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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18 -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Jose Saramaga) - Part 2

Episode 18 -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Jose Saramaga) - Part 2

아주 가난 했고 책을 읽을 형편이 되지 않았지만.. 그렇지만 이야기를 사랑하고 문학을 받아들이고자하는 어린이에게는 그 무엇도 중요한 진료가 되는 것이죠. 이 사라마구는 어려서.. 대학을 마치치를 못 했습니다. 그리고 금속 노동자로 생계를 꾸리면서 틈틈히 공부를 계속 했습니다. 독학..거의 독학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1922 년 생입니다. 처음 소설을 쓰게 된 것은 한 스물 다섯 살 때 쯤이었나요? 1947 년에 [죄의 땅]이라는 어떤 농민들을 묘사한 그런 소설인데요. 물론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주목했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용접을 하던 이런 용접공에서 문학잡지사로 직장을 옮기게 됩니다. 이 잡지사에서 편집도 하고 언론인으로도 일하던 이 사라마구는 의외로 별로 작품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18 년 동안 소설이라고는 거의 쓰지 않고 여행기, 시집..뭐 이런 것들을 냈는데요. 그러면서 꾸준히 공산주의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포르투갈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독재정권이었는데요, 공산당이 당연히 불법이었죠. 그래서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19)75 년에 국외로 강제로 추방됐습니다. 그러니까 75년이라면..이분이 쉰..세살이 되는 해네요 만으로. 이때 강제로 추방됐고요. 이게 참 쓸쓸한 일이죠..그 나이에 외국으로 쫒겨난다는 것..끔찍한 일인데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십니다. 번역가..언론인 등으로 꾸준히 생계를 유지 했고요. 79 년 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는데요. 거의 뭐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전업 작가로 생활을 시작합니다. 희곡, 소설, 시.. 다양한 장르를 왕성하게 창작을 했습니다. 우리가 들으면 좀 알 것 같은 책 이름은요..[수도원의 비망록], [예수 복음], 이런 책들..그 다음에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런 것이 그 전업 작가시기에 출간이 된 겁니다. 특히 출세작.. 전세계적인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 같은 경우에는 70 세가 넘어서 창작을 한 것이고요. 특히 그 작년 10 월에는 신작 [카인]을 출간 했는데, 이게 카톨릭을 좀 비난했다고 해서 카톨릭 지도자들로부터는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전 세계의 출판인들은 모두 깜짝 놀랄 정도로 역작이었습니다. 그래서..아니 그 나이에 86 세에 그런 역작을 써내려간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는데요.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고 또 연세도 그렇게 적지 않은 나이에, 그냥 소설 하나를 써내는 것도 쉽지 않은 판에, 아주 논쟁적인 역작을 내놓고 세상과 일종의 격렬한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할까요. 하여튼 대단한 분입니다. 그래서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많은 분들이 물어보는데요. 주제 사라마구 같은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서는 할머니의 옛날 얘기를 들으면서 혼자 많은 책을 봤다그러죠? 많은 책을 보고 그러면서 세상에 대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이야기하고 또 실천하면서, 그러면서도 나이와..이런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추방을 당하든 환갑을 넘기든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쓸 얘기를 계속해서 써나가는 그런 작가. 이런 작가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우리는 '내가 소설을 쓰기엔 너무 늦은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사치스럽게 느껴지고요. '소설을 쓸 시간이 없는 것 아닌가..' 또는 뭐 여러가지 환경들을 탓하기도 뭐한 분이 주제 사라마구 같은 분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너무나 아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한 번 ..오늘 같은 날 다시 읽어보는 것도.. 또 여러분들은 다시 들어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일단, 앞부분을 한번 읽어보고요. 이야기를 또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란불이 들어왔다. 차 두 대가 빨간불에 걸리지 않으려고 가속으로 내달았다. 횡당보도 신호등의 걸어가는 사람 형상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아스팔트의 검음 표면 위에 칠해진 하얀 줄무늬를 밟으며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 줄무늬를 얼룩말이라 부르지만 세상에 그것처럼 얼룩말을 닮지않은 것도 없을 것이다. 안달이 난 운전자들은 클러치를 밟은 채 당장이라도 출발할 태세였다. 차들은 곧 내리 꽂힐 채찍을 의식하여 신경이 예민해진 말 처럼 앞뒤로 몸을 들썩였다. 보행자들이 길을 다 건너도 차의 출발을 허락하는 신호등은 몇 초 뒤에야 켜진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하찮아 보이는 지연시간에다가 이 도시에 있는 신호들의 숫자 수천을 곱하고, 거기에 노란불을 거쳐 다른 불로 바뀌는 시간을 곱해보면 그것이 교통체증,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병목현상'의 가장 심각한 원인가운데 하나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침내 파란불이 켜졌고 차들은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차가 똑같이 빨리 출발하지는 못 했다는 것이 금방 분명해졌다. 중간 차선의 선두에 있는 차가 멈춰 서있었다. 기계적인 고장이 발생한 것 같았다. 가속페달이 헐거워 졌다거나, 기어 레버가 움직이지 않는 다거나, 서스펜션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는 다거나, 전기회로가 고장났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면 혹시 단순하게 기름이 바닥난 것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이런일은 심심히찮게 벌어진다. 서로 길을 건너려고 모여든 보행자들은 멈춰 선 차의 운전자가 두 팔을 뻗어 휘젓는 것을 보고 있다. 뒤쪽에 늘어선 차들은 미친듯이 경적을 울려대고 있다. 뒤쪽의 운전자들 가운데 일부는 벌써 차에서 내려 멈춰선 차를 교통에 방해되지 않는 장소로 밀고갈테세다. 그들은 닫힌 창문을 사납게 두드려 댄다. 앞에 있던 남자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처음에는 이쪽으로, 이어 저쪽으로.

