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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2 - 샐린저, 데이브브루백그리고금각사 (J. D. Salinger, Dave Brubeck) - Part 2

Episode 2 - 샐린저, 데이브브루백그리고금각사 (J. D. Salinger, Dave Brubeck) - Part 2

혼자 자기 방에서 누가 대신 써주지 않는 그런 글을 아무와도 협업하지 않은 채로 혼자 적어나가지 않으면 한 발 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그런 일이고요. 지구 상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대단히 외로운 직업 중에 하나입니다. 하여간, J. D. Salinger, 이 작가의 명복을 빌구요.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서 ”금각사” 얘기를 조금 더 할 까 합니다. “금각사”는 사실 대단히 재미있게 읽히는데요. 다 읽고나면, 무거운 주제인데 참 재밌게 읽혀요. 다 읽고나면 야한 것만 사실은 기억에 남습니다. 어려서 읽으면 더더욱 그렇겠죠? 특히, “금각사”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동양적 변태의 탄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도 후작이 '서구적 변태'의 어떤 극을 보여줬다면, 미시마 유키오의 변태는 ‘동양적 변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조, 관음. 지켜보는 것이죠? 아름다운것을 멀리서 훔쳐보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하지만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파괴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변태적인 욕망은 자연스럽게 ‘방화'로 연결되게 됩니다. 최근에 심리학 쪽에서는 방화와 어떤 그 성욕의 문제, 좌절된 성욕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재밌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그런걸 알았을 것 같지는 않고요. (그런 연구결과 같은 것들을.) 그러면서도 포착한 것이죠. 방화와 이 변태. 이런 것에 대해서 날카롭게 포착을 했습니다. 이 “금각사”에는 세 명의 여자와 얽힌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첫 번 째는 숙부, 자기가 살고있는 숙부 댁에서 두 집 건너에 살고있는 아름다운 처녀 우이꼬입니다. 두 번 째는 우연히 다른 절에 놀러갔다 보게된 꽃꽂이 선생, (나중에 이제 알게됩니다만) 여자에 대한 얘기고, 또하나는 자기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입니다. 이 세 가지가 반복, 변주되면서 이 인물의 내면,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으로 부터 배신당하거나, 그것을 가까이 갈 수 없게된 인물의 내면들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저도 사실은 처음에 읽고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화가, 조금 있다 읽어드리게 되는, 두 번 째, 절에서 마주치게 된 아름다운 선생, 꽃꽂이 선생에 대한 얘기인데요. 자 그러면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숙부 집에서 두 집 건너 집에 아른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우이코라는 이름이었다. 눈이 크고 맑았다. 잘 사는 딸이어서인지 몸가짐이 의젓했다. 누구에게나 떠받들림을 받고있건만, 늘 외톨박이로 놀면서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다. 우이코는 틀림없이 아직 처녀련만, 공연히 시샘하는 여자들이 ‘우이코 같은 얼굴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성녀 상'이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우이코는 여학교를 나오자 마자 마이즈루 해군 병원에 특별지원 간호원이 되었다. 병원까지는 자전거로 통근이 가능한 거리였다. 그러나 아침 출근은 아주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기 때문에 , 우리가 학교에 등교하는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빨랐다. 어느 날 밤, 나는 우이코의 몸을 생각하면서 암울한 공상에 빠져 잠을 설친 끝에, 아직 날이 새기도 전에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운동화를 찾아 신고 여름 날의 어둑 새벽길로 나섰다. 우이코의 몸을 그리워한 건, 그날 밤에 처음 있었던 일도 아니였다. 이따근 그런 생각이 들곤 하던 것이 점차로 굳어지면서, 어쩌면 그런 생각의 덩어리 처럼 우이코 몸은 희고, 탄력이 있고, 어둠침침한 그림자 속에 잠겨있는 향긋한 어떤 육회의 모양으로 응결되어갔던 것이다. 나는 거기 내 손가락이 닿는 따스함을 생각한다. 또 그 손가락에 거슬려오는 탄력이라던가, 꽃가루 같은 내음을 생각했다. 나는 어둑 새벽의 길을 똑바로 달려갔다. 