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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공작원 초대소, 서른 네 번째-79

공작원 초대소, 서른 네 번째-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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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 초대소, 서른 네 번째

장지도원은 지금까지는 잘 됐지만 정작 큰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중얼거렸다.

그가 안내하는 대로 투숙지인 시내 애도호텔 122호실에 도착하자 쾨펜하겐에서 마카오까지의 려행 상황을 그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그동안 사용해 오던 ‘하찌야 마유미' 명의의 일본 려권을 반납했다. 장 지도원과 나는 김 선생이 서울에 들어갔다가 무사히 돌아올 때 까지 ‘성문자리', ‘탐자이 섬', ‘포경 도박장', ‘총통호텔', 나이트클럽과 시내 중심가를 돌아다니며 관광하고 휴식을 취했다. 9월 25일, 호텔 방에서 저녁 보도를 보던 중 홍콩 방송원이 남조선 소식을 전하는데 남조선 대구에서 간첩 한명이 어떤 녀자를 쏴 죽이고 자신도 독약을 먹고 죽었다는 보도를 했다. 장 지도원과 나는 너무나 충격적인 보도를 듣고 혹시 김 선생에게 잘못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였다. 그가 돌아오기로 계획된 9월 26일 , 우리는 조마 조마한 마음으로 부두에 나가 김승일을 기다렸다.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여태까지의 성공적인 로정도 다 소용이 없어지는 것 이였다. 내가 마카오에 도착했을 때 ‘문제는 이제부터야' 하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김 선생은 며칠 새 검고 수척해진 모습으로 변해 돌아왔다. 택시편으로 애도호텔에 가면서 차 내에서 김 선생은 간략한 보고를 우선 장 지도원에게 해 주었다. 그가 너무 궁금해 하기 때문 이였다.

“서울로 만나러 갔던 대상자는 서울에 살면서 대구에서 사업을 하구 있더구만요. 그 사실을 확인하고 그곳에 찾아갔으나 며칠이 지나도 련락이 안 되여 접선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소. 9월 24일 대구에 내려갔을 때 마침 그날 우리 공작원 한 사람이 대구의 미장원에서 자살한 사건이 터져서 모든 차량이 일일이 검문검색을 당해 혼났소.”

우리는 그가 무사히 돌아 온 것만이 다행스러웠다. 김승일이 무사하여 안도의 숨을 쉬고 나자 우리 일행은 평양으로 돌아가 간부에게 줄 선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선물을 바쳐야 할 인원과 가격을 따지면서 밤새도록 토의를 해 보았다.

우리는 싼마루 상점가에 나가서 양복지 4벌, 여자 옷감 4벌, 고급 파카 만년필 3개, 가스라이터 10개, 원주필 10 갑을 구입했다. 싼마루 큰길가 상점에서는 주로 고급품을 취급하므로 간부에게 줄 선물을 샀으며 뒤골목에서는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상품을 샀다. 운전수, 초대소 접대원 등 성원들에게도 작은 기념 선물 하나씩은 주어야 했기 때문이였다.

한 상점에서 옷감 8벌을 사자 상점 주인은 고맙다며 옷감 한 벌을 공짜로 더 주었다. 북조선에서는 배정받은 옷감 한 벌을 사려고 해도 상점 판매원의 눈치를 보면서 어떤 때는 사정까지 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많이 산다고 공짜 선심까지 쓰니 정말 리해가 가지를 않았다. 별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시 나는 자유경쟁 판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선물을 구입한 뒤 장 지도원과 김 선생은 나에게 금반지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굳이 사양했으나 막무가내로 금반지를 사주었다.

북조선에서는 금반지를 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금반지가 귀하다. 멋쟁이가 겨우 구해 낀 반지는 구리반지였다. 한때는 구리가 건강에 좋다고 구리반지가 유행처럼 번져 녀자들은 그것을 낀 사람을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귀한 금반지를 손가락에 끼였지만 마음은 개운치 않았다.