뭐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입의 움직임을 보건데 어떤 말을 되풀이 하는 것 같다. 한 마디가 아니라 세 마디다. 누가 마침내 문을 열었을 때 그 말은 확인 된다.

"눈이 안 보여!"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었겠는가? 언뜻 보아도 남자의 눈은 건강해 보인다. 홍채는 밝게 빛나고 있었고, 공막은 하얗고 도자기 처럼 단단해 보인다. 그러나 휘둥그레진 눈, 얼굴의 주름, 갑자기 치켜올려진 눈썹이 누가봐도 남자가 괴로움 때문에 제정신이 아님을 보여주고있다. 남자는 자기가 포착했던 마지막 이미지, 그러니까 교통신호등의 둥그렇고 빨간불의 이미지를 머리속에 계속 간직하려는 듯 두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던 것들은 이미 빠른 속도로 그 주먹들 뒤로 사라져 버린 후 였다.

"눈이 안 보여! 눈이 안 보여!!" 남자는 절망감에 젖어 되풀히해 소리쳤고 사람들은 그가 차에서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남자가 죽었다고 주장하는 눈은 그의 눈에 고인 눈물 때문에 훨씬 더 맑게 빛나고 있었다. 어떤 여자가 말했다.

"가끔 그런 일이 있어요. 조금 지나면 다시 보일 거예요. 가끔 신경이 말썽을 일으키곤 하거든요." 신호등이 다시 바뀌었다. 호기심 많은 행인 몇명이 끼어들어 이미 모인 사람의 수를 부풀렸다. 저 뒤쪽에 영문을 모르는 운전자들은 전조등이 깨졌거나 팬더등이 우그러든 것 같은 평범한 사고일 것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사고를 가지고 괜한 법석을 떤다'고 투덜거렸다. "경찰을 불러!저 똥차를 여기서 치워!" 그들은 소리를 질렀다. 눈이 먼 남자는 애원했다.

"누가 날 좀 집으로 데려다주세요!" 신경이 문제라고 말했던 여자는 구급차를 불러 그 불쌍한 남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눈이 먼 남자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필요 없습니다. 누가 우리집 앞 까지만 데려다 주면 됩니다. 가까운 곳이예요. 그렇게만 해주면 됩니다." "그럼 차는 어떻게 하고?"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다른 목소리가 대답했다.

