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 2회: 8 (#01)
홀 [남편과 아내, 생뚱맞은 표정으로 삼순을 올려다보고 있다.]
삼순 - (조목조목) 이 아이스크림 이름은 '마르키즈 글라세'로 프랑스의 왕 루이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의 작위이름에서 따온 겁니다. 퐁파두르는 역사상 가장 빛나는 요부 중의 하나이며 그 요부의 치맛바람에 휘둘린 루이15세는 전쟁과 사치로 프랑스 혁명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한마디로, 요부와 어리석은 왕이 나라를 말아먹은 거죠.
삼순 - 나라는 지켜져야 합니다. 나라를 망가뜨려서는 안됩니다. 진정한 행복은…
삼순 - 진정한 행복은 화목한 나라에서부터 나오는 겁니다. 나라를 지켜져야 합니다. 나라는 깨져서는 안됩니다.
삼순 - 나라로 돌아가십시오! 나라는 깨져서는 안됩니다! 나라로 돌아가십시오! 이혼은 절대 안됩니다! 이혼은 네버! 네버!
진헌 - 뭐하는 겁니까, 지금!
삼순- 다 봤으면서 뭘 물어요?
진헌 - 손님이 바람을 피우든 뭘 하든 우리가 참견할 일이 아니잖아요!
삼순 - 사장님은 그렇게 사세요. 난 그렇게 못살아요. 왜냐!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종자가 바로 바람피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는 물건이 또 바람피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쏴죽이고 싶은 말종이 애석하게 또 바람피는 남자거든요.
진헌 - 난! 개인적인 경험을 공적인 일에 투사시켜 이성을 잃고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을 제일 혐오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내 기준을 따르세요!
삼순 - ! ...개인...적인 경험이라뇨? 그게 무슨 뜻이죠?
진헌 - 뭐가요?
삼순 - 혹시...
진헌 - 말씀을 하시죠?
삼순 - 알았어요. 따르라면 따라야죠. 근데요, 사장님?
삼순 - 여자손님이 남자손님한테 맞고 있다. 그래도 참견하지 말아요?
진헌 - 참견하지 마세요.
진헌 - 내가 그 자식을 밟아놀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