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 -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Part 2 Episode 4 - The Symbolic Line "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 - Part 2 Episode 4 - シムボソン「悲しみのない十五秒」 - Part 2

그런 면에서 오늘 이제 읽어드릴 시, “슬픔이 없는 십 오초”, 시집 안에 있는 표제작입니다. In this regard, when I read it today, it is a “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 title in the poetry. 제목 역시 표제작이죠. The title is also a title. “슬픔이 없는 십 오초”가 되겠습니다. It will be “15 seconds without sadness”. 한 번 들어보시죠. Let's listen.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On a high-rise apartment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The sun is tearing my heart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I don't know what to do next to the moon.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As far as shame is concerned, the world has long been destroyed.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Sometimes fifteen seconds pass without sorrow.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With all possible excuses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The roads are bending everywhere.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Silence that accumulates on the dark side of the shadow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There I want to quietly grow old in seconds.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Every old being is raining.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All the old beings with rain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Dreams of love like a new roof.

누구나 잘 안다. Everyone knows well.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It had to be done like this.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The afternoon when the sun squeezes the light with all its might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The past steps back down the railing of the apartment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The future will soon follow.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Today is just a flower day The flower day is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It is sad that it is time for flowers to bloom and fall.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 The cat is biting the petals.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The woman is sipping a chamomile tea.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It seems calm and peaceful.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I stand in the middle of the road.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As the man cries, he rides his bicycle.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Ultimately, he is a man of destiny.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A dream garden in my head full of dizziness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I have to move my footsteps everywhere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It is a road that disappears from end to end.

네, 잘 들으셨습니까. Yes, did you listen? 제목부터 시간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From the title, there is a story about time. 보면은 비가 샌다거나, 그 다음에 비가 새는 이 모든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이 사랑을 꿈꾼다 이런 것도 어떤 인생의 빈틈이랄까요? Seems like rain is leaking, and then all these raining beings dream of love as they put on a new roof. What kind of life is this? 이런 것들에대한 암시로 읽히고요. It is read as an allusion to these things. 미래, 과거, 태양, 그리고 이런 시어들 그리고 ‘누구나 잘 안다. The future, the past, the sun, and these poets and 'everyone knows well.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이런 것도, 인간 존재의 운명,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이 빈틈들과 살아가지만 그것을 모르는 인간의 한계랄까요? This is the only thing that could be done like this. ' 그런것도 생각하게 만드는데요. It also makes me think. 무엇보다 심보선 시인은 시어를 통해서 좀 자유롭게 만들다고 할까요? Above all, is it possible to make a poet Shim Bo-sun free through a poetic word? ‘아! 저렇게 볼 수도 있네!' 예를 들면, 뭐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에서 태양이 가슴을 쥐어 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좀 재밌죠.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가독성있게 재밌게 읽히면서도, 읽고나면 다시 한 번 읽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는 그런 시인입니다. It is a poet that has the power to make it read readable and fun as a whole, but to read it once again after reading. 자 그럼 한 편 더 읽어볼까요? Now then shall we read one more? 아 제목이 “한 때 황금 전봇대의 생을 질투하였다”입니다. Oh, the title is "Once I was jealous of the life of the golden pole".

시간이 매일 그의 얼굴을

조금씩 구겨놓고 지나간다. Crumpled little by little and pass.

이렇게 매일 구겨지다보면 If you get crumpled like this every day Si te ves arrugado todos los dias

언제가는 죽음의 밑을 잘 닦을 수 있게 되겠지. Someday you will be able to polish well underneath death.

크리넥스 티슈처럼, 기막히게 부드러워져서. Like Kleenex tissue, it's amazingly soft.

시간이 매일 그의 눈가에 Time every day in his eyes

주름살을 부비트랩처럼 깔아놓고 지나간다. The wrinkles are laid out like a booby wrap.

거기 걸려 넘어지면 If you trip over there

끔직하여라, 노을 지는 어떤 초저녁에는 Be terrible, some early evening

지평선에 머무른 황금 전봇대의 생을 The life of a golden power pole staying on the horizon

멀리 질투하기도 하였는데… I was jealous too far ...

