이듯 빛나는 피

마지막 선물, 그것을 지키려는 손가락들

이 모두 땅 밑으로 들어가고 작용에 회귀한다

또한 그대, 위해한 영혼이여, 그대는 바라는가

육체의 눈에 파도와 황금이 만들어내는

이 거짓의 색채도 없을 덧없는 꿈을

그대 노래하려나 그대 한줄기 연기로 화할 때에도

가려므나 일체는 사라진다 내 존재는 구멍나고

성스런 초조도 역시 사라진다

깡마르고 금빛 도금한 검푸른 불멸이여

죽음을 어머니의 젖가슴으로 만드는

끔찍하게 월계간 쓴 위안부여

아름다운 거짓말 겸 경건한 책략이여

뉘라서 모르리, 어느 누가 부인하지 않으리,

이 텅빈 두개골과 이 영원한 홍소를

땅밑에 누워 있는 조상들이여, 주민 없는 머리들이여

가래삽으로 퍼올린 하많은 흙의 무게 아래

흙이 되어 우리네 발걸음을 혼동하는구나

참으로 갉아먹는 자, 부인할 길 없는 구더기는

묘지의 석판 아래 잠자는 당신들을 위해 있지 않도다

생명을 먹고 살며, 나를 떠나지 않도다

자기에 대한 사랑일까 아니면 미움일까

구더기의 감춰진 이빨은 나에게 바짝 가까워서

그 무슨 이름이라도 어울릴 수 있으리

무슨 상관이랴! 구더기는 보고 원하고 꿈꾸고 만진다

내 육체가 그의 마음에 들어, 나는 침상에서까지

이 생물에 소속되어 살아간다

제논, 잔인한 제논이여, 엘레아의 제논이여

그대는 나래 돋친 화살로 나를 꿰뚫었어라

진동하며 나르고 또 날지 않는 화살로

화살 소리는 나를 낳고 화살은 나를 죽이는도다

아! 태양이여...이 무슨 거북이의 그림자인가

영혼에게는, 큰 걸음으로 달리면서 꼼찍도 않는 아킬레스여

아니, 아니야! 일어서라! 이어지는 시대 속에

부셔버려라, 내 육체여, 생각에 잠긴 이 형태를

마셔라, 내 가슴이여, 바람의 탄생을

신선한 기운이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

파도 속에 달려가 싱그럽게 용솟음치세

그래! 일렁이는 헛소리를 부여받은 대해여

아롱진 표범의 가죽이여, 태양이 비추이는

천만가지 환영으로 구멍 뚫린 외투여

짙푸른 너의 살에 취해

정적과 닮은 법석 속에서

너의 번뜩이는 꼬리를 물고 사납게 몰아치는 히드라여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세찬 마파람은 내 책을 펼치고 또한 닫으며

물결은 분말로 부셔져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거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배가 먹이를 쪼고 있던 이 조용한 지붕을

