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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공작원 초대소, 열 다섯 번째-60

공작원 초대소, 열 다섯 번째-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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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 초대소, 열 다섯 번째

나는 은혜의 마음을 슬프지 않게 하려고 내 나름대로 애썼다. 비록 내가 나이는 그녀보다 적었지만 그녀를 보살폈고 우울하거나 적적한 분위기가 되면 집 생각이 더 날 것 같아 내쪽에서 일부러 그런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신경을 썼다.

매주 토요일 저녁은 1주 학습총화를 끝내면 시간이 한가한 편이다. 이럴 때면 그녀는 초대소 식모에게 보관해 둔 술이나 외화상점에서 몰래 사온 위스끼를 사이다에 섞어서 나에게도 술을 마시라고 권했다. 나는 술이 싫었지만 그녀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마시는 척하며 동무해 주기도 했다.

1982년도 명절 때는 40도짜리 ‘인풍' 술을 반 병이나 마셔 몹시 취해있었다. 점심 식사 후 리 지도원이 돌아간 뒤 2층 응접실에서 은혜와 텔레비죤을 보고 있는데 공훈가수 ‘최혜옥' 이 노래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자 은혜는 최혜옥을 가리키며 술에 취해 떠들었다.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생일날 축하연회에 나도 참석했는데 거기에 예술인이 많이 왔었어. 그날 옷 벗는 놀이가 벌어졌는데 저 여자가 계속해서 옷을 벗게 되어 민망해서 혼났어. 그때는 일본인 부부도 와있었는데 나처럼 끌려 온 신세인 것 같았어.”

그녀는 말하다 말고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놀라서 이야기를 끊었다.

“옥화상! 이 얘기는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요.”

그녀는 보기 딱 할 정도로 사정을 했다.

은혜와 나는 그런대로 정이 들어 잘 지냈다. 그러나 가끔 은혜가 우리 조선사람 흉을 볼 때는 심한 언쟁을 할 때도 있었다.

“조선 사람들은 식사 후에 물을 입에 넣고 입가심을 한 뒤 그 물을 그대로 삼켜서 더러워 보여.” “조선인들은 밥을 국에 말거나 물에 말아먹어 지저분해 보인다.” “조선인들은 칫수나 크기를 표시할 때 손으로 팔뚝이나 손목을 잡기 때문에 망칙스럽다.”

어떤 때는, 조선인들을 왜 같은 민족끼리 적처럼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민족의 동족상잔을 꼬집어 나를 화나게 했다.

나는 은혜에게,

우리 조선인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일본이고 일본은 36년간 우리 민족을 억압하면서 피와 땀을 짜냈으며 분단의 원인을 만들었다고 대들었다. 그것은 개개인의 감정으로 언쟁을 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곧 풀려 원상으로 돌아갔다.

나는 은혜 선생과 같이 생활하면서 커피를 비롯해 처음 먹어 보는 것, 처음 보는 것이 많았다. 커피란 북조선 일반 인민에게는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뿐 사회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외국에 나다니는 사람은 가끔 외국에서 가지고 와서 맛도 모르고 그냥 별미로 먹어 볼 정도였다.

은혜는 살을 뺀다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북조선에서는 살이 포동포동한 사람을 미인이라고 하여 살을 빼려 하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여긴다. 더구나 밥을 굶어가며 살을 뺀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워낙 먹을 것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일부러 굶는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은혜는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 커피 1잔에 과자 몇 개를 들 정도였다. 나 역시 혼자 아침식사 하기도 싫고, 또 나보다도 마른 여자가 그러니 그를 따라 굶고 말았다. 커피도 은혜를 따라 똑같이 마셔댔더니 나중에는 위가 쓰려서 대신 간식을 먹곤 했는데 점차 습관이 되어 갔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공작원 초대소, 열 다섯 번째-60 Einladung an die Arbeiter, Fünfzehnte-60 Invitation to the Workers, Fifteenth-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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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 초대소, 열 다섯 번째 Agent Invitation Office, Fifteenth