네, 잘 들으셨습니까? 저 같이 그 시에 재능이 없는 사람은 이런 걸 보면 ‘야 대단하구나!' 생각할때가 있는데요. There are times when I think. 예를 들면, 우리는 그냥 나이가 들면 주름살이 는다..이게 일반인의 언어죠. 모두가 합의한 보편의 언어입니다. 시인들은 이렇게 말하죠. Poets say, ‘시간이 매일 그의 얼굴을 조금씩 구겨놓고 지나간다. 이렇게 매일 구겨지다보면 언제가는 죽음의 밑을 잘 닦을 수 있게 되겠지. 크리넥스 티슈처럼, 기막히게 부드러워져서.' 이렇게 얘기하죠. Let's say this. 눈가의 주름이 생긴다 이게 일반인의 언어죠. Wrinkles around the eyes This is the language of the general public. 시인의 언어가 되면 이렇게 바뀝니다. When it becomes the poet's language, it changes like this. ‘시간이 매일 그의 눈가에 주름살을 부비트랩처럼 깔아놓고 지나간다. 거기 걸려 넘어지면 끔직하여라..' 이렇게 되는 것이죠. 음.. 참 멋집니다. 시간에 대해서 이 시인이 계속해서 천착을 하고있는데요. This time, the poet is constantly asking about time. 이 세 번 째로 읽어드릴 시 역시 아까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그 카이로스의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그런 시입니다. This third poetry is also a poem with an interesting part from the point of view of Cairo, which I mentioned earlier. 제목은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입니다. The title is “The Ruins That Shine Very Shortly”.

전날 벗어놓은 바지를 바라보듯 As if looking at the pants you removed the day before

생에 대하여 미련이 없다. There is no regret for life.

이제 와서 먼 길을 떠나려 한다면

질투가 심한 심장은 일찍이 버려야 했다. The jealous heart had to be discarded early.

태양을 노려보며 사각형을 선호한다 말했다. Staring at the sun said he prefers the square.

그 외의 형태들은 모두 슬프다 말했다. All other forms were sad.

버드나무 그림자가 태양을 고심한다는 듯 The willow shadow seems to be struggling with the sun

잿빛 담벽에 줄줄이 드리워졌다 밤이 오면 A line of gray walls lined up when the night comes

고대 종교처럼 그녀가 나타났다 곧 사라졌다. Like ancient religion, she appeared and disappeared soon.

사랑을 나눈 침대 위에 몇 가닥 체모들 A few strands of hair on the bed I made love to

적절한 비유를 찾지 못하는 사물들 간혹 Sometimes things can't find the right analogy

비극을 떠올리면 정말 비극이 눈앞에 펼쳐졌다. When I think of tragedy, the tragedy really unfolds.

꽃말의 뜻을 꽃이 알 리 없으나 The flower does not know the meaning of the flower,

봉오리마다 비애가 그득했다 Every bud had sorrow.

그때 생은 거짓말투성이였는데 At that time, life was full of lies

우주를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진리가 One truth passing through the universe

어둠의 몸과 달의 입을 빌려 Borrow the dark body and the moon's mouth

서편 하늘을 뒤덮기도 하였다. It also covered the sky to the west.

그때 하늘 아래 벗은 바지 모양 Then the shape of the naked pants under the sky

누추하게 구겨진 생은 Shabby crumpled life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였다. It was a very ruined ruins.

장대하고 거룩했다. It was grand and holy.