네… 아 읽고 있는 저도 숨가쁘네요. 아… 장시죠? 장시고, 상당히 격렬한 어떤 감정의 흐름인데, 이것은 정말 어떤 남국의 태양 아래 해변의 묘지라는 이미지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조금 더 이해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시를 보다보면 이상하게 기형도 생각이 좀 나요. 기형도 시인 생각이 좀 나는데, 특히 앞부분에 언어를 사용하는 정조랄까요? 이런거 보면 생각이 나요. 비슷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 “포도밭 묘지”인가요? 기형도 시인의 그 시가 연상되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어떤면은 좀 기형도적이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뒤로 좀..(하도 여러가지) 떠오르는 시들이 좀 있어요. 하여간 한국의 시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그런 시죠. 그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계신데 (제가 여기서는 성함을 밝히진 않겠습니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인데, 그 분하고 옛날에 북한산에, 제가 가끔 등산을 갔는데 북한산에 갔다가 내려오면 저 구기동 쪽에 목욕탕이 하나있어요. 목욕탕이 오래된 목욕탕인데 물이 좀 좋습니다. 지하수를 퍼서 하는, 그 뽑아 올려서 쓰는 목욕탕인데, 거기가서 목욕을 하는데 그분이 아주 뜨거운 탕에 들어가요. 혼자 들어가십니다. 들어가서 중얼중얼중얼 하세요. 하시는데 뭘 그렇게 혼자 중얼중얼 하시나.. 그래서 제가 여쭤봤어요. “탕에 들어가서 뭘 그렇게 중얼중얼 하세요?”그랬더니, 아 이시간을 재기위해서 어떤 방법을 하나 고안하셨는데 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시는거예요. 너무 많이 하셔서 이젠잘 외우시죠. 그것도 불어로 하십니다. 불문학을 하신분이라서 그런데, 불어로 이 시를 촥 외워요. (다) 외우면 이제 나갈 때가 된거죠. 그 목욕탕에…...”해변의 묘지”의 그 찬란한 이미지와 구기동의 목욕탕… 뭐 잘 안 어울리지만, 뭐 아무도 모르니까요. 불어로 혼자 계속 외우시는데, 그분 말씀이 불어로 들으면 그렇게 좋데요. 불어의, 정말 아름다운 불어로 된 시고, 프랑스에서도 많은 시인들이 여전히 경탄하고 있는 그런 언어다! 이런 말씀을 하세요. 시어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면서, 입에도 착착 붙고, 뭐 당신에겐 그렇겠죠. 입에도 착착 붙고, 뜨거운 이 열탕을 견디는데 (남국의 태양 대신에) 뜨거운 열탕 벗삼아서 폴 발레리의 시를 외우시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지금은 약간 웃음이 나오려고 합니다. 하여튼 시의 좀 색다른 효용이죠? 음그렇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닐 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때는 소설가가 되려는 생각도 없었고 (물론 당연히 시인이 되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집이 잠실이었거든요. 잠실에서 신촌까지 오는 동안에 매일 아침 시를 하나씩 외웠어요. 지하철 타고 오면 한.. 50 분 정도면 시 한 편을 외우기에 족해요. 시작할 때 그 시를 보고 한 줄, 한 줄 외워가면서 내릴 때 쯤 되면 다 외우는 거죠. 나중에 제가 작가가 된게 그나마 저에게 문장력이라는게 있었다면, 있다면 그건 아마 그때 외운 시들 덕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자 오늘 이렇게 지중해를 중심으로 돌아봤습니다. 장 그르니에의 “섬” 알제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알베르 카뮈의 정신적 스승이기도 했던, 장 그르니에의 “섬”에서 시작해서, 프로방스의 해변의 묘지를 보고 시를 썼겠죠? 폴 발레리가… 폴 발레리와 그리스 신전들에 대한 얘기, 또 구기동의 목욕탕에 대한 얘기 까지 나왔는데요. 자 벌써 시간이.. 와 벌써 50 분이 지나고 있네요! 제가 너무 많이 떠드는 군요. 자 그럼 오늘 여기서 팟캐스트를 마치기로 하고요. 저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설쓰는 김영하였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5 Episode 7 - Jean Grenier, Paul Valéry - Part 5

여기에 이르면, 미래는 나태이다 When you get here, the future is indolence

정결한 곤충은 건조함을 긁어대고 Clean insects scrape dryness

만상은 불타고 해체되어, 대기 속 Everything is burned and dismantled, in the atmosphere

그 어떤 알지 못할 엄숙한 정기에 흡수된다 Absorbed in a solemn spirit that you may not know.

삶은 부재에 취해 있어 가이 없고 Life is drunk in absence, no guy

고초는 감미로우며, 정신은 맑도다 The hard work is sweet, the spirit is clear.

감춰진 사자들은 바야흐로 이 대지 속에 있고 The hidden lions are now in this earth

대지는 사자들을 덥혀주며 그들의 신비를 말리운다 The earth warms the lions and dries out their mysteries.

저 하늘 높은 곳의 정오, 적연부동의 정오는 Noon in the high sky, noon

자신 안에서 스스로를 사유하고 스스로에 합치한다 Thinking of yourself in yourself and conforming to yourself

완벽한 두뇌여, 완전한 왕관이여 Perfect brain, perfect crown

나는 네 속의 은밀한 변화이다. I am a secret change within you.

