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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2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2

그런데 이들 앞에서는 생각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두 번째 감시인―이들은 물론 감시인에 불과한 게 틀림없었다―의 배가 제법 정답게 그에게 부딪쳐왔지만,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니 그 뚱뚱한 몸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마르고 앙상한 얼굴에 옆으로 비뚤어진 두툼한 코가 보였다. 이런 얼굴의 남자가 K의 머리 너머로 다른 감시인과 의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어느 기관에 속한 자들일까? K는 엄연히 법치국가에 살고 있었다. 어디든지 평온이 지배하고, 모든 법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거처까지 쳐들어와 그를 급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항상 매사를 편하게 생각하고, 최악의 일도 닥쳐온 후에야 믿으며, 사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도 미리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해서 될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그는 이 모든 것을 일종의 장난, 그러니까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어쩌면 오늘 그의 서른번째 생일을 맞아 은행 동료들이 꾸민 심한 장난으로 여길 수도 있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감시인들의 얼굴을 향해 웃음을 터뜨리기만 하면 그들도 따라 웃어버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저들은 길모퉁이에 있던 짐꾼들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같다. 그렇지만 K는 프란츠라는 감시인을 처음 본 순간부터, 이들에 대해 자신이 지닐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놓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혹시 나중에, 장난에 장단도 못 맞추느냐는 핀잔을 듣게 될 위험이 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그는 경험에서 뭔가를 배우는 쪽은 아니면서도―지각 있는 친구들과는 달리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몇 가지 일이 떠올랐다. 물론 그 자체로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기는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곤란하다. 이번에는 절대로 안 된다. 지금 벌어지는 것이 희극이라면 함께 연기해주리라고 그는 마음먹었다. 아직은 자유로운 몸이었다.

"실례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두 감시인 사이를 지나 서둘러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사리분별은 하는 것 같군." 등 뒤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에 들어서자 그는 곧바로 책상 서랍들을 열어젖혔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흥분한 탓인지 찾고 있는 신분증명서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자전거 면허증을 찾아내 감시인들에게 가져가려 했지만 너무 빈약한 증명서인 것 같아서 다른 것을 더 찾아보다가 마침내 출생증명서를 발견했다. 그가 다시 옆방으로 들어서는데, 마침 맞은편 문이 열리면서 그루바흐 부인이 막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본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녀가 K를 보자마자 몹시 당황하여 실례한다는 말만 하고는 어느새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모습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이리 좀 들어와 봐요." K가 제대로 말을 꺼낼 사이도 없었다. 증명서를 들고 방 한가운데 서서 계속 문 쪽을 바라보았지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감시인들이 부르는 소리에 흠칫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창가의 작은 탁자에 앉아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의 아침식사를 먹어치우는 중이었다.

"저 부인은 왜 들어오지 않습니까?" K가 물었다.

"들어오면 안 됩니다." 키 큰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체포되었다니까요." "어째서 내가 체포되었다고 하는 겁니까? 더구나 이런 식으로 말이오." "또 시작이군." 감시인이 조그만 꿀단지에 버터빵을 담그면서 말했다.

"우리는 그런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소." "아마 해야 할 겁니다." K가말했다.

"여기 내 신분증명서들이 있어요. 이제 당신들 것을 보여주시오. 우선 체포영장을 좀 봅시다." "맙소사!"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 줄을 모르는군. 지금 누구보다도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우리를 쓸데없이 화나게 할 작정이군요." "이 사람 말이 맞아요. 그렇게 믿는 게 좋을 거요." 프란츠가 말했다. 그러고는 손에 든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뭔가 의미심장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시선으로 한참 동안 K를 바라보았다. 뜻하지 않게 프란츠와 서로 쏘아보는 상황이 되었지만 K는 곧 증명서들을 탁 치면서 말했다.

"여기 내 신분증명서들이 있어요." "그래서요?" 키 큰 감시인이 바로 소리쳤다.