돌 뿌리 하나 가로막아 걸리적 거리지 않았고, 어둠이 내 앞에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 근처에서 길이 끊어지면서 시라쿠 마을 아자이아스오카 부락의 변두리가 된다. 그곳에 한 그루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느티나무는 아침 이슬에 젖어있었다. 나는 나무에 기대어 몸을 숨기고 마을 쪽에서 우이코의 자전거가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기다린다고 해서 뭘 어쩌자는 것도 아니였다. 숨이 끊어지게 달려오기는 했지만, 느티나무 그늘에서 가뿐 숨을 진정시키고 나니 비로소 내가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허나 나는 바깥 세계와 별 인연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일단 바깐 세계에 뛰어들고나면, 모든게 쉬워지고 가능해 질 것 같은 환상이 있었다. 모기가 발을 찔러댔다. 여기저기서 새벽 닭이 울었다. 나는 길 쪽을 살펴보았다. 멀리서 희미하게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건 먼 동이 트는 빛 같기도 했으나, 우이코였다. 우이코는 자전거를 탄 것 같았다. 앞 전지등이 켜져있었다. 자전거는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왔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나는 자전거 앞으로 뛰어나갔다. 자전거는 쓰러질 듯 황급히 급정거를 했다. 그때 나는 내가 돌이 되어버린 걸 알았다. 의지도, 욕망도 모두가 화석이 되어버린 것이다. 외계는, 나의 내면과는 아무 관련이 없이, 또다시 내 둘레에 엄연히 존재해 있었던 것이다. 숙부님 댁을 몰래 빠져나와, 흰운동화를 신고, 이 느티나무 그늘까지 어둑 새벽 길을 달려온 나는 다만 나 자신의 내면을 일심전력으로 달려온 것에 지나지 않았다. 어둑 새벽 속에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던 마을 집집의 지붕에도, 시커멓게 서있던 가로수에도, 녹음진 산에 검은 산 봉우리에, 그리고 눈 앞에 우이코 까지도 무서우리만큼 완전히 의미가 결여되어 있었다. 나의 관여를 기다리지 않고 현실은 거기에 부여되어 있었으며, 더군다나 내가 지금 까지 본 적이 없는 중압감을 가지고, 이 무의미하고도 거대한 캄캄한 현실은 나에게 주어지고, 내게 육박해 왔다. 언제나 처럼, 나는 아마 이런 자리를 구제해 주는 건 오직 언어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 특유의 오해였다. 행동이 필요할 땐 언제나 말에 신경이 쏠려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내 입에서 말이 매끄럽게 나와주지 않으니까, 거기에 정신이 빼았겨서 정작 행동은 잊고있기 마련이었다. 내 생각에 행동이라는 찬란한 빛깔을 지닌 것은 항상 찬란한 언어도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아무것도 보고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신이 들고보니 우이코는 처음에는 겁에 질렸다가 나라는 걸 알고나자 내 입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희뿌연 새벽 공간에서 무의미하게 오물거리고 있는 시시하고 조그마한 검은 구멍, 들에 있는 작은 동물의 집 처럼 지저분하고 아무렇게나 나있는 작은 구멍, 즉, 내 입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부터 외계로 연결되어질 힘이 무엇하나 나오고 있지 못함을 확인하고 안심을 했던 것이다.

“무슨 짓이야? 말 더듬이 주제에!”

우이코가 나무랐지만. 그 목소리에는 아침 바람 같은 산뜻함과 싱그러움이 있었다. 그녀는 벨을 울리면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돌이라도 비켜가듯이 나를 비켜서 빙 돌아갔다.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데 저 멀리 논두렁을 지나가서 까지 우이코가 가끔 비웃듯이 벨을 울리며 달려가는 소리를 나는 들을 수 있었다. 그날 밤 우이코가 일러서 그녀의 어머니가 나의 숙부 댁에 찾아왔다. 나는 평소에 온화한 숙부에게서 그날만은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나는 우이코를 저주하고, 그녀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로 몇 달 안 가서 그 저주가 성취됐던 것이다. 그때 이래로 나는 남을 저주하면 뜻대로 된다는 확신을 갖게되었다. 자나깨나 나는 우이코가 죽기를 바랐다. 내 부끄러운 짓에 입회했던 사람이 지상에서 아주 사라져 버리기를 원했다. 증인만 없으면 내 수치도 지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이다. 타인은 모두가 증인이었다. 그 타인이 없다면 수치도 생기지 않게 된다. 나는 우이코의 모습, 어둑 새벽에 희뿌연 길에서 흐르는 물처럼 빛나면서 내 입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눈에 배후에 타인의 세계, 즉 우리들은 결코 하나로 두어 두지도 않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공범이 되고 증인이 되는 타인의 세계를 보았던 것이다.

