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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25 - 로알드 달 “맛” - Part 3

Episode 25 - 로알드 달 “맛” - Part 3

"네?" 여자가 수상쩍게 여기는 눈으로 보기스 씨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이죠?" 여자의 입에서 말소리가 나올 것 같아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래며 보기스 씨는 모자를 벗어 들고 머리를 약간 숙인다음 명함을 내밀었다.

"귀찮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보기스 씨는 여자가 명함을 읽는 동안 여자 얼굴을 살피며 기다렸다.

"뭐라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군요." 여자는 명함을 돌려주며 덧붙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죠?" 보기스 씨는 희귀가구 보존 협회에 대해 설명했다.

"그게 혹시 사회당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죠?" 여자가 옅은 색깔의 덥수룩한 눈썹 밑으로 그를 사납게 노려보며 물었다. 그때무터는 간단했다. 남자건 여자건 승마복을 입은 토리당원은 보기스 씨의 봉이었기 때문이다. 보기스 씨는 2 분동안 극우 보수당에 대하여 정열적인 찬사를 늘어놓은 뒤 다시 2 분동안 사회주의자들을 비난했다. 이제 결정적인 무기를 휘두를 차례였다. 그는 사회주의자들이 도입했던 유혈 스포트 폐지법안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고 나서, 여자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천국이란...

"주교님께는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겠지만요." 일요일을 포함하여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지칠줄 모르는 사냥개들 무리와 함께 여우, 사슴, 산토끼를 사냥하러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보기스 씨는 말을 하면서 여자에게 주문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는 이제 누르스름한 거대한 이를 드러낸 채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보기스 씨는 소리치고 있었다.

"부인, 간청하는데, 제발 내 입에서 사회주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순간 여자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거대한 붉은 손을 들어올려 그의 어깨를 강하게 쳤다. 보기스 씨는 뒤로 넘어질 뻔 했다.

"들어오세요!" 여자는 소리치더니 말을 이었다.

"무는 일로 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와요!" 불행히도, 또 약간 놀랍게도, 집안에는 가치있는 물건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황무지에서는 절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보기스 씨는 곧 핑계를 대고 집을 나왔다. 방문시간은 모두 합쳐 15 분도 걸리지 않았다.

"딱 그 정도가 적당해." 그는 차에 다시 올라타 다음 장소로 출발하면서 혼자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제부터는 모두 농가였다. 가장 가까운 농가는 도로를 따라 1 킬로미터 쯤 올라가야 했다. 목조로 뼈대를 세운 큼지막한 벽돌 건물로 상당히 오래된 집이었다. 아직 꽃이 지지 않은 아름다운 배나무가 남쪽벽을 거의 덮고 있었다. 보기스씨는 문을 두드렸다, 기다렸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보기스씨는 외양간에 사람이 있나 보려고 어슬렁 어슬렁 뒤로 돌아가다.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이 없었다. 보기스씨는 아직 교회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혹시 흥미를 끌 만한 것이 있나 보려고 창문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식당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서재에도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다음 창문을 들여다 보았다. 거실이었다. 그런데 그곳에, 바로 코앞에 창문옆의 오목한 곳에 아름다운 물건이 있었다. 마호가니로 만든 반원형의 카드탁자였다. 훌륭한 박판을 붙인 그 탁자는 178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헤플화이트 스타일이어다.

"아하." 보기스씨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리며 유리에 얼굴을 바짝 갖다댔다.

"잘했어, 보기스." 그러나 그것 만이 어니었다. 그곳에는 의자도 있었다 . 하나 짜리 의자였다. 그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의자의 품질은 탁자보다도 윗길이었다.

"이것도 헤플화이트 아닌가! 오,아름다워라!" 등받이 격자에는 인동덩굴,꼬투리,장식접시등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으며, 등나무로 엮은 앉는자리는 원형그대로였었고,다리는 아주 우아하게 비틀려 있었다. 뒤의 두 다리는 묘하게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는데, 이점이 의미 심장했다. 절묘한 의자였다.

