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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133

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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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

사진 촬영이 끝났는지 특무들이 나를 승용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내가 눈을 꼭 감고 계속 울기만 하니까 옆에 있는 여자 특무가 보다 못해 타일렀다.

“눈을 뜨고 밖을 좀 내다봐요. 서울이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녀는 내 팔을 가만가만 흔들었다. 나도 서울이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눈을 뜨면 서울이 더욱 무서울 것 같아서 눈을 뜨지 않았다.

차 안에 있는 특무들은 계속 달리는 차의 뒤를 돌아보며 “아직 따라오나? ” “이제 따라오지 않는데?” , “됐어. 남산으로 가자” 하고 말들을 했다. 아마 내가 탄 차를 누가 따라왔는가 보다. 혹시 조국에서 나를 구출하려고 사람들을 보내준 것이 아닌가 하는 꿈 같은 생각도 해보았다. 차는 급히 달리다가 몇 번을 멈추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았다. 차가 멈출 때마다 이제 다 왔나 하면 또 달리고 이제 다 왔구나 하면 또 달렸다. 밖에서는 쉴 새 없이 자동차들의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왠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가. 외국 놈들이 얼마나 많이 서울에 와서 살길래 자동차가 이리도 많담.' 나는 외국 놈들에게 모든 권한을 빼앗기고 사는 남조선이 한심스럽기만 하였다. 어떻든 빨리 도착해 빨리 끝장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에서 조바심을 쳤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대로 어차피 당할 일이면 한시 바삐 치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신세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긴 시간이 흐른 끝에 차가 찌익 소리를 내면서 멈추어 섰다.

도착한 곳이 남산 조사실임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북에서도 누누이 남산 지하 조사실에 대해서 말을 들었고 아까 특무들이 “남산으로 가자” 고 말한 것을 보아서도 틀림없었다.

나는 수사관들이 이끄는 대로 어느 한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혀졌다. 그때까지 나는 계속 눈을 감은 채 울고만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당시 공포에 떨던 처절한 내 심경은 아찔할 정도다.

‘그 악명 높은 남산 지하 고문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겠지'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어떤 고문부터 시작하려나. 물고문? 성고문? 어떤 고문이든 상관없다. 벗어날 수도 피할 길도 없으니 당하는 수밖에.' “이제 다 왔으니 좀 쉬도록 해.”

비행기에 올라와 이놈 저놈 하던 간부가 의외로 그런 지시를 내렸다. 나는 곧 침대에 눕혀져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모든 게 정상입니다만 탈진 생태로군요.”

의사는 진찰 끝에 수사관에게 내 상태를 보고했다.

“그러면 영양주사라도 놓아 주는게 좋지 않을까요?”

수사관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들은 또 주사바늘을 꽂았다. 침대에 눕힌 채 무슨 주산지도 모를 주사를 맞고 있는 내 처절한 꼴을 생각하니 눈물만 흘렀다.

“울지 말아요. 한숨 푹 자두든지...”

내 머리맡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던 여수사관이 눈물을 닦아주며 나를 달랜다. 그렇게 비싼 돈을 소모하면서 비행기로 나를 데려온 처지에 조사할 생각도 없이 주사만 놓고 있으니 그 속을 알 수가 없어 더욱 불안했다. 게다가 한숨 푹 자두라니 도대체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가. 언제쯤 조사가 시작되려나 하고 오히려 내 쪽에서 조바심이 났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133 Nanshan Underground Investigation Room, Second -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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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

사진 촬영이 끝났는지 특무들이 나를 승용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내가 눈을 꼭 감고 계속 울기만 하니까 옆에 있는 여자 특무가 보다 못해 타일렀다. 私が目をぎゅっと閉じて泣き続けるので、隣の女性特務が見かねたのか諭した。

“눈을 뜨고 밖을 좀 내다봐요. 서울이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녀는 내 팔을 가만가만 흔들었다. 彼女は私の腕を静かに揺さぶった。 나도 서울이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눈을 뜨면 서울이 더욱 무서울 것 같아서 눈을 뜨지 않았다.

