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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4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4

대단히 좀 계속 잔머리를 굴려요. 잔머리를 굴리고 그런가하면 자기의 어리석음으로 자기를 옭아매는 그런 인물이 나옵니다. 제가 프란츠 카프카를 읽는 독법은 그런거예요. 인물, 그 캐릭터가 저지르는 그 바보짓들을 음미하면서 보는겁니다. 상당히 재밌습니다. 그래서 한편의 소동극으로 보는 것입니다. 카프카는 그 부분에 상당히 재능이 있었어요. 인물들이 대화를 주고받는데 특히 주인공이 바보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아주 똑똑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아주 바보같은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계속해서 반복되고요, 다른 인물을 만날 때 마다 계속해서 이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곧 알 수 있는데 조금씩 다 달라요. 제가 조금 전에 읽어드린 부분에도 그런 것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 자꾸 생각을 하죠 생각을 하지만 그 생각이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독자는 알고있기 때문에 웃긴 것인데요. 예를 들면, 감독관이 부른다고 하니까, '감독관 님이 부르십니다!' 이렇게 감시인이 얘기하니까 지금의 상황보다 나아질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어쨌거나 때가 됐구나, 잘 됐구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주인공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나가려고 하니까 잠옷바람으로 어딜 가는거냐라고 이제 얘길 하니까, 무슨 상관이냐 항의를 하지만 어느새 이 사람은 정장을 입고 있습니다. 야.. 뭐 웃기는 격식이군.. 이러면서도 양복을 입고 있어요. 이게 웃기는 모습이죠. 항의를 제대로 하지 않아요. 하는 척 하다가 양복을 입고 있는데, 그들이 또 그러면서도 감시인들에게 검사라도 받을 것 처럼 손에 들고 있는 것이죠. 이 사람들이 안 된다고 그럽니다. 검은색 상의여야 된다고 그러니까 투덜거리긴 하지만 검은색 상의를 입습니다. 검은색 수트를 입고요, 셔츠도 좀 괜찮은 것으로 입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의를 하긴하는데 이미 이 말도 안돼는 상황을 이 주인공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아직 정식 공판이 시작된것도 아니잖아요! '이러면서 항의를 합니다. 옷을, 정장을 입으면서요. 다시 말해서 이 말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을 옭아매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이 인물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는 이 감시인들 그 밖에 모르는 수많은 판사 이런 인물들은 요세프 K가 하는 이 말들을 근거로 상황을 진전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요세프 K는 계속해서 부차적인 것들을 문제로 삼습니다. 감시인들이 옷을 제대로 입지 않았다거나, 또는 뭐 여러가지 짜잘한 것들로 게속해서 항의를 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희극적으로 보이는데요. 그런게 프란츠 카프카의 놀라운 점은 이런 희극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에서 아주 섬뜩한 것을 뽑아냅니다. 우리는 요세프 K의 행동을 보고 낄낄거리다가 마음편히 웃을 수 있어요. '이런 바보가 있나!'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참 보다보면 이것이 다름아닌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러데 이 주인공이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면 애쓸 수록 어떤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그런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정말로 복잡한 현대의 관료주의적인 어떤 사회에 살아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모습을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어떤 죄로 기소당하고, 그것을 해명하기 위해서 애쓰지만 그것은 쉽게 이뤄지지가 않습니다. 이것을 정말 법률적인 의미의 기소라고 생각하면 내가 언제 그런일을 당하랴 싶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기소라는 것, 체포라는 것, 이것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체포됐지만 (이 소설에서) 요세프 K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가 있어요. 하지만 체포된 상태입니다. 늘 죄책감과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요. 저는 예를 들면 이런 상황들, 예를 들면 어떤 연예인이 어떤 루머로 (뭐 X파일일 수도 있고, 소위 X파일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 다른 형태의 인터넷에서 떠도는 루머일 수도 있는데) 그런 루머가 퍼지고 그러는 사이에 이미 그 사람이 체포되는 것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체포되는 것이고 기소되는 것입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자마자 자신이 체포됐다는 것, 자신이 기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을 해명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애쓰지만 해명은 되지 않습니다. 왜? 이미 기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여러사람들로 부터 비난을 받거나, 또는 여러 조언을 듣게 되지만 별로 의미있는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정말 자신이 빌려주지도 않는 돈 때문에 억울한 공격을 받고 결국 자살하게 되었던 최진실 씨 같은 경우를 이 소설에 대비해봐도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 익명의 고발, 또는 익명의 기소, 이런 것들이 어떻게 정말 인간을 수렁속으로 밀어 넣는가...알 수가 있습니다. 이 첫 문장이 그러면서 다시 의미심장해 집니다. '그는 기소되었다. 그는 체포되었다. '가 아니고 '누군가 요세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 다시 한번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죠? 그는 중상모략을 당한 것입니다. 즉, 이 체포와 기소, 카프카 적인 용어에서의 이 법률용어들은 어떻게 보자면은 중상모략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이 소설은 그것 말고도 대단히 좀.. 