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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눈물의 고백, 쉰 두 번째-220

눈물의 고백, 쉰 두 번째-220

눈물의 고백, 쉰 두 번째

수사관들은 아무 곳에라도 사전 준비 없이 나에게 농촌을 보여 주기 위해 마음을 썼다. 나는 일부러 비포장도로 끝 저만큼에 보이는 어느 마을을 가리켰다. 비포장도로라고는 해도 자동차 두 대는 족히 다닐 만한 폭의 길이었고 아스팔트 포장은 아니었으나 흙길이 잘 다져져 있었다. 겨울 길이라 얼어 있어서 길이 고른 것 같았다. 우리는 허술한 어느 농가 앞마당에 자동차를 세웠다. 그 집은 사립문조차 없이 곧바로 집 마당이었다.

“계세요?”

“계십니까?”

수사관들이 돌아가면서 사람을 찾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우리는 안으로 점점 들어가면서 외쳤다. 곧바로 보이는 대청마루에 냉장고와 쌀통이 나란히 놓여 있었고 그 옆으로 전화기가 밥상 위에 얹혀 있었다. 나는 그것부터 눈에 담았고 또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허술한 농촌에도 냉장고와 전화와 쌀통이 있다는 사실이 거짓말 같았다. 수사관은 안방 문을 노크한 뒤에 신을 신은 채 길게 엎드려 문을 열었다.

“이리 와 봐.”

(중략)

눈물의 고백, 쉰 두 번째-220 Bekenntnisse der Tränen, Zweiundfünfzigste - 220 Confession of Tears, Fifty-Two - 220

눈물의 고백, 쉰 두 번째

수사관들은 아무 곳에라도 사전 준비 없이 나에게 농촌을 보여 주기 위해 마음을 썼다. 나는 일부러 비포장도로 끝 저만큼에 보이는 어느 마을을 가리켰다. 비포장도로라고는 해도 자동차 두 대는 족히 다닐 만한 폭의 길이었고 아스팔트 포장은 아니었으나 흙길이 잘 다져져 있었다. 겨울 길이라 얼어 있어서 길이 고른 것 같았다. 우리는 허술한 어느 농가 앞마당에 자동차를 세웠다. 그 집은 사립문조차 없이 곧바로 집 마당이었다.

“계세요?”

“계십니까?”

수사관들이 돌아가면서 사람을 찾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우리는 안으로 점점 들어가면서 외쳤다. 곧바로 보이는 대청마루에 냉장고와 쌀통이 나란히 놓여 있었고 그 옆으로 전화기가 밥상 위에 얹혀 있었다. 나는 그것부터 눈에 담았고 또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허술한 농촌에도 냉장고와 전화와 쌀통이 있다는 사실이 거짓말 같았다. 수사관은 안방 문을 노크한 뒤에 신을 신은 채 길게 엎드려 문을 열었다.

“이리 와 봐.”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