"오늘이 가기전에 저 예쁜 의자에 앉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군" 보기스씨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는 의자를 사기전에 반드시 한 번 앉자 보았다. 그것이 가장 좋아하는 검사방법이었다. 보기스씨가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붙이며 '탄력'을 느껴보는 모습은 언제봐도 흥미로왔다. 그는 그렇게 해서 세월로 인해 장붓구명과 열장 장부촉에 생긴 아주 미세한 수축을 전문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냈다.

"그러나 서두를 건 없어." 보기스씨는 중얼거겼다.

"나중에 돌아오면돼. 오후가 텅비었는데 뭐." 다음 농가는 밭 뒤편으로 좀 더 들어가야 했다. 보기스씨는 차가 눈에 띄지 않도록 도로에 세워두고, 곧고 좁은 길을 따라 6백미터 정도 걸었다. 그길은 농가의 뒷마당과 이어졌다.

"이곳은 앞집보다 훨씬 작구나." 그래서 이 집에는 별 희망을 걸지 않았다. 집은 무질서하고 더러워 보였다. 헛간들 가운데 일부는 파손이 심했다. 마당 한 쪽 구석에는 세 남자가 머리를 맞대다시피 하고 서있었다. 한 남자옆에는 줄에 묶인 큰 몸집의 검은 그레이 하운드가 두 마리 있었다. 남자들은 검은 양복에 목사 칼라를 단 보기스씨가 오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멈추었다. 갑자기 몸이 굳어버린 것 같았다.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세 남자는 보기스 씨쪽을 바라보며 의심하는 눈길로 그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셋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딱딸막한 남자는 입이 개구리 처럼 널찍하고 작은 눈을 불안하게 움직였다. 보기스 씨야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이름은 러민스였으며, 그가 이 농가의 주인이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청년은 러민스의 아들 버트로, 한쪽 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작은키에 얼굴이 넓적한 남자는 클로드였다. 검은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팬 클로드는 어깨가 엄청나게 넓었다. 클로드는 어제 러민스가 도살한 돼지에서 고기나 햄을 조금 얻을까 해서 찾아온 참이었다. 클로드는 러민스가 돼지를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돼지 잡는 소리가 밭 건너 저 멀리 까지 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또 돼지를 잡으려면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하는데, 러민스는 그런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안녕하시요. 날씨 좋죠?" 보기스 씨가 말했다. 세 남자 가운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순간 세 남자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다. 동네사람은 아닌것이 분명한 이 성직자는 그들의 일을 탐지하는 임무를 띠고 파견되었으며, 찾아낸 사실을 정부에 보고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보기스 씨가 말을 이어갔다.

"개들이 정말 아름답군요. 저는 그레이 하운드 경주에는 가본 적이 없지만, 다들 아주 멋있는 경기라고 합디다." 여전히 아무 대꾸가 없었다. 보기스 씨는 빠르게 눈을 움직여 러민스, 버트, 클로드를 훑어 보고, 다시 러민스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 묘한 표정을 눈치챘다. 조롱과 도전 그 중간의 어떤 것이었다. 비틀린 입꼬리에는 경멸이 걸려 있었고 코주위에는 냉소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댁이 주인이신가요?" 보기스씨는 전혀기죽지 않고 러민스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요" "성가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더군다나 일요일에 말입니다." 보기스씨는 명함을 내밀었다, 러민스는 명함을 들더니 얼굴에 바짝 갖다댔다. 나머지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명함쪽을 향해 눈알만 굴렸다.

"그래, 무슨 일때문에 온거요?" 러민스가 물었다.

보기스씨는 그날 아침 두번째로 희귀가구 보존협회의 목적과 이상을 상당히 길게 설명했다.

"우리한테는 그런거 없소 .시간낭비요." 러민스가 설명을 다 듣고 나더니 그렇게 말했다.

" 아, 잠깜만요." 보기스 씨는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그렇게 대꾸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얼마 전에 저 아래 서섹스의 늙은 농부도 나한테 바로 그런 말을 합디다. 하지만 결국 집구경을 시켜주었을 때 내가 뭘 찾아낸 줄 아십니까? 부엌 한 쪽 구석에 놓인 지저분해 보이는 낡은 의자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알고보니 4백 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이겁니다! 나는 그분에게 그것을 파는 방법을 일러 주었고 , 그분은 그 돈으로 새 트랙터를 한 대 샀지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요?" 클로드가 대꾸하더니 덧붙였다.