"어린애보다 더 고약하게 구는군.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게 뭐요? 신분증명서니 체포영장 같은 문제로 감시인들과 언쟁을 벌인다고 당신의 그 빌어먹을 거대한 소송 사건을 조속히 결말지을 수 있을 것 같소? 우리는 신분증명서 같은 건 알지도 못하고, 하루 열 시간씩 당신을 감시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 외에는 당신 일과 아무 관계도 없는 말단 직원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 신분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지만, 그래도 우리를 고용한 상급 관청이 이런 체포 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체포 대상자의 신원과 체포 사유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을 하고 있다는 것쯤은 우리도 알고 있소. 거기에는 착오가 있을 수 없지. 나는 말단 부서의 일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바로는, 우리 관청은 주민들에게서 죄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고, 법에 쓰여 있듯이 죄에 이끌려서 감시인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오. 그것이 법이라는 거요. 거기에 무슨 착오가 있겠소?" "난 그런 법은 모릅니다." K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더 불리하군." 감시인이 말했다.

"그런 법은 아마 당신들 머릿속에나 있을 뿐이겠죠." K가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감시인의 생각 속으로 몰래 파고들어가 그들의 생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려놓거나, 아니면 차라리 그들의 생각에 익숙해지고 싶었다. 그러나 감시인은 거부하는 투로 말했다.

"당신도 차차 그걸 느끼게 될 거요." 그때 프란츠가 끼어들며 말했다.

"이봐, 빌렘, 저자는 법을 모른다면서도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군." "자네 말이 맞아. 이 친구는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 다른 감시인이 말했다. K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스스로 자신들이 말단이라는데, 내가 왜 이런 말단들이 지껄이는 잡담 때문에 마음이 더 혼란스러워져야 하는 거지? 저들은 자신들조차 이해하지도 못하는 걸 떠들어대고 있어. 저들이 가진 확신은 그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니, 내게 걸맞은 사람과 몇 마디만 나눠보면 저런 자들과 장황한 대화를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분명해질 거야. 그는 방 안을 몇 차례씩 왔다 갔다 했다. 길 건너편 노파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노파는 자기보다 훨씬 더 늙은 노인을 창가로 끌고 와서 끌어안고 있었다. K는 자신이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끝내야 했다.

"당신들 상관을 만나게 해주시오." 그가 말했다.

"그쪽에서 원한다면 몰라도 그 전에는 안 됩니다." 빌렘이라는 감시인이 말했다.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 충고하겠소." 그가 덧붙였다.

"방으로 돌아가 잠자코 당신에게 닥쳐올 일을 기다리는 게 좋을 거요. 공연한 생각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도록 해요. 앞으로 당신에게 커다란 요구 사항들이 내려올 거요. 당신은 우리가 베푼 친절에 걸맞게 우리를 대해주지 않았소. 우리가 아무리 말단이라 해도 적어도 현재의 당신에 비해서는 자유로운 몸이라는 걸 잊은 것 같은데, 그건 결코 사소한 차이가 아니지. 하지만 당신이 돈을 갖고 있다면 건너편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정도는 사다 줄 용의가 있소." K는 이 제안에 별다른 반응 없이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옆방 문이나 심지어 응접실 문을 연다 해도 저들이 막아서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면 사태 전체를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저들에게 붙잡혀 꼼짝 못하게 돼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단 굴복을 당하게 되면 그래도 아직은 저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의 순리를 따라 안전한 해결책을 선택한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도 감시인들도 더 이상 말이 없었다.