차 안에 있는 특무들은 계속 달리는 차의 뒤를 돌아보며 “아직 따라오나? ” “이제 따라오지 않는데?” , “됐어. " 「もうついてこないよ」「もういいや。 남산으로 가자” 하고 말들을 했다. 南山に行こう」と言った。 아마 내가 탄 차를 누가 따라왔는가 보다. 혹시 조국에서 나를 구출하려고 사람들을 보내준 것이 아닌가 하는 꿈 같은 생각도 해보았다. もしかしたら、祖国が私を救出するために人々を送ってくれたのではないかという夢のような考えもしました。 차는 급히 달리다가 몇 번을 멈추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았다. 車は急いで走った後、何度か止まり、曲がりくねった道を曲がった。 차가 멈출 때마다 이제 다 왔나 하면 또 달리고 이제 다 왔구나 하면 또 달렸다. 車が止まるたびに、もう着いたかと思うとまた走り、もう着いたかと思うとまた走る。 밖에서는 쉴 새 없이 자동차들의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外からは車の音が絶え間なく聞こえてきました。

‘왠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가. 외국 놈들이 얼마나 많이 서울에 와서 살길래 자동차가 이리도 많담.' 外国人がどれだけソウルに住んでいるのか、車がこんなに多いんだ」。 나는 외국 놈들에게 모든 권한을 빼앗기고 사는 남조선이 한심스럽기만 하였다. 私は外国の奴らにすべての権限を奪われて生きている南朝鮮が哀れでしかなかった。 어떻든 빨리 도착해 빨리 끝장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에서 조바심을 쳤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대로 어차피 당할 일이면 한시 바삐 치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売り言葉に買い言葉という言葉通り、どうせやられるならさっさとやられた方がいいと思った。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신세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긴 시간이 흐른 끝에 차가 찌익 소리를 내면서 멈추어 섰다. 長い時間が経った後、車がギュッと音を立てて止まった。

도착한 곳이 남산 조사실임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북에서도 누누이 남산 지하 조사실에 대해서 말을 들었고 아까 특무들이 “남산으로 가자” 고 말한 것을 보아서도 틀림없었다. 北でも姉の南山地下調査室の話を聞いたし、先ほど特務員たちが「南山に行こう」と言ったのを見ても間違いない。

나는 수사관들이 이끄는 대로 어느 한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혀졌다. 私は捜査官たちの案内である部屋に入り、ベッドに座らされた。 그때까지 나는 계속 눈을 감은 채 울고만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당시 공포에 떨던 처절한 내 심경은 아찔할 정도다. 今思えば、当時、恐怖に震えた私の惨めな心境は目まぐるしいほどだ。

‘그 악명 높은 남산 지하 고문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あの悪名高い南山の地下拷問室に入っているのだ。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겠지'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私は息もろくにできなかった。

‘어떤 고문부터 시작하려나. どんな拷問から始めようかな。 물고문? 魚拓? 성고문? 性拷問? 어떤 고문이든 상관없다. どんな拷問でも構わない。 벗어날 수도 피할 길도 없으니 당하는 수밖에.' 逃げることも避けることもできないから、やられるしかない」。 “이제 다 왔으니 좀 쉬도록 해.” "もうここまで来たら、少し休んでください。"

비행기에 올라와 이놈 저놈 하던 간부가 의외로 그런 지시를 내렸다. 飛行機に乗ってあれこれ言っていた幹部が、意外にもそんな指示を出した。 나는 곧 침대에 눕혀져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私はすぐにベッドに横になり、医師の診察を受けました。

“모든 게 정상입니다만 탈진 생태로군요.” "全て正常ですが、脱力エコロジーですね。"

의사는 진찰 끝에 수사관에게 내 상태를 보고했다. 医師は診察の後、捜査官に私の状態を報告した。

“그러면 영양주사라도 놓아 주는게 좋지 않을까요?”

수사관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들은 또 주사바늘을 꽂았다. 彼らはまた注射針を刺した。 침대에 눕힌 채 무슨 주산지도 모를 주사를 맞고 있는 내 처절한 꼴을 생각하니 눈물만 흘렀다. ベッドに横たわり、何の注射かわからない注射を打たれている私の惨めな姿を思うと、涙が出ました。

“울지 말아요. 한숨 푹 자두든지...” ため息をつくか..."

내 머리맡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던 여수사관이 눈물을 닦아주며 나를 달랜다. 私の枕元に椅子を置いて座っていた麗水士官が涙を拭きながら私を慰めてくれます。 그렇게 비싼 돈을 소모하면서 비행기로 나를 데려온 처지에 조사할 생각도 없이 주사만 놓고 있으니 그 속을 알 수가 없어 더욱 불안했다. あんなに高いお金をかけて飛行機で私を連れてきてくれたのに、調査する気もなく注射を打っているだけで、その中身がわからないので、余計に不安になった。 게다가 한숨 푹 자두라니 도대체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가. しかもため息をつきながら熟睡なんて、いったい狂った人たちじゃないですか。 언제쯤 조사가 시작되려나 하고 오히려 내 쪽에서 조바심이 났다. いつになったら調査が始まるのかと、むしろ私の方が焦った。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