"세상에 사백파운드짜리 의자가 어디 있단 말이오?" 보기스씨는 태도를 흐트리지 않고 말을 받았다.

"실례입니다만 영국에는 그 두배가 나가는 의자도 많습니다. 그것이 다 어디 있는 줄 아십니까? 전국의 농장이나 오두막에 처박혀 있습니다. 그 주인은 그걸 받침대나 사다리로 사용하고있지요. 징이 박힌 장화를 신고 그런 데 올라가 찬장 꼭대기에 있는 잼단지를 꺼내거나 벽에 그림을 걸지요. 내 말은 조금도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러민스는 편치 않은 표정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다른 발로 옮겼다.

"그러니까 댁이 원하는 게 안에 들어가 방 한가운데 서서 둘러보는 것 뿐이라는 말이오?" "바로 그겁니다" 보기스씨는 마침내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고 덧붙였다.

"천장이나 식료품실 안을 들여다 볼 상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가구를 보고 보물인지 아닌지 확인만 하면 됩니다. 그럼 우리 협회잡지에 글을 쓸 수 있지요." "댁의 속셈을 알겠군" 러민스는 작고 사악한 눈으로 보기스 씨를 뚫어져라 바라모며 말을 이었다.

" 내 생각에는 댁이 직접 그런 물건을 사려는 것 같소. 그렇지 않고서야 뭐하러 이런 고생을 하며 돌아다니겠소?" "아, 이런 나한테 돈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물론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 있고 그것이 내 돈으로 살 수있는 것이기만 한다면야 나도 사야겠다고 제안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글쎄, 그저 둘러보기만 하겠다면야 뭐 안될 게 있겠소." 그는 앞장서서 마당을 가로 질러 농가 뒷문으로 갔다. 보기스씨가 그 뒤를 따랐다. 러민스의 아들 버트, 개 두마리와 클로드도 따라왔다. 그들은 부엌을 통과했다. 부엌의 유일한 가구는 소나무 탁자였다. 그 위에는 죽은 닭이 한 마리 놓여있었다. 그들은 꽤 크고 몹시 더러운 거실로 들어섰다. 그곳에 물건이 있었다.


Episode 25 - 로알드 달 “맛” - Part 3 Episode 25 - Roald Dahl "Flavors" - Part 3

"네?" 여자가 수상쩍게 여기는 눈으로 보기스 씨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The woman said, looking at Mr. Boges with suspicious eyes.

"무슨 일이죠?" "What happened?" 여자의 입에서 말소리가 나올 것 같아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래며 보기스 씨는 모자를 벗어 들고 머리를 약간 숙인다음 명함을 내밀었다. Soothing the impatient heart that a speech might come out of the woman's mouth, Boges took off her hat, bowed her head a little, and presented a business card.

"귀찮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I'm really sorry to bother you." 보기스 씨는 여자가 명함을 읽는 동안 여자 얼굴을 살피며 기다렸다. Mr. Boges waited while she was reading the business card, looking at the woman's face.

"뭐라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군요." "I don't know what you mean." 여자는 명함을 돌려주며 덧붙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죠?" 보기스 씨는 희귀가구 보존 협회에 대해 설명했다. Mr. Boges described the rare furniture conservation association.

"그게 혹시 사회당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죠?" "Isn't that anything to do with the Socialist Party?" 여자가 옅은 색깔의 덥수룩한 눈썹 밑으로 그를 사납게 노려보며 물었다. The woman asked, glaring fiercely at him under her pale, shaggy eyebrows. 그때무터는 간단했다. 남자건 여자건 승마복을 입은 토리당원은 보기스 씨의 봉이었기 때문이다. This is because the Tory Party member wearing a horseback riding suit, whether male or female, was Mr. Bogice's rod. 보기스 씨는 2 분동안 극우 보수당에 대하여 정열적인 찬사를 늘어놓은 뒤 다시 2 분동안 사회주의자들을 비난했다. For two minutes, Mr. Boges gave passionate praise to the far-right Conservative Party, and then for another two minutes he criticized the socialists. 이제 결정적인 무기를 휘두를 차례였다. Now it was time to wield the decisive weapon. 그는 사회주의자들이 도입했던 유혈 스포트 폐지법안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고 나서, 여자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천국이란... He made a special comment on the bill to abolish blood spots introduced by socialists, and then to women what he thinks of heaven is...