김승일과 유럽 려행을 하는 동안 나는 내 몸을 지키고 해이해 지는 정신 상태를 예방하려고 매일 1회 총화를 통해 하루 활동 중에 나타난 결함을 비판해 나갔다. 원칙대로 그동안 암송한 김일성. 김정일의 덕성 자료를 이야기며 혁명성과 사상성을 다지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공작원 초대소, 서른 네 번째-79 Einladung an den Herzog, vierunddreißigste -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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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 초대소, 서른 네 번째 Agent Invitation Station, 34th

장지도원은 지금까지는 잘 됐지만 정작 큰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중얼거렸다. Jang Ji-won muttered, “It’s been going well so far, but the real big problem is from now on.”

그가 안내하는 대로 투숙지인 시내 애도호텔 122호실에 도착하자 쾨펜하겐에서 마카오까지의 려행 상황을 그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그동안 사용해 오던 ‘하찌야 마유미' 명의의 일본 려권을 반납했다. Upon arriving at room 122 of the downtown mourning hotel as he instructed, I reported to him in detail the travel situation from Kopenhagen to Macau, and returned the Japanese passport in the name of 'Hachiya Mayumi' that I had been using. 彼の案内で宿泊先である市内モドホテルの122号室に到着すると、コペンハーゲンからマカオまでの旅の状況を彼に詳細に報告し、これまで使用していた「ハチヤマユミ」名義の日本旅券を返却した。 장 지도원과 나는 김 선생이 서울에 들어갔다가 무사히 돌아올 때 까지 ‘성문자리', ‘탐자이 섬', ‘포경 도박장', ‘총통호텔', 나이트클럽과 시내 중심가를 돌아다니며 관광하고 휴식을 취했다. チャン指導員と私は、キム先生がソウルに入り、無事に帰ってくるまで、「城門座」、「タンザイ島」、「捕鯨賭博場」、「総統ホテル」、ナイトクラブと市内中心部を回って観光と休憩をしました。 9월 25일, 호텔 방에서 저녁 보도를 보던 중 홍콩 방송원이 남조선 소식을 전하는데 남조선 대구에서 간첩 한명이 어떤 녀자를 쏴 죽이고 자신도 독약을 먹고 죽었다는 보도를 했다. 9月25日、ホテルの部屋で夕方の報道を見ていると、香港の放送局員が南朝鮮のニュースを伝えたところ、南朝鮮の大邱で一人のスパイがある女性を撃ち殺し、自分も毒薬を飲んで死んだという報道があった。 장 지도원과 나는 너무나 충격적인 보도를 듣고 혹시 김 선생에게 잘못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였다. 張指導員と私は、あまりにも衝撃的な報道を聞いて、もしかしたらキム先生に何かあったのではと心配になった。 그가 돌아오기로 계획된 9월 26일 , 우리는 조마 조마한 마음으로 부두에 나가 김승일을 기다렸다. On September 26th, when he was scheduled to return, we went out to the pier anxiously and waited for Kim Seung-il.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여태까지의 성공적인 로정도 다 소용이 없어지는 것 이였다. もし彼に何かが起これば、これまでの成功したロードもすべて無駄になってしまうのである。 내가 마카오에 도착했을 때 ‘문제는 이제부터야' 하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私がマカオに着いたとき、「問題はこれからだ」という言葉を改めて思い出しました。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김 선생은 며칠 새 검고 수척해진 모습으로 변해 돌아왔다. 私たちの心配とは裏腹に、キム先生は数日後、黒ずんだ顔をして戻ってきた。 택시편으로 애도호텔에 가면서 차 내에서 김 선생은 간략한 보고를 우선 장 지도원에게 해 주었다. タクシーで弔問ホテルに向かう途中、車内でキム先生はまずチャン指導員に簡単な報告をしてくれた。 그가 너무 궁금해 하기 때문 이였다. 彼があまりに気になっていたからである。

“서울로 만나러 갔던 대상자는 서울에 살면서 대구에서 사업을 하구 있더구만요. "ソウルに会いに行った対象者はソウルに住んでいて、大邱でビジネスをしていたんですね。 그 사실을 확인하고 그곳에 찾아갔으나 며칠이 지나도 련락이 안 되여 접선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소. その事実を確認し、現地を訪ねたが、数日経っても連絡が取れず、接点が取れずに帰ってきた。 9월 24일 대구에 내려갔을 때 마침 그날 우리 공작원 한 사람이 대구의 미장원에서 자살한 사건이 터져서 모든 차량이 일일이 검문검색을 당해 혼났소.” 9月24日に大邱に行ったとき、ちょうどその日、私たちの工作員が大邱の美容院で自殺した事件が発生し、すべての車両が一斉に検問され、怒られました。"

