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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부전 (The Story of Heungbu), 8 장 박 자르는 놀부네

8 장 박 자르는 놀부네

드디어 놀부가 큰 박 하나를 톱으로 자르기 시작했어요.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금은보화 비단옷에 온갖 보물 쏟아져라.”

하지만 아무리 톱질을 해도 돌처럼 단단해서 자를 수가 없었어요. 마당쇠를 불러와 톱질을 시켜도 똑같았어요. 그래서 힘이 센 일꾼을 따로 불러서 박을 잘랐어요.

쩍! 드디어 박 한 통이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면서 갈라졌어요. 그런데 나오라는 보물은 안 나오고 한 노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걸어 나오는 거예요. 그러더니 바로 놀부에게 소리쳤어요.

“네 이놈 놀부야, 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내게 빚진 삼 천냥을 언제 갚을 것이냐?”

놀부는 노인의 말에 코웃음을 쳤어요. 놀부가 이름도 모르는 조상이 진 빚을 그냥 갚아 줄 리가 없지요.

“얘들아, 어서 나와 놀부 놈을 혼내 주어라!”

노인의 말이 끝나자 박 속에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놀부를 나무 위에 매달았어요. 놀부는 삼천 냥을 주고 나서야 내려올 수 있었어요. 놀부는 빼앗긴 돈이 아까워 숨도 잘 못 쉬었어요. 하지만 아직 박이 많이 남았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다시 박을 잘랐어요.

쩍! 두 번째 박이 갈라지자 이번에는 목탁 소리가 들리며 한 스님이 나타났어요.

“이놈, 놀부야, 우리가 너를 위해 부처님께 빌고 또 빌었는데 아직까지 빈손이라니 더는 안 되겠다.”

그 말에 놀부는 얼른 안방에서 돈 천 냥을 꺼내 와서 스님에게 드렸어요. 오천 냥은 있어야 한다는 스님 말에 스님의 박 속에 돈을 넣고 또 넣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이 들어가기만 하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거예요.

놀부는 너무 화가 났지만, 다시 세 번째 박을 잘라 보기로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거지들이 나와서는 자기네 집 마당처럼 덩실덩실 춤을 췄어요.

“놀부의 인심이 좋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찾아왔으니 실컷 놀고 갑시다.”

그러고는 쌀 내놔라, 술 내놔라, 돈 내놔라 하며 떠들어 댔어요. 거지들이 재산을 다 없앨까 봐 걱정이 된 놀부는 돈과 쌀을 주면서 거지들을 쫓아냈어요. 이번에는 진짜 보물이 들어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박을 하나씩 잘랐지만 계속해서 무서운 일만 일어났어요.

쩍! 아홉 번째 박 속에서 나온 사람들이 망치와 도끼를 들고 놀부와 놀부 아내를 마구 때렸어요. 자세히 보니 그 사람들은 앞을 못 보거나, 몸이 불편했는데 모두 놀부에게 당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을 간신히 달랬지만 그나마 있던 땅문서도 모두 빼앗기고 말았어요.

일꾼들은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날까 봐 도망가 버리고 놀부 아내는 사라진 돈이 아까워 땅을 치며 울었어요.

이제 하나 남은 박을 자르는 것도 무서웠어요.

그래도 놀부는 그 박 속에서 어쩌면 보물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어요.

“이제 줄 것도 없으니 속는 셈 치고 잘라 봅시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남은 박 하나를 잘랐어요.

“슬근슬근 톱질하세, 금도 좋다, 은도 좋다. 많이만 나오너라.”

박이 조금씩 갈라지는데 그 속이 노란색으로 빛났어요. 이번에는 진짜 금인 것 같았어요. 조금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노란 빛을 보자 저절로 힘이 났어요.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박 속에서 노란 똥물이 콸콸 흘러나와 집 전체를 가득 채워 버렸어요.

“아이고, 놀부 살려.”

놀부는 똥물에 빠져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놀부 부부는 간신히 헤엄쳐서 밖으로 나왔어요.

순식간에 집도 재산도 모두 잃어버린 놀부 부부는 온몸에 똥을 가득 묻힌 채 흥부네 집을 향해 걸어갔어요.