"주교님께는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겠지만요." "It would be better not to tell the bishop." 일요일을 포함하여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지칠줄 모르는 사냥개들 무리와 함께 여우, 사슴, 산토끼를 사냥하러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보기스 씨는 말을 하면서 여자에게 주문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는 이제 누르스름한 거대한 이를 드러낸 채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보기스 씨는 소리치고 있었다.

"부인, 간청하는데, 제발 내 입에서 사회주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Madam, I beg you, please don't let the story of socialism come out of my mouth." 순간 여자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거대한 붉은 손을 들어올려 그의 어깨를 강하게 쳤다. At a moment, the woman burst into laughter, then raised a huge red hand and struck him hard on the shoulder. 보기스 씨는 뒤로 넘어질 뻔 했다. Mr. Boges almost fell back.

"들어오세요!" 여자는 소리치더니 말을 이었다.

"무는 일로 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와요!" "I still don't know if it came as a bite, but let's get in!" 불행히도, 또 약간 놀랍게도, 집안에는 가치있는 물건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Unfortunately, and to my surprise, I couldn't find anything of value in the house. 황무지에서는 절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보기스 씨는 곧 핑계를 대고 집을 나왔다. 방문시간은 모두 합쳐 15 분도 걸리지 않았다. The total visit time took less than 15 minutes.

"딱 그 정도가 적당해." 그는 차에 다시 올라타 다음 장소로 출발하면서 혼자 그렇게 중얼거렸다. He got back into the car and muttered that alone as he left for the next location.

이제부터는 모두 농가였다. From now on, all were farm households. 가장 가까운 농가는 도로를 따라 1 킬로미터 쯤 올라가야 했다. The nearest farmhouse had to climb about a kilometer along the road. 목조로 뼈대를 세운 큼지막한 벽돌 건물로 상당히 오래된 집이었다. It was a very old house with a large brick building with a wooden frame. 아직 꽃이 지지 않은 아름다운 배나무가 남쪽벽을 거의 덮고 있었다. A beautiful pear tree that had not yet blossomed almost covered the southern wall. 보기스씨는 문을 두드렸다, 기다렸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Mr. Boges knocked on the door, waited, but no response. 그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Still no answer. 보기스씨는 외양간에 사람이 있나 보려고 어슬렁 어슬렁 뒤로 돌아가다. Mr. Boges wandered back to see if there were anyone in the barn.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이 없었다. But there were no people there either. 보기스씨는 아직 교회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Mr. Boges thought he must have not yet returned from church. 그래서 혹시 흥미를 끌 만한 것이 있나 보려고 창문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식당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서재에도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다음 창문을 들여다 보았다. 거실이었다. 그런데 그곳에, 바로 코앞에 창문옆의 오목한 곳에 아름다운 물건이 있었다. But there, there was a beautiful object in the recess by the window right in front of the nose. 마호가니로 만든 반원형의 카드탁자였다. 훌륭한 박판을 붙인 그 탁자는 178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헤플화이트 스타일이어다. The table, with fine sheeting, was made around 1780 and has a heple-white style.

"아하." 보기스씨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리며 유리에 얼굴을 바짝 갖다댔다.

"잘했어, 보기스." 그러나 그것 만이 어니었다. 그곳에는 의자도 있었다 . There was also a chair. 하나 짜리 의자였다. It was a single chair. 그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의자의 품질은 탁자보다도 윗길이었다. If he wasn't mistaken, the quality of the chair was better than the table.