Episode 2 - 샐린저, 데이브브루백그리고금각사 (J. D. Salinger, Dave Brubeck) - Part 2 Episode 2 - J. D. Salinger, Dave Brubeck und das goldene Zeitalter - Teil 2 Episode 2 - J. D. Salinger, Dave Brubeck, and the Gilded Age - Part 2 Episodio 2 - J. D. Salinger, Dave Brubeck y la edad dorada - Parte 2 Эпизод 2 - Дж. Д. Сэлинджер, Дэйв Брубек и позолоченный век - часть 2

혼자 자기 방에서 누가 대신 써주지 않는 그런 글을 아무와도 협업하지 않은 채로 혼자 적어나가지 않으면 한 발 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그런 일이고요. If you don't write alone in your own room without collaborating with anyone, you can't go forward. É o tipo de coisa que não se pode dar um passo em frente a não ser que se esteja a escrever no quarto, sozinho, sem mais ninguém a escrever por nós, e sem colaborar com ninguém. 지구 상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대단히 외로운 직업 중에 하나입니다. It's one of the few very lonely jobs on the planet. 하여간, J. D. Salinger, 이 작가의 명복을 빌구요. Salinger, I wish you the best of this writer.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서 ”금각사” 얘기를 조금 더 할 까 합니다. Today, I'm going to talk about “Gakkaksa” a little more. “금각사”는 사실 대단히 재미있게 읽히는데요. “Golden Pavilion” is actually very interesting to read. 다 읽고나면, 무거운 주제인데 참 재밌게 읽혀요. After reading it, it's a heavy topic, but it's a really fun read. 다 읽고나면 야한 것만 사실은 기억에 남습니다. After reading it all, only the naughty things remain in my memory. 어려서 읽으면 더더욱 그렇겠죠? If you read it when you're young, it's even more so, isn't it? 특히, “금각사”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동양적 변태의 탄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In particular, in "The Golden Pavilion", Yukio Mishima shows that it is the 'birth of oriental metamorphosis'. 사도 후작이 '서구적 변태’의 어떤 극을 보여줬다면, 미시마 유키오의 변태는 ‘동양적 변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If Marquis Sado showed a certain play of 'Western metamorphosis', Yukio Mishima's metamorphosis could be called 'Oriental metamorphosis'. 관조, 관음. contemplation, contemplation. 지켜보는 것이죠? Are you watching? 아름다운것을 멀리서 훔쳐보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하지만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파괴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You want to steal something beautiful from a distance and want to own it, but destroy it because you can't have it. 그리고 이런 변태적인 욕망은 자연스럽게 ‘방화’로 연결되게 됩니다. And this perverted desire naturally leads to 'arousing excitement'. 최근에 심리학 쪽에서는 방화와 어떤 그 성욕의 문제, 좌절된 성욕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재밌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그런걸 알았을 것 같지는 않고요. Recently, there have been many interesting stories about the arson, the problem of sexual desire, and the problem of frustrated sexual desire, but it seems unlikely that Yukio Mishima knew that. (그런 연구결과 같은 것들을.) (Things like that research.) 그러면서도 포착한 것이죠. Still, it was captured. 방화와 이 변태. Arson and pervert. 이런 것에 대해서 날카롭게 포착을 했습니다. I took a sharp look at this. 이 “금각사”에는 세 명의 여자와 얽힌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첫 번 째는 숙부, 자기가 살고있는 숙부 댁에서 두 집 건너에 살고있는 아름다운 처녀 우이꼬입니다. This “Golden Pavilion” tells the story of a protagonist who is entangled with three women. The first is his uncle, Uiko, a beautiful young woman who lives two houses across from her uncle's house. 