"열쇠가 꽂혀있잖아. 차는 인도에 갖다 세워놓으면 돼." "그럴 필요 없어." 세 번 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내가 차를 몰고 저 사람 집에 데려다 주면 되잖아." 여기저기서 그게 좋겠다고 찬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눈이 먼 남자는 누가 팔을 잡는 것을 느꼈다.


Episode 18 -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Jose Saramaga) - Part 2

아주 가난 했고 책을 읽을 형편이 되지 않았지만.. 그렇지만 이야기를 사랑하고 문학을 받아들이고자하는 어린이에게는 그 무엇도 중요한 진료가 되는 것이죠. Although he was very poor and couldn't afford to read books... But for a child who loves stories and wants to accept literature, anything is an important medical treatment. 이 사라마구는 어려서.. 대학을 마치치를 못 했습니다. This Saramagu was young... so he couldn't finish college 그리고 금속 노동자로 생계를 꾸리면서 틈틈히 공부를 계속 했습니다. 독학..거의 독학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Self-taught.. It can be said to be almost self-taught. 1922 년 생입니다. It was born in 1922. 처음 소설을 쓰게 된 것은 한 스물 다섯 살 때 쯤이었나요? Was it around 25 years old when you first started writing a novel? 1947 년에 [죄의 땅]이라는 어떤 농민들을 묘사한 그런 소설인데요. It's a novel that describes some peasants in 1947 called [The Land of Sin]. 물론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Of course it didn't sell well. 그러나 이 소설을 주목했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용접을 하던 이런 용접공에서 문학잡지사로 직장을 옮기게 됩니다. 이 잡지사에서 편집도 하고 언론인으로도 일하던 이 사라마구는 의외로 별로 작품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Saramagu, who worked as an editor and journalist for this magazine, unexpectedly did not do much work. 18 년 동안 소설이라고는 거의 쓰지 않고 여행기, 시집..뭐 이런 것들을 냈는데요. 그러면서 꾸준히 공산주의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습니다. At the same time, I steadily joined and worked on communist parties. 당시 포르투갈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독재정권이었는데요, 공산당이 당연히 불법이었죠. At the time, Portugal was a dictatorship just like Spain, and the Communist Party was of course illegal. 그래서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19)75 년에 국외로 강제로 추방됐습니다. So I was forcibly deported abroad in (19)75 for joining the Communist Party. 그러니까 75년이라면..이분이 쉰..세살이 되는 해네요 만으로. So, if it's 75 years, this person turns fifty.. just three years old. 이때 강제로 추방됐고요. At this time, I was forcibly deported. 이게 참 쓸쓸한 일이죠..그 나이에 외국으로 쫒겨난다는 것..끔찍한 일인데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십니다. This is a very lonely thing... being expelled abroad at that age. 번역가..언론인 등으로 꾸준히 생계를 유지 했고요. I steadily earned a living as a translator.. a journalist. 79 년 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는데요. From 1979, I started working in earnest. 거의 뭐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전업 작가로 생활을 시작합니다. 희곡, 소설, 시.. 다양한 장르를 왕성하게 창작을 했습니다. 우리가 들으면 좀 알 것 같은 책 이름은요..[수도원의 비망록], [예수 복음], 이런 책들..그 다음에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런 것이 그 전업 작가시기에 출간이 된 겁니다. The names of books that we'll know a little when we hear are...[The Memoirs of the Monastery], [The Gospel of Jesus], books like this... Then, [City of the Blind], [City of the Awakening], etc. It has been published. 특히 출세작.. 전세계적인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 같은 경우에는 70 세가 넘어서 창작을 한 것이고요. Especially, in the case of [City of the Blind], which can be said to be a world-class successful work, it was over 70 years old and I created it. 특히 그 작년 10 월에는 신작 [카인]을 출간 했는데, 이게 카톨릭을 좀 비난했다고 해서 카톨릭 지도자들로부터는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전 세계의 출판인들은 모두 깜짝 놀랄 정도로 역작이었습니다. In particular, in October of last year, he published a new work [Cain], which received a lot of criticism from Catholic leaders for criticizing Catholicism, but it was surprisingly a masterpiece by publishers all over the world. 그래서..아니 그 나이에 86 세에 그런 역작을 써내려간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는데요.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고 또 연세도 그렇게 적지 않은 나이에, 그냥 소설 하나를 써내는 것도 쉽지 않은 판에, 아주 논쟁적인 역작을 내놓고 세상과 일종의 격렬한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할까요. 하여튼 대단한 분입니다. 그래서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많은 분들이 물어보는데요. So, how do I become a writer... Many people ask. 주제 사라마구 같은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You need to think of someone like the subject Saramagu. 어려서는 할머니의 옛날 얘기를 들으면서 혼자 많은 책을 봤다그러죠? 많은 책을 보고 그러면서 세상에 대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이야기하고 또 실천하면서, 그러면서도 나이와..이런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추방을 당하든 환갑을 넘기든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쓸 얘기를 계속해서 써나가는 그런 작가. 이런 작가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우리는 '내가 소설을 쓰기엔 너무 늦은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사치스럽게 느껴지고요. '소설을 쓸 시간이 없는 것 아닌가..' 또는 뭐 여러가지 환경들을 탓하기도 뭐한 분이 주제 사라마구 같은 분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너무나 아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한 번 ..오늘 같은 날 다시 읽어보는 것도.. 또 여러분들은 다시 들어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I think there are many people who know the [city of the blind] that I am introducing today, but I think it will be meaningful to read it again on the same day as today. 일단, 앞부분을 한번 읽어보고요. First, let’s read the first part. 이야기를 또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Let's talk again.

