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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심청전 (The Story of Sim Cheong), 1 장 심 봉사, 부인을 잃고 심청을 얻다

1 장 심 봉사, 부인을 잃고 심청을 얻다

옛날 황해도 황주에 심학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해 심 봉사라고 불렸다. 심 봉사는 행동이 바르고 곧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어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군자와 같다며 칭찬했다.

어느 날, 심 봉사가 그의 아내 곽 씨에게 말했다.

“우리 집안이 양반의 후손인데 내 나이 스물에 앞을 못 보게 되고, 집안 형편마저 기울어 이렇게 부인을 고생시키니 미안하오.”

심 봉사의 말을 듣고 곽 씨가 말했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부부는 한 몸이라고 했습니다. 하늘이 당신을 제 짝으로 보내실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시는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곽 씨 역시 마음씨가 곱고 기품 있는 여인이었다. 곽 씨는 앞 못보는 남편 대신 살림을 꾸려 나가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 중에서 곽 씨가 가장 잘하는 일은 바로 바느질이었다.

곽 씨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손이 닳도록 삯바느질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앞 못 보는 남편을 정성스럽게 돌봤다. 심 봉사는 현명한 아내를 만난 것에 감사했고, 곽 씨도 어진 남편을 만난 것에 감사했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는 이 부부에게도 걱정이 하나 있었다. 혼인한지 스무 해가 넘도록 자식이 없는 것이었다. 심 봉사가 아내에게 말했다.

“부인, 우리에게 자식이 없어 대가 끊어지게 되었으니 어떡하면 좋겠소?”

부부는 아침마다 정화수를 떠 놓고 자식을 갖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명산을 찾아가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불공을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곽 씨가 지난밤에 꾼 이상한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꿈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 오색구름이 펼쳐지고 집 안에 향기가 가득하더니 한 선녀가 학을 타고 내려왔어요. 선녀는 머리에 화관을 쓰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어요. 아! 그리고 옥으로 만든 노리개에서 움직일 때마다 맑은 소리가 났어요. 그런데 그 선녀가 계수나무 가지를 들고 제 앞에 오더니 절을 하더라고요. 지금도 그 향기로운 냄새와 맑은 소리가 생생해요.”

심 봉사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말했다.

“나 역시 당신과 같은 꿈을 꾸었소. 이는 하늘이 우리에게 자식을 보내신다는 태몽이 분명하오.”

심 봉사의 말대로 곽 씨는 임신하여 배가 점점 불러왔다. 곽 씨는 아이가 쓸 옷과 이불을 만들면서 건강하고 착한 아이를 낳기를 빌었다. 심 봉사도 새벽마다 절에 가서 감사 기도를 했다. 부부는 아이 생각만 하면 좋아서 입이 벌어졌다.

태몽을 꾸고 정확히 열 달이 지난 날, 곽 씨는 딸을 낳았다. 대를 이을 아들이 아니라 실망하는 곽 씨에게 심 봉사가 말했다.

“나는 부인이 순산한 것이 무엇보다 기쁘오. 우리 이 아이를 잘 길러 여생을 행복하게 보냅시다.”

심 봉사는 첫국밥을 지어 삼신상에 올려놓고 아이가 무사히 잘자라기를 기도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무사히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복 많이 받고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러나 곽 씨는 아이를 낳은 후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 곽 씨가 힘겹게 말했다.

“우리 부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우리 딸의 이름을 눈맑을 ‘청' 자를 써서 청이라고 지어요. 앞 못 보는 당신에게 청이가 눈이 되어 준다면 제가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어요. 또 제가 끼던 옥가락지를 청이에게 남길 테니 훗날 저 세상에서 우리 모녀가 만날 때 서로 알아볼 수 있게 해 주세요.”

이 말을 마치고 곽 씨는 그만 숨을 거두었다. 청이를 낳은 지 꼭 칠 일째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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