좀 더 깊은 의미에 심층적인 독서를 감행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숨은 코드들이 있죠. 예를 들어 종교적으로 읽을 수도 있고요. 네, 어떤 원죄의 부분으로 읽을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은 그 해석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 보다는 이 소설은 우리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깊은 수준의 공포를 보여준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 공포란 이런 것이죠, 나도 모르는 어떤 죄로, 저질렀을 수도 있고,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어떤 일, 이미 잊어버렸거나 자기로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일, 또는 그야말로 아무근거도 없는 중상모략 때문에 기소되어서, 즉, 이런 사건들은 기소 되자마자 유죄인 그런 사건인데, 이런 사건들의 특징은 해명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해명을 해도 그 굴레애서 빠져나갈 수가 없고요. 요세프 K처럼 계속해서 어떤 미로들을 해매게되는 그런 과정입니다. 그래서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희극이죠. 그냥 남의 일이니까 우습게 여길 수 있는 건데, 당사자에게는 끔찍한 어떤 일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일이 현대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프란츠 카프카가 1920 년대에 이런 새로운 유형의 공포와 그런 인간형을 찾아냈다는 것,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이라는 것은 그런 책이라고 하죠. 농담삼아 '읽지 않고도 읽었다고 말하는 책' 또는 '처음 읽으면서도 두 번 째 읽는 다고, 다시 읽는 다고 말하는 책'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이탈로 칼비노가 정의한건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이라고 하죠. 그게 고전이라고 하는데 이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은 (저는 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어떤 때는 낄낄거리면서 읽고, 어떤 때는 또 모골이 송연해 하면서 읽다가, 어떤 때는 카프카가 새로 발견한 인간형에 놀라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이건 뭐 그냥 작가로서 하는 생각인데 정작 작가인 이 프란츠 카프카는 자기가 얼마나 놀라운 작품을 썼는지를.. 쓰고 있는 지를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생전에 이 소설을 마무리해서 발표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가 일찍 죽고, 친구이 막스 브로트가 이 책을 과감하게 출판하지 않았다면, 미완성 상태로 출판하지 않았다면 아마 프란츠 카프카는 이 소설을 마무리 해서 출간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이렇게 작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흥미로운 인물이 탄생하기도 하고, 그 흥미로운 인물의 여정을 통해서 작가가 의도 하지도 않았던 현대 사회의 비밀들이 밝혀지기도 하는 것이죠. 그런 것이 문학의 정말 놀라운 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 오늘 이렇게 해서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소송]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책 [소송]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의 원고를 둘러싼 마지막 소송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좀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뉴욕 타임트 기사를 찾아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뉴욕 타임즈 이렇게 검색하시면 아마 뜰 것 같고요, 아직 이 소설의 평판과 여러가지 그런 소문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들기를 주저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재밌습니다. 뭘.. 작가가 뭘 의미하느냐.. 이런 것 알 필요 없습니다. 이 요세프 K라는 약간 우스꽝스러운 인물.. 이 인물이 하는 그 수많은 쓸데없는 말과, 그 말로 인해서 그 자신을 어떻게 옭아매게 되는지 이런 것만 봐도 상당히 재밌어요. 저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읽은 것은 마치 우디 알렌의 영화를 보는 것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끊임 없이 말들이 이어지고 생각들이 이어지는데 대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죠. 하지만 재밌어요. 그런 관점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오늘 이렇게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4 Episode 23 - Franz Kafka 2 - Part 4

대단히 좀 계속 잔머리를 굴려요. I keep rolling my hair very, very little. 잔머리를 굴리고 그런가하면 자기의 어리석음으로 자기를 옭아매는 그런 인물이 나옵니다. 제가 프란츠 카프카를 읽는 독법은 그런거예요. That's how I read Franz Kafka. 인물, 그 캐릭터가 저지르는 그 바보짓들을 음미하면서 보는겁니다. You look at the character, while savoring the stupid things that the character commits. 상당히 재밌습니다. 그래서 한편의 소동극으로 보는 것입니다. 카프카는 그 부분에 상당히 재능이 있었어요. Kafka was quite talented in that area. 인물들이 대화를 주고받는데 특히 주인공이 바보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아주 똑똑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아주 바보같은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계속해서 반복되고요, 다른 인물을 만날 때 마다 계속해서 이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곧 알 수 있는데 조금씩 다 달라요. 제가 조금 전에 읽어드린 부분에도 그런 것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 자꾸 생각을 하죠 생각을 하지만 그 생각이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독자는 알고있기 때문에 웃긴 것인데요. 예를 들면, 감독관이 부른다고 하니까, '감독관 님이 부르십니다!' 