너의 공포를 저지하는 것은 오직 나뿐 I'm the only one holding back your fear

이 내 뉘우침도, 내 의혹도, 속박도 My repentance, my suspicion, my bondage

모두가 네 거대한 금강석의 결함이어라 All are flaws in your great diamond

허나 대리석으로 무겁게 짓눌린 사자들의 밤에 But in the night of lions heavily crushed by marble

나무뿌리에 감긴 몽롱한 사람들은 The hazy people wrapped around tree

이미 서서히 네 편이 되어버렸다 I have already gradually become on your side

사자들은 두터운 부재 속에 용해되었고 The lions were dissolved in the thick absence

붉은 진흙은 하얀 종족을 삼켜버렸으며 Red mud devoured the white race

살아가는 천부의 힘은 꽃 속으로 옮겨갔도다 The natural power of living has passed into the flower

어디 있는가 사자들의 그 친밀한 언어들은 Where are the intimate languages of the lions

고유한 기술은, 특이한 혼은 Unique technology, unusual soul

눈물이 솟아나던 곳에서 애벌레가 기어간다 The caterpillar crawls where the tears sprang

간지린 소녀들의 날카로운 외침 Tickle girls' sharp shouts

눈, 이빨, 눈물 젖은 눈시울 Eyes, teeth, tears, wet eyes

불과 희롱하는 어여쁜 젖가슴 Fire and teasing pretty breasts

굴복하는 입술에 반짝이듯 빛나는 피 The blood that shines on my surrendering lips

마지막 선물, 그것을 지키려는 손가락들 Last gift, fingers trying to protect it

이 모두 땅 밑으로 들어가고 작용에 회귀한다 All of this goes under the ground and returns to action.

또한 그대, 위해한 영혼이여, 그대는 바라는가 Also, darling soul, do you want

육체의 눈에 파도와 황금이 만들어내는 Waves and gold in the eyes of the body

이 거짓의 색채도 없을 덧없는 꿈을 A fleeting dream without the color of this lie

그대 노래하려나 그대 한줄기 연기로 화할 때에도 Even when you’re trying to sing but you’re angry

가려므나 일체는 사라진다 내 존재는 구멍나고 Everything disappears, but my existence is punctured

성스런 초조도 역시 사라진다 Holy anxiety also disappears.

깡마르고 금빛 도금한 검푸른 불멸이여 Skinny, gold-plated dark-blue immortality

죽음을 어머니의 젖가슴으로 만드는 Making death a mother's breast

끔찍하게 월계간 쓴 위안부여 A terribly monthly comforting woman

아름다운 거짓말 겸 경건한 책략이여 Beautiful lies and godly tricks

뉘라서 모르리, 어느 누가 부인하지 않으리, I don't know who it is, who will not deny it,

이 텅빈 두개골과 이 영원한 홍소를 This empty skull and this eternal red cow

땅밑에 누워 있는 조상들이여, 주민 없는 머리들이여 Ancestors lying under the ground, heads without inhabitants

가래삽으로 퍼올린 하많은 흙의 무게 아래 Under the weight of a lot of dirt from a shovel

흙이 되어 우리네 발걸음을 혼동하는구나 It becomes dirt and confuses our steps.

참으로 갉아먹는 자, 부인할 길 없는 구더기는 The truly gnawing one, the undeniable maggot

묘지의 석판 아래 잠자는 당신들을 위해 있지 않도다 Not for you sleeping under the stone slabs in the cemetery.

생명을 먹고 살며, 나를 떠나지 않도다 Lives on life and never leaves me

자기에 대한 사랑일까 아니면 미움일까 Is it love for yourself or hate

구더기의 감춰진 이빨은 나에게 바짝 가까워서 The hidden teeth of the maggots are so close to me

그 무슨 이름이라도 어울릴 수 있으리 Any name could suit you

무슨 상관이랴! 구더기는 보고 원하고 꿈꾸고 만진다 Maggots see, want, dream and touch

내 육체가 그의 마음에 들어, 나는 침상에서까지 My body is in his heart, I even on the bed

이 생물에 소속되어 살아간다 I belong to this creature and live

제논, 잔인한 제논이여, 엘레아의 제논이여 Xenon, cruel Xenon, Xenon of Elea

그대는 나래 돋친 화살로 나를 꿰뚫었어라 You have pierced me with an arrow

진동하며 나르고 또 날지 않는 화살로 Vibrating, carrying and non-flying arrows

화살 소리는 나를 낳고 화살은 나를 죽이는도다 The sound of arrows begets me, and arrows kill me.