우리는 그가 무사히 돌아 온 것만이 다행스러웠다. 김승일이 무사하여 안도의 숨을 쉬고 나자 우리 일행은 평양으로 돌아가 간부에게 줄 선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After Kim Seung-il was safe and breathed a sigh of relief, our party went back to Pyongyang and had a headache over the presents we were going to give to the officials. キム・スンイルが無事で安堵の一息をついた後、私たち一行は平壌に戻り、幹部への贈り物に頭を悩ませた。 선물을 바쳐야 할 인원과 가격을 따지면서 밤새도록 토의를 해 보았다. プレゼントを贈る人数と値段を考えながら、一晩中議論を重ねました。

우리는 싼마루 상점가에 나가서 양복지 4벌, 여자 옷감 4벌, 고급 파카 만년필 3개, 가스라이터 10개, 원주필 10 갑을 구입했다. 私たちはサンマル商店街に出かけ、洋服4着、婦人服4着、高級パーカー万年筆3本、ガスライター10本、万年筆10パックを購入しました。 싼마루 큰길가 상점에서는 주로 고급품을 취급하므로 간부에게 줄 선물을 샀으며 뒤골목에서는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상품을 샀다. 安い丸の大通り沿いの店では主に高級品を扱っているので、幹部へのプレゼントを購入し、路地裏では質の悪い安っぽい商品を購入しました。 운전수, 초대소 접대원 등 성원들에게도 작은 기념 선물 하나씩은 주어야 했기 때문이였다. 運転手、招待客の接待員など聖職者にも小さな記念品を一つくらいは渡さなければならないからだ。

한 상점에서 옷감 8벌을 사자 상점 주인은 고맙다며 옷감 한 벌을 공짜로 더 주었다. あるお店で8着の布を買うと、店主は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と、もう1着の布を無料でプレゼントしてくれました。 북조선에서는 배정받은 옷감 한 벌을 사려고 해도 상점 판매원의 눈치를 보면서 어떤 때는 사정까지 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많이 산다고 공짜 선심까지 쓰니 정말 리해가 가지를 않았다. 北朝鮮では、割り当てられた布一枚を買おうと思っても、店の販売員の目を気にしながら、時には事情を話さなければならないのに、ここではたくさん買えばタダ同然で、本当に理解できない。 별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別世界のような感じがしました。 당시 나는 자유경쟁 판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当時、私は自由競争販売について全く知らなかったのである。 선물을 구입한 뒤 장 지도원과 김 선생은 나에게 금반지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お土産を購入した後、チャン指導員とキム先生は私に金色の指輪を一つ選べと言いました。 굳이 사양했으나 막무가내로 금반지를 사주었다. 敢えて断ったが、無理矢理金色の指輪を買ってもらった。

북조선에서는 금반지를 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금반지가 귀하다. 멋쟁이가 겨우 구해 낀 반지는 구리반지였다. イケメンが辛うじて手に入れた指輪は銅の指輪だった。 한때는 구리가 건강에 좋다고 구리반지가 유행처럼 번져 녀자들은 그것을 낀 사람을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かつては銅が健康に良いということで銅の指輪が流行り、女性はそれを身に着けている人を羨望の眼差しで見ていた。 그 귀한 금반지를 손가락에 끼였지만 마음은 개운치 않았다. その貴重な金色の指輪を指にはめたが、心は晴れ晴れしなかった。

김승일과 유럽 려행을 하는 동안 나는 내 몸을 지키고 해이해 지는 정신 상태를 예방하려고 매일 1회 총화를 통해 하루 활동 중에 나타난 결함을 비판해 나갔다. キム・スンイルとヨーロッパ旅行をする間、私は自分の体を守り、衰弱する精神状態を予防するために、毎日1回総括を行い、一日の活動中に現れた欠陥を批判していった。 원칙대로 그동안 암송한 김일성. 原則通り、これまで暗唱してきた金日成。 김정일의 덕성 자료를 이야기며 혁명성과 사상성을 다지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金正日の徳性資料を語り、革命性と思想性を高めることも怠らなかった。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