Episode 23 - 프란츠 카프카 2 - Part 2 Episode 23 - Franz Kafka 2 - Part 2

그런데 이들 앞에서는 생각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But in front of them, I couldn't even think properly. 두 번째 감시인―이들은 물론 감시인에 불과한 게 틀림없었다―의 배가 제법 정답게 그에게 부딪쳐왔지만,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니 그 뚱뚱한 몸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마르고 앙상한 얼굴에 옆으로 비뚤어진 두툼한 코가 보였다. The second watchman's belly-these must have been just watchdogs, of course, struck him fairly well, but when I looked up and looked up, I saw a thick nose crooked to the side with a dry, skinny face that did not match the fat body at all. 이런 얼굴의 남자가 K의 머리 너머로 다른 감시인과 의논을 하고 있었다. A man with this face was talking over K's head with another watchdog.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어느 기관에 속한 자들일까? K는 엄연히 법치국가에 살고 있었다. 어디든지 평온이 지배하고, 모든 법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거처까지 쳐들어와 그를 급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항상 매사를 편하게 생각하고, 최악의 일도 닥쳐온 후에야 믿으며, 사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도 미리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해서 될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그는 이 모든 것을 일종의 장난, 그러니까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어쩌면 오늘 그의 서른번째 생일을 맞아 은행 동료들이 꾸민 심한 장난으로 여길 수도 있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감시인들의 얼굴을 향해 웃음을 터뜨리기만 하면 그들도 따라 웃어버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저들은 길모퉁이에 있던 짐꾼들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같다. 그렇지만 K는 프란츠라는 감시인을 처음 본 순간부터, 이들에 대해 자신이 지닐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놓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혹시 나중에, 장난에 장단도 못 맞추느냐는 핀잔을 듣게 될 위험이 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그는 경험에서 뭔가를 배우는 쪽은 아니면서도―지각 있는 친구들과는 달리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몇 가지 일이 떠올랐다. 물론 그 자체로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기는 했다. Of course, it wasn't a big deal on its own. 그러나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곤란하다. 이번에는 절대로 안 된다. 지금 벌어지는 것이 희극이라면 함께 연기해주리라고 그는 마음먹었다. He decided that if what was happening was a comedy, he would act together. 아직은 자유로운 몸이었다. It was still a free body.

"실례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두 감시인 사이를 지나 서둘러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He said this and passed between the two guards and hastily entered his room.

"사리분별은 하는 것 같군." "You seem to be discriminating." 등 뒤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에 들어서자 그는 곧바로 책상 서랍들을 열어젖혔다. Upon entering the room, he immediately opened the desk drawers.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흥분한 탓인지 찾고 있는 신분증명서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자전거 면허증을 찾아내 감시인들에게 가져가려 했지만 너무 빈약한 증명서인 것 같아서 다른 것을 더 찾아보다가 마침내 출생증명서를 발견했다. 그가 다시 옆방으로 들어서는데, 마침 맞은편 문이 열리면서 그루바흐 부인이 막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본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녀가 K를 보자마자 몹시 당황하여 실례한다는 말만 하고는 어느새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모습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이리 좀 들어와 봐요." K가 제대로 말을 꺼낼 사이도 없었다. 증명서를 들고 방 한가운데 서서 계속 문 쪽을 바라보았지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감시인들이 부르는 소리에 흠칫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창가의 작은 탁자에 앉아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의 아침식사를 먹어치우는 중이었다. They were sitting at a small table by the window, and now I see they were eating his breakfast.

"저 부인은 왜 들어오지 않습니까?" "Why isn't that lady coming in?" K가 물었다.

"들어오면 안 됩니다." 키 큰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체포되었다니까요." "어째서 내가 체포되었다고 하는 겁니까? 더구나 이런 식으로 말이오." "또 시작이군." 감시인이 조그만 꿀단지에 버터빵을 담그면서 말했다.

"우리는 그런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소." "아마 해야 할 겁니다." K가말했다.

"여기 내 신분증명서들이 있어요. 이제 당신들 것을 보여주시오. 우선 체포영장을 좀 봅시다." "맙소사!"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 줄을 모르는군. "You don't know how to accept your situation. 지금 누구보다도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우리를 쓸데없이 화나게 할 작정이군요." "이 사람 말이 맞아요. 그렇게 믿는 게 좋을 거요." 프란츠가 말했다. 그러고는 손에 든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뭔가 의미심장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시선으로 한참 동안 K를 바라보았다. Then, without taking the cup of coffee in my hand to my mouth, I looked at K for a long time with something meaningful and incomprehensible. 뜻하지 않게 프란츠와 서로 쏘아보는 상황이 되었지만 K는 곧 증명서들을 탁 치면서 말했다. It happened unexpectedly that Franz and each other were staring at each other, but K soon said, slapping the certificates.

"여기 내 신분증명서들이 있어요." "그래서요?" 키 큰 감시인이 바로 소리쳤다. The tall watchman immediately shouted.