아! 태양이여...이 무슨 거북이의 그림자인가 Sun...what a turtle's shadow

영혼에게는, 큰 걸음으로 달리면서 꼼찍도 않는 아킬레스여 To the soul, Achilles who runs with big steps and doesn't move

아니, 아니야! 일어서라! 이어지는 시대 속에 In the continuing era

부셔버려라, 내 육체여, 생각에 잠긴 이 형태를 Break it down, my body, this thoughtful form

마셔라, 내 가슴이여, 바람의 탄생을 Drink, my heart, the birth of the wind

신선한 기운이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 Fresh energy soars from the sea

파도 속에 달려가 싱그럽게 용솟음치세 Run in the waves and soar freshly

그래! 일렁이는 헛소리를 부여받은 대해여 Daedae-yeo, who has been endowed with raging bullshit

아롱진 표범의 가죽이여, 태양이 비추이는 Skin of Alongjin leopard, where the sun shines

천만가지 환영으로 구멍 뚫린 외투여 A cloak with ten million illusions

짙푸른 너의 살에 취해 I'm drunk with your deep blue flesh

정적과 닮은 법석 속에서 In a law resembling silence

너의 번뜩이는 꼬리를 물고 사납게 몰아치는 히드라여 Hydra, biting your flashing tail and driving fiercely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I have to try to live

세찬 마파람은 내 책을 펼치고 또한 닫으며 Strong Maparam opens and closes my book

물결은 분말로 부셔져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Waves break into powder and come out firmly from the rocks.

날아가거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Fly away, dazzling bookshelves all over

부숴라, 파도여! Break it, waves!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Break it with the running water

