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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4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4

네, 그 가장 아름다운 명승지와 아름다운 해변에 무덤들이 있다는 얘기 들으면 우리가 딱 떠오르는 그런 시가 있죠? 유명한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라는 시가 떠오르는 그런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위대한 풍경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만한 규모가 아니다. 네, 이것 까지는 그럴 수 있지 생각을 했는데 이 뒤가 참 멋져요. ‘그리스의 사원들이 매우 작은 것은 그것이 희망을 허락하지 않는 빛과 무한한 정경으로 인해 정신이혼미해진 인간들을 위한 대피소로서 지어졌기 때문이다.' 네, 이 장 그르니에라는 사람이 햇볕이 대단한 곳에서 살았잖아요? 알제리에서 살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 ‘희망을 허락하지 않는 햇볕'이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무자비한 햇볕에 대해서 (이 사람이 그렇게 느꼈다는 것에서) 이해하게돼요. 이런 것은, 만약 이런 것을 북유럽의 어떤 사람이 썼다면 절대 이렇게 쓰지 않았을 겁니다. 스톡홀롬이라던가 이런데 가면 코펜하겐 이런데는 햇볕만 나면 모두가 옷을 훌렁훌렁 벗고 나와가지고, 시청 앞 잔디 밭이런데 모두 드러누워있잖아요. 어떤 여성분들은 Topless로 상의를 전혀 걸치치 않고 그냥 누워 있는 그런 참 훈훈한 광경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햇볕이란 것은 소중한 것이죠. 아무리 많이 내리 쬐도 태워버리거나 그럴 것 같지 않는데 알제라든가 아니면 프로방스라든가 이런 곳의 햇볕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옛날에 한 번 그리스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떄 포세이돈 신전을 보러 수니고지라는데를 간적이 있거든요. 근데 지금 이 구절을 읽다보니까 (물론 제가 수니고지를 가게된것은 이 책을 읽은 뒤에 일이지만) 그러니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리스 사원이라는 것은 우편 엽서의 이미지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그래요. 절벽 끝에 있거든요. 포세이돈 신전이니까. 받의 신을 섬기는 신전이잖아요. 그러니까 바다로 가장 내 뻗은 그런 곶 위에있는데, 규모는 그렇게, 포세이돈의 그런 격에 맞지 않게 좀 작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걸보니 그렇군요. 그런 신을 위해 지었다기 보다는 빛과 아름다운 정경으로부터 정신이 혼미해지는 인간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구나. 즉, 신이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구나. 그리스의 어떤 신들, 귀여운 면들이 많잖아요. 인간적이고. 그럴수도 있겠다.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이라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하여간 이 부분 재밌는데, 생각이 난 김에 “해변의 묘지”를 좀 해야될것 같아요. 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는 딱 이 구절 때문에 유명합니다. 많은 분들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뭐지? '이러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구절을 말씀드리면 퀴즈대회 나가서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 이게 들어있는 시입니다. 그래서 대단히 짧은 시로 알고계신 분도 계신데 짧진 않습니다. 아주 장시예요. 길어요. 길고요, 지금 또 이 시집을 꺼내서 다시 보니까 재밌는게 있네요. 이 시집에, 시집이 아니라 이 시에 제사가 있어요. 제사라는 것은 작가들이 소설에 보통 많이 쓰는데요. 소설이나 시의 앞부분에 남의 글을 따서 붙여놓은겁니다. 이런걸 제사라고 해요. 시작할 때 왜 멋있는 말들 이런것 좀 넣잖아요. 그런데폴 발레리가 이 제사로 사용한게 (“해변의 묘지”에제사로 사용한게) “델포이의 축승가” 3 편인데, 델포이라는 그리스의 시(city)죠. 도시국가인데 델포이에서 승전을 축하할 때 부르는 노래를 옮겨놨어요. 즉 이런걸 보면 이 “해변의 묘지”라는 것, 그리고 폴 발레리가 생각하는 해변의 묘지하는 것은 ‘지중해적 세계'라는 것이 좀 분명해집니다. 지중해라는 바라를 둘러싸고 알제, 마르세이유, 그리고 프로방스의 남쪽 해안들 그리고 그리스의 도시국가들 이런것들이 모두 그것을 공유하고 있었던, 지중해라는 하나의 문명을 공유하고 있었다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가 있겠네요. 이 “해변의 묘지”, 다 읽을 까요 말까요…. 아 갈등인데. 왜냐하면 이 시는 이미지가 아주 찬란하게 폭발하는 그런 시여서, 이야기가 없죠. 그래서 좀 지루하실 수도 있는데 뭐 시간이 정해진 라디오 방송도 아니니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변의 묘지

폴 발레리

“오 나의 영혼이여, 영원한 삶을 갈망치 말고

온 가능의 영역을 샅샅이 규명하라.”