노란불이 들어왔다. 차 두 대가 빨간불에 걸리지 않으려고 가속으로 내달았다. 횡당보도 신호등의 걸어가는 사람 형상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A blue light came on in the image of a walking person at the Hoengdang Street traffic light. 기다리던 사람들이 아스팔트의 검음 표면 위에 칠해진 하얀 줄무늬를 밟으며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 줄무늬를 얼룩말이라 부르지만 세상에 그것처럼 얼룩말을 닮지않은 것도 없을 것이다. 안달이 난 운전자들은 클러치를 밟은 채 당장이라도 출발할 태세였다. The anxious drivers were poised to start right away with the clutch on. 차들은 곧 내리 꽂힐 채찍을 의식하여 신경이 예민해진 말 처럼 앞뒤로 몸을 들썩였다. 보행자들이 길을 다 건너도 차의 출발을 허락하는 신호등은 몇 초 뒤에야 켜진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하찮아 보이는 지연시간에다가 이 도시에 있는 신호들의 숫자 수천을 곱하고, 거기에 노란불을 거쳐 다른 불로 바뀌는 시간을 곱해보면 그것이 교통체증,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병목현상'의 가장 심각한 원인가운데 하나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Some people say that this seemingly insignificant delay is multiplied by the number of thousands of signals in this city, and multiplied by the time it goes through a yellow light to another light. Insist that you can understand that it is one of them. 마침내 파란불이 켜졌고 차들은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Eventually the blue light turned on and the cars started moving vigorously. 그러나 모든 차가 똑같이 빨리  출발하지는 못 했다는 것이 금방 분명해졌다. 중간 차선의 선두에 있는 차가 멈춰 서있었다. 기계적인 고장이 발생한 것 같았다. It seemed that a mechanical breakdown had occurred. 가속페달이 헐거워 졌다거나, 기어 레버가 움직이지 않는 다거나, 서스펜션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는 다거나, 전기회로가 고장났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면 혹시 단순하게 기름이 바닥난 것인지도 몰랐다. The accelerator pedal was loose, the gear lever did not move, there was a problem with the suspension, the brakes were not listening, the electric circuit was broken, or if not, I didn't even know if the oil simply ran out. . 어쨌든 이런일은 심심히찮게 벌어진다. Anyway, this kind of thing goes badly. 서로 길을 건너려고 모여든 보행자들은 멈춰 선 차의 운전자가 두 팔을 뻗어 휘젓는 것을 보고 있다. 뒤쪽에 늘어선 차들은 미친듯이 경적을 울려대고 있다. The cars lined up in the back are honking like crazy. 뒤쪽의 운전자들 가운데 일부는 벌써 차에서 내려 멈춰선 차를 교통에 방해되지 않는 장소로 밀고갈테세다. 그들은 닫힌 창문을 사납게 두드려 댄다. 앞에 있던 남자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The man in front turns his head toward the sound. 처음에는 이쪽으로, 이어 저쪽으로.