돛배가 먹이를 쪼고 있던 이 조용한 지붕을 This quiet roof where sailboats were feeding

네… 아 읽고 있는 저도 숨가쁘네요. Yeah… Oh, reading me is also short of breath. 아… 장시죠? Ah… Long time, right? 장시고, 상당히 격렬한 어떤 감정의 흐름인데,  이것은 정말 어떤 남국의 태양 아래 해변의 묘지라는 이미지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조금 더 이해가 될 것 같아요. It's a long, very intense flow of emotions, and this really makes sense a little bit more by drawing in my head the image of a graveyard on the beach under some southern sun. 그리고 이 시를 보다보면 이상하게 기형도 생각이 좀 나요. And when I look at this poem, I am strangely thinking of deformities. 기형도 시인 생각이 좀 나는데, 특히 앞부분에 언어를 사용하는 정조랄까요? Hyung-Hyung is also a poet, but is it especially Jeongjo, who uses language at the beginning? 이런거 보면 생각이 나요. When I see something like this, I think of it. 비슷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 “포도밭 묘지”인가요? Is it because they are similar, or is it the "vineyard cemetery"? 기형도 시인의 그 시가 연상되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어떤면은 좀 기형도적이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I don't know if it's because it reminds me of the poet's poem, but in some ways, it's a bit deformed. 뒤로 좀..(하도 여러가지) 떠오르는 시들이 좀 있어요. There are some poems that come to mind. 하여간 한국의 시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그런 시죠. Anyway, it's a poem that has a lot of influence on Korean poets. 그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계신데 (제가 여기서는 성함을 밝히진 않겠습니다.) There is someone I know (I will not reveal your name here.)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인데, 그 분하고 옛날에 북한산에, 제가 가끔 등산을 갔는데 북한산에 갔다가 내려오면 저 구기동 쪽에 목욕탕이 하나있어요. I'm a younger person, but in the past, I went hiking at Bukhansan Mountain with him, but when I went down to Bukhansan Mountain, there is a bathhouse in Gugi-dong. 목욕탕이 오래된 목욕탕인데 물이 좀 좋습니다. The bath is an old bath, but the water is good. 지하수를 퍼서 하는, 그 뽑아 올려서 쓰는 목욕탕인데, 거기가서 목욕을 하는데 그분이 아주 뜨거운 탕에 들어가요. It's a public bath where groundwater is pumped out and used, and when you go there to take a bath, he goes into a very hot bath. 혼자 들어가십니다. You enter alone. 들어가서 중얼중얼중얼 하세요. Go in and mumble. 하시는데 뭘 그렇게 혼자 중얼중얼 하시나.. 그래서 제가 여쭤봤어요. You do, but what do you mutter on your own... So I asked. “탕에 들어가서 뭘 그렇게 중얼중얼 하세요?”그랬더니, 아 이시간을 재기위해서 어떤 방법을 하나 고안하셨는데 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시는거예요. “What do you mutter like that in the bath?” Then he came up with a method to recover this time, and you memorize Paul Valery's “Beach Cemetery” from start to finish. 너무 많이 하셔서 이젠잘 외우시죠. 그것도 불어로 하십니다. He also does it in French. 불문학을 하신분이라서 그런데, 불어로 이 시를 촥 외워요. He was a French student, so I memorize this poem in French. (다) 외우면 이제 나갈 때가 된거죠. (C) If you memorize it, it's time to go out. 그 목욕탕에…...”해변의 묘지”의 그 찬란한 이미지와 구기동의 목욕탕… 뭐 잘 안 어울리지만, 뭐 아무도 모르니까요. In that bath... ...The splendid image of the "Beach Cemetery" and the bathhouse in Gugi-dong... It doesn't suit you well, but no one knows. 불어로 혼자 계속 외우시는데, 그분 말씀이 불어로 들으면 그렇게 좋데요. 불어의, 정말 아름다운 불어로 된 시고, 프랑스에서도 많은 시인들이 여전히 경탄하고 있는 그런 언어다! It's a French, a really beautiful French poem, a language that many poets still admire in France! 이런 말씀을 하세요. Say something like this. 시어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면서, 입에도 착착 붙고, 뭐 당신에겐 그렇겠죠. Talking about shea, it sticks to her mouth, well, it is for you. 입에도 착착 붙고, 뜨거운 이 열탕을 견디는데 (남국의 태양 대신에) 뜨거운 열탕 벗삼아서 폴 발레리의 시를 외우시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지금은 약간 웃음이 나오려고 합니다. I'm going to laugh a bit now as I think about the scene where I can remember the poems of Paul Valery as my friend (instead of the southern sun) as my friend of the hot hot water (instead of the southern sun). 하여튼 시의 좀 색다른 효용이죠? Anyway, is it a different utility of poetry? 음그렇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닐 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때는 소설가가 되려는 생각도 없었고 (물론 당연히 시인이 되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When I was in college (I don't know why), I had no intention of becoming a novelist at that time (of course, I had no intention of becoming a poet.) 다만, 제가 집이 잠실이었거든요. However, my house was in Jamsil. 잠실에서 신촌까지 오는 동안에 매일 아침 시를 하나씩 외웠어요. While coming from Jamsil to Sinchon, I memorized one poem every morning. 지하철 타고 오면 한.. 50 분 정도면 시 한 편을 외우기에 족해요. 시작할 때 그 시를 보고 한 줄, 한 줄 외워가면서 내릴 때 쯤 되면 다 외우는 거죠. You look at the poem at the beginning and memorize line by line, and memorize everything by the time you get off. 나중에 제가 작가가 된게 그나마 저에게 문장력이라는게 있었다면, 있다면 그건 아마 그때 외운 시들 덕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Later on, I thought that if there was a writing ability for me that I became a writer, it was probably because of the poems I memorized at that time. 자 오늘 이렇게 지중해를 중심으로 돌아봤습니다. So today, I looked around the Mediterranean Sea. 장 그르니에의 “섬” 알제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알베르 카뮈의 정신적 스승이기도 했던, 장 그르니에의 “섬”에서 시작해서, 프로방스의 해변의 묘지를 보고 시를 썼겠죠? Jean Grenier's “Island” Starting with the “Island” of Jean Grenier, who taught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Algiers, who was also the spiritual teacher of Albert Camus, you wrote a poem after seeing a cemetery on the coast of Provence. 폴 발레리가… 폴 발레리와 그리스 신전들에 대한 얘기, 또 구기동의 목욕탕에 대한 얘기 까지 나왔는데요. 자 벌써 시간이.. 와 벌써 50 분이 지나고 있네요! 제가 너무 많이 떠드는 군요. 자 그럼 오늘 여기서 팟캐스트를 마치기로 하고요. 저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설쓰는 김영하였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