"이것도 헤플화이트 아닌가! 오,아름다워라!" 등받이 격자에는 인동덩굴,꼬투리,장식접시등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으며, 등나무로 엮은 앉는자리는 원형그대로였었고,다리는 아주 우아하게 비틀려 있었다. Honeysuckle, pods, and decorative dishes were delicately engraved on the backrest grid, and the seats made of rattan were intact, and the legs were twisted very gracefully. 뒤의 두 다리는 묘하게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는데, 이점이 의미 심장했다. The two legs on the back are strangely spread outward, and this was significant. 절묘한 의자였다. It was an exquisite chair.

"오늘이 가기전에 저 예쁜 의자에 앉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군" 보기스씨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는 의자를 사기전에 반드시 한 번 앉자 보았다. He must sit down once before buying a chair. 그것이 가장 좋아하는 검사방법이었다. 보기스씨가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붙이며 '탄력'을 느껴보는 모습은 언제봐도 흥미로왔다. 그는 그렇게 해서 세월로 인해 장붓구명과 열장 장부촉에 생긴 아주 미세한 수축을 전문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냈다.

"그러나 서두를 건 없어." 보기스씨는 중얼거겼다. Mr. Boges mumbled.

"나중에 돌아오면돼. 오후가 텅비었는데 뭐." The afternoon was empty, but what." 다음 농가는 밭 뒤편으로 좀 더 들어가야 했다. 보기스씨는 차가 눈에 띄지 않도록 도로에 세워두고, 곧고 좁은 길을 따라 6백미터 정도 걸었다. 그길은 농가의 뒷마당과 이어졌다. The road continued with the farmhouse's backyard.

"이곳은 앞집보다 훨씬 작구나." "This place is much smaller than the previous house." 그래서 이 집에는 별 희망을 걸지 않았다. So I didn't put much hope on this house. 집은 무질서하고 더러워 보였다. The house looked messy and dirty. 헛간들 가운데 일부는 파손이 심했다. Some of the barns were badly damaged. 마당 한 쪽 구석에는 세 남자가 머리를 맞대다시피 하고 서있었다. In the corner of the courtyard, three men stood head-to-head. 한 남자옆에는 줄에 묶인 큰 몸집의 검은 그레이 하운드가 두 마리 있었다. Next to one man were two large black greyhounds tied in a string. 남자들은 검은 양복에 목사 칼라를 단 보기스씨가 오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멈추었다. The men stopped talking when they saw Mr. Boges, dressed in black suits and a pastor's collar, coming. 갑자기 몸이 굳어버린 것 같았다. Suddenly, my body seemed to stiffen. 미동도 하지 않았다. I didn't even move. 세 남자는 보기스 씨쪽을 바라보며 의심하는 눈길로 그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셋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딱딸막한 남자는 입이 개구리 처럼 널찍하고 작은 눈을 불안하게 움직였다. The oldest of the three, the cumbersome man, with a wide mouth like a frog, moved his small eyes with anxiety. 보기스 씨야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이름은 러민스였으며, 그가 이 농가의 주인이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청년은 러민스의 아들 버트로, 한쪽 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작은키에 얼굴이 넓적한 남자는 클로드였다. The small man with a wide face was Claude. 검은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팬 클로드는 어깨가 엄청나게 넓었다. Claude, who had deep wrinkles on his black forehead, had huge shoulders. 클로드는 어제 러민스가 도살한 돼지에서 고기나 햄을 조금 얻을까 해서 찾아온 참이었다. Claude was on the verge of getting some meat or ham from a pig slaughtered by Rumins yesterday. 클로드는 러민스가 돼지를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돼지 잡는 소리가 밭 건너 저 멀리 까지 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또 돼지를 잡으려면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하는데, 러민스는 그런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안녕하시요. 날씨 좋죠?" 보기스 씨가 말했다. 세 남자 가운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None of the three men moved. 그순간 세 남자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다. At that moment, the three men were thinking the same thing. 동네사람은 아닌것이 분명한 이 성직자는 그들의 일을 탐지하는 임무를 띠고 파견되었으며, 찾아낸 사실을 정부에 보고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보기스 씨가 말을 이어갔다. Mr. Boges continued.