이렇게 감시인이 얘기하니까 지금의 상황보다 나아질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어쨌거나 때가 됐구나, 잘 됐구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주인공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나가려고 하니까 잠옷바람으로 어딜 가는거냐라고 이제 얘길 하니까, 무슨 상관이냐 항의를 하지만 어느새 이 사람은 정장을 입고 있습니다. 야.. 뭐 웃기는 격식이군.. 이러면서도 양복을 입고 있어요. 이게 웃기는 모습이죠. 항의를 제대로 하지 않아요. 하는 척 하다가 양복을 입고 있는데, 그들이 또 그러면서도 감시인들에게 검사라도 받을 것 처럼 손에 들고 있는 것이죠. 이 사람들이 안 된다고 그럽니다. 검은색 상의여야 된다고 그러니까 투덜거리긴 하지만 검은색 상의를 입습니다. 검은색 수트를 입고요, 셔츠도 좀 괜찮은 것으로 입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의를 하긴하는데 이미 이 말도 안돼는 상황을 이 주인공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아직 정식 공판이 시작된것도 아니잖아요! '이러면서 항의를 합니다. 옷을, 정장을 입으면서요. 다시 말해서 이 말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을 옭아매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이 인물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는 이 감시인들 그 밖에 모르는 수많은 판사 이런 인물들은 요세프 K가 하는 이 말들을 근거로 상황을 진전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요세프 K는 계속해서 부차적인 것들을 문제로 삼습니다. 감시인들이 옷을 제대로 입지 않았다거나, 또는 뭐 여러가지 짜잘한 것들로 게속해서 항의를 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희극적으로 보이는데요. This looks very comical. 그런게 프란츠 카프카의 놀라운 점은 이런 희극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에서 아주 섬뜩한 것을 뽑아냅니다. 우리는 요세프 K의 행동을 보고 낄낄거리다가 마음편히 웃을 수 있어요. We can giggle at the behavior of Josef K and then laugh at ease. '이런 바보가 있나!' 'What a fool!'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참 보다보면 이것이 다름아닌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But if you look at it for a while, you will realize that this is none other than who we are. 그러데 이 주인공이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면 애쓸 수록 어떤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그런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정말로 복잡한 현대의 관료주의적인 어떤 사회에 살아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모습을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어떤 죄로 기소당하고, 그것을 해명하기 위해서 애쓰지만 그것은 쉽게 이뤄지지가 않습니다. 이것을 정말 법률적인 의미의 기소라고 생각하면 내가 언제 그런일을 당하랴 싶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기소라는 것, 체포라는 것, 이것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체포됐지만 (이 소설에서) 요세프 K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가 있어요. This person has been arrested, but (in this novel) Josef K can continue to work. 하지만 체포된 상태입니다. But he is under arrest. 늘 죄책감과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요. I always feel guilty and embarrassed. 저는 예를 들면 이런 상황들, 예를 들면 어떤 연예인이 어떤 루머로 (뭐 X파일일 수도 있고, 소위 X파일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 다른 형태의 인터넷에서 떠도는 루머일 수도 있는데) 그런 루머가 퍼지고 그러는 사이에 이미 그 사람이 체포되는 것입니다. For example, in these situations, for example, a certain celebrity is rumored to The person has already been arrested. 프란츠 카프카 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체포되는 것이고 기소되는 것입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자마자 자신이 체포됐다는 것, 자신이 기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을 해명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애쓰지만 해명은 되지 않습니다. 왜? 이미 기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여러사람들로 부터 비난을 받거나, 또는 여러 조언을 듣게 되지만 별로 의미있는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정말 자신이 빌려주지도 않는 돈 때문에 억울한 공격을 받고 결국 자살하게 되었던 최진실 씨 같은 경우를 이 소설에 대비해봐도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 익명의 고발, 또는 익명의 기소, 이런 것들이 어떻게 정말 인간을 수렁속으로 밀어 넣는가...알 수가 있습니다. 이 첫 문장이 그러면서 다시 의미심장해 집니다. '그는 기소되었다. 그는 체포되었다. '가 아니고 '누군가 요세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 나쁜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I don't think he did anything particularly bad because he was suddenly arrested one morning.' 라는 문장.. 다시 한번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죠? 그는 중상모략을 당한 것입니다. 즉, 이 체포와 기소, 카프카 적인 용어에서의 이 법률용어들은 어떻게 보자면은 중상모략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이 소설은 그것 말고도 대단히 좀.. 좀 더 깊은 의미에 심층적인 독서를 감행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숨은 코드들이 있죠. 예를 들어 종교적으로 읽을 수도 있고요. 