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2 - 프란츠 카프카 1 - Part 4
그래서 그 여자는 자기 변호사에게 그렇게 표현했다고 하죠, '이 원고를 나에게 와서 가져가는 것은 나를 강간하는 것과 같다.' 기자가 물어봤죠. 정말 그런 비유를 썼느냐, '그렇다. 늘 쓰고 있다 그 비유를.' 다시 말해서 더이상 그 절대반지와 자신을 분류할 수 없게된 한 인간의 비극이랄까요? 자기가 원한 운명은 아니죠. 자기 어머니에게 물려받았고 그것들을 지키고 있었을 뿐인 것입니다. 한때는 막스 브로트에세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다는 어린 소녀였는데, 에바 호프는, 네 그런 소녀였던 시절이 있었겠죠. 아름다운 소녀였고 피아노를 배우고 귀염받고... '아 우리집에 오는 마음씨 좋은 그 유명한 작가 아저씨가 있구나. 막스 브로트라는 아저씨가 있구나.' 이랬는데 자기 엄마에게 뭔가를 물려주고 또 그것이 자기에게 까지 전승되어 오고 그것들을 그대로 지키고 살다가 보니.. 네 마녀가 돼버린거죠. 그래서 유럽의 신문들이나 이스라엘의 신문들은 이 여자를 수십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있는 정말 어떤 마녀처럼 묘사하기도 하는데요. 하여간 이 소송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대법원이 원고들을 압류해서 도서관에 귀속시키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에 이 원고들이 무엇는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안에 사실은 뭐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죠. 아무 것도 없고 알고보니 뭐 그냥..사실은 카프카꺼는 하나도 없고 막스 브로트가 쓴 습작 소설들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요. 뭐 일설에 의하면 카프카의 약간 부끄러운 부분들을 담은 일기를 막스 브로트가 친구로 숨겨주고 있다 이런 설도있어요. 예를 들면 뭐 성매매를 했다든가.. 이런 기록들을.. 카프카는 워낙 상세하게 일기를 적어나간 사람이니까요. 그런 것들을 감추고 있다거나..뭐 그런 얘기도 있고, 좀 더 과감한 가설로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라는 존재는 사실은 실존하지 않았고 막스 브로트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다. 즉, 보험회사에 다니는 수줍고 대중앞에 잘 나서지 않는 일찍 사망한 친구가 쓴 소설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당시로서는 아주 기괴했던 소설들을 막스 브로트가 친구의 이름으로 발표를 해봤는데 이것이 너무나 큰 반향을 일으키자 그것을 자기가 썼다고 수정할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아닌가. 뭐 그런 과감한 설도 있어요. 다시 말해서 프란츠 카프카는 없고 막스 브로트가 프란츠 카프카다 이런 설입니다. 그래서 사후에 프란츠 카프카의 원고를 막스 브로트가 수정을 했는데 이게 뭐 프란츠 카프카의 의도와 다르다..이런 얘기들이 있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논쟁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생전에는 대체로 단편들을 발표하고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대체로 단편과 관련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죽자마자 장편 세 권이 한 해에 한권 씩 세상에 나왔거든요. 그럴 뿐만 아니라 프란츠 카프카가 막스 브로트한테 자기의 모든 작품을 불태워달라라는 그 유언장은, 그 편지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요. 막스 브로트가 봤다라고, 자기가 봤다라고만 얘기하고 있을 뿐 그것을 본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그 유언도 사실은 막스 브로트가 지어낸게 아니냐...뭐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어쨌든 막스 브로트 사후에 지금까지도 프란츠 카프카의..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들을 아직도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있는 그런 상황인데, 이것에 대해서 이스라엘의 한 작가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겼는데요. "카프카의 유언, 만약 그런게 있다면 유언은 이상한 방식으로 달성되었다. "는 것입니다. 첫 번 째로 카프카카 원한것은 자기가 죽은 뒤에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았던 소설들은 모두 불태워버리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달성되지 않았죠. 막스 브로트는 그 유언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스 브로트의 비서의 그 딸들이 불태운 것과 거의 비슷한 일을 지난 몇 십년간 해왔던 것입니다. 만약 불태울 수 없다면, 프란츠 카프카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본다면, 만약 그 원고들을 불태울 수 없다면 스위스 은행 혹은, 고양이로 가득찬 아파트에 사는 고집센 한 여자가 지키는 것임 차선책이 아니겠느냐는 것이죠. 상당히 시니컬한 논평이었습니다. 자 오늘은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소송]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이전에요 카프카의 소설을 둘어싼, 미발표 유고들을 둘러싼... 워 없을 수도 있지만, 하여튼 그 위문의 절대반지를 둘러싼, 수십년에 걸친 그 인물들의 삶과 이상한...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봤고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소송]을 직접 읽어 보면서요 이야기를 나눠보로독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물러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