두 번 째는 우연히 다른 절에 놀러갔다 보게된 꽃꽂이 선생, (나중에 이제 알게됩니다만) 여자에 대한 얘기고, 또하나는 자기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입니다. The second is about a woman (you will find out about it later), a flower arranging teacher who happened to visit another temple, and the second is an anecdote related to her mother. 이 세 가지가 반복, 변주되면서 이 인물의 내면,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으로 부터 배신당하거나, 그것을 가까이 갈 수 없게된 인물의 내면들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저도 사실은 처음에 읽고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화가, 조금 있다 읽어드리게 되는, 두 번 째, 절에서 마주치게 된 아름다운 선생, 꽃꽂이 선생에 대한 얘기인데요. I actually think the anecdote that struck me the most after reading the first one, which I'll read to you in a second, is the second one about the beautiful teacher, the flower arranger, at the temple. 자 그러면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숙부 집에서 두 집 건너 집에 아른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A beautiful young woman lived in the house two houses away from her uncle. 우이코라는 이름이었다. 눈이 크고 맑았다. The snow was big and clear. 잘 사는 딸이어서인지 몸가짐이 의젓했다. Perhaps because she was a well-to-do daughter, she was proud of her appearance. 裕福な娘だからか、身なりがしっかりしていた。 누구에게나 떠받들림을 받고있건만, 늘 외톨박이로 놀면서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다. Although he was supported by everyone, there was a corner where he was always alone and didn't know what he was thinking. 誰からも一目置かれているものの、いつも一人で遊んでいて何を考えているのかわからないところがあった。 우이코는 틀림없이 아직 처녀련만, 공연히 시샘하는 여자들이 ‘우이코 같은 얼굴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성녀 상'이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Uiko is undoubtedly still a virgin, but openly jealous women murmured that 'a face like Uiko is the image of a saint who can't have children'. ういこは間違いなくまだ処女蓮だけで、嫉妬深い女たちが「ういこのような顔は子供を産めない聖女像」と揶揄することもあった。 우이코는 여학교를 나오자 마자 마이즈루 해군 병원에 특별지원 간호원이 되었다. As soon as Uiko left girls' school, she became a special support nurse at Maizuru Naval Hospital. 海軍兵学校を卒業するとすぐに舞鶴海軍病院の特別支援看護師になった。 병원까지는 자전거로 통근이 가능한 거리였다. The hospital was within walking distance by bicycle. 病院までは自転車で通える距離でした。 그러나 아침 출근은 아주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기 때문에 , 우리가 학교에 등교하는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빨랐다. However, the morning commute was two hours earlier than the time we had to go to school because we had to leave the house very early in the morning. しかし、朝の出勤は非常に早朝に家を出なければならないため、私たちが学校に登校する時間より2時間も早い。 어느 날 밤, 나는 우이코의 몸을 생각하면서 암울한 공상에 빠져 잠을 설친 끝에, 아직 날이 새기도 전에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운동화를 찾아 신고 여름 날의 어둑 새벽길로 나섰다. One night, after sleeplessly daydreaming about Uiko's body, I slipped out of bed before the sun had yet risen, found my sneakers, slipped them on, and headed out into the summer dawn. ある夜、私はウイコの体を思い浮かべながら暗い空想に浸って眠れなくなり、まだ日が暮れる前に布団から抜け出し、スニーカーを探して履き、夏の日の薄明け方の道を歩いた。 우이코의 몸을 그리워한 건, 그날 밤에 처음 있었던 일도 아니였다. It wasn't the first time he had missed Uiko's body that night. ウイコの体を恋しく思ったのは、その夜が初めてではなかった。 