8 장 박 자르는 놀부네 Kapitel 8 Der Kürbishäcksler Chapter 8 Cutting the Gourd Capítulo 8 El cortador de calabaza 8枚目 朴切りノルブネ Hoofdstuk 8 De kalebas hakker 第 8 章 砍瓜刀 第8章 諾布恩砍葫蘆

드디어 놀부가 큰 박 하나를 톱으로 자르기 시작했어요.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금은보화 비단옷에 온갖 보물 쏟아져라.”

하지만 아무리 톱질을 해도 돌처럼 단단해서 자를 수가 없었어요. 마당쇠를 불러와 톱질을 시켜도 똑같았어요. 그래서 힘이 센 일꾼을 따로 불러서 박을 잘랐어요.

쩍! 드디어 박 한 통이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면서 갈라졌어요. 그런데 나오라는 보물은 안 나오고 한 노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걸어 나오는 거예요. 그러더니 바로 놀부에게 소리쳤어요.

“네 이놈 놀부야, 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내게 빚진 삼 천냥을 언제 갚을 것이냐?”

놀부는 노인의 말에 코웃음을 쳤어요. 놀부가 이름도 모르는 조상이 진 빚을 그냥 갚아 줄 리가 없지요.

“얘들아, 어서 나와 놀부 놈을 혼내 주어라!”

노인의 말이 끝나자 박 속에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놀부를 나무 위에 매달았어요. 놀부는 삼천 냥을 주고 나서야 내려올 수 있었어요. 놀부는 빼앗긴 돈이 아까워 숨도 잘 못 쉬었어요. 하지만 아직 박이 많이 남았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다시 박을 잘랐어요.

쩍! 두 번째 박이 갈라지자 이번에는 목탁 소리가 들리며 한 스님이 나타났어요.

“이놈, 놀부야, 우리가 너를 위해 부처님께 빌고 또 빌었는데 아직까지 빈손이라니 더는 안 되겠다.”

그 말에 놀부는 얼른 안방에서 돈 천 냥을 꺼내 와서 스님에게 드렸어요. 오천 냥은 있어야 한다는 스님 말에 스님의 박 속에 돈을 넣고 또 넣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이 들어가기만 하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거예요.

놀부는 너무 화가 났지만, 다시 세 번째 박을 잘라 보기로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거지들이 나와서는 자기네 집 마당처럼 덩실덩실 춤을 췄어요.

“놀부의 인심이 좋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찾아왔으니 실컷 놀고 갑시다.”

그러고는 쌀 내놔라, 술 내놔라, 돈 내놔라 하며 떠들어 댔어요. 거지들이 재산을 다 없앨까 봐 걱정이 된 놀부는 돈과 쌀을 주면서 거지들을 쫓아냈어요. 이번에는 진짜 보물이 들어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박을 하나씩 잘랐지만 계속해서 무서운 일만 일어났어요.

쩍! 아홉 번째 박 속에서 나온 사람들이 망치와 도끼를 들고 놀부와 놀부 아내를 마구 때렸어요. 자세히 보니 그 사람들은 앞을 못 보거나, 몸이 불편했는데 모두 놀부에게 당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을 간신히 달랬지만 그나마 있던 땅문서도 모두 빼앗기고 말았어요.

일꾼들은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날까 봐 도망가 버리고 놀부 아내는 사라진 돈이 아까워 땅을 치며 울었어요.

이제 하나 남은 박을 자르는 것도 무서웠어요.

그래도 놀부는 그 박 속에서 어쩌면 보물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어요.

“이제 줄 것도 없으니 속는 셈 치고 잘라 봅시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남은 박 하나를 잘랐어요.

“슬근슬근 톱질하세, 금도 좋다, 은도 좋다. 많이만 나오너라.”

박이 조금씩 갈라지는데 그 속이 노란색으로 빛났어요. 이번에는 진짜 금인 것 같았어요. 조금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노란 빛을 보자 저절로 힘이 났어요.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박 속에서 노란 똥물이 콸콸 흘러나와 집 전체를 가득 채워 버렸어요.

“아이고, 놀부 살려.”

놀부는 똥물에 빠져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놀부 부부는 간신히 헤엄쳐서 밖으로 나왔어요.

순식간에 집도 재산도 모두 잃어버린 놀부 부부는 온몸에 똥을 가득 묻힌 채 흥부네 집을 향해 걸어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