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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회고록 Memoirs of Jang-Yeop Hwang, 제3부 안해에게 보내는 유서, 세 번째

제3부 안해에게 보내는 유서, 세 번째

“잘 다녀오세요.” 그날 안해는 늘 그랬듯이 그렇게 담담한 인사로 나를 보냈다. 나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랐지만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나의 이 결단이 한낱 속된 욕망의 추구가 아니라 민족적 양심의 부름에 순응하는 것이며 분단 상황을 고착시키는 데 기여했던 한 지식인이 조국통일의 제전(祭典)에 바치는 마지막 헌신이라는 사실이 과연 안해에게 위로가 될는지. 살아서 다시 만나 한 지아비로서 자기 안해를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죄를 씻을 날이 올는지.......

원래 내가 망명을 계획했던 곳은 일본이다. 그러나 일본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 지나서 나는 불길한 예감 속에 그 결행을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 조총련 쪽에서 나온 사람들이 호위하는 구실로 밤낮없이 내 주위를 겹겹이 둘러싸면서 도무지 몸을 뺄 틈을 주지 않았다. 낌새를 느낀 김정일의 특별지시가 있어서 밀착 집중감시에 들어간 게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래서 결국 다음 경유지인 중국에서 망명을 결행하게 되었다.


제3부 안해에게 보내는 유서, 세 번째 Part 3 Will to Anhae, Third

“잘 다녀오세요.” 그날 안해는 늘 그랬듯이 그렇게 담담한 인사로 나를 보냈다. “Goodbye.” As usual on that day, he sent me with such a calm greeting. 나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랐지만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I got into the car without looking back, but in my heart I was swallowing bloody tears.

나의 이 결단이 한낱 속된 욕망의 추구가 아니라 민족적 양심의 부름에 순응하는 것이며 분단 상황을 고착시키는 데 기여했던 한 지식인이 조국통일의 제전(祭典)에 바치는 마지막 헌신이라는 사실이 과연 안해에게 위로가 될는지. It will be comforting to Anhae that this decision is not a pursuit of a single desire, but a call to the national conscience, and that it is the last devotion made by an intellectual who contributed to fixing the situation of the division of the country to the festival of national reunification. G. 살아서 다시 만나 한 지아비로서 자기 안해를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죄를 씻을 날이 올는지....... As a mother-in-law who lived and met again, will the day come to wash away the sins that drove oneself into pain more than death...

원래 내가 망명을 계획했던 곳은 일본이다. Originally, the place where I planned asylum is Japan. 그러나 일본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 지나서 나는 불길한 예감 속에 그 결행을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 However, less than a day after I arrived in Japan, I was forced to postpone the outcome with an ominous feeling. 조총련 쪽에서 나온 사람들이 호위하는 구실로 밤낮없이 내 주위를 겹겹이 둘러싸면서 도무지 몸을 뺄 틈을 주지 않았다. As an excuse to escort the people from the Jo Chongryon side, it surrounded me layer by layer day and night, giving me no space to get out of my body. 낌새를 느낀 김정일의 특별지시가 있어서 밀착 집중감시에 들어간 게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될 정도였다. There was a special instruction from Kim Jong-il who felt a sense of feeling, so I was worried that it might have entered the close intensive monitoring. 그래서 결국 다음 경유지인 중국에서 망명을 결행하게 되었다. So, in the end, he went to exile in China, the next stop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