이따근 그런 생각이 들곤 하던 것이 점차로 굳어지면서, 어쩌면 그런 생각의 덩어리 처럼 우이코 몸은 희고, 탄력이 있고, 어둠침침한 그림자 속에 잠겨있는 향긋한 어떤 육회의 모양으로 응결되어갔던 것이다. The things he used to think about from time to time gradually hardened and, perhaps like a mass of such thoughts, Uiko's body was condensed into the shape of a white, resilient, fragrant flesh immersed in a gloomy shadow. ときどきそんなことを考えていたことが次第に固まり、もしかしたらそんな思いの塊のように、ういこの身体は白く、弾力性があり、陰鬱な影に沈む香ばしいある肉灰のような形に凝結していったのかもしれない。 나는 거기 내 손가락이 닿는 따스함을 생각한다. I think of the warmth of the touch of my fingers there. 私はそこに私の指が触れる暖かさを思い浮かべます。 또 그 손가락에 거슬려오는 탄력이라던가, 꽃가루 같은 내음을 생각했다. Also, I thought about the elasticity that bothered my fingers and the smell like pollen. また、その指に嫌な弾力とか、花粉のような匂いとかを思い浮かべた。 나는 어둑 새벽의 길을 똑바로 달려갔다. I ran straight down the dark dawn road. 私は真っ暗な夜明けの道をまっすぐ走った。 돌 뿌리 하나 가로막아 걸리적 거리지 않았고, 어둠이 내 앞에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There was no obstacle in the way with a single stone root, and the darkness opened the way for me to run with confidence. 石の根一つも邪魔にならず、暗闇が私の前に安心して走れる道を開いてくれた。 그 근처에서 길이 끊어지면서 시라쿠 마을 아자이아스오카 부락의 변두리가 된다. Near there, the road breaks off and becomes the fringe of the Azaiasuoka neighborhood of Shiraku. その近くで道が途切れ、白久町朝霞丘集落の郊外になる。 그곳에 한 그루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そこに一本の大きなケヤキがあった。 느티나무는 아침 이슬에 젖어있었다. 나는 나무에 기대어 몸을 숨기고 마을 쪽에서 우이코의 자전거가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I hid myself against a tree and waited for Uiko's bike to approach from the village side. 私は木に寄りかかって身を隠し、村側からウイコの自転車が近づいてくるのを待ちました。 기다린다고 해서 뭘 어쩌자는 것도 아니였다. It wasn't like I was going to do anything just because I waited. 待っていてもどうしようもなかった。 숨이 끊어지게 달려오기는 했지만, 느티나무 그늘에서 가뿐 숨을 진정시키고 나니 비로소 내가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I ran out of breath, but after I calmed my breath in the shade of the zelkova tree, I didn't know what I was trying to do. 息を切らして走ってきたが、ケヤキの木陰で一息ついたら、ようやく自分が何をしようとしているのかわからなくなった。 허나 나는 바깥 세계와 별 인연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일단 바깐 세계에 뛰어들고나면, 모든게 쉬워지고 가능해 질 것 같은 환상이 있었다. However, I had a fantasy that everything would become easier and possible once I jumped into the world of Bakan because I had lived without any connection with the outside world. しかし、私は外の世界とあまり縁のない生活を送ってきたので、一度変わった世界に飛び込んでしまえば、全てが楽になり、可能になるような幻想があった。 모기가 발을 찔러댔다. 蚊に足を刺された。 여기저기서 새벽 닭이 울었다. Early morning roosters were crowing here and there. あちこちで夜明けの鶏が鳴いた。 나는 길 쪽을 살펴보았다. I looked towards the road. 私は道路側を見渡した。 멀리서 희미하게 무언가가 나타났다. 遠くにかすかに何かが現れた。 그건 먼 동이 트는 빛 같기도 했으나, 우이코였다. それは遠い日の出の光のようでもあったが、ウイコだった。 우이코는 자전거를 탄 것 같았다. Uiko seemed to be riding a bicycle. 앞 전지등이 켜져있었다. The front light was on. フロントライトが点灯していた。 자전거는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왔다. The bike glided on without a sound. 自転車は音もなく滑ってきた。 느티나무 그늘에서 나는 자전거 앞으로 뛰어나갔다. In the shade of the zelkova tree, I ran in front of the bike. 자전거는 쓰러질 듯 황급히 급정거를 했다. The bike came to a sudden stop as if it was about to collapse. 그때 나는 내가 돌이 되어버린 걸 알았다. Then I knew I had turned to stone. その時、私は自分が石になったことを知った。 의지도, 욕망도 모두가 화석이 되어버린 것이다. 