- 핀다로스 ‘델포이의 축승가' 3 편 중에서 비둘기들 노니는 저 고요한 지붕은

철썩인다 소나무들 사이에서, 무덤들 사이에서.

공정한 것 정오는 저기에서 화염으로 합성한다

바다를 쉼없이 되살아나는 바다를

신들의 정적에 오랜 시선을 보냄은

오 사유 다음에 찾아드는 보답이로다

섬세한 섬광은 얼마나 순수한 솜씨로 다듬어내는가

지각할 길 없는 거품의 무수한 금강석을

그리고 이 무슨 평화가 수태되려는 듯이 보이는가

심연 위에서 태양이 쉴 때

영원한 원인이 낳은 순수한 작품들

시간은 반짝이고 꿈은 지식이로다

견실한 보고 미네로바의 간소한 사원

정적의 더미 눈에 보이는 저장고

솟구쳐오르는 물, 불꽃의 베일 아래

하많은 잠을 네 속에 간직한 눈

오 나의 침묵이여….영혼 속의 신전

허나 수천의 기와 물결치는 황금 꼭대기 지붕

단 한 숨결 속에 요약되는 시간의 신전

이 순수경에 올라 나는 내 바다의

시선에 온통 둘러싸여 익숙해 진다

또한 신에게 바치는 내 지고의 제물인 양

잔잔한 반짝임은 심연 위에

극도의 경멸을 뿌린다

과일이 향락으로 용해되듯이

과일의 형태가 사라지는 입 안에서

과일의 부재가 더없는 맛으로 바뀌듯이

나는 여기 내 미래의 향연을 들이마시고

천공은 노래한다, 소진한 영혼에게

웅성거림 높아가는 기슭의 변모를.

아름다운 하늘, 참다운 하늘이여, 보라 변해가는 나를

그토록 큰 교만 뒤에 그토록 기이한

그러나 힘에 넘치는 무위의 나태 뒤에

나는 이 빛나는 공간에 몸을 내맡기니

죽은 자들의 집 위로 내 그림자가 지나간다

그 가여린 움직임에 나를 순응시키며

지일(至日)의 햇불에 노정된 영혼,

나는 너를 응시한다, 연민도 없이

화살을 퍼붓는 빛의 찬미할 정의여!

나는 순수한 너를 네 제일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스스로를 응시하라!......그러나 빛을 돌려주는 것은

그림자의 음울한 반면을 전제한다.

오 나 하나만을 위하여 나 홀로, 내 자신 속에

마음 곁에, 시의 원천에서

허공과 순수한 도래 사이에서, 나는

기다린다, 내재하는 내 위대함의 반향을

항상 미래에 오는 공허함 영혼 속에 울리는

가혹하고 음울하며 반향도 드높은 저수조를

그대는 아는가, 녹음의 가짜 포로여

이 여윈 철책을 먹어드는 만이여

내 감겨진 눈 위에 반짝이는 눈부신 비밀이여

어떤 육체가 그 나태한 종말로 나를 끌어넣으며

무슨 이마가 이 백골의 땅에 육체를 끌어당기는가를

여기서 하나의 번득임이 나의 부재자들을 생각한다

닫히고, 신성하고, 물질 없는 불로 가득 찬

빛에 바쳐진 대지의 단편

불꽃들에 지배되고, 황금과 돌과 침침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이곳, 이토록 많은

대리석이 망령들 위에서 떠는 이곳이 나는 좋아.

여기선 충실한 바다가 나의 무덤들 위에 잠잔다

찬란한 암캐여, 우상숭배의 무리를 내쫓으라

내가 목자의 미소를 띄우고 외로이

고요한 무덤의 하얀 양떼를

신비로운 양들을 오래도록 방목할 때

그들에게서 멀리하라 사려 깊은 비둘기들을

헛된 꿈들을, 조심성 많은 천사들을

Episode 7 - 장 그르니에, 폴 발레리 - Part 4 Episode 7 - Jean Grenier, Paul Valéry - Teil 4 Episode 7 - Jean Grenier, Paul Valéry - Part 4