뭐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It is clear that you are shouting something. 입의 움직임을 보건데 어떤 말을 되풀이 하는 것 같다. He looks at the movement of his mouth and seems to repeat something. 한 마디가 아니라 세 마디다. Not one word, but three words. 누가 마침내 문을 열었을 때 그 말은 확인 된다.

"눈이 안 보여!"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었겠는가? 언뜻 보아도 남자의 눈은 건강해 보인다. 홍채는 밝게 빛나고 있었고, 공막은 하얗고 도자기 처럼 단단해 보인다. The iris was shining brightly, and the sclera was white and looked hard like ceramic. 그러나 휘둥그레진 눈, 얼굴의 주름, 갑자기 치켜올려진 눈썹이 누가봐도 남자가 괴로움 때문에 제정신이 아님을 보여주고있다. 남자는 자기가 포착했던 마지막 이미지, 그러니까 교통신호등의 둥그렇고 빨간불의 이미지를 머리속에 계속 간직하려는 듯 두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던 것들은 이미 빠른 속도로 그 주먹들 뒤로 사라져 버린 후 였다.

"눈이 안 보여! 눈이 안 보여!!" 남자는 절망감에 젖어 되풀히해 소리쳤고 사람들은 그가 차에서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남자가 죽었다고 주장하는 눈은 그의 눈에 고인 눈물 때문에 훨씬 더 맑게 빛나고 있었다. The eyes that the man claimed to have died were shining much brighter because of the tears in his eyes. 어떤 여자가 말했다.

"가끔 그런 일이 있어요. 조금 지나면 다시 보일 거예요. 가끔 신경이 말썽을 일으키곤 하거든요." 신호등이 다시 바뀌었다. 호기심 많은 행인 몇명이 끼어들어 이미 모인 사람의 수를 부풀렸다. Several curious passers-bys intervened and inflated the number of people already gathered. 저 뒤쪽에 영문을 모르는 운전자들은 전조등이 깨졌거나 팬더등이 우그러든 것 같은 평범한 사고일 것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사고를 가지고 괜한 법석을 떤다'고 투덜거렸다. "경찰을 불러!저 똥차를 여기서 치워!" "Call the police! Get that shit car out of here!" 그들은 소리를 질렀다. They shouted. 눈이 먼 남자는 애원했다.

"누가 날 좀 집으로 데려다주세요!" "Someone can take me home!" 신경이 문제라고 말했던 여자는 구급차를 불러 그 불쌍한 남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눈이 먼 남자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필요 없습니다. 누가 우리집 앞 까지만 데려다 주면 됩니다. 가까운 곳이예요. It's a nearby place. 그렇게만 해주면 됩니다." "그럼 차는 어떻게 하고?" "Then what about tea?"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다른 목소리가 대답했다.

"열쇠가 꽂혀있잖아. 차는 인도에 갖다 세워놓으면 돼." You can stop the car on the sidewalk." "그럴 필요 없어." 세 번 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내가 차를 몰고 저 사람 집에 데려다 주면 되잖아." 여기저기서 그게 좋겠다고 찬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눈이 먼 남자는 누가 팔을 잡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