나는 은혜의 마음을 슬프지 않게 하려고 내 나름대로 애썼다. I tried my own way not to grieve the heart of grace. 私は恵の心を悲しませないように、自分なりに努力した。 비록 내가 나이는 그녀보다 적었지만 그녀를 보살폈고 우울하거나 적적한 분위기가 되면 집 생각이 더 날 것 같아 내쪽에서 일부러 그런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신경을 썼다. Even though I was younger than her, I cared for her and thought I would be better at home if I felt depressed or hostile, so I was willing to change the mood on purpose. 私は彼女より年下でしたが、彼女を気遣い、落ち込んだり、寂しい雰囲気になると家のことを思い出すことが多くなるので、私のほうからわざとそういう雰囲気を変えようと気を使いました。

매주 토요일 저녁은 1주 학습총화를 끝내면 시간이 한가한 편이다. Every Saturday evening, when I finish the weekly study lessons, I am free. 毎週土曜日の夜は、1週間の学習総まとめが終わると時間が空いています。 이럴 때면 그녀는 초대소 식모에게 보관해 둔 술이나 외화상점에서 몰래 사온 위스끼를 사이다에 섞어서 나에게도 술을 마시라고 권했다. そんな時、彼女は招待所の女将が保管していたお酒や、外貨屋でこっそり買ってきたウイスキーをサイダーに混ぜて、私にもお酒を飲むように勧めてくれた。 나는 술이 싫었지만 그녀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마시는 척하며 동무해 주기도 했다. I hated alcohol, but pretended to drink to match her mood. 私はお酒が嫌いだったが、彼女と雰囲気を合わせるために飲むふりをして同行したりもした。

1982년도 명절 때는 40도짜리 ‘인풍' 술을 반 병이나 마셔 몹시 취해있었다. 1982年のお正月には40度入りの「印風」を半瓶も飲んで酔っ払っていた。 점심 식사 후 리 지도원이 돌아간 뒤 2층 응접실에서 은혜와 텔레비죤을 보고 있는데 공훈가수 ‘최혜옥' 이 노래하는 장면이 나왔다. 昼食後、李指導員が帰った後、2階の応接室で恵恵とテレビを見ていると、功労歌手「チェ・ヘオク」が歌っているシーンが出てきました。 그러자 은혜는 최혜옥을 가리키며 술에 취해 떠들었다. Then Grace pointed to Choi Hye-ok and got drunk. すると、イェウンはチェ・ヘオクを指差して酔っ払ったように言った。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생일날 축하연회에 나도 참석했는데 거기에 예술인이 많이 왔었어. “My dear leader, I also attended the birthday party, and there were a lot of artists there. 「親愛なる指導者同志の誕生日祝賀宴会に私も出席したのですが、そこには多くの芸術家が来ていました。 그날 옷 벗는 놀이가 벌어졌는데 저 여자가 계속해서 옷을 벗게 되어 민망해서 혼났어. その日、脱衣遊びが行われたのですが、あの女がどんどん服を脱いでいくので、恥ずかしくて怒られました。 그때는 일본인 부부도 와있었는데 나처럼 끌려 온 신세인 것 같았어.” その時、日本人夫婦も来ていたのですが、私と同じように引きずり込まれた身分だったようです」。

그녀는 말하다 말고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놀라서 이야기를 끊었다. 彼女は話しかける間もなく我に返ったのか、驚いて話を切った。

“옥화상! “Okhwa! "翡翠像! 이 얘기는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요.”

그녀는 보기 딱 할 정도로 사정을 했다. 彼女は見苦しいほど射精した。

은혜와 나는 그런대로 정이 들어 잘 지냈다. 恵と私はそんな感じで仲良くなった。 그러나 가끔 은혜가 우리 조선사람 흉을 볼 때는 심한 언쟁을 할 때도 있었다. Sometimes, however, Grace had a serious argument when she looked at Koreans. しかし、時折、エネが私たち朝鮮人の悪口を見ると、激しい口喧嘩をすることもあった。