네, 그 가장 아름다운 명승지와 아름다운 해변에 무덤들이 있다는 얘기 들으면 우리가 딱 떠오르는 그런 시가 있죠? Yes, is there a poem that comes to mind when you hear about the most beautiful scenic spots and graves on the beautiful beaches? 유명한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라는 시가 떠오르는 그런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I think there are many people who come to mind of the famous Paul Valery's "Beach Cemetery". 그리고 이 위대한 풍경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만한 규모가 아니다. And the beauty of this great landscape is not a scale that can be handled by human power. 네, 이것 까지는 그럴 수 있지 생각을 했는데 이 뒤가 참 멋져요. Yes, I thought it could be up to this, but the back is really cool. ‘그리스의 사원들이 매우 작은 것은 그것이 희망을 허락하지 않는 빛과 무한한 정경으로 인해 정신이혼미해진 인간들을 위한 대피소로서 지어졌기 때문이다.' 네, 이 장 그르니에라는 사람이 햇볕이 대단한 곳에서 살았잖아요? 알제리에서 살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 ‘희망을 허락하지 않는 햇볕'이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무자비한 햇볕에 대해서 (이 사람이 그렇게 느꼈다는 것에서) 이해하게돼요. 이런 것은, 만약 이런 것을 북유럽의 어떤 사람이 썼다면 절대 이렇게 쓰지 않았을 겁니다. 스톡홀롬이라던가 이런데 가면 코펜하겐 이런데는 햇볕만 나면 모두가 옷을 훌렁훌렁 벗고 나와가지고, 시청 앞 잔디 밭이런데 모두 드러누워있잖아요. When you go to Stockholm or Copenhagen, when you get out of the sun, everyone takes off their clothes and comes out. 어떤 여성분들은 Topless로 상의를 전혀 걸치치 않고 그냥 누워 있는 그런 참 훈훈한 광경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햇볕이란 것은 소중한 것이죠. Some women do not wear a topless shirt at all, and there are such warm-hearted sights where they are just lying down, and in such a place, the sun is precious. 아무리 많이 내리 쬐도 태워버리거나 그럴 것 같지 않는데 알제라든가 아니면 프로방스라든가 이런 곳의 햇볕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옛날에 한 번 그리스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떄 포세이돈 신전을 보러 수니고지라는데를 간적이 있거든요. 근데 지금 이 구절을 읽다보니까 (물론 제가 수니고지를 가게된것은 이 책을 읽은 뒤에 일이지만) 그러니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리스 사원이라는 것은 우편 엽서의 이미지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그래요. 절벽 끝에 있거든요. 포세이돈 신전이니까. 받의 신을 섬기는 신전이잖아요. 그러니까 바다로 가장 내 뻗은 그런 곶 위에있는데, 규모는 그렇게, 포세이돈의 그런 격에 맞지 않게 좀 작은 편이었어요. So, it's on the promontory that stretches out to the sea, but the scale was so small that it didn't fit the position of Poseidon. 그런데 이걸보니 그렇군요. But seeing this, it is. 그런 신을 위해 지었다기 보다는 빛과 아름다운 정경으로부터 정신이 혼미해지는 인간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구나. 즉, 신이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구나. In other words, it is a place where God was created to protect humans. 그리스의 어떤 신들, 귀여운 면들이 많잖아요. There are a lot of Greek gods and cute faces. 인간적이고. 그럴수도 있겠다.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이라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That's what the Greeks think. 하여간 이 부분 재밌는데, 생각이 난 김에 “해변의 묘지”를 좀 해야될것  같아요. Anyway, this part is fun, but I think I need to do some "Beach Cemetery" while I think of it. 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는 딱 이 구절 때문에 유명합니다. This Paul Valery's "Beach Cemetery" is famous for just this phrase. 많은 분들이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Many people say, "Paul Valery's "Beach Cemetery"? 뭐지? '이러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구절을 말씀드리면 퀴즈대회 나가서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 이게 들어있는 시입니다. 그래서 대단히 짧은 시로 알고계신 분도 계신데 짧진 않습니다. So some of you may know it as a very short poem, but it is not short. 아주 장시예요. 길어요. 길고요, 지금 또 이 시집을 꺼내서 다시 보니까 재밌는게 있네요. It's long, and it's interesting to see this book again now. 이 시집에, 시집이 아니라 이 시에 제사가 있어요. In this collection of poetry, there is a rite in this poem, not the collection of poetry. 제사라는 것은 작가들이 소설에 보통 많이 쓰는데요. Rites are usually used by writers in novels. 소설이나 시의 앞부분에 남의 글을 따서 붙여놓은겁니다. It was pasted after someone else's writing at the beginning of a novel or poem. 이런걸 제사라고 해요. 시작할 때 왜 멋있는 말들 이런것 좀 넣잖아요. 그런데폴 발레리가 이 제사로 사용한게 (“해변의 묘지”에제사로 사용한게) “델포이의 축승가” 3 편인데, 델포이라는 그리스의 시(city)죠. 도시국가인데 델포이에서 승전을 축하할 때 부르는 노래를 옮겨놨어요. 즉 이런걸 보면 이 “해변의 묘지”라는 것, 그리고 폴 발레리가 생각하는 해변의 묘지하는 것은 ‘지중해적 세계'라는 것이 좀 분명해집니다. 지중해라는 바라를 둘러싸고 알제, 마르세이유, 그리고 프로방스의 남쪽 해안들 그리고 그리스의 도시국가들 이런것들이 모두 그것을 공유하고 있었던, 지중해라는 하나의 문명을 공유하고 있었다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가 있겠네요. 이 “해변의 묘지”, 다 읽을 까요 말까요…. 아 갈등인데. 왜냐하면 이 시는 이미지가 아주 찬란하게 폭발하는 그런 시여서, 이야기가 없죠. 그래서 좀 지루하실 수도 있는데 뭐 시간이 정해진 라디오 방송도 아니니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변의 묘지