네, 잘 들으셨습니까. 이 시도 참 재밌죠. 일단 첫 구절 부터 강력하게 이, 그 독자를 사로잡는데요. First of all, I strongly capture this reader from the first verse. ‘전날 벗어놓은 바지를 보듯 생에 대해 미련이 없다' 이때부터 그냥, 후크(hook)라고 하죠. 'There is no regret for life as if you were looking at the pants you removed the day before.' 걸리는 거죠. 걸려서 쭉 따라가게 되는데요. It will catch and follow all the time. 뒤에 가보면, 마지막 즈음에 가면, ‘그때 하늘 아래 벗은 바지 모양' 이 서편 하늘을 얘기하는 거죠. 시에 (not clear) ‘누추하게 구겨진 생은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였다. 장대하고 거룩했다.' 생이라는 것, 이 시 안에도 나옵니다만, 사랑을 나눈 침대위에 남은 몇 가닥의 그 체모들, 그리고 사실은 뭐 짐작만 갈뿐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옛날의 고대 종교같이 이제 그녀가 나타났다 사라진다고 말하죠. 이런 것들. ‘적절한 비유를 찾지못하는 사물들.' 저는 이런거야 말로 우리 생에 빈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완벽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바지 제대로 입고, 윗도리잘 입고 밖을 헤멥니다만, 밖에서 잘 걸어다니죠. People who live perfectly, wear pants properly, wear jackets and walk around, but walk well outside. 수트케이스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데, 집에 들어오면 바지를 벗어 놓죠. Carry a suitcase, go back and forth, and when you come home, take off your pants. 제대로 걸어 놓지도 않고, 누추하고, 구겨져있죠. It doesn't hang properly, it's shabby and crumpled. 그런데 그 다음 날이면, 그렇다고 버릴순 없는 것이 그런 바지죠. But the next day, you can't throw it away like that. 다음 날이면 그 바지 다시 꿰어 입고, 세상으로 나가는 겁니다. The next day, you will sew those pants back and go out into the world. 그럼 세상은 적절한 비유를 찾지 못한 사물들이 널려있는 것이고, 시인은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빈틈을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여기서 몇 편을 더 읽어드리고 싶지만, 사실은 이 저작권이 있는 남의 시집을 제 팟캐스트에서 무한정 읽어드리다가는 현행법에도 걸릴 것 같고, 또 시인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이 세 편으로 만족하도록 하겠습니다. I'd like to read a few more here, but in fact, I think I'll be caught up in the current law of reading this poetry's poetry indefinitely in my podcast, and I'm also not polite to the poet, so I'll be happy with these three. 이 시집 관심있는 분들은 서점에 가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If you are interested in this poetry collection, you can go to the bookstore to see it. 이 시인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리면요. Let me briefly explain this poet. 이 시인의 이력이 약간 좀 특이합니다. This poet's history is a bit unusual. 1970년 생이고요. Born in 1970. 시인 심보선 시인은 70년 생이고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온 뒤에 미국의 콜롬비아 대학에 사회학으로 박사과정을 하신분입니다. Poet Shim Bo-sun Poet is a 70-year-old born in Seoul,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Sociolog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was a doctorate in Sociology at Columbia University in the United States. 94년에 등단을 하셨으니까, 등단은 저보다 조금 빠르시네요. Since you started climbing in 1994, the climbing is a little faster than me. 그리고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And he is working as a '21st Century Prospect Driver'. ‘21세기 전망 동인' 중요한 시인들이 많이 있죠. There are many important poets of the 21st Century Prospect Driver. 함성호 시인이라던가 유하 시인, 뭐 이런분들이 계신데, ‘21세기 전망동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There are some poets such as Ham Seong-ho and Yuha, and they are working as '21st Century Observation Drivers'. 자 오늘은 이렇게 해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슬픔이 없는 십 오초”, 심보선의 시집으로 진행해봤습니다. Now, in this way, Kim Ha-ha's 'Time to read a book' was conducted as a poem by Shim Bo-sun, "15 seconds without sadness." 다음에 또 좋은 책, 재미난 책 가지고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거나,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은, 제 홈페이지 ‘kimyoungha.com’이죠? If you have any questions or have any comments on this 'Book Reading Time' podcast, are you saying 'kimyoungha.com' on my homepage? 오셔서 의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I would appreciate it if you come and comment. 그럼 지금까지 소설쓰는 김영하였습니다. So far, I have been writing novels. 여러분 안녕히계십시오. Goodbye ever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