“조선 사람들은 식사 후에 물을 입에 넣고 입가심을 한 뒤 그 물을 그대로 삼켜서 더러워 보여.”  “조선인들은 밥을 국에 말거나 물에 말아먹어 지저분해 보인다.”  “조선인들은 칫수나 크기를 표시할 때 손으로 팔뚝이나 손목을 잡기 때문에 망칙스럽다.” “After the meal, the people in the water put it in their mouths, and after swallowing it, they swallowed it and looked dirty.” “The Koreans seem messy because they don't eat rice in soup or in water.” “The Chosun people are distracted because they hold their forearms or wrists with their hands when marking dimensions or sizes.” "朝鮮人は食事の後、口に水を入れて口直しをした後、その水をそのまま飲み込むので汚く見える。" "朝鮮人はご飯をスープに巻いたり、水に巻いて食べるので汚く見える。" "朝鮮人は寸法や大きさを表示する時、手で前腕や手首をつかむので、不格好だ。"。

어떤 때는,  조선인들을 왜 같은 민족끼리 적처럼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민족의 동족상잔을 꼬집어 나를 화나게 했다. At some point, I didn't know why the Koreans were fighting against each other like an enemy. ある時は、朝鮮人たちを、なぜ同じ民族同士が敵のように戦うのか分からないと、我が民族の同族相撲をつまみ食いして私を怒らせたこともありました。

나는 은혜에게,

우리 조선인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일본이고 일본은 36년간 우리 민족을 억압하면서 피와 땀을 짜냈으며 분단의 원인을 만들었다고 대들었다. It is said that it was Japan that made our Korean people into this land, and Japan suppressed our people for 36 years, squeezing blood and sweat, and told us that it made the cause of division. 私たち朝鮮人をこのような状態にしたのは日本であり、日本は36年間私たちの民族を抑圧し、血と汗を絞り出し、分断の原因を作ったと言い張る。 그것은 개개인의 감정으로 언쟁을 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곧 풀려 원상으로 돌아갔다. It was not an argument with individual feelings, so it was soon released and returned to its original form. それは個人的な感情で言い争ったわけではなかったので、すぐに解けて元に戻った。

나는 은혜 선생과 같이 생활하면서 커피를 비롯해 처음 먹어 보는 것, 처음 보는 것이 많았다. 커피란 북조선 일반 인민에게는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뿐 사회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コーヒーというのは、北朝鮮の一般人にとっては、外国映画で見るだけで、社会ではなかなか見かけることができない。 외국에 나다니는 사람은 가끔 외국에서 가지고 와서 맛도 모르고 그냥 별미로 먹어 볼 정도였다. 外国に出かける人はたまに外国から持ってきて、味も知らずに珍味として食べてみるくらいでした。

은혜는 살을 뺀다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Grace said he lost weight and drank coffee often. 恵は痩せるためにコーヒーをよく飲んでいた。 북조선에서는 살이 포동포동한 사람을 미인이라고 하여 살을 빼려 하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여긴다. In North Korea, it is strange to see a person who wants to lose weight by saying that the person is plump. 더구나 밥을 굶어가며 살을 뺀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Moreover, I couldn't even think of starving and losing weight. 워낙 먹을 것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일부러 굶는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Because there was not enough food to eat, it was impossible to deliberately starve. あまりにも食べ物が不足している状況なので、わざと飢えるということはありえないことだった。

은혜는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 恵は朝食を食べなかった。 커피 1잔에 과자 몇 개를 들 정도였다. コーヒー1杯にお菓子を何個か買うくらいでした。 나 역시 혼자 아침식사 하기도 싫고, 또 나보다도 마른 여자가 그러니 그를 따라 굶고 말았다. 僕も一人で朝食を食べるのも嫌だし、しかも僕より痩せてる女がいるので、僕も彼と同じように餓死してしまった。 커피도 은혜를 따라 똑같이 마셔댔더니 나중에는 위가 쓰려서 대신 간식을 먹곤 했는데 점차 습관이 되어 갔다. コーヒーも恵みに倣って同じように飲んでいたのですが、後で胃が痛くなり、代わりにおやつを食べるようになり、次第に習慣になりました。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