네, 어떤 원죄의 부분으로 읽을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은 그 해석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 보다는 이 소설은 우리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깊은 수준의 공포를 보여준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Rather, I think this novel shows the deep level of fear that we modern people have. 그 공포란 이런 것이죠, 나도 모르는 어떤 죄로, 저질렀을 수도 있고,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어떤 일, 이미 잊어버렸거나 자기로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일, 또는 그야말로 아무근거도 없는 중상모략 때문에 기소되어서, 즉, 이런 사건들은 기소 되자마자 유죄인 그런 사건인데, 이런 사건들의 특징은 해명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And this is the fear: being charged with a crime that I do not know, something that I may or may not have committed, something I have forgotten or thought is meaningless, or slander that has no basis whatsoever, that is, These cases are those that are guilty as soon as they are prosecuted, and the characteristic of these cases is that they are not easy to explain. 아무리 해명을 해도 그 굴레애서 빠져나갈 수가 없고요. No matter how much I explain, I can't get out of that chain. 요세프 K처럼 계속해서 어떤 미로들을 해매게되는 그런 과정입니다. 그래서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희극이죠. 그냥 남의 일이니까 우습게 여길 수 있는 건데, 당사자에게는 끔찍한 어떤 일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일이 현대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프란츠 카프카가 1920 년대에 이런 새로운 유형의 공포와 그런 인간형을 찾아냈다는 것,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이라는 것은 그런 책이라고 하죠. 농담삼아 '읽지 않고도 읽었다고 말하는 책' 또는 '처음 읽으면서도 두 번 째 읽는 다고, 다시 읽는 다고 말하는 책'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이탈로 칼비노가 정의한건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이라고 하죠. As a joke, 'a book that says you read it without reading it' or 'a book that says you read it for the first time and then reads it a second time, then read it again' And on the other hand, Italo Calvino defined it as 'a new book every time you read it'. 그게 고전이라고 하는데 이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은 (저는 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어떤 때는 낄낄거리면서 읽고, 어떤 때는 또 모골이 송연해 하면서 읽다가, 어떤 때는 카프카가 새로 발견한 인간형에 놀라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이건 뭐 그냥 작가로서 하는 생각인데 정작 작가인 이 프란츠 카프카는 자기가 얼마나 놀라운 작품을 썼는지를.. 쓰고 있는 지를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생전에 이 소설을 마무리해서 발표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가 일찍 죽고, 친구이 막스 브로트가 이 책을 과감하게 출판하지 않았다면, 미완성 상태로 출판하지 않았다면 아마 프란츠 카프카는 이 소설을 마무리 해서 출간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If he died prematurely, and if his friend Max Brott had not boldly published this book, had it not been published in an unfinished state, perhaps Franz Kafka would not have finished and published the novel. 때로는 이렇게 작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흥미로운 인물이 탄생하기도 하고, 그 흥미로운 인물의 여정을 통해서 작가가 의도 하지도 않았던 현대 사회의 비밀들이 밝혀지기도 하는 것이죠. 그런 것이 문학의 정말 놀라운 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 오늘 이렇게 해서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소송]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책 [소송]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의 원고를 둘러싼 마지막 소송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좀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뉴욕 타임트 기사를 찾아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We talked about the book [The Litigation] and the final lawsuit surrounding Franz Kafka's manuscript. If you are interested, you might find it interesting to find this New York Times article. 프란츠 카프카, 뉴욕 타임즈 이렇게 검색하시면 아마 뜰 것 같고요, 아직 이 소설의 평판과 여러가지 그런 소문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들기를 주저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재밌습니다. 뭘.. 작가가 뭘 의미하느냐.. 이런 것 알 필요 없습니다. 이 요세프 K라는 약간 우스꽝스러운 인물.. 이 인물이 하는 그 수많은 쓸데없는 말과, 그 말로 인해서 그 자신을 어떻게 옭아매게 되는지 이런 것만 봐도 상당히 재밌어요. 저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읽은 것은 마치 우디 알렌의 영화를 보는 것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끊임 없이 말들이 이어지고 생각들이 이어지는데 대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죠. 하지만 재밌어요. 그런 관점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오늘 이렇게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