意志も、欲望も、すべてが化石になってしまったのだ。 외계는, 나의 내면과는 아무 관련이 없이, 또다시 내 둘레에 엄연히 존재해 있었던 것이다. エイリアンは、私の内面とは無関係に、またもや私の周囲に厳然と存在していたのだ。 숙부님 댁을 몰래 빠져나와, 흰운동화를 신고, 이 느티나무 그늘까지 어둑 새벽 길을 달려온 나는 다만 나 자신의 내면을 일심전력으로 달려온 것에 지나지 않았다. After sneaking out of my uncle's house, wearing white sneakers, and running down the road at dawn to the shade of this zelkova tree, I was nothing more than running into myself with all my heart. 叔父さんの家をこっそり抜け出し、白いスニーカーを履いて、この欅の木陰まで夜明けの道を駆け抜けた私は、ただ自分の内面を一心不乱に駆け抜けたに過ぎなかった。 어둑 새벽 속에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던 마을 집집의 지붕에도, 시커멓게 서있던 가로수에도, 녹음진 산에 검은 산 봉우리에, 그리고 눈 앞에 우이코 까지도 무서우리만큼 완전히 의미가 결여되어 있었다. The roofs of houses in the village, which were faintly outlined in the dark dawn, the trees on the street, which were standing dark, the green mountain peaks, the black peaks, and even Uiko in front of me were completely lacking in meaning as much as I was afraid. 薄明かりの中にかすかに輪郭を見せる村の家々の屋根にも、鬱蒼と立ち並ぶ街路樹にも、緑豊かな山に黒い山頂にも、そして目の前のウイコにも、恐ろしいほど全く意味がなかった。 나의 관여를 기다리지 않고 현실은 거기에 부여되어 있었으며, 더군다나 내가 지금 까지 본 적이 없는 중압감을 가지고, 이 무의미하고도 거대한 캄캄한 현실은 나에게 주어지고, 내게 육박해 왔다. Without waiting for my involvement, reality was given there, and moreover, with a sense of pressure that I had never seen before, this meaningless and huge dark reality was given to me and came close to me. 私の関与を待たずに現実はそこに与えられており、しかも私が今まで見たことのない重圧感をもって、この無意味で巨大な暗黒の現実は私に与えられて、私に迫ってきた。 언제나 처럼, 나는 아마 이런 자리를 구제해 주는 건 오직 언어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As always, I was thinking that maybe the only thing that saved this place was the language. いつものように、私はおそらくこのような場を救ってくれるのは言語だけなのだろうと思っていた。 내 특유의 오해였다. It was my own misunderstanding. 행동이 필요할 땐 언제나 말에 신경이 쏠려있었다. When action was needed, he was always attentive to words. 行動が必要な時はいつも言葉に気を取られていた。 그렇다고는 해도내 입에서 말이 매끄럽게 나와주지 않으니까, 거기에 정신이 빼았겨서 정작 행동은 잊고있기 마련이었다. Even so, the words didn't come out of my mouth smoothly, so I was distracted by it and I tended to forget my actions. とはいえ、私の口から言葉がスムーズに出てこないので、そこに気を取られ、肝心の行動は忘れてしまうものだった。 내 생각에 행동이라는 찬란한 빛깔을 지닌 것은 항상 찬란한 언어도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였다. It seemed to me that anything with the splendor of action should always be accompanied by splendid language. 私の考えでは、行動という輝かしい輝きを持つものは、常に輝かしい言葉も伴わなければならないように思えた。 나는 아무것도 보고있지 않았다. I wasn't looking at anything. 私は何も見ていなかった。 그러나 정신이 들고보니 우이코는 처음에는 겁에 질렸다가 나라는 걸 알고나자 내 입만 지켜보고 있었다. But when I woke up, Uiko was terrified at first, but when she found out it was me, she was just watching my mouth. しかし、目を覚ますと、ウイコは最初は怖がっていたが、私だと分かると、私の口元だけを見ていた。 그녀는 아마도 희뿌연 새벽 공간에서 무의미하게 오물거리고 있는 시시하고 조그마한 검은 구멍, 들에 있는 작은 동물의 집 처럼 지저분하고 아무렇게나 나있는 작은 구멍, 즉, 내 입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She was probably watching only one thing: my mouth, a tiny black hole, filthy and haphazard, like a small animal's house in the field, hanging out pointlessly in the pale dawn space. 彼女はおそらく、薄暗い夜明けの空間で、無意味に汚い小さな黒い穴、野原にある小動物の家のように乱雑に、無造作に出ている小さな穴、つまり私の口だけを眺めていたのだろう。 그리고 거기에서 부터 외계로 연결되어질 힘이 무엇하나 나오고 있지 못함을 확인하고 안심을 했던 것이다. And from there, he was relieved to see that there was no power to be connected to the outside world.