"개들이 정말 아름답군요. “The dogs are really beautiful. 저는 그레이 하운드 경주에는 가본 적이 없지만, 다들 아주 멋있는 경기라고 합디다." 여전히 아무 대꾸가 없었다. 보기스 씨는 빠르게 눈을 움직여 러민스, 버트, 클로드를 훑어 보고, 다시 러민스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 묘한 표정을 눈치챘다. 조롱과 도전 그 중간의 어떤 것이었다. It was something in between mocking and challenging. 비틀린 입꼬리에는 경멸이 걸려 있었고 코주위에는 냉소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There was contempt on the twisted corner of the mouth, and cynicism was lingering around the nose.

"댁이 주인이신가요?" 보기스씨는 전혀기죽지 않고 러민스에게 말을 걸었다. Mr. Boges wasn't depressed at all and spoke to Rumins.

"무슨 일이요" "성가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더군다나 일요일에 말입니다." Moreover, on Sunday." 보기스씨는 명함을 내밀었다, 러민스는 명함을 들더니 얼굴에 바짝 갖다댔다. 나머지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명함쪽을 향해 눈알만 굴렸다.

"그래, 무슨 일때문에 온거요?" 러민스가 물었다.

보기스씨는 그날 아침 두번째로 희귀가구 보존협회의 목적과 이상을 상당히 길게 설명했다.

"우리한테는 그런거 없소 .시간낭비요." 러민스가 설명을 다 듣고 나더니 그렇게 말했다. When Rumins heard all the explanations, he said so.

" 아, 잠깜만요." "Oh, wait." 보기스 씨는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그렇게 대꾸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얼마 전에 저 아래 서섹스의 늙은 농부도 나한테 바로 그런 말을 합디다. 하지만 결국 집구경을 시켜주었을 때 내가 뭘 찾아낸 줄 아십니까? 부엌 한 쪽 구석에 놓인 지저분해 보이는 낡은 의자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알고보니 4백 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이겁니다! 나는 그분에게 그것을 파는 방법을 일러 주었고 , 그분은 그 돈으로 새 트랙터를 한 대 샀지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요?" 클로드가 대꾸하더니 덧붙였다.

"세상에 사백파운드짜리 의자가 어디 있단 말이오?" 보기스씨는 태도를 흐트리지 않고 말을 받았다.

"실례입니다만 영국에는 그 두배가 나가는 의자도 많습니다. 그것이 다 어디 있는 줄 아십니까? 전국의 농장이나 오두막에 처박혀 있습니다. 그 주인은 그걸 받침대나 사다리로 사용하고있지요. 징이 박힌 장화를 신고 그런 데 올라가 찬장 꼭대기에 있는 잼단지를 꺼내거나 벽에 그림을 걸지요. 내 말은 조금도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러민스는 편치 않은 표정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다른 발로 옮겼다.

"그러니까 댁이 원하는 게 안에 들어가 방 한가운데 서서 둘러보는 것 뿐이라는 말이오?" "바로 그겁니다" 보기스씨는 마침내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고 덧붙였다.

"천장이나 식료품실 안을 들여다 볼 상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가구를 보고 보물인지 아닌지 확인만 하면 됩니다. 그럼 우리 협회잡지에 글을 쓸 수 있지요." "댁의 속셈을 알겠군" 러민스는 작고 사악한 눈으로 보기스 씨를 뚫어져라 바라모며 말을 이었다.

" 내 생각에는 댁이 직접 그런 물건을 사려는 것 같소. 그렇지 않고서야 뭐하러 이런 고생을 하며 돌아다니겠소?" "아, 이런 나한테 돈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물론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 있고 그것이 내 돈으로 살 수있는 것이기만 한다면야 나도 사야겠다고 제안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글쎄, 그저 둘러보기만 하겠다면야 뭐 안될 게 있겠소." 그는 앞장서서 마당을 가로 질러 농가 뒷문으로 갔다. 보기스씨가 그 뒤를 따랐다. 러민스의 아들 버트, 개 두마리와 클로드도 따라왔다. 그들은 부엌을 통과했다. 부엌의 유일한 가구는 소나무 탁자였다. 그 위에는 죽은 닭이 한 마리 놓여있었다. 그들은 꽤 크고 몹시 더러운 거실로 들어섰다. 그곳에 물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