"어린애보다 더 고약하게 구는군. "You're more nasty than a child.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게 뭐요? What the hell do you want? 신분증명서니 체포영장 같은 문제로 감시인들과 언쟁을 벌인다고 당신의 그 빌어먹을 거대한 소송 사건을 조속히 결말지을 수 있을 것 같소? Do you think we'll be able to put an end to your damn big lawsuit soon for arguing with the guards over issues like identification and arrest warrants? 우리는 신분증명서 같은 건 알지도 못하고, 하루 열 시간씩 당신을 감시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 외에는 당신 일과 아무 관계도 없는 말단 직원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 신분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지만, 그래도 우리를 고용한 상급 관청이 이런 체포 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체포 대상자의 신원과 체포 사유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을 하고 있다는 것쯤은 우리도 알고 있소. 거기에는 착오가 있을 수 없지. 나는 말단 부서의 일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바로는, 우리 관청은 주민들에게서 죄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고, 법에 쓰여 있듯이 죄에 이끌려서 감시인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오. 그것이 법이라는 거요. 거기에 무슨 착오가 있겠소?" "난 그런 법은 모릅니다." K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더 불리하군." 감시인이 말했다.

"그런 법은 아마 당신들 머릿속에나 있을 뿐이겠죠." "That law is probably only in your head." K가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감시인의 생각 속으로 몰래 파고들어가 그들의 생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려놓거나, 아니면 차라리 그들의 생각에 익숙해지고 싶었다. He wanted to somehow sneak into the watchman's thoughts and turn their thoughts in his favor, or rather get used to their thoughts. 그러나 감시인은 거부하는 투로 말했다.

"당신도 차차 그걸 느끼게 될 거요." 그때 프란츠가 끼어들며 말했다.

"이봐, 빌렘, 저자는 법을 모른다면서도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군." "Hey, Willem, the author claims he has no guilt even though he doesn't know the law." "자네 말이 맞아. 이 친구는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 I don't think this friend understands at all." 다른 감시인이 말했다. K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스스로 자신들이 말단이라는데, 내가 왜 이런 말단들이 지껄이는 잡담 때문에 마음이 더 혼란스러워져야 하는 거지? They say they are the extremities themselves, so why should I be more confused by the small talk that these extremities are talking about? 저들은 자신들조차 이해하지도 못하는 걸 떠들어대고 있어. 저들이 가진 확신은 그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니, 내게 걸맞은 사람과 몇 마디만 나눠보면 저런 자들과 장황한 대화를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분명해질 거야. Their convictions stem from ignorance, so just a few words with someone who deserves me will make everything so obvious that it's incomparable to having a long conversation with them. 그는 방 안을 몇 차례씩 왔다 갔다 했다. 길 건너편 노파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The image of the old woman across the street came into my eyes again. 노파는 자기보다 훨씬 더 늙은 노인을 창가로 끌고 와서 끌어안고 있었다. K는 자신이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끝내야 했다.

"당신들 상관을 만나게 해주시오." 그가 말했다.

"그쪽에서 원한다면 몰라도 그 전에는 안 됩니다." 빌렘이라는 감시인이 말했다.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 충고하겠소." 그가 덧붙였다.

"방으로 돌아가 잠자코 당신에게 닥쳐올 일을 기다리는 게 좋을 거요. “You better go back to your room and quietly wait for what's coming to you. 공연한 생각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도록 해요. Don't waste time thinking about performing, let's calm down your mind. 앞으로 당신에게 커다란 요구 사항들이 내려올 거요. Big requirements will come down to you in the future. 당신은 우리가 베푼 친절에 걸맞게 우리를 대해주지 않았소. 우리가 아무리 말단이라 해도 적어도 현재의 당신에 비해서는 자유로운 몸이라는 걸 잊은 것 같은데, 그건 결코 사소한 차이가 아니지. 하지만 당신이 돈을 갖고 있다면 건너편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정도는 사다 줄 용의가 있소." But if you have the money, I'm willing to buy you a simple breakfast at the cafe across the street." K는 이 제안에 별다른 반응 없이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K stood still for a while without any reaction to this proposal. 옆방 문이나 심지어 응접실 문을 연다 해도 저들이 막아서지는 못할 것이다. Opening the door of the next room or even the drawing room will not block them. 어쩌면 사태 전체를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Perhaps the best solution is to drive the whole thing to the extreme. 그러나 자칫 저들에게 붙잡혀 꼼짝 못하게 돼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단 굴복을 당하게 되면 그래도 아직은 저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And once you are subdued, you will still lose all that can be said to be superior to them. 그래서 그는 일의 순리를 따라 안전한 해결책을 선택한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도 감시인들도 더 이상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