“무슨 짓이야? "何やってんの? 말 더듬이 주제에!” On the subject of stuttering!” 吃音をテーマに!"

우이코가 나무랐지만. Although Uiko scolded me. 그 목소리에는 아침 바람 같은 산뜻함과 싱그러움이 있었다. His voice had a freshness and freshness like the morning breeze. 그녀는 벨을 울리면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She started pedaling as the bell rang. 彼女はベルを鳴らしながらペダルを踏み始めた。 돌이라도 비켜가듯이 나를 비켜서 빙 돌아갔다.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데 저 멀리 논두렁을 지나가서 까지 우이코가 가끔 비웃듯이 벨을 울리며 달려가는 소리를 나는 들을 수 있었다. It went round and round as if it were a stone. Even though there was no shadow of a person, I could hear the sound of Uiko running, ringing the bell as if sneering at me, as I occasionally sneered. まるで石をどかすように、私を避けてぐるぐる回った。人影一つないのに、遠くの田んぼの中腹を通り過ぎるまで、ウイコが時折嘲笑うように鈴を鳴らしながら走る音が聞こえた。 그날 밤 우이코가 일러서 그녀의 어머니가 나의 숙부 댁에 찾아왔다. That night, Uiko was early and her mother came to my uncle's house. その夜、ウイコが早くも彼女の母親が私の叔父の家にやって来た。 나는 평소에 온화한 숙부에게서 그날만은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I only heard harsh rebukes that day from my usually gentle uncle. 私は普段は穏やかな叔父さんから、その日だけは厳しく叱られました。 나는 우이코를 저주하고, 그녀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I cursed Uiko and wanted her to die. 私はウイコを呪い、彼女が死んでしまえばいいのにと思うようになった。 그런데 정말로 몇 달 안 가서 그 저주가 성취됐던 것이다. But really, within a few months, the curse was fulfilled. しかし、本当に数ヶ月も経たないうちにその呪いが成就したのである。 그때 이래로 나는 남을 저주하면 뜻대로 된다는 확신을 갖게되었다. Since then, I have been convinced that cursing others will do what I want. それ以来、私は他人を呪えば思い通りになるという確信を持つようになった。 자나깨나 나는 우이코가 죽기를 바랐다. Awake or asleep, I wanted Uiko to die. ふとした瞬間に、私はウイコが死ねばいいのにと思った。 내 부끄러운 짓에 입회했던 사람이 지상에서 아주 사라져 버리기를 원했다. I wanted the person who had joined my shameful deeds to disappear completely from the earth. 私の恥ずべき行為に加担した人間が、この世から消え去ることを望んだ。 증인만 없으면 내 수치도 지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이다. Without witnesses, my shame would disappear from the earth. 証人さえいなければ、私の恥も地上から姿を消してしまうのである。 타인은 모두가 증인이었다. All others were witnesses. 他人は皆証人だった。 그 타인이 없다면 수치도 생기지 않게 된다. Without that other person, there would be no shame. その他人がいなければ、数字も生まれない。 나는 우이코의 모습, 어둑 새벽에 희뿌연 길에서 흐르는 물처럼 빛나면서 내 입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눈에 배후에 타인의 세계, 즉 우리들은 결코 하나로 두어 두지도 않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공범이 되고 증인이 되는 타인의 세계를 보았던 것이다. I was the figure of Uiko, in her eyes watching my mouth, shining like flowing water on a gray road in the dark of dawn, the world of another person behind it, that we are never one, but not only our accomplices and witnesses He saw the world of other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