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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발췌문 (Literary Excerpts), 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넷이 누우면 요강단지 하나 모시지 못할 안방에 저 두 발도 내 발이요 저 두 발도 내 발이고 또 저 두 발도 내 발인 식구들이 그야말로 밥 먹는 입들이 모로 누워 뒹굴며 이불을 패대기치며 잠 깊다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나를 향해 타박을 놓는 것이다 지금 자정을 넘어 취객의 욕지기가 웃풍으로 새어드는 겨울밤 큰 잔에 술을 따라 마시곤 서툰 기운으로 그 가녀린 것들의 깊은 잠 앞에 나는 몸둘 바 모르겠다 음습한 내 기운 시절을 가리지 않았으니 무슨 사랑이 나의 책임이 되었단 말인가 나 같은 것의 책임이 되었단 말인가 환멸은 진눈깨비로 내린다 이 착한 것들의 잠꼬대조차 자학으로 다가오는 서늘한 새벽, 떨면서 꾸는 꿈도 있었느니라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시·낭송_ 문동만 - 1969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 『나는 작은 행복도 두렵다』『그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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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Dongman Moon, “Things with Mouths Opened While Sleeping”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넷이 누우면 요강단지 하나 모시지 못할 안방에 저 두 발도 내 발이요 저 두 발도 내 발이고 또 저 두 발도 내 발인 식구들이 그야말로 밥 먹는 입들이 모로 누워 뒹굴며 이불을 패대기치며 잠 깊다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나를 향해 타박을 놓는 것이다 지금 자정을 넘어 취객의 욕지기가 웃풍으로 새어드는 겨울밤 큰 잔에 술을 따라 마시곤 서툰 기운으로 그 가녀린 것들의 깊은 잠 앞에 나는 몸둘 바 모르겠다 음습한 내 기운 시절을 가리지 않았으니 무슨 사랑이 나의 책임이 되었단 말인가 나 같은 것의 책임이 되었단 말인가 환멸은 진눈깨비로 내린다 이 착한 것들의 잠꼬대조차 자학으로 다가오는 서늘한 새벽, 떨면서 꾸는 꿈도 있었느니라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I pour myself a large glass of wine on a cold winter's night, And with a clumsy strength I stand before the deep sleep of those slender things I have not covered my own dreary days What love has become my responsibility What love has become the responsibility of things like me Disillusionment falls as sleet The cool dawn that comes with self-pity Even as these good things sleep, Some of them dreamed with trembling, some of them opened their mouths in their sleep.

시·낭송_ 문동만 - 1969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 『나는 작은 행복도 두렵다』『그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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