폴 발레리

“오 나의 영혼이여, 영원한 삶을 갈망치 말고

온 가능의 영역을 샅샅이 규명하라.”

- 핀다로스 ‘델포이의 축승가' 3 편 중에서 비둘기들 노니는 저 고요한 지붕은

철썩인다 소나무들 사이에서, 무덤들 사이에서.

공정한 것 정오는 저기에서 화염으로 합성한다

바다를 쉼없이 되살아나는 바다를

신들의 정적에 오랜 시선을 보냄은

오 사유 다음에 찾아드는 보답이로다

섬세한 섬광은 얼마나 순수한 솜씨로 다듬어내는가

지각할 길 없는 거품의 무수한 금강석을

그리고 이 무슨 평화가 수태되려는 듯이 보이는가

심연 위에서 태양이 쉴 때

영원한 원인이 낳은 순수한 작품들

시간은 반짝이고 꿈은 지식이로다

견실한 보고 미네로바의 간소한 사원

정적의 더미 눈에 보이는 저장고

솟구쳐오르는 물, 불꽃의 베일 아래

하많은 잠을 네 속에 간직한  눈

오 나의 침묵이여….영혼 속의 신전

허나 수천의 기와 물결치는 황금 꼭대기 지붕

단 한 숨결 속에 요약되는 시간의 신전

이 순수경에 올라 나는 내 바다의

시선에 온통 둘러싸여 익숙해 진다

또한 신에게 바치는 내 지고의 제물인 양

잔잔한 반짝임은 심연 위에

극도의 경멸을 뿌린다

과일이 향락으로 용해되듯이

과일의 형태가 사라지는 입 안에서

과일의 부재가 더없는 맛으로 바뀌듯이

나는 여기 내 미래의 향연을 들이마시고

천공은 노래한다, 소진한 영혼에게

웅성거림 높아가는 기슭의 변모를.

아름다운 하늘, 참다운 하늘이여, 보라 변해가는 나를

그토록 큰 교만 뒤에 그토록 기이한

그러나 힘에 넘치는 무위의 나태 뒤에

나는 이 빛나는 공간에 몸을 내맡기니

죽은 자들의 집 위로 내 그림자가 지나간다

그 가여린 움직임에 나를 순응시키며

지일(至日)의 햇불에 노정된 영혼,

나는 너를 응시한다, 연민도 없이

화살을 퍼붓는 빛의 찬미할 정의여!

나는 순수한 너를 네 제일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스스로를 응시하라!......그러나 빛을 돌려주는 것은

그림자의 음울한 반면을 전제한다.

오 나 하나만을 위하여 나 홀로, 내 자신 속에

마음 곁에, 시의 원천에서

허공과 순수한 도래 사이에서, 나는

기다린다, 내재하는 내 위대함의 반향을

항상 미래에 오는 공허함 영혼 속에 울리는

가혹하고 음울하며 반향도 드높은 저수조를

그대는 아는가, 녹음의 가짜 포로여

이 여윈 철책을 먹어드는 만이여

내 감겨진 눈 위에 반짝이는 눈부신 비밀이여

어떤 육체가 그 나태한 종말로 나를 끌어넣으며

무슨 이마가 이 백골의 땅에 육체를 끌어당기는가를

여기서 하나의 번득임이 나의 부재자들을 생각한다

닫히고, 신성하고, 물질 없는 불로 가득 찬

빛에 바쳐진 대지의 단편

불꽃들에 지배되고, 황금과 돌과 침침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이곳, 이토록 많은

대리석이 망령들 위에서 떠는 이곳이 나는 좋아.

여기선 충실한 바다가 나의 무덤들 위에 잠잔다

찬란한 암캐여, 우상숭배의 무리를 내쫓으라

내가 목자의 미소를 띄우고 외로이

고요한 무덤의 하얀 양떼를

신비로운 양들을 오래도록 방목할 때

그들에게서 멀리하라 사려 깊은 비둘기들을

헛